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노숙자들의 자립을 돕는 잡지 '빅 이슈'가 국내에 첫선을 보였다.

1991년 영국에서 출발한 빅 이슈는 영국의 노숙자 5000여명의 자립을 이끌어냈으며,이른바 '스트리트 페이퍼'라는 컨셉트로 유럽전역을 비롯한 세계 각지로 빠르게 퍼져나간 사회 잡지다.

그렇다면 빅 이슈가 노숙자들을 자립으로 이끄는 방법은 무엇일까.

'빅 판'이라 불리는 빅 이슈 판매원들은 노숙자들로 구성된다.

빅 판이 되려면 면접과 교육을 마친 뒤 '술을 마시고 판매하지 않는다' '하루 수익의 50% 이상은 저축한다'와 같은 행동수칙 10가지에 동의해야 한다.

모든 과정을 수료한 빅 판은 3000원 상당의 '빅 이슈 코리아' 10권을 무료로 제공받는다.

공짜는 여기까지이며 이제 빅 판은 직접 거리로 나가 잡지를 팔아야 한다.

10권을 모두 판 3만원으로 다시 잡지를 권당 1400원에 사서 팔 수 있으며, 한 권을 팔 때마다 1600원씩 이득을 가져갈 수 있다.

15일간 꾸준히 판매한 빅 판에게는 한 달간 고시원이 무료로 제공되며 6개월간 고시원에서 안정적으로 머무를 경우 주거복지재단을 통해 임대주택에 입주할 기회도 주어진다.

'빅 이슈 코리아'는 빅 판을 50명으로 제한해 방만해지기 쉬운 사업을 줄이는 대신 이들 50명이 2년 안에 자립에 성공하도록 돕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한국에서의 빅 이슈 창간을 기념하여 서울을 방문한 창립자 존 버드는 '빅 이슈'의 세 가지 취지를 이야기했다.

"첫째, 대중들을 교육시킬 것. 기회를 주고 의존적이지 않은 삶을 사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교육시킨다.

둘째,노숙자들을 교육시킬 것. 자립하는 삶이 스스로에게 얼마나 중요한지 그들에게 알려준다.

셋째,정부를 교육시킬 것. 복지라는 이름으로 수당을 지급하는 게 그들을 돕는 게 아니라는 걸 알려준다"고 말한다.

또한 "창간 10주년을 넘긴 영국의 빅 이슈는 슬럼프에 빠져있다. 잡지를 사는 사람 4명 중 3명은 잡지를 가져가지 않고 판매원에게 돈만 주고 간다"며 한국에서는 절대 이런 일이 생기면 안 된다고 조언했다.

바로 '불쌍해서'가 아닌 '읽고 싶어서' 사는 잡지를 만들라는 것이다.

영국에서는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한 노력으로 '빅 이슈' 8월호에 '안젤리나 졸리' '조니 뎁'과 같은 스타들을 인터뷰한 내용을 실었다.

이처럼 노숙자들의 자립을 위해 태어난 '빅 이슈'는 자신의 얼굴과 신분을 드러내는 것을 가장 어렵게 여기는 노숙자에게 자신감을 키워주기 위해 주변 사람들의 의식 개선과 관심도 지속적으로 이어져야 할 것이다.


권기선 생글기자(충북 매괴고2년) kwon.prose@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