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11일, 이집트 무바라크 대통령이 하야했다. 지난달 말 첫 대규모 시위가 일어난 지 18일 만이었다.

튀니지 '재스민 혁명'의 영향으로 이집트에서는 1월 24일 카이로 등 주요 도시에서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발생했다.

시위대는 높은 물가 및 실업률, 경제정책 실패, 정부의 부패 등에 반발하며 무바라크 대통령의 사임을 요구했다.

이날 카이로에서만 약 1만5000~2만명의 시민이 시위에 참여했다. 이것은 1977년 이래 최대 규모이다.

시간이 지나도 수그러들줄 모르는 시위에 2월 6일 오마르 슐레이만 부통령과 야당 대표들은 비상계엄법 폐지, 개헌위원회 설치, 9월에 있을 대선 날까지 상황을 관리할 '국민위원회' 설치 등에 대해 합의하였으나, 시위대는 무바라크 대통령의 즉각 퇴진만을 요구하며 시위를 계속했다.

무바라크 대통령은 계속 퇴진 의사가 없음을 밝혔지만, 결국 슐레이만 부통령은 무바라크 대통령의 조기 하야를 발표했다.

이로써 무바라크 대통령은 30년에 걸친 장기집권을 마감하고 대통령의 모든 권한은 최고군사위원회에 이양되었다.

이 소식을 접한 이집트 시민들은 크게 기뻐하며 뉴이집트 시대의 시작을 알렸다.

이집트 시민들은 혁명을 통해 자유민주주의 선거를 보장받고 민주주의를 이룩한 것이다.

이집트 시민혁명은 우리가 잊고 있었던 많은 것을 일깨워준다.

우리나라는 80년대 민주화 운동을 통해 지금의 민주주의 국가가 되었다.

다시 말해, 지금 우리가 누리고 있는 민주주의는 5 · 18민주화 운동, 6월 민주항쟁 등의 과정과, 그에 따른 수많은 희생자들 덕분인 것이다.

하지만 20여년의 시간이 흐르고 우리는 그들의 희생을 잊어버린 채 자유와 민주주의의 혜택만을 누리고 있었다.

심지어 대다수의 학생들은 우리나라의 민주화 과정에 대해 잘 모르는 것으로 드러났다.

한국사회조사연구소의 조사결과에 따르면 전국 초 · 중 · 고생 중 5 · 18이 일어난 해를 모른다는 응답이 평균 92.5%에 달했다.

전국적으로 제대로 알고 있는 학생들이 겨우 2.1%밖에 안 되었고, 틀리게 알고 있는 학생은 3.4%였다.

다른 역사적 사건들에 대해서도 '제대로 알고 있다'는 답변이 3 · 1운동 14.5%, 4 · 19운동 2.3%, 5 · 16쿠데타 1.0%, 6월 민주항쟁 2.0%로 매우 낮았다.

민주화에 대한 학생들의 관심이 필요하다고 볼 수 있다.

이번 이집트 사태를 계기로 우리는 민주화의 어려움을 깨닫고, 그 결실의 소중함을 되새겨야 할 것이다.

또한 이 땅에 민주주의를 이룩한 많은 이들을 다시 기억해야 할 것이다.

박차정 생글기자(안동 풍산고 1년) ab630@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