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개인이나 기업,심지어 정부라도 수입보다 지출이 많으면 경제는 불안해지게 마련이다.

지금 그리스 정부가 심각한 재정위기에 처했다.

정부는 거둬들인 세금이나 각종 사업에서 얻은 수익의 범위 내에서 지출을 해결해야 하는데,지나친 인기 지향적 정책을 펴고 국민들 또한 나태한 태도를 보이다 보니 재정 적자를 피할 수 없는 것이 당연하다.

정부가 발행하는 국채는 정부 재정에서 큰 부분을 차지하는데,이렇게 그리스 정부가 경제적으로나 정치적으로나 불안하다 보니 사람들이 그리스 국채를 사줄 리가 없다.

설사 스스로 일어서려 노력한다고 해도 그리스는 유로(EURO)화를 사용하고 있어서 돈을 찍어낼 수 없다.

따라서 자립적인 통화정책을 펼칠 수가 없는데 그리스의 경제가 불안정함에 따라 그리스와 같이 유로를 쓰는 나라들도 함께 흔들리기 시작했다.

이를 사람들은 '그리스 바이러스'라고 부르고 그리스를 비롯해서 정부의 빚이 많은 몇몇 남유럽 국가들을 재정 불량국으로 분류하기에 이르렀다.

처음에는 독일 등의 국가들이 그리스를 비판하며 절대로 그리스를 지원하는데 동의할 수 없다면서 강경하게 반대하는 입장을 표명했다.

하지만 그리스뿐만이 아니라 포르투갈이나,이탈리아,스페인 등의 국가들까지 경제적으로 불안해지고 전 세계에 금융위기의 어두운 그림자가 짙어짐에 따라 자신의 손해를 막기 위해 어쩔 수 없이 국제통화기금(IMF)까지 동원해 그리스에 대한 지원(약1100억유로)을 결정하게 되었다.

그리스를 살리기 위해 어마어마한 돈을 지원했음에도 불구하고 지금의 그리스의 태도로 보아서는 그리스가 다시 일어날 수 있을지 아니면 도미노처럼 전 세계의 국가들이 무너져서 미국의 대공황을 이은 세계적 금융위기에 다시 봉착할지 알 수 없다.

그리스의 재정 위기를 보면서 적어도 한국인이라면 어디서 본 듯한 느낌이 들 것이다.

바로 우리나라의 1997년 IMF외환위기와 비슷하다는 점이다.

재정위기라는 난관에 부딪힌 점은 같지만 그 어려움을 헤쳐 나가는 태도는 정 반대다.

세계의 언론들도 한국의 1997년도 IMF금융위기와 현재의 그리스 경제위기를 비교하면서 적나라하게 그리스를 비판하고 있다.

우리나라에 외환위기가 닥쳤을 때 우리는 어땠는가.

누구 할 것 없이 금 모으기 운동을 하고 아껴 쓰고,눈물겨운 구조조정까지 해가며 위기를 넘길 수 있었다.

하지만 그리스는 아직도 스스로 이 위기를 벗어나려는 노력을 전혀 하지 않고 있다.

현실을 자각하기는 하는 건지,일례로 아직도 퇴직자들은 정상적으로 연금을 받으려고 하고 정부는 나태하게 앉아서 공기업의 구조조정을 할 생각도 않는다.

이런 그리스의 국민적 도덕적 해이를 보면 유로화의 가치 하락 정도가 아니라 몰락이라는 말이 나올지도 모른다는 걱정이 앞선다.

학교에서 소위 노는(?) 선배들이 약한 학생들을 때리듯이 나라가 약해지면 국제 투기 자본의 공격을 받는 법이다.

예를 들면,앞으로의 국채 등 그리스와 관련된 금융 상품의 선물 거래 가격을 낮게 책정해서 후에 그리스의 금융 상품들의 가격이 낮은 가격에 거래되도록 유도하기도 한다.

또 낮은 가격에 사두었다가 구제금융이 집행돼 가격이 잠시 올라갔을 때 다시 파는 단기 투기 자본의 속성상 악순환이 계속 될 수도 있다.

그리스의 재정위기는 이미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

그리스가 이런 지원에도 일어나지 못한다면 유럽의 유로화를 쓰는 국가들을 시초로,다른 유럽의 국가들로 번질 수 있고,나아가 전 세계의 국가들로 도미노처럼 금융위기가 퍼져나갈 것이다.

수출이 우리나라 경제에서 상상할 수 없을 만큼 큰 비중을 차지하는 만큼 국제적 경제위기가 다시 재발된다면 우리도 그 충격에서 벗어날 수 없을 것이다.

앞으로 그리스의 태도가 국제 경제를 좌우할 것으로 보이므로 그리스의 정부나 국민들의 자세에 큰 변화가 요구된다.

허백 생글기자(경기고 2년) huhbaek102@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