1분기 GDP 1.4% 증가 불구 GDI는 0.6% 감소

한국 경제가 외형적으로는 성장했지만 국민의 실질 소득은 오히려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이 주로 수출하는 품목의 가격은 하락한 반면 대량으로 수입하는 품목의 가격이 급등,한국인의 구매력이 약해진 탓이다.

수출 호조 속에 제조업은 높은 성장세를 보였지만 농림어업과 건설업은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등 부문 간 격차도 컸다.

한국은행은 지난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전기 대비 1.4% 증가했다고 27일 발표했다.

전년 동기 대비로는 4.2% 증가했다.

중동 · 북아프리카의 정치 불안과 일본 대지진 등 위험 요인 속에서도 한국 경제가 꾸준한 성장세를 유지한 것으로 평가된다.

전기 대비 1.4%의 성장률은 직전 분기인 지난해 4분기의 0.5%보다 크게 높아진 수치다.

문제는 외적인 경제성장에도 불구하고 실질 국내총소득(GDI)이 전기 대비 0.6% 감소했다는 점이다.

GDI가 전 분기보다 감소한 것은 2008년 4분기의 -0.6% 이후 처음이다. GDI는 전년 동기와 비교해서도 1.6% 늘어나는 데 그쳤다.

GDI는 GDP에서 교역조건 변화에 따른 이익이나 손실을 더하거나 뺀 것으로 국민의 실질적인 구매력 변화를 측정하는 지표다.

1분기 GDP가 증가했는데도 GDI가 감소한 것은 한국의 주요 수출품인 반도체와 디지털 표시장치,휴대폰 등의 가격은 하락하고 주요 수입품인 원유와 비철금속 등의 가격은 상승했기 때문이다.

예전보다 물건을 싼 값에 팔고 비싼 값에 사 와야 해 한국 경제의 구매력이 약해진 것이다.

김영배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GDP 측면에서 한국 경제는 체력에 맞는 적절한 수준의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며 "다만 교역조건 악화로 GDI가 감소해 국민이 피부로 느끼는 경기는 좋지 않다"고 말했다.

유승호 한국경제신문 기자 usho@hankyung.com

-GDP는 국내에서 생산된 상품과 서비스의 규모를 측정하는 것으로 경제성장률의 지표가 됩니다.

GDI는 GDP에서 교역조건 변화에 따른 이익이나 손실을 뺀 것으로 국민의 실질적인 구매력 변화를 측정하는 지표입니다.

경제는 성장했는데도 국민의 실질 소득이 오히려 감소했다면 경제 성장에도 불구하고 체감경기가 여전히 좋지 않은 것으로 볼 수 있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