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 현상에 대한 지식을 토대로 관련 응용학문으로 영역확장”
[미래를 이끌 이공계 학과 2010] ‘나의대학전공’ <26> 김정미 베트올대표 - 생물학
김정미 베트올 대표(47)는 이화여대 생물학과를 졸업한 뒤 미국 텍사스대에서 약리 · 독성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2007년 동물질병 진단 키트 제조업체인 베트올을 설립했다.

▼이 학과(생물학)를 선택한 배경이나 동기를 꼽으신다면.

"학과 선택 배경은 별로 남들과 다르지 않은 거 같아요.

고등학교 2학년 때 문과와 이과로 나뉘는데 적성이 문과는 확실히 아니라 일단 이과를 선택했죠.

그런데 이과 과목 중에서 물리나 수학처럼 딱딱한 이론적인 과목보다는 살아있는 생명체의 생명현상을 이해하고 발견하는 과정이 즐겁고 신나고 호기심을 일게 했습니다.

고교시절 생물선생님께서 시험 후엔 생물 100점 받은 학생으로 하여금 시험문제 풀이를 시키셨는데 그때 제가 다른 학생들보다 생물을 잘한다고 생각하게 되었고 결국 전공을 선택할 때 제가 흥미를 느끼고 남들보다 잘 할 수 있을 것 같은 생물학을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

▼이 학과의 가장 큰 장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모든 학문들이 다 장점을 가지고 있다고 봅니다. 문제는 본인의 흥미나 적성이 어떤 학문에 있는가가 중요합니다.

만약 본인의 흥미나 적성이 생물학이라고 한다면 그런 학생들에게 생물학의 가장 큰 장점은 다양한 활용성과 글로벌 수준에서 함께 할 수 있는 점입니다.

다시 말하면 생물학은 그 자체로도 학문이지만 응용학문의 근간이 되는 학문입니다.

즉 생명현상에 대한 기초지식을 근거로 관련 응용학문으로 확장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강점입니다.

저의 경우는 생물학을 전공하고 역학(疫學 · epidemiology)으로 석사를 하고 약리 · 독성학으로 박사를 한 경우입니다.

그 이후 질병 진단에 대한 연구 및 제품개발을 국립연구소의 공무원(연구원)으로서,바이오벤처의 연구소장으로서,대기업의 진단사업팀의 팀장으로서 다양한 직장에서 같은 주제의 일을 하였고 지금은 바이오 벤처를 창업하여 질병진단키트를 개발 · 생산 · 수출하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결국 기초학문인 생물학 전공 후 응용학문으로 전공을 확장한 셈입니다.

현재 우리나라의 생명과학 관련 기술은 해외에서 세계적 수준의 연구를 하고 온 뛰어난 인재들이 많고 그러한 인재들이 세계 우수한 수준의 연구와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으므로,한국에서도 글로벌 수준의 일을 할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추가적으로 생물학의 지식과 기술을 이용한 성과물들은 생명체인 나를 포함한 인류가 대상이 되기도 하기 때문에 많은 보람과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학문입니다.

저의 경우는 여성들의 자궁경부암을 진단할 수 있는 진단키트를 개발하였고,현재는 저를 포함한 여성들이 국내병원에서 검진시 이용하고 있습니다. "

▼이 학과의 적성은 따로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적성이 반드시 있다고는 단정적으로 말하지 못하겠으나 아무래도 생명현상에 대한 관심과 흥미를 느낄 수 있어야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만약 본인 현재 생각하기에 생물학에 적성이 있는지 없는지 잘 모르는 경우는 미래에 본인이 하고 싶은 직업을 생각해보고,그 직업을 택하는데 생물학 관련 전공이 필요한지를 따져보면 쉽게 결론이 날 것 같습니다. "

▼생물학과와 생명공학과를 비교하면.

"학문적인 측면에서 기초과학으로서 생물학(식물학 동물학 미생물학)이 있고 지금도 있으나 과학기술이 발달함에 따라 여러 가지 학문들이 융합하면서 생겨나는 분야가 있습니다.

그 중에 생명공학은 다학제적인 성격을 지녀서 기초생물학에 다양한 학문분야인 유전공학 화학 생화학 식품과학 식품공학 기계공학 전자공학 나노공학 반도체학 등이 함께 가미가 되어서 산업적으로 유용하고 활용성 있는 목적을 달성하는 학문이라고 하겠습니다. "

▼학과 선택에서 후회나 보람이 있었던 일을 꼽는다면.

