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성장을 위해 환경을 희생할 수도 있다?
[논술 기출문제 풀이] 2011학년도 경희대 모의논술 문제 풀이 (下)
지난주에 이어 이번 회에는 경희대 2011모의논술 <논제2>를 검토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경희대 문제가 최근 모의논술 경향을 많이 반영하고 있는데 그 중에서도 <논제2>는 수리적 분석이 필요한 문제가 들어 있습니다.

고대,한양대(상경),중앙대,이대 등이 수리형 문제가 나오고 있으며 실제로 수리형 문제는 당락에 중요한 영향을 미칩니다.

많은 학생들이 수리형 문제가 나오면 언어논술 문제에 집중한 나머지 약간 소홀하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데 수리형 문제가 완전히 별도로 나오는 경우에는 차라리 먼저 수리문제를 풀고 언어논술 문제를 푸는 것도 나쁘지 않은 선택입니다.

이번 모의논술 문제는 조금만 생각하면 쉽게 풀 수 있는 문제로 난이도는 높지 않으나 주어진 시간 안에 정확하고 꼼꼼하게 쓰기 까다로울 수 있으니 경희대에 지원할 학생들은 유사한 문제를 중심으로 연습해 두는 것이 좋겠습니다.



<논제 Ⅱ> 다음 제시문을 읽고 논제에 답하시오.



1780년대의 산업혁명을 제1차 산업혁명이라 한다면,1870년에서 1914년 사이에 일어난 변화는 제2차 산업혁명이라 부를 수 있다.

이 시기에는 강철 제련,전기,화학,엔진 부문의 기술이 급속하게 발전하였다. 이러한 기술 변화는 인구증가와 생활수준의 향상을 가져왔다.

인구의 증가는 위생과 생활이 향상되면서 콜레라와 장티푸스 같은 질병이 퇴치됨에 따라 영아 사망률이 눈에 띄게 낮아진 것이 주요인이었다.

사망률이 낮아진 현상은 사회의 전반적인 번영을 의미하였다.

산업화와 경제성장을 통해 실질 소득이 늘어난 숙련 노동자들도 있었고, 많은 사람은 이전보다 높은 생활수준을 누리게 되었다.

그러므로 사회는 더욱 풍요롭고 풍부한 사회로 발전하게 되었다.

경제 성장이란 국민 경제의 생산 능력이 커져 국민 소득이 증가하는 것을 말한다.

경제가 성장하지 않으면 계속 늘어나는 인구 때문에 자연히 1인당 국민 소득이 감소하므로 국민들의 생활수준이 낮아지게 된다.

반면 경제가 성장하면 일자리가 늘어나고 소득이 증가하여 국민의 생활수준과 복지가 향상된다.

따라서 경제 성장은 모든 국가가 달성하고자 하는 중요한 목표가 된다.



에머슨(Ralph Emerson)의 [자연론]은 1836년에 출간되었다.

그는 이 책에서 당시 삼림을 결딴내고 있었던 벌목에 대한 반대 입장을 유려하게 표현했다.

그는 현대 산업사회가 자연을 일용품의 생산을 위해서 희생시켜도 되는 존재로 간주한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우리는 마땅히 우리 조상들이 즐겼고 또한 심미적 경험과 도덕심의 원천인 자연과의 직접적인 관계를 회복해야 한다고 보았다.

이런 생각은 쏘로우(Henry Thoreau)에게 이어졌는데,쏘로우는 온전히 혼자 힘으로 호숫가 삼림 속에서 2년 동안 독거하는 열정을 보였다.

그는 다음과 같이 기록했다.

"가장 값싼 방법으로 즐길 줄 아는 사람이 가장 부유한 사람이다. "

그는 이렇게 예언자적인 말도 덧붙였다. "당신이 집 지을 땅조차 없다면 집이 다 무슨 소용이겠는가?

" 많은 사람들은 쏘로우가 고독 속에서 2년을 보냈던 월든(Walden)을 자연보호운동의 탄생지로 여긴다.



한 나라의 국민소득은 외환 보유액,전기 소비량,자동차 보유 대수 등 여러 가지 지표를 통해 짐작해 볼 수 있지만 경제력을 종합적으로 판단하기 위해 가장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것은 국내총생산(Gross Domestic Production · GDP)이다.

GDP란 한 나라의 국경 안에서 일정 기간(보통 1년)에 걸쳐 새로이 생산한 재화와 용역의 가치,즉 부가가치를 합한 것을 말한다.

