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부산에서 여중생을 납치하고 성폭행한 뒤 살해한 혐의로 기소된 김길태에 대해 법원이 지난달 25일 사형 선고를 내렸다.

재판부는 "과거에도 성폭행 범죄 전력이 있는 데다 반인륜적 · 반사회적 범죄를 거듭하는 점,오로지 성적 욕구 충족을 위해 어린 피해자를 잔혹하게 살해한 점,잘못을 전혀 반성하지 않는 점,폭력적인 성향 등을 고려할 때 사회로부터 영원히 격리할 필요가 있다"며 극형을 선고한 이유를 밝혔다.

재판부는 또한 "사형은 문명사회에서 예외적 형벌이어야 하지만 고통 속에 숨진 피해자의 생명이 피고인의 생명보다 결코 덜 중요하지 않다"며 극형을 선고한 이유를 밝혔다.

옥중에서 남은 생을 보내야 하는 김길태.그리고 그가 우리에게 주는 교훈은 무엇일까?

지난 봄,전국이 김길태 사건으로 인해 떠들썩했고,자녀들을 가진 부모들은 불안에 떨어야만 했다.

이번 사건은 우리 사회에 만연해 있는 성범죄 재발 방지를 위한 체계적이고 근본적인 대책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워 주었다.

김길태 사건과 같은 아동 성폭력 사건이 끊이지 않고 발생하고 있고 우리 사회는 불안에 떨고 있지만,정작 성폭력 · 성범죄 방지책에 대한 인식은 아직 미약하다.

이번 사건을 통해 우리는 아동과 여성들에 대한 현실적인 교육과 가해자를 길러낸 우리 사회에 대해 성찰을 해 볼 필요가 있다.

무조건적인 처벌만이 능사가 아닌,우리사회가 이성적으로 범죄자들에게 관심을 가지고 지속적인 교육을 해야 한다.

피해자들이 겪었던 아픔과 수치를 단순히 법이라는 도구를 통해 분노와 응징을 하는 것이 아니라,진심 어린 관심과 배려로 제2의 김길태 사건을 막아야 할 것이다.

재발 확률이 높은 성폭행에 대한 강도 높은 처벌뿐만 아니라,사회적 배제(social exclusion)를 느끼는 개인에 대해 우리 사회는 좀 더 열린 마음과 관심을 가져야만 한다.

언제부터인가 여성들이 밤길을 다니기 두렵고,어린이들이 한낮에도 동네에서 마음껏 뛰어놀지 못하게 되어버린 우리나라.

하지만 국민들이 안심하고 생업에 종사하며 어린이가 보호받는 세상을 가꾸기 위해 우리 모두가 마음을 모아 노력을 한다면,충분히 해결해 나갈 수 있는 문제다.

더 이상의 피해자들이 울지 않게,단순히 정부를 비판하는 것도 아닌,범죄자들을 비난하는 것도 아닌,더 이상의 범죄자들이 나오지 않게 사회의 총체적 대응이 절실하다.

김민지 생글기자(서울 국제고 2년) kmjee7060@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