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대통령은 애리조나 총기난사 사건 희생자들에 대한 추모식이 열린 지난 12일, 이곳에 참여해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내용에 대한 연설을 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연설에서 이번 사건으로 숨진 여덟 살의 크리스티나 그린을 언급하며 "나는 우리 민주주의가 크리스티나가 상상한 것과 같이 좋았으면 한다"고 말한 뒤 "우리 모두는 아이들의 기대에 부응하는 나라를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만 한다"고 덧붙였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 말 이후 연설을 중단했고 10초 후 오른쪽을 쳐다봤다.

다시 10초 후 심호흡을 한 오바마 대통령은 10초 후 눈을 깜빡이기 시작했다.

침묵의 시간은 51초나 계속됐으며 그는 어금니를 깨물고 다시 연설을 이어갔다.

현지 언론들도 이에 대해 찬사를 보내며 그간 오바마 대통령을 맹비난해 오던 보수진영까지 박수를 보냈다고 보도했다.
그의 연설이 이렇게 찬사를 받게 된 이유는 과연 무엇일까?

바로 '침묵'이다.

국어사전을 보면 침묵이란

'① 아무 말도 없이 잠잠히 있음. 또는 그런 상태

②정적(靜寂)이 흐름. 또는 그런 상태

③어떤 일에 대하여 그 내용을 밝히지 아니하거나 비밀을 지킴. 또는 그런 상태.

④일의 진행 상태나 기계 따위가 멈춤. 또는 그런 상태'라고 나와 있다.

단지 조용히, 아무 말도 하지 않을 뿐인데 도대체 어떤 효과를 주는 것일까?

화술에 대해 설명하는 책에서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것이 바로 '침묵'의 기술이다.

침묵의 힘은 아주 크다.

말하고자 하는 바를 전달하기 위해 대화에서 표현 수단으로써 침묵을 사용할 때, 그것은 비로소 언어 이상의 언어가 된다.

침묵을 함으로써 상대방에게 과묵한 느낌을 주며 이것은 곧 신뢰감으로 연결된다.

역사상 많은 위인들이 청중을 상대하면서 꼭 사용한 것이 바로 침묵이었다.

프랑스의 초대 황제 나폴레옹.

그는 키가 작았으며 고향 특유의 사투리로 인한 약점을 가지고 있었다.

그럼에도 현재 그는 세계 역사상 가장 지도력을 갖춘 인물 중 한 사람으로 평가받고 있다.

그는 매번 출정에 앞서 병사들을 모아 놓고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묵묵히 병사들을 바라보았다.

병사들은 단신에 불과한 그에게서 거인과도 같은 위압감을 받았다고 한다.

유토피아의 저자이자, 영국의 정치가 · 인문주의자 토머스 무어는 '가장 깊은 감정은 항상 침묵 속에 있다. '고 말한다.

침묵.

그 감정의 미학을 느껴보는 것은 어떨까?

김재운 생글기자(경북 김천고 2년)wodns1324@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