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어떤 행동을 할 때 상대방이 그 행동에 대해 어떻게 대응할지 미리 생각해야 하는 상황을 자주 겪는다.

특히 과점 시장의 기업들은 경쟁사의 전략에 따라 적절한 전략을 수립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이처럼 자신과 상대방의 선택에 따라 각자의 이익과 손실이 달라지는 상황을 경제학은 게임이론(game theory)으로 설명한다.

게임이론에는 여러 가지가 있으나 죄수의 딜레마(prisoner's dilemma)와 내쉬균형이 유명하다.

죄수의 딜레마는 경찰에 체포된 칠수와 만수의 경우를 예로 들어 알아보자.경찰은 두 사람이 1년씩 징역형을 받을 비교적 가벼운 범죄에 대해 확실한 물증을 갖고 있다.

경찰은 이들이 보다 심각한 범죄를 저질렀다는 심증은 있지만,물증이 없다.

그래서 두 사람에게 자백하면 무죄로 처리해주는 대신 자백하지 않으면 징역 20년의 가중처벌을 받는다고 암시했다.

표와 같이 두 사람이 의리를 지켜 똑같이 침묵하면 각각 징역 1년만 살면 된다.

최선의 선택이다. 하지만 "나는 입을 다무는데 저 친구가 자백하면 어떡하지"하고 고민하다 두 사람 모두 상대방의 배신이 두려워 자백하고 각각 징역 8년형을 받는다.

죄수의 딜레마에서는 자백을 하는 것이 우월전략이다.

다음은 테샛 8회에 출제된 게임이론 문제다.

문제
['테샛' 공부합시다] 사랑을 고백할때의 지배전략은 무엇인가?
다음 글 (가)~(다)와 보수표를 보고 바르게 판단한 사람을 모두 고르시오.

(가)내쉬균형:내쉬전략이란 상대방의 전략이 정해져 있을 때 자신의 이익을 극대화하는 전략을 말하며,내쉬균형이란 어느 누구도 이러한 전략을 변경할 유인이 없는 상태를 의미한다.

(나)우월전략균형:상대방이 어떤 전략을 선택하든 관계없이 자신의 이익이 커지는 전략을 우월전략이라고 하며,이러한 우월전략을 변경할 유인이 없는 상태를 우월전략균형이라고 한다.

(다)파레토 최적:다른 사람의 효용 손실 없이는 자신의 효용을 증가시킬 수 없는 상태를 파레토 최적이라고 한다.


[A군과 B양은 서로 좋아하는 감정이 있는데,사랑 고백을 할지 그대로 친구로 지낼지 고민하고 있다.

사랑을 고백하는 데는 30의 비용이 들며,두 사람 모두 커플이 되어 각각 100의 효용을 얻는다고 한다.

반면,두 사람이 그대로 친구로 남게 되면 각각 30의 효용만을 얻을 뿐이다]



재석:A군이 고백을 한다면 B양은 현상유지하는 것이 이익을 극대화하는 전략이야.

명수:재석이가 말하는 게 바로 내쉬균형이란 말이야!

하하:어라? 내쉬균형은 2개인데?

형돈:A군과 B양이 서로 고백하는 것이 우월전략이겠군.

준하:이 게임에서 내쉬균형은 파레토 최적 상태야.

홍철:아니,형님.여기서 파레토 최적은 아무 상관 없잖아요.



①재석,명수,홍철

②재석,형돈,준하

③하하,형돈,홍철

④재석,명수,하하,준하

⑤명수,하하,형돈,준하


해설

죄수의 딜레마에서 두 사람 모두 자백을 선택한 것이 우월전략에 해당한다.

상대방이 어떤 선택을 하든지 자기에게 유리한 전략이 한 가지(자백)뿐이라면 그 전략이 우월전략인 것이다.

이 문제는 죄수의 딜레마와는 다른 게임이론인 내쉬균형을 다루고 있다.

내쉬균형은 1994년 노벨경제학상을 공동 수상한 미국 수학자 존 내쉬의 이름을 딴 게임이론 모형이다.

