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이 먼저냐··· 분배가 먼저냐···

가장 대표적인 불평등도(不平等度) 지수의 하나는 로렌츠곡선이다.

로렌츠곡선은 한 사회의 구성원을 소득이 가장 낮은 사람부터 높아지는 순서에 따라 배열했을 때,하위 일정 퍼센트에 속하는 사람들이 차지하는 전체 소득 중의 비율을 나타내는 점들을 모아놓은 곡선이다.

다음 그림에 나타나 있는 로렌츠곡선을 보면 하위 50%의 국민이 전체 소득의 20%를 차지하고 있고,하위 30%의 국민이 10%의 소득을 차지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또 하나의 불평등도 지수는 지니계수(Gini Coefficient)이다.

지니계수는 실제 소득분배곡선인 로렌츠곡선과 가상 분배균등선인 대각선 사이의 면적(호 OL과 대각선이 이룬 면적:α)을 대각선 아래 삼각형의 면적(ΔOLM의 면적:α+β)으로 나눈 것이다.

지니계수는 0에서 1까지의 값을 가지며 1에 가까울수록 소득불균등 정도가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논술 기출문제 풀이] 제 9회 생글논술 경시대회 고 3 유형 문제
사람들의 키를 각자의 소득에 비례하여 늘리거나 줄여 놓고 이들을 키가 작은 순서대로 행진을 시킨다고 한번 상상해 보기로 합시다.

참고로 행진에 걸리는 총 시간은 60분으로 주어져 있습니다.

자 그럼 맨 처음 등장할 '숏다리'는 어떤 모양을 하고 나타날지 궁금하지 않습니까?

그런데 이 사람의 모습을 보니 땅속에 머리를 처박고 거꾸로 들어오고 있습니다.

아마 사업을 하다가 실패해서 빚만 잔뜩 짊어지고 있는 사람인가 봅니다.

거꾸로 선 사람들이 잠시 지나가더니 똑바로 선 사람들이 들어오기 시작하는데,이들은 키가 하도 작아 땅바닥에 달라붙은 것 같이 보입니다.

아마 정부에서 주는 생활보조금으로 살아가는 노약자들이거나 지하도 계단에 엎드려 있는 사람들인 것 같습니다.

다음에 들어오는 사람들도 역시 키가 몇 십㎝밖에 안 되는 난쟁이들입니다.

차림새를 보아하니 아마 길거리의 노점상이나 하루 벌어 하루 먹고 살아가는 도시 영세민들로 보입니다.

이런 사람들이 한동안 지나간 뒤에 키가 1m 정도 되는 사람들이 나오기 시작합니다.

가만히 살펴보니 동네 구멍가게 아저씨,새벽마다 길거리를 쓸고 다니는 청소부 아저씨도 끼어 있습니다.

시간이 좀 더 흐르자 기능공임을 자부하는 이웃집 순이 아빠,아침밥을 먹는 둥 마는 둥 허겁지겁 지하철역으로 뛰어가는 젊은 샐러리맨의 모습도 보입니다.

어느덧 30분이 흘렀습니다.

이제는 평균키를 가진 사람들이 나오려니 했는데 아직도 '숏다리'들만 계속해서 나오고 있습니다.

40분이 다 되었는데도 평균키의 사람들은 보이지 않습니다. 45분이 넘어서야 이제 겨우 제대로 된 사람들이 보이기 시작하는데 평균키를 가진 사람들은 48분쯤이 되어서야 나타나기 시작합니다.

그런데 평균키의 사람들이 지나가면서부터는 사람들의 신장이 몇 십㎝씩 급속도로 커지기 시작합니다.

키뿐만 아니라 차림새 또한 갈수록 달라지기 시작하는데 최소한 웬만한 기업의 중견간부 정도들은 돼 보입니다.

마지막 6분을 남겨 놓고는 키가 5m나 되는 '롱다리' 변호사,의사,그리고 TV에서 많이 보던 스타들도 섞여 나오고 있습니다.

시간이 거의 다 끝나가면서 오늘 행진의 하이라이트가 다가오고 있습니다.

마지막 1분을 남겨 놓고 나오는 사람들은 키가 고층빌딩 만한 장대들입니다. 머리가 벗겨진 재벌 회장도 있고 거물 정치인도 보입니다.

끝나기 몇 초 전에 등장하는 사람들은 얼굴이 구름에 가려 누가 누구인지 잘 알아볼 수도 없어 여기에 자세히 적지 못합니다.

