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일 이명박 대통령과 프랑스 사르코지 대통령은 외규장각 도서 297권을 한국으로 되돌려주기로 합의했다.

144년 만에 우리의 품으로 돌아온 도서들 중에는 1866년 병인양요 때 프랑스가 약탈해간 조선왕실의궤 등을 포함한다.

조선왕실의궤는 왕실의 결혼식, 황제 즉위식, 세자 책봉식 등을 기록해 문화재적 가치가 매우 큰 서적이다.

일각에서는 '5년 단위 개발 갱신 가능 일관 대여' 방식이란 다소 생소한 방법을 통해 들어오는 이번 서적들이 일시적 대출은 아닌지 우려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 대통령은 프랑스 법규상 영구 반환이라는 표현을 쓸 수 없어 이와 같은 방식을 택한 것이라며 사실상 완전 반환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정상회담에서 사르코지 대통령은 "문화재가 어디에 있느냐도 중요하지만 한국에 외규장각 도서가 얼마나 소중한지 알기 때문에 반환을 결정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사실 외규장각 도서 반환 협상은 과거 미테랑 전 프랑스 대통령 때 약속되었던 사안이지만 아직까지 협상을 이뤄내지 못해 돌려받지 못했던 것이다.

그러나 이 사실을 알았던 국민은 소수에 불과하다. 대다수의 국민들은 아직까지도 해외로 약탈된 문화재의 종류와 수를 잘 알지 못하는 편이다.

실제로 문화재청에 의하면 프랑스 일본 미국으로 반출된 문화재의 수는 대략 7만5000여점이 넘으며 반환에 성공한 문화재들은 약 4000여점으로 그 수가 극히 적을 뿐만 아니라 상당한 부분이 훼손되어 오랜 복구 기간이 필요한 경우가 많다고 한다.

경천사 10층 석탑 역시 일본 정부 대신이 탑의 일부를 해체해 자신의 집에 보관해 놓았다가 뒤늦게 사실이 알려져 10년 만에 돌려받은 적도 있다.

외국에 유출된 문화재를 찾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정부의 노력이 가장 중요할 것이다.

하지만 국민들의 관심과 '약탈문화재 반환 위원회' 같은 시민 단체의 활동 역시 반환을 이뤄내는 데 큰 촉진제가 될 것이다.

이번 외규장각 도서의 반환이 반출된 문화재를 다시 거두는 데 초석이 되길 바란다.

허유경 생글기자(서문여고 2년) ouou25@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