GDP는 복지의 지표로 개발된 것이 아니지만 전 세계 어디에서나 그런 목적으로 활용되어 왔다.

또한 GDP를 그 나라의 인구수로 나눈 1인당 GDP라는 지표를 통해 국민들의 평균적인 생활수준을 파악하기도 한다.

그런데 GDP는 모든 경제 활동을 유효한 것으로 간주한다.

따라서 만약 실업과 빈곤 때문에 범죄가 증가해 경찰력 확충 비용,법원 비용,교도소 비용,개인 감시 및 보호 시스템 비용이 늘어난다면 그로 인해 발생하는 경제 활동도 GDP에 포함된다.

또 국민들이 비만,흡연,음주,마약등으로 건강이 나빠진다고 해도 그에 따르는 의료비 증가가 GDP에 더해진다.

테러로부터 국민들을 보호하는 데 드는 비용도 마찬가지다. 미사일,전투기,전차,폭탄을 더 많이 구입하는 것이 전부 GDP에 포함된다.

<논제Ⅱ-1>

제시문 [가]~ [다]를 읽고, [나]와 [다] 각각의 입장에서 [가]를 비판하시오. (501자~600자: 20점)




<논제Ⅱ-2>

어떤 국가가 노동과 자본을 이용하여 X재와 Y재를 생산한다고 가정하자.


이 나라는 총노동량은 200단위,그리고 총자본량은 300단위를 가지고 있다.

X재와 Y재 한 단위를 생산하기 위해 필요한 노동과 자본의 소모량은 아래의 표와 같다.

이 나라가 사회적 효용을 최대화하기 위해 생산해야 하는 X재와 Y재의 양을 구하시오.

그리고 그 계산 결과에 근거하여 제시문 [가]와 [나]의 주장을 비판하시오. (501자~600자: 30점)
[논술 기출문제 풀이] 2011학년도 경희대 모의논술 문제 풀이 (下)
⊙ 논제 분석

논제Ⅱ-1에서는 (나),(다) 각각의 입장에서 (가)를 비판하길 요구하고 있습니다.

분량은 500~600자죠.

일단 문제를 보면 답을 어떤 식으로 구성할지 반드시 생각해 보아야 합니다.

(나)의 입장에서 (가)를 비판하고 (다)의 입장에서 (가)를 비판하는 형식으로 글을 쓸 수도 있고 (나),(다)의 입장을 간명하게 정리하고 그것에서 (가)를 비판하는 형태의 글을 쓸 수도 있겠습니다.

어떤 형식이든 이런 문항이 가진 의도를 정확하게 읽는 것이 중요합니다.

학교에서 이런 문제를 낼 때는 (나)의 입장과 (다)의 입장을 압축적으로 정확하게 각각의 입장을 정리할 수 있느냐를 보고 싶은 것입니다.

따라서 (나),(다)의 입장을 간명하게 정리하고 그 입장에서 (가)의 무엇을 비판할 수 있는지 정확하게 서술해 주는 것이 관건이라고 하겠습니다.

두루뭉술하게 (나),(다)를 요약하는 느낌이 나도록 글을 쓰면 비판의 쟁점과 근거가 정확하게 나오지 않고 또한 (가)에서 비판할 대상을 분명하게 밝히지 않은 채 글을 쓰면 무엇을 비판하고자 하는 것인지 애매할 수 있으니 반드시 근거해야 할 것과 비판해야 할 대상을 정확하게 언급하는 것이 필요하겠습니다.

논제Ⅱ-2에서는 X재와 Y재를 생산하는 한 국가가 노동과 자본을 활용하여 생산을 하는데 사회적 효용이 최대가 되는 X재와 Y재의 양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조금만 생각하면 풀 수 있는 1차 방정식문제로 두려움을 갖기보다는 표에 나타난 미지수와 수치를 정확하게 활용하여 계산과정을 간단하게 보여 주고 답을 찾으면 되겠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이러한 계산 결과에 근거해서 (가),(나)의 주장을 비판하라는 요구를 하고 있습니다.

우선 (가)와 (나)의 주장을 명확하게 찾아야겠지요. 다음으로 그 주장을 비판하는 근거를 계산의 결과에서 이끌어 내야 합니다.

따라서 이 문제는 계산의 결과가 의미하는 것이 무엇인지 정확하게 정의내리는 것이 필요합니다.

즉 계산의 결과로 나온 수치가 의미하는 것을 개념화시키고 그것에 근거해서 (가),(나)의 주장을 비판해야지 계산의 결과로 나온 수치를 들고 서술하려고 하면 무엇을 어떻게 서술해야 할지 막막할 수 있으니 반드시 의미를 스스로 개념화시킬 필요가 있습니다.