경제성장이 소득 분배의 균등화를 위한 최선책이라는 사실을 강조하고 싶다.

그 이유는 무엇인가?

누구에게나 가장 불행한 것은 일할 의욕과 능력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일자리를 구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인간은 누구나 실직상태에서 사회의 버림을 받았다고 생각할 때 인생의 가장 큰 비애를 느낀다.

또한 사회적으로 볼 때 일자리를 구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가난한 사람들이 된다.

경제 성장은 무엇보다 많은 일자리를 만들어 가난한 사람들로 하여금 돈을 벌 수 있게 하고 또한 수많은 사람들로 하여금 될 수 있으면 능력과 적성에 맞는 직종에서 일할 수 있도록 만든다.

이와 같이 경제성장은 근로자들에게 임금이 자연적으로 많이 돌아가게 만든다.

즉,국민의 소득이 생활수준을 가장 평화롭고 자연스러운 방향으로 상승시킨다.

세계은행이 집계한 다음의 세계발전지표(World Development Indicator) 자료는 이를 잘 보여준다.

전 지구적 차원에서 볼 때,절대빈곤은 꾸준히 줄어들고 있다.

하루 1달러(2000년도의 달러 기준으로 환산한 가치) 미만의 지출에 의존해 살아가는 인구는 1970년에는 전 세계 인구의 26.8%를 차지했지만 2006년에는 세계 인구의 5.4%로 줄었다.
[논술 기출문제 풀이] 제 9회 생글논술 경시대회 고 3 유형 문제
그리고 이와 동시에 소득 불평등도 역시 감소했다.

연도에 따른 부분적 증감은 있지만,지니계수는 거시적으로 볼 때 전 지구적 차원에서 꾸준히 감소해왔다.

이는 경제성장을 통한 절대적 빈곤의 해결이 지니계수로 대표되는 상대적 빈곤 문제를 해결한다는 사실을 잘 보여준다.
[논술 기출문제 풀이] 제 9회 생글논술 경시대회 고 3 유형 문제
허시만(Hirschman)은 주변 사람이 하나 둘 위기를 벗어나는데 자기만 위기 속에 그대로 있을 때 불만이 폭발한다는 '터널 효과'를 주장한 바 있다.

분배를 무시한 채 성장만 계속 추구하면 결국 효율성이 떨어져 성장에 저해가 된다는 이론이다.

후진국에서 선진국에 이르는 과정을 2차로 일방통행의 긴 터널을 벗어나는 것이라고 볼 때,초기에는 두 차로 중에 어느 하나가 움직이면 다른 차로에서 기다리는 사람도 자기가 있는 차로가 곧 움직이리라는 기대에 부풀게 된다.

그러나 계속 다른 차로만 움직이고 자기 차로의 정체가 계속되면 불만이 쌓이게 된다.

심지어 터널 앞에서 차량 소통을 규제하는 교통경찰을 불신하게 된다.

그 결과 불만에 찬 운전자가 교통법규를 무시하게 돼서 터널 속은 더욱 혼잡해지고,정체가 심해지고 만다.

경제발전 초기에는 소득 불평등에 대한 허용도가 높다가 경제가 발전함에 따라 점점 낮아진다.

이를 분배 개선으로 충족시키지 못한다면 경제적 불안에서 비롯된 사회적,정치적 불안으로 경제성장의 원동력마저 잃게 된다.

아무리 기다려도 성장의 혜택을 받지 못한 채 빈부의 격차가 심해진다면 정부에 대한 불신으로 위법 · 탈법행위가 만연하게 된다.

이는 결국 국가의 경제 성장을 가로막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중략……)

사회적 위험과 불안이 커지는 상황에서 사회보장의 패러다임을 강화하지 않으면 저성장의 틀 안에서 오직 혼란만 가중될 것이다.

장기적 흐름을 볼 때 성장률 저하는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

시장경제가 제자리를 찾기 위해서도 새로운 사회보장 인프라가 구축되어야 한다.

우리 사회에서 드러나는 경제적 양극화를 완화하려면 국가가 소득 재분배에 적극적으로 개입하는 것이 불가피하다.


성장은 계층간 소득 불평등을 심화시킨다?

