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신문은 한국경제교육협회와 공동으로 지난 15~17일 서울 유스호스텔에서 중 · 고교 경제 담당 교사들을 대상으로 '고교 경제수업 어떻게 가르치나'라는 주제의 연수를 실시했다.

60여명의 교사들이 참가한 이번 연수는 대학교수와 전문가를 강사로 초빙해 고교생이 알아야 할 기초 경제개념,경제 교과서의 오류와 문제점,시장경제 등과 관련된 강의를 진행했다.

또 일선 교사들의 경제 수업 사례 발표 등 실제 교육현장에서 필요한 노하우도 제공,교사들의 큰 호응을 받았다. 연수 참가 교사의 후기를 싣는다.

<편집자 주>

"경제 현장의 이야기를 들으며 기업의 노력 다시한번 실감"

2005년 한국경제신문이 주최한 '고교생 경제체험대회'에 학생들을 인솔해 참가한 이후 매주 '생글생글'을 읽는 게 일상이 됐다.

평상시와 다름없이 학교로 배달된 '생글생글'을 읽다가 '경제 분야 교사연수회'를 개최한다는 기사를 보았다.

학교 업무가 적지 않아 고민은 되었지만 이번 기회에 경제과목을 가르치는 데 좀 더 도움을 얻어야겠다는 생각에 참가하기로 마음먹었다.

7월15일 새벽 대학 선배인 동료 교사와 함께 대구에서 출발, 고속도로를 달려 서울 유스호스텔에 도착했다.

등록을 마치고 강의실에 들어서니 다과와 음료가 준비돼 있었다.

물과 음료수를 시원하게 해 제공하는 한국경제신문의 성의에 교육청 연수와는 사뭇 다른 느낌을 받았다.

곧이어 1일차 연수가 시작됐다. 첫 시간은 정규재 한경 경제교육연구소장의 '한국경제 성장사'에 관한 강의였다.

정 소장은 경부고속도로,포스코,현대중공업 건설 등 산업화 초창기 얘기를 하면서 성장이 경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몇몇 교사가 반론을 제기하고 정 소장이 다시 논거를 제시하는 등 논의가 활발했다.

열띤 수업이 끝나고 유스호스텔 1층 식당으로 가서 점심을 먹었다.

깔끔한 데다 음식도 상당히 좋았다.

점심식사 후 남산 산책로를 따라 가볍게 산책을 했다.

잠시나마 일상에서 벗어나 여유를 즐긴다는 것이 사뭇 행복했다.

두번째 시간은 안재욱 경희대 교수의 '유럽 재정위기의 시말'.유럽 재정위기의 원인과 현황 및 전망에 대한 내용이었는데 많은 도움이 됐다.

마지막 시간은 유석진 삼성경제연구소 경영전략실장의 '글로벌 경영환경과 한국 기업의 대응'이었는데 풍부한 프레젠테이션 자료와 현장 실무,치열한 경쟁 환경에서 살아남기 위해 기업이 얼마나 노력하고 있는가를 여실히 알게해준 강의였다.

첫날 수업을 끝내고 저녁을 먹은 다음 남산타워에 올라갔다.

잘 정돈된 산책로를 걸으면서 조깅하는 사람,관광 온 외국인들을 만날 수 있었다.

2일차 아침이 밝았다. 운동 삼아 다시 남산에 올라갔다 온 후 강의실로 향했다.

1교시는 경제학 분야 베스트셀러인 '맨큐의 경제학'의 번역자 중 한 명인 김종석 홍익대 교수의 '경제학의 기초개념'이었다.

주로 시장경제에 관한 내용이었는데 경제 교과서에 나오는 개념들을 아주 알기 쉽게 설명해 도움이 됐다.

"한 나라의 생활수준은 그 나라의 생산능력에 달려 있어서 성장 없이는 국민소득의 증가도 불가능하다"

"정부 개입이 만능이 아니다" 등의 내용이 머리에 남았다.

밝은 분위기에서 교사들의 활발한 질의 · 응답과 토론이 이어져 유익했다.

