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해운대'를 관람하다 보면 한여름 더위를 식히고 있는 수백만의 휴가철 인파와 평화로운 일상을 보내고 있는 부산 시민들이 모인 가운데 갑자기 초대형 쓰나미가 부산의 해운대 앞바다를 덮친다.

사람들은 처음 겪는 쓰나미에 어떻게 대피해야 할지 몰라 우왕좌왕 하다 결국 파도에 쓸려 내려간다.

삽시간에 해운대는 아비규환으로 변하는 장면이 나온다.

이와 같은 일은 순전히 영화에서만 등장하는 일이 아니다.

만약 해운대에 있던 사람들이 좀 더 침착하게, 또 일사불란하게 대피했더라면 대규모 참사의 피해는 어느 정도 막을 수 있었을 것이다.

지난 5월12~14일,전국적으로 '재난대응 안전 한국훈련'이 실시됐다.

신속한 초동 대응 실현 및 재난대응시간 10% 단축,민관협력 및 국민참여를 통한 대응능력 강화가 이 훈련의 목표였다.

5월13일,경북에 소재한 A학교.사이렌이 울리자 안내 방송에 따라 학생들과 선생님들은 운동장으로 대피했다.

신속하게 운동장으로 대피하는 학생은 아무도 없었다.

오히려 학생들은 운동장으로 조회를 나가는 듯한 태도를 보였다.

경북 소재 B고등학교는 안전훈련 실시를 알리는 사이렌이 울림에도 불구하고,소리를 무시한 채 계속 수업을 진행하기도 했다.

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안전훈련의 경우 시범 위주의 모의 훈련이 대부분이다.

그렇기 때문에 학생들은 선생님들의 시범을 지켜보는 관람객으로 전락하고 만다.

또한 재난 대응훈련은 일회성으로 끝나버리기 쉽다.

현재 실시되는 모의훈련을 통해서는 학생들이 적극적이고 능동적인 대피방법을 배우기는 어렵다.

그러므로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지자체와 학교 단체가 협력해 각 지역의 특색에 맞는 실용적인 훈련을 학생들에게 실시해야 한다.

범전국적인 훈련프로그램과 더불어 학교 내에서도 안전훈련이 지속돼야 한다.

시도때도 없이 울리는 화재경보시스템을 수리하고,먼지가 소복이 쌓인 소화기를 닦은 후,일주일에 한 번 정도 흔들어 줄 것을 학생들에게 당부해야 한다.

일본의 경우 우리나라보다 훨씬 앞서 지진재난에 대비한 훈련을 실시해왔다.

매년 9월1일을 방재의 날로 지정하고 중앙정부와 지자체,각급 학교,기업과 지역주민이 함께 지진 방재훈련을 실시하고 있다.

대규모 지진에 대비해 비상식량과 물품을 비축하고,가족간 비상연락 방법,지진 발생시 만날 장소를 미리 약속해 놓는 등 철저히 대비하고 있다.

언론에서도 수시로 지진재난에 대비한 국민행동요령 등을 홍보하고 있다. 또한 지진 발생과 동시에 언론매체를 통해 지진 발생 상황을 실시간으로 전파함으로써,국민들이 혼란에 빠지지 않도록 정확한 정보를 전달하고 있다.

그 외에 미국 EU 등 재난 관리 선진국에서도 재난과 지진 등에 대비해 체계적인 훈련을 실시하고 있다.

매년 발전된 '재난대응 안전한국훈련'을 통해 세계 무역량 14위에 걸맞은 재난 대응 안전한국을 기대해 본다.
정은이 생글기자(김천 성의여고 3년) lcjyy1004@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