한 사회의 불평등도와 경제성장의 관계에 관한 다음과 같은 가설들이 일군의 경제학자에 의해 주장된 바 있다. 아래의 그래프에서 x축은 불평등도를 의미하고 y축은 경제성장률을 나타낸다.
[논술 기출문제 풀이] 제 9회 생글논술 경시대회 고 3 유형 문제
제9회 생글생글 경시대회 인문 고3유형은경제학적 개념을 설명하는 글과 도표가 등장하였지만 일상생활 속에서 언제나 느끼는 문제의식을 토대로 논제가 구성되었기 때문에 배경지식이 없더라도 꼼꼼하게 제시문을 독해하고 논제가 요구하는 바를 정확히 파악하기만하면 답안을 구성할 수 있는 쉬운 문제가 나왔다.

모든 논술시험의출제의도는 두 가지 방향으로 정리된다.

①이해분석력 평가

②사유능력의 핵심이되는 논리 비판력 측정이다.

그리고 물론이 과정에서 ③표현력은 언제나 함께 평가된다.

생글 경시대회 역시 제시문의 핵심논지를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능력 및 자신의 관점을 논리적으로 전개해나갈 수 있는 역량과 이를 자료를 통해 입증할 수 있는 능력을 검증하기 위해 논제가 구성되었다.

논제의 요구에 따라 답안을 작성하되,이해하기 쉬운 문장과 유기적으로 연결된 문단구성을 통해 명쾌한 전달력을 가진 글을 쓴 학생,제시문을 참고하되 제시문의 문장을 거의 그대로 옮겨 적다시피하지 않고자신만의 우수한 표현력과 사고력을 보여준 학생,논리적 체계와 일관성을 갖춰 자신의 주장을 명확하고 설득력 있게 제시한 학생이 좋은 평가를 받을 것이다.

⊙ 제시문 분석

제시문 [가]는 조순 · 정운찬 공저, <경제학원론>에서 발췌한 글이다.

발췌한 대목은 사회의 소득분배를 나타내는 방법인 로렌츠 곡선(Lorenz curve)과 지니계수(Gini's coefficient)의 개념을 설명한다.

사회의 소득분배를 그냥 일상 구어로만 표현하자면 설명이 너무 장황해지기 때문에 이를 수치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방법을 찾아 전달하면 간편하다.

제시문에 등장한 로렌츠 곡선과 지니계수는 소득 5분위 배율, 10분위 분배율 등과 함께 한 사회의 소득분배를 나타내는 가장 대표적 방법이다.

로렌츠 곡선은 미국의 통계학자 로렌츠가 창안한 방식이라서 그의 이름을 따서 로렌츠 '곡선'이라고 부르는데, 도식에서 x축은 인구의 누적을 의미하고 y축은 소득의 누적을 의미한다.

그런데 로렌츠가 x축에 인구를 누적시키는 데는 순서법칙이 존재한다.

가장 가난한 사람부터 줄을 세워 가장 부유한 사람까지 일렬로 정리하는 것이다.

로렌츠 곡선의 개념을 쉽게 이해하자면 다음과 같은 장면을 상상하면 된다.

우리나라의 사람들을 모두 광장에 불러내어 소득이 적은 사람들부터 소득이 가장 많은 사람까지 일렬횡대를 만든다.

그리고 이들에게 차례차례 지나가면서 자기의 소득을 광장에 쌓아 올리게 한다.

차곡차곡 높이 쌓여가는 돈의 탑(塔)은 로렌츠 도식 y축의 누적소득이다.

가난한 사람들이 지나갈 때에는 탑이 높아지는 것을 별로 못 느낀다.

이들의 주머니는 가볍기 때문에 돈의 탑(누적소득)은 천천히 증가한다.

하지만 부유한 사람들이 지나갈 때는 그들의 주머니에서 뭉텅뭉텅 나오는 돈다발이 많기 때문에 탑의 높이가 가파르게 증가한다.

그래서 보통 한 사회의 소득분배를 인구누적에 따른 소득누적의 방식으로 나타내면, 초반에는 그래프가 완만하게 증가하다가 후반에는 급경사로 증가하는 커브(curve) 형태가 된다.

그러나 사회의 소득분배가 극단적인 경우에는 로렌츠 '곡선'이 사실은 로렌츠 '직선'이 되어 버린다.

사회의 모든 사람들이 동일한 소득을 가지고 있다고 가정해 보자.

그렇다면 이들이 횡렬로 지나가며 돈을 쌓을 때, 주머니에서 나오는 돈의 양은 언제나 일정하다.

그래서 돈의 탑은 정확하게 같은 높이로 증가한다.

그래서 로렌츠 도식에서 인구누적과 소득누적이 정확히 비례하는 대각선은 완전균등상태를 의미한다.