논술 문제에서 구체적 내용이 담긴 제시문이 나오거나 도표,그래프가 나오면 항상 그런 제시문은 특정한 상황의 결과를 보여 주는 경우가 많습니다.

따라서 구체적 지문,도표,그래프는 그것이 가리키는 결과가 나온 원인을 정확하게 찾아내는 것이 관건입니다.

더욱이 그 원인을 개념화시켜서 표현한다면 더욱 좋겠지요.



“경제성장과 환경보호가 조화를 이뤄야 사회적 효용이 극대화된다”


⊙ 제시문 분석
[논술 기출문제 풀이] 2011학년도 경희대 모의논술 문제 풀이 (下)
(가)는 모든 국가가 경제성장을 추구하는 것은 일자리를 확대하고 소득을 증대시켜 국민의 생활 수준과 복지가 향상될 것이라고 본다.

특히 이에 대한 근거로 인류는 1,2차 산업혁명을 통해 발전해 왔으며 이런 산업의 발전에 맞추어 경제성장과 국민소득이 증가되었고 생활 및 복지수준의 향상으로 이어졌다고 본다.

결론적으로 경제 성장이 삶의 질을 향상시킨다는 것이다.

(나)는 자연은 심미적 경험과 도덕심의 원천으로 인간이 자연과 맺는 직접적인 관계를 회복해야만 비로소 인간다운 삶이 가능하다고 주장한다.

(가)와 관련지어 보면 자연을 보호하고 자연과의 관계를 회복할 때 비로소 인간의 삶의 질이 보장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다)는 국내총생산(GDP)을 삶의 질을 가늠하는 지표로 활용하는 것에는 문제가 있다는 것을 보여 주고 있습니다.

GDP는 양적 지표이기 때문에 국민들의 건강한 삶을 반영하는 지표로 부적당하다는 것이지요.

즉 GDP가 삶의 질이나 복지수준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죠.

예를 들어 범죄 때문에 발생한 치안유지비용,음주 · 흡연 등으로 발생한 의료비용,전쟁을 하기 위해 들어가는 전쟁비용 등은 삶의 질을 낮추는 것이지만 모두 GDP를 증가시키는 것으로 반영되기 때문입니다.



⊙ 문제풀이

논제 Ⅱ-1에서는 (가)의 비판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비판을 요구하는 문제의 경우 항상 비판의 대상을 명확하게 정리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우선 (가)는 경제성장이 국민의 삶의 수준과 복지,삶의 질을 향상시킨다고 주장합니다.

따라서 이런 주장을 정확히 비판하려면 (나),(다)를 통해서 경제성장이 국민의 삶의 질을 향상시켜 주지 못한다는 것을 논증하면 됩니다.

(나)에서는 삶의 질을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요인을 환경이라고 생각하므로 환경이 지켜지지 않을 때,또한 인간이 환경과 지속적으로 건강한 관계를 맺지 못할 때 삶의 질이 오히려 낮아질 수 있다는 것을 보여 주면 됩니다.

이것은 성장으로 인한 환경오염과 자연자원의 황폐화가 장기적으로는 삶의 질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것을 생각한다면 쉽게 비판이 가능할 것으로 보입니다.

또한 (다)에서는 경제성장의 지표인 GDP가 가진 한계를 지적하고 있습니다.

경제성장에는 국민의 삶을 황폐하게 만드는 사회적 비용까지 계산되므로 GDP 증가가 곧바로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것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것을 서술하면 됩니다.

이런 내용을 바탕으로 답을 쓰면 대략 아래와 같이 서술할 수 있습니다.



(가)에서는 경제성장이 삶의 질과 복지 수준을 올릴 것을 주장한다.

그러나 지금 우리가 경험하고 있는 환경문제는 대부분 제시문 [가]의 경제성장 가치에 입각해 자연을 경제성장이라는 더 큰 가치를 위해 희생할 수 있는 것으로 보았기 때문에 초래된 것이다.

따라서 제시문 [나]에서 말하는 환경을 삶의 질의 중요한 요인이라고 여기는 관점에서 볼 때 제시문 [가]의 경제적 풍요를 지나치게 강조하는 가치는 오히려 삶의 질을 해칠 수 있고 복지수준의 하락이라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또한 [다]에 따르면 GDP에는 치안비용,의료비용,전쟁비용 등 삶의 질을 떨어뜨리게 만드는 요인이 GDP를 증가시키는 것으로 포함되어 있다.