"본인이 좋아하고 하고 싶은 분야를 택하였기 때문에 후회한 적은 없습니다.

오히려 제가 대학을 가는 시절에는 생물학이 인기가 있지 않은 시절이라 소신을 가지고 전공을 선택한 점이 대학시절 생물학도로서 자부심이 있었습니다.

최근에는 생물학 · 생명공학 관련 전공이 인기가 있는 점을 볼 때 생물전공자로서 뿌듯함을 느낍니다.

또한 개인적으로는 인체 및 반려동물의 질병진단에 필요한 질병 진단키트를 개발하고 해외에 수출함으로써 한국의 생명공학 기술력을 세계시장에 알리고 동시에 외화획득도 할 수 있는 점에서 보람을 많이 느낍니다. "

▼이 학과의 장기적인 비전은 어떤지.

"산업적 변천에 비추어 보면 산업혁명을 거치면서 1차 산업,2차 산업이 발전하였고 그를 이어 IT산업이 고속성장을 하였습니다.

지금은 녹색혁명이라고 할 수 있는 환경,에너지,생명과학 분야가 앞으로의 산업트랜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인류의 수명이 길어지고,경제적으로 여유를 가지게 됨에 따라 더 나은 양질의 삶에 대한 욕구를 충족시키는 산업이 중요하게 되었고 그와 관련한 비즈니스들이 발전함에 따라 관련 직업들이 생겨나고 인재들을 필요로 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향후 생물학 · 생명공학 전공자들이 다양한 직업군에서 필요하게 될 것이고 많은 기여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합니다.

최근 국내에서 삼성을 포함한 LG SK 한화와 같은 대기업들도 향후 미래를 책임질 신사업으로 의약품,의료기기,진단 등의 생명공학 비즈니스를 론칭하고 대대적으로 투자하고 있으며,관련 전공인재 확보에 치열한 경쟁이 일고 있다는 점도 향후 전망이 있음을 의미합니다. "

▼학과 선택 학생들에게 필요한 조언을 하신다면.

"반드시 본인이 하고자 하는 미래의 꿈이나 바람이 뭔지를 곰곰이 생각해보고 대학 전공 선택시 그 꿈을 이루기 위한 첫발로 전공을 선택하는게 바람직하다고 생각합니다"

오춘호 한국경제신문 연구위원 ohcho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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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과학·바이오·생화학과 등 학과이름도 가장 빠르게 변화
[미래를 이끌 이공계 학과 2010] ‘나의대학전공’ <26> 김정미 베트올대표 - 생물학
생물학은 가장 빠르게 변화하는 학문인 만큼 학과 명칭도 시대에 맞게 변하고 있다.

서울대의 경우만 해도 1980년대까지만 동물학과 식물학과 미생물학과로 나뉘어져 있었다.

1990년대 들어서 생물학과 분자생물학과 미생물학과로 개편되다가 2000년 들어와서는 생명과학부로 통합돼 오늘에 이르고 있다.

KAIST는 생명과학기술대학을 아예 따로 두고 있다. 바이오 분야의 다학제적 교육 · 연구를 추구하고 IT 및 NT 기반기술과의 융합을 통한 신학문 계발을 위해서라고 못박고 있다.

생명과학기술대학에는 바이오 및 뇌공학과,생명과학과,의과학대학원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연세대도 생명시스템대학을 따로 두고 있으며 생물학 생화학 생명공학 등 3개 학과로 구성돼 있다.

고려대도 생명과학대학을 따로 두고 있으며 이 대학에는 생명과학부와 생명공학부 식품공학부 환경생태공학부 식품자원경제학과 등으로 구성돼 있다.

미생물학과를 두고 있는 곳도 많다.

현재 미생물학과를 두고 있는 곳은 경북대 건국대 충북대 경상대 등이며 부산대 세종대 동의대 단국대 대구대의 경우는 분자생물학과라는 이름으로 학과를 설치하고 있다.

이화여대는 분자생명과학부라는 명칭을 쓰고 있다.

생물과 화학을 함께 융합한 학문인 생화학과는 연세대와 충남대 충북대 경상대 건국대 등이 설치하고 있다. 이 밖에 부산 부경대는 수산과학대학 아래에 자원생물학과를 설치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