반대로 완전불균등 상태 역시 그래프가 특이한 모양새가 된다. 한 사회의 모든 소득을 오로지 단 한 명만이 독점하는 경우를 상상해보자.

그렇다면 (n-1)의 나머지 사람들은 개인소득이 0이고, 당연히 이들이 아무리 많이 모여봤자 누적되는 소득도 0이다.

로렌츠 그래프는 y=0의 값으로 배를 찰싹 깔고 x축의 (n-1)까지 진행되다가 마지막 한 사람이 돈다발을 꺼내놓는 순간 90도 직각으로 위로 치솟는다.

이러한 로렌츠 곡선을 잘 이해하였다면, 이탈리아 인구사회학자인 지니(Gini)가 제시한 지니계수가 왜 0 이라는 하한 값을 가질 때 완전균등을 뜻하고, 1이라는 상한 값은 완전불균등을 의미하는지 쉽게 이해할 수 있다.

각각의 경우 로렌츠 곡선의 모양이 대각선 또는 직각이 되기 때문이다.

제시문 [나]는 네덜란드 경제학자 얀 펜(Jan Pen)이 쓴 <소득분배>에 나오는 '난쟁이들의 행진'이라는 우화이다.

이 우화에는 한 시간 동안 사회의 모든 사람들이 나와 퍼레이드를 벌인다.

그런데 이 행진의 특징은 출연하는 사람들의 키가 그 사람의 소득에 비례한다는 것이다.

평균소득을 가진 사람은 평균 키로 이 행렬에 나타나고, 평균 소득 이하를 가진 사람은 작은 키로, 평균소득 이상은 큰 키로 출연한다.

그리고 60분의 시간이 흐르는 동안 한 사회에서 가장 가난한 사람부터 가장 부유한 사람이 일렬로 행진을 하기 때문에, 행진 시간은 인구의 비율을 의미한다.

저소득층부터 고소득층 순서로 사람들을 세운다는 것은 로렌츠 곡선과 비슷하지만 로렌츠 도식에서 세로축 y가 누적소득을 의미하는데 비해, 얀 펜의 행진에서 키는 각 개인의 소득을 의미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얀 펜의 행진에서 행진시간의 의미와 키의 의미를 정확히 알면 어떤 사회가 묘사되는지 알 수 있다.

이를 위해 제시문에서 구체적 수치로 제시된 시간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

행진시간이 30분 경과되었는데도 우화에서는 난쟁이가 걸어가고 있다.

이는 중위소득(인구를 소득 크기 순으로 한 줄로 세웠을 때 한가운데 있는 사람의 소득)이 평균소득에 못 미친다는 의미이다.

또한 전체 60분의 행진시간에서 48분이 되도록 평균 키(평균소득)를 가진 사람이 안 나왔다는 것은 48/60=0.8, 즉 사회의 80%에 해당하는 사람들의 벌이가 사회의 평균소득에 못 미친다는 것이다.

사회의 절대 다수인 80%의 사람들이 평균소득 이하라는 것은 고소득층 20%의 사람들로 인해 전체적인 평균값이 상향 조정된 상태임을 뜻한다.

특히 나머지 6분, 즉 상위10%(10/60=0.1)의 사람들의 키가 급속히 커진다는 것은 상위10%의 사람들의 소득이 무척 높으며 행진이 끝나기 전 몇 초 동안 등장하는 구름을 넘는 거인들은 최상위층의 개인소득이 대단히 높음을 말해준다.

그러나 이 우화의 제목이 '거인들의 행진'이 아니라, '난쟁이들의 행진'인 것은 사회의 80%를 차지하는 사람들이 난쟁이고 나머지 20%의 사람들이 일반인, 키다리, 거인이기 때문이다.

얀 펜이 묘사한 사회에서는 난쟁이가 많음에도 불구하고 키다리들의 소득이 전체평균을 끌어올린, 소득의 불평등이 심한 사회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제시문 [다]는 하버드 대학의 드와이트 퍼킨스(Dwight H. Perkins) 교수의 주장과, 그에 해당하는 세계은행(World Bank)의 자료를 편집하였다.

퍼킨스 교수는 경제성장을 통한 소득격차의 해소를 주장한다.

그런데 이러한 주장은 반증의 여지가 있다. 자료에 따르면 절대빈곤의 감소와 소득격차의 감소에는 분명 동시성(同時性)이 존재한다.