그 결과 지표상으로는 경제성장이 이루어지고 있지만 그 사회의 생활수준이나 복지수준은 오히려 후퇴할 수도 있게 된다.

따라서 경제성장이 곧바로 (가)에서 주장하는 것처럼 삶의 질과 복지수준의 향상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그러므로 인간의 행복과 복지수준을 측정하기 위해서는 경제수준뿐 아니라 다른 요인들을 모두 고려하는 지표가 필요하다.

논제 Ⅱ-2는 표에 나타난 조건을 간단하게 수식으로 정리하면 아래와 같이 나타낼 수 있습니다.
[논술 기출문제 풀이] 2011학년도 경희대 모의논술 문제 풀이 (下)
X재만을 생산하면 최대 50,사회적 효용은 400

Y재만을 생산하면 최대 30,사회적 효용은 360

두 재화를 함께 생산하면 사회적 효용함수인 8X+12Y는

4X+5Y=200, 3X+10Y=300의 두 식이 교차하는 점에서 최대가 됩니다.

이를 계산하면 X=20,Y=24이므로 사회적 효용은 448이 됩니다.


그래프로 간명하게 나타내면 ②에서 사회적 효용이 최대값을 가진다고 생각하면 되겠습니다.
[논술 기출문제 풀이] 2011학년도 경희대 모의논술 문제 풀이 (下)


이러한 계산 결과의 의미를 정확하게 정리하면 X재와 Y재를 생산하는 데 있어 노동과 자본이라는 생산요소를 한쪽만 극단적으로 추구하게 될 때는 사회적 효용을 최대로 이룰 수 없다는 것입니다.

즉 사회적 효용을 최대화하기 위해서는 생산요소가 적절히 조화되어야만 한다는 것입니다.

이런 구체적인 결과가 의미하는 것을 개념화해서 (가),(나)를 비판한다면 구체적 수치를 들이밀면서 비판하는 오류를 저지르지 않을 수 있을 것입니다.

비판의 논의를 전개해 보면 삶의 질을 높이는 데 있어서 경제성장을 중요시 여기는 (가)의 입장과 환경을 중요시 여기는 (나)의 입장은 각각 비판이 가능합니다.

우선 (가)에서처럼 경제성장만 중요한 가치로 여길 때는 경제성장으로 인해서 발생하는 환경오염이나 극단적 경쟁이 오히려 삶의 질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것을 지적하면 됩니다.

(나)는 환경을 중요시 여겨 생산활동과 효율성을 중요시 여기지 않을 때,사회적으로 필요한 재화가 충분히 공급되지 못할 수 있고 그 결과 삶의 질이 떨어질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가)의 경제성장과 (나)의 환경보호가 적절히 조화를 이룰 때 사회적 효용은 극대화 될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하면 됩니다.

이러한 내용을 바탕으로 답을 작성하면 대략 아래와 같이 서술할 수 있습니다.


X재와 Y재의 생산량은 X?Q0, Y?Q0, 4X+5Y?P200, 3X+10Y?P300의 연립부등식을 만족해야 한다.

이 나라가 위의 연립부등식의 영역에서 X재만 생산하면 최대로 50을 생산할 수 있고 사회적 효용은 400이다.

그리고 Y재만 생산하면 최대로 30을 생산하고 사회적 효용으로 360의 효용을 가지게 된다.

그리고 이 나라가 두 재화를 함께 생산한다면 사회적 효용함수인

8X+12Y는 4X+5Y=200과 3X+10Y=300의 두식이 교차하는 점 (X, Y)=(20,24)에서 최대가 되며

이때의 최대효용은 448이다. X와 Y 두 재화를 균형있게 생산함으로써 사회적 효용이 늘어나는 것이다.

인간의 생활수준은 경제적인 성장뿐만 아니라 환경보호도 중요하게 고려되어야 한다.

(가)에서처럼 경제성장만을 추구하여 환경이 파괴되면 인간 삶의 기반이 위협을 받아 삶의 질이 황폐화될 수 있다.

반면 (다)에서처럼 환경가치만을 추구하면 재화가 충분히 공급되지 못해 필요한 재화를 쓸 수 없게 되는 문제가 발생될 수 있다.

그러므로 생활수준과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서는 환경보호와 경제성장의 균형과 조화를 이룰 때 사회적 효용이 극대화될 수 있을 것이다.

김법성 S · 논술 선임 연구원 greennamou@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