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의 한편에서는 먹을 것이 없어 빵 한 조각에 서로 싸우고 또 다른 한편에서는 음식이 남아돌아 걱정이다.

우리는 먹고 남은 음식물 쓰레기를 걱정하는 후자에 속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연간 15조원의 음식물 쓰레기가 나온다.

15조원은 연간 자동차 수출액과 맞먹는 금액이다. 이 금액이라면 월드컵 운동장 70개를 세울 수 있다고 한다.

그 많은 음식물 쓰레기를 처리하는 데 드는 4000억원의 비용까지 우리는 음식을 남김으로 해서 엄청난 손실을 보고 있는 셈이다.

뿐만아니라 음식물 쓰레기는 심각한 환경 오염을 유발한다. 음식물 쓰레기를 처리하는 방법에는 매립,소각,건조 등 여러 가지가 있지만 모두가 환경을 파괴한다.

토양,대기,수질오염까지 음식물 쓰레기는 환경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곳이 없다.

이처럼 우리에게 환경 오염과 함께 어마어마한 경제적 손실을 가지고 오는 음식물 쓰레기를 어떻게 줄일 수 있을까.

학생인 우리들이 실천할 수 있는 가장 기본적인 방법은 빈그릇 운동이다.

우리 학교의 경우 옆 학교와 합쳐 2500명의 학생들이 하루 평균 80㎏의 음식물 쓰레기를 버린다고 한다.

한 달이면 2.5t의 음식물 쓰레기를 배출하고 있는 것이다.

남은 잔반은 기러기 농장의 사료로 쓰이고 있다.

많은 다른 학교들도 농장의 사료로 음식물 쓰레기를 처리하고 있다.

하지만 요즘은 축산 농가의 수가 많이 줄어 잔반을 처리할 농장을 찾지 못한 학교들이 생겨나고 있다고 한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학교 측은 돈을 들여 전문 처리 업자에게 음식물 쓰레기를 맡길 수밖에 없는 것이다.

우리는 음식을 버리기 위해 돈을 들이고 제3세계의 많은 나라들은 음식을 구하기 위해 발버둥치고 있다.

빈그릇 운동은 이러한 모순된 상황을 극복할 수 있게 만들어 준다. '먹을 만큼'의 힘은 매우 크다.

먹을 만큼 받아 잔반이 남지 않게 되면 음식물 쓰레기를 처리하기 위해 돈을 쓰게 되는 일도 사라지고 환경 호르몬과 각종 오염을 일으키는 주범을 잡게 되는 것이다.

배식되지 않은 음식으로 도시락을 싸 사회의 소외 계층에 나누어 주는 운동도 실천할 수 있다.

이렇게 빈그릇 운동을 시행하는 많은 학교들은 벌써 이런 봉사활동도 하고 있다.

또한 음식물 쓰레기를 처리하는 데 들었던 비용으로 세계 여러 국가를 도울 수 있다.

가정과 사회 전체의 노력과 관심도 필요하지만 교육을 담당하는 학교에서 먼저 음식물 쓰레기 줄이기를 실천해 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환경과 지구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아프리카와 다른 나라의 굶주려 죽어가는 기아들을 생각해보자.

우리에게 주어진 한 끼 한 끼의 밥이 얼마나 감사하고 소중한 것인지 느끼게 된다면 기쁜 마음으로 빈그릇 운동에 동참할 수 있을 것이다.

세계를 바라보는 눈을 가슴으로 품고 아름다운 지구를 다 함께 만들어가기를 기대해 본다.

오민지 생글기자(부산국제외고 1년) dhalswl94@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