하지만 이 둘 사이에 상관성(相關性)이 있다거나 인과관계(因果關係)가 존재하느냐는 엄밀히 따져보아야 한다.

퍼킨스 교수의 주장대로 둘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을 수도 있지만 절대빈곤 감소와 상대빈곤 감소가 동시에 발생하였을 뿐 서로 무관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제시문 [라]는 허시만 효과를 설명하며,우리나라가 터널 속 2차선의 정체상태에 해당한다고 말하는 김용하 한국보건사회연구원장의 글이다.

제시문 [마]는 소득의 '격차'가 지니는 긍 · 부정적 영향을 보여준다.

사회의 격차는 그 정도가 어떠하느냐에 따라 경제성장에 도움이 되기도 하고 오히려 성장을 저해하기도 한다.

어느 정도의 격차는 동기를 부여하기 때문에 경제성장률을 높이지만 지나친 격차는 경쟁의욕을 상실하게 하고 사회의 통합을 저해하여 경제성장률을 낮춘다.

만약 사회의 격차가 최적(optimum) 수준에 못 미치는 상태라면 성장 측면에서는 분배문제를 그다지 시급하게 생각할 필요가 없다.

오히려 성장을 유발하는 격차 형성에 관심을 가질 수 있다.

하지만 격차가 최적 수준을 지났다면 분배문제는 복지적 관점에서 접근해도 긴급한 것이지만 성장의 측면에서도 격차를 해소하여야 경제성장을 도모할 수 있다.

제시문 [바]는 송병락 교수의 <한국경제론>에서 발췌하였다.

송병락 교수는 한국인들의 분배균등 요인을 인종적 동일성과 교육의 공개경쟁제도를 통한 기회균등에서 찾는다.

제시문 [사]는 여러 지표를 제시하였고, 수험생들은 이를 적절히 활용하거나 비판하면서 자신의 논리를 일관되게 전개하면 된다.

⊙ 논제의 평가지표

▼1번 답안구성과 평가지표=제시문을 읽고 얼마나 정확하게 개념을 이해하고 이를 답안에 조리 있게 표현하였느냐가 관건이다.

수리기하학적 설명만 늘어놓는 답안은 옳지 못하다.

로렌츠 곡선이나 지니계수 모두 사회의 경제적인 면을 표현하기 위한 하나의 도구(tool)로 쓰인 것이니 만큼 로렌츠 곡선과 지니계수의 의미를 사회경제학적으로 풀어서 쓸 수 있어야 한다.

또한 얀 펜이 묘사한 가상행진에서 경과시간이 지니는 의미(전체인구에서 각 개인이 점하는 위치)와 각 개인의 키(해당인의 개인소득)를 정확하게 이해하여야 한다.

▼2번 답안구성과 평가지표=자신의 입장을 선택하고, 그에 관한 논리적 설명을 진행함에 있어서 주어진 제시문의 정보를 적절하게 활용하거나 비판적으로 반박하는 능력을 검증한다.

세 제시문의 논지를 정확하게 이해하고, 이를 자신이 주장전개에 논리적으로 활용하여야 한다. 만약 성장을 택하였다면 현실의 상태가 제시문 (마)의 최적격차(optimum) 왼쪽에 있는 수준이며, 퍼킨스 교수의 주장대로 성장을 하면 분배 문제도 그에 수반하여 자동적으로 해결된다는 논지를 구성한다.

반면에 분배가 긴급하다는 입장을 택했다면, 현실의 상태가 제시문 (마)의 최적격차(optimum)에서 오른쪽으로 넘어가 과도한 상태이며 이러한 경우 허시만의 터널효과에서 설명하는 부정적 측면을 염려해야 한다고 답안을 구성한다.

분배도 분배지만 경제성장을 위해서 격차해소를 위한 분배에 유의하자는 내용으로 답안이 전개된다.

▼3번 답안구성과 평가지표=이 문제 역시 '논증' 문제이다. 주어진 자료를 '적절히 활용'하여 본인이 지지하는 견해의 논리적 합당함을 보여야 한다.

정보의 일면적 파악이나 피상적 인식에 그치지 않고 이를 체계적으로 이해하여 분배문제라는 주제의식에 적용할 줄 알아야 한다.

주어진 글과 자료를 상호 연관시켜 다양한 측면에서 사고하고, 본인의 견해를 논리적으로 구성할 수 있도록 요청하는 문제이다.

홍보람 S · 논술 선임연구원 nikehbr@nons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