이어 김영용 전남대 교수의 '경제교과서의 오류들'에 대한 강의가 있었는데 일부 경제교과서가 반(反)자본주의,반 시장정서를 대변하고,개념을 가르쳐야 할 경제 교과서에서 훈계조의 내용이 많다고 여러번 강조했다.

하지만 교과서 내용의 앞뒤 맥락을 제외하고 개별 문장들만 가지고 비판한 점은 다소 설득력이 떨어진 것으로 느껴졌다.

오후엔 '환경과 경제'를 주제로 김홍균 서강대 교수가 강의를 했다.

환경문제는 외부효과 때문에 발생하며,외부효과를 내부화하는 수단으로 직접규제와 경제적 유인제도가 있는데 후자가 효과적이라는 것이 주요 내용이었다.

18일 아침 해가 떴다.

마지막 날이라 내심 아쉬었다.

남산 산책을 다녀온 후 힘차게 강의실로 향했다.

먼저 권영부 동북고 교사의 '신문활용교육(NIE)'과 '읽기와 쓰기' 중심의 경제교육에 관한 수업이었다. 신문을 활용해 경제교육을 한다는 게 쉬워보여도 만만치 않은 수업임을 잘 알기에 권 선생님의 꼼꼼한 수업방식에 놀랐다.

두번째 시간은 김응현 부천 부흥중 교사의 '즐겁게 배우는 체험식 경제수업'이었는데 실생활에서의 체험을 경제수업에 활용한 것으로 학생들로 하여금 경제에 많은 흥미를 갖게 할 수 있는 내용이었다.

마지막으로 박 부소장의 경제이해력검증시험(테샛)에 대한 소개,경제 뉴스 쉽게 이해하기 수업이 이어졌다.
이렇게 해서 사흘간의 수업이 끝나고 해외 교사연수 추첨이 있었다.

기대는 안했지만 탈락하고 나니 섭섭한 마음이 없지는 않았다.

대구에서 같이 연수에 참가한 선배라도 되길 바랐지만 아쉬움을 뒤로 한 채 수료증을 받고 대구로 내려왔다.

강연을 들으면서 현실과 이론의 차이를 실감했고 한국 경제를 이끌어가는 기업의 노력을 더 잘 알게 됐다.

또 한국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함으로써 알찬 연수가 됐다고 생각한다.

다소 아쉬운 건 경제과목 지도상의 유의점,경제 수업에서의 강조점 등 실제 수업에서 도움이 될 만한 내용이 부족하지 않았나 하는 점이었다.

한국경제신문이 앞으로도 교사들을 위해 좋은 연수의 기회를 마련해줄 것을 부탁한다.

최병권 대구 대륜고 교사 choiibk@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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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생하고 알찬 경제 강의에 흠뻑 빠진 '꽃순이'의 추억

올해부터 교육대학원 출석 수업으로 인해 방학 중 연수는 포기하고 있던 참이었는데 나에게 '단비'가 찾아왔다.

학생들에게 나눠주고 있는 '생글생글'을 보다가 방학식과 동시에 사흘 동안 경제교사 연수가 있다는 기사를 보고 바로 신청했다.

한국경제신문이 주최하는 경제 연수는 처음이었지만 '고교 경제 수업 어떻게 가르치나'라는 연수 주제가 눈길을 사로잡았고,그동안 '생글생글'을 정기 구독하면서 한경이 보여준 경제교육에 대한 열의를 익히 알고 있기에 결코 실망하지 않을 것이라는 믿음이 있었다.

드디어 연수 시작! 연수는 서울 유스호스텔에서 진행되었는데 하루에 2시간씩 세 강좌,중식 무료 제공,간식도 푸짐,점심시간에는 산책도 하고,연수는 여유롭고 순조롭게 진행됐다.

첫째날 강의는 시사 경제에 초점이 맞춰졌다.

안재욱 경희대 교수는 통계자료를 활용해 경제 상태를 진단하는 방법과 그것이 시사하는 바를 알기 쉽게 설명했으며,유럽의 재정위기가 우리나라에게 주는 교훈을 강조했다.