내쉬균형에서는 상대방의 전략이 주어진 것으로 전제하므로,A군이 고백하면 B양은 현상유지를 선택해 100의 효용을 얻는다.

A군이 현상유지를 선택하면 B양은 고백해 70의 효용을 받는다. 따라서 내쉬균형은 2개이고,우월전략은 존재하지 않는다.

내쉬균형에서는 상대방의 효용 손실 없이는 자신의 효용을 증가시킬 수 없기 때문에 파레토 최적을 이룬다.

정답 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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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테그플레이션과 디플레이션


◆ '비용추상 인플레이션'은 스태그플레이션을 초래한다



'비용추상 인플레이션'은 스태그플레이션을 초래한다

인플레이션에는 총수요 증가 때문에 발생하는 '수요 견인형'도 있지만 '비용 추상형'처럼 생산비용이 갑자기 높아지면서 생기는 경우도 있다.

'비용추상 인플레이션'으로 물가가 오르면 총수요가 감소하므로 생산과 고용도 함께 감소한다.

물가가 오르는 고통에 더하여 실업률까지 증가하는 이중고를 겪어야 한다.

물가가 오르면 실업이 감소하는 필립스곡선은 '수요견인 인플레이션'에 국한된다.

'비용 추상형'에서는 물가가 오르면서 경제도 침체하고 실업도 늘어나는 스태그플레이션(stagflation) 현상이 나타난다.

이스라엘과의 전쟁에서 패배한 아랍 산유국들은 새로운 결속을 다짐하고 1973년 전격적으로 석유 생산 감축에 합의해 원유가격을 단숨에 4배로 인상시켰으니,이 사태가 제1차 석유파동이다.

그 결과 세계 각국은 일제히 유가 상승이 주도한 '비용추상 인플레이션'에 빠져들었다.

고유가가 유발한 고물가는 총수요를 위축시켰고 세계경제는 전례 없는 본격적 스태그플레이션을 경험하기 시작했다.

스태그플레이션을 총수요 관리 정책으로 다스리려고 하면 필립스곡선의 특성에 따라 물가와 실업 가운데 어느 하나는 더 악화시켜야 한다.

그러므로 총수요 관리보다는 유가 상승 효과를 상쇄시키는 정책이 더 바람직하다.

'공급측 경제학'은 스태그플레이션에 대한 처방으로 비용 감축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 조세감면을 내세웠는데,현실에서 나타난 감세정책의 효과는 기대 이하였다.

고유가가 유발하는 비용상승 효과를 상쇄해야 한다는 원리는 옳지만 이 원리를 실현하는 정책은 아직도 개발해내지 못한 상태다.

디플레이션(deflation)은 물가가 하락하는 현상을 나타내는 말이다.

총수요가 감소하더라도 단기적으로는 물가가 하락하지 않고 대신 생산과 고용만 줄지만,총수요 부족이 지속되면 물가도 결국 하락할 수밖에 없다.

물가 하락이 총수요의 확대를 불러온다면 거시경제는 다시 균형을 회복하겠으나,물가가 더 떨어질 것이라는 예상이 확산되면 사정이 다르다.

소비자들은 좀 더 기다렸다가 구입하려 하고 기업들도 투자를 유보하는 사태가 벌어지면서 물가가 더 하락하는 것이다. 물가 하락이 총수요를 회복시키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더 위축시키는 '수축 악순환 (deflationary spiral)'으로 악화한다.

'수축 악순환'은 기업의 재무구조를 악화시키고 도산을 유발하면서 결국 은행까지 부실화시키므로 신속한 재정지출 확대와 통화공급 증대로 조기에 대처해야 한다.

그러나 기업과 은행의 부실화로 주식 등 자산가치가 폭락하면 안전자산에 대한 수요가 급증해 확대된 통화공급을 모두 빨아들인다.

나라경제는 지급 수단으로서의 화폐는 항상 부족한 '유동성 함정'에 빠진 채 총수요 위축은 풀리지 않고 디플레이션의 덫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것이다.

일본의 '잃어버린 10년'은 디플레이션의 해독을 극명하게 보여준 사례다.

서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