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글생글 학생 여러분,그리고 생글을 가르치시는 선생님.

저는 생글생글 편집 책임을 맡고 있는 정규재 경제교육연구소장입니다.

오랜만에 편지를 드립니다.

전국의 학교 교정들마다 진달래와 벚꽃이 활짝 피어 있겠지요. 이제 철쭉이 다음 순서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산수유와 산수유 비슷하게 생긴 생강나무의 노란 꽃들이 이미 피었다 졌고 진달래와 목련과 벚꽃이 언제나 순서를 맞추어 피는 아름다운 봄입니다.

김유정의 동백꽃은 바로 이 생강나무 꽃을 말한다고 합니다.

4월은 잔인한 달이라고 노래한 시인은 T S 엘리엇이지만 한국인들에게 이번 봄은 진정 슬픔의 노래를 가슴 속에 묻어야 하는 그런 4월이었습니다.

애국심이란 무엇인지를 다시 새기게 되는,그리고 의무와 책임이라는 것이 무엇인지 창밖을 보며 가만히 생각하게 되는 그런 시간들이었습니다.

생글기자 현장 체험 늘리고

오늘 불쑥 편지 드리는 것은 생글생글의 연중 계획도 말씀드리고 몇 가지 부탁도 드리고 안내드릴 일이 있기 때문입니다.

우선 지난주 마감한 생글 기자 모집에는 622명의 학생들이 지원해 주었다는 점을 보고 드립니다.

학생들의 참여를 확대하기 위해 올해는 생글기자 및 테샛 펠로 100명을 선정하기로 하였으나 이렇게 많은 지원자가 몰려 다소는 당혹스럽습니다.

사람을 뽑는다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입니다.

대학에 입학하기 위해 밤낮을 매달리는 것도 선발이라는 것의 엄중함에 대해 우리 모두가 잘 알고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학생들의 자기소개서를 중심으로 열심히 들여다보겠습니다.

기자단 운영도 올해는 주요 경제계 인사와의 인터뷰 등을 적극 주선하고 산업계를 시찰하는 등 다양한 현장 경험을 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생글 선생님들께는 말씀드릴 일이 많습니다.

우선,열심히 생글을 가르친다고 무슨 특별한 인센티브가 있는 것도 아닌데 무거운 생글 신문 뭉치를 받아 학생들에게 배포하고,읽히고,가르치고,문제를 출제하고,독후감을 검토하고,NIE교육을 베푸는 등으로 고생이 많은 선생님들께 정말 깊이 감사드립니다.

쏟아지는 잡무에, 행정 처리에, 학생과 학부형 상담에 고생하시는 선생님들께 무엇을 해드릴 수 있을지를 항상 고민은 하지만 저희의 자원이 한정돼 있고 일과에 쫓기다 보니 소홀했던 것이 사실입니다.

논술 교사 연수 꼭 개최

지난해 여러 가지 저희 측 사정으로 시행하지 못했던 논술교사 연수를 올해는 여름방학 중에 꼭 개최하겠습니다.

생글 논술교사 연수는 저희들로서도 매우 중요한 과업으로 생각하는 그런 일입니다. 다행히 예산도 확보되었습니다.

경제체험대회도 거르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해외 연수도 아직 지역은 미정이지만 올해는 반드시 재개하겠습니다.

또 가능한 한 제가 직접 동행하면서 충실하고 재미있는 그리고 유익한 연수가 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그동안 많은 선생님들과 여행길에서 우정을 쌓아왔지만 그 만남을 이어가면서 무언가 지속적인 모임을 만들어내는 데 소홀했던 것은 저도 유감스럽게 생각합니다. 좀 더 노력하겠습니다.

생글 자문교사 모임도 곧 갖겠습니다.

교사 해외연수도 부활

한 가지 꼭 말씀드려야 할 것은 생글 신문과 관련한 부탁의 말씀입니다.

그동안 예산 제약 등으로 일부 학교에는 부수를 제한해 보내드릴 수밖에 없었습니다.

또 일부 학교이기는 하지만 적지 않은 예산이 들어간 생글 신문이 충실하게 읽혀지지 않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 모든 일에 선생님의 도움과 관심과 지도가 절실하게 필요합니다.

생글은 다른 무가지와 달리 높은 교육적 가치와 목표를 지향하고 있다는 것은 잘 아실 것이라고 믿습니다.

저희들이 생글을 제작하는 철학이나 이념은 좋은 경제성장이 사회를 발전시키고 사회 발전에 따라 사회는 더욱 도덕적 지향성을 갖게 된다는 것입니다.

경제와 도덕이 별개의 것이 아니라,그리고 경제가 단순히 약육강식의 법칙이 아니라,경제성장과 발전을 통해서 비로소 사회가 선하게 되고 보다 높은 가치를 지향할 수 있게 된다는 확고한 신념입니다.

가난하면서 건강하고 동시에 도덕적일 수는 없습니다. 이 가치야말로 생글생글을 제작하는 철학의 기초입니다.

경제학 교과서와 도덕 교과서가 별개일 수는 없습니다. 바로 여기에 경제와 논술을 결합한 생글생글의 진정한 가치지향이 있습니다.

맹자가 항산(恒産)이 있고서야 항심(恒心)이 있다고 말했을 때 염두에 두었던 것이 바로 그런 이상일 것입니다.

부족한 생글 부수 더 보내줄것

이런 가치를 자라나는 청년 학생들이 굳건히 가질 수 있도록 그래서 건강한 민주사회이며 충분히 풍요로운 그런 사회가 되는 데 학생들이 나름의 지향을 가질 수 있도록 생글생글을 많이 읽혀 주십시오.

부수가 모자라면 더 보내 드리겠습니다.

배포 계획과 함께 필요한 부수를 저희들에게 통지해 주십시오.

일부에서는 생글을 유가지로 전환한다는 풍문이 있는 모양입니다만 생글 배포에 따른 어떤 다른 의무나 조건 혹은 부담을 지워 드리는 일은 없습니다.

생글생글은 이미 5년이 넘게 충실하게 제작되고 있습니다. 그러니 다만 저희들을 믿고 학생들이 열심히 읽을 수 있도록 잘 지도해 주십시오.

편지가 길어졌습니다. 언제나 감사드리고 있습니다.

연수 기회에,그리고 여행 길에서,테샛 시험장에서,생글논술 대회에서 반가운 선생님들의 얼굴을 자주 뵐 수 있기를 바랍니다.

봄비가 추적추적 내리고 있습니다. 주말에는 자전거를 타고 한강변을 좀 길게 달려볼 생각입니다.

감사합니다.

-정규재 올림

정규재 한국경제신문 경제교육연구소장 jk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