그런데 그 과정에서 1930년대 세계 대공황의 원인과 극복 과정이 학생들에게 가르치고 있는 내용과는 다르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아니 이럴수가! 그럼 지금까지 내가 학생들에게 가르친 내용이 잘못됐다는 것인가!

당황스러웠다. 경제 교과서가 바뀐다는 소식이 들리는데 새 경제 교과서에서는 사실을 바로잡아 이 혼란스러움을 해결해주길 기대해본다.

유석진 삼성경제연구소 경영전략실장의 강의는 세계 경제가 얼마나 빠른 속도로 바뀌고,그 변화의 흐름 속에서 살아남기 위한 우리나라 기업들의 치열한 생존 경쟁의 열기가 얼마나 뜨거운지 새삼 확인할 수 있는 유익한 시간이었다.

변화의 속도가 더딘 교직 사회에선 느끼기 어려운 글로벌 경영 환경의 변화를 다양한 자료를 중심으로 알기 쉽게 전달해주고,따끈따끈한 시사용어도 소개하는 등 큰 도움을 얻은 강의 중 하나였다.

둘째날엔 '경제학의 기초개념'이라는 주제로 김종석 홍익대 교수가 강의를 했는데 유머가 섞인 청산유수와 같은 강의에 흠뻑 취했다.

사회 경제교사로서 당연히 알고 있는 기초 경제개념에 대한 설명이었지만 그동안 교과서를 통해 학생들을 가르치면서 접한 친숙했던 단어들을 재조합,재배열해 보다 쉽고 간결하게 자본주의 시장경제의 기본 바탕이 되는 개념들을 설명해 줘 신선했다.

나도 학생들에게 경제를 이렇게 재미있게 가르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시샘과 보다 나은 교사가 되고픈 욕구가 동시에 생겼다. 이어 김홍균 서강대 교수가 '환경과 경제'라는 주제로 강의를 했는데 '탄소시장'이 이슈이다 보니 관심이 많았다.

그래프로 외부불경제 개념과 탄소시장을 설명해줘 많은 도움을 얻었다.

셋째날은 학교 현장 교사의 경제교육 사례 발표가 있었다. 권영부 동북고 교사의 발표는 수년간 시행착오와 경험을 통해 얻은 경제교육 노하우를 짧은 시간에 배워가는 게 미안한 마음이 들 정도였다.

경제동아리 학생들과 함께 해 볼 수 있는 다양한 신문활용 교육의 사례를 접할 수 있어 너무나도 유익했다.

이어 김응현 부천 부흥중 교사는 체험식 경제수업을 소개했는데 미국의 체험식 경제교육을 한국의 교육실정에 맞게 재구성,흥미를 끌었다.

'체험으로 배우는 환율'이라는 실제 수업 사례는 상당히 도움이 됐다.

이렇게 사흘간의 경제 연수는 끝났다. 남은 것은 마지막 이벤트.연수 이수자 중 10명의 교사를 선발,겨울방학 때 해외에 경제 연수를 보내주는데 대상자 추첨이 수료식 직전에 있었다.

혹시나 하는 기대를 했지만 꽝! 이었다. 연수에 참여한 교사 60여명 중 잠실고 교사가 6명이나 있었는데 단 한명도 당첨의 행운을 누리지 못해 안타까웠다.

선배 교사가 마련한 감사의 꽃다발을 내가 주최 측에 전달하는 것으로 연수는 끝났다.

사흘간의 짧은 연수였지만 방학의 첫 단추를 야무지게 끼운 것 같아 뿌듯하다.

다만 함께 연수를 들은 교사들과의 대화시간이 없었던 게 아쉬움으로 남는다.

교수학습 방법에 대한 서로의 정보를 공유하는 것도 의미있는 시간이 될 수 있었을 텐데 말이다.

2010년 나의 첫 경제교사 연수는 '꽃순이'로서 따스한 추억과 함께 기억되리라.

다시 한번 한국경제신문에 감사드리며 앞으로도 좋은 경제연수를 마련해주길 바란다.

이혜영 잠실고 교사 hylee414@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