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러시아에서 안타까운 소식이 들려오고 있다.

지난달 15일 한인 유학생 한 명이 3명의 러시아 청년에게 폭행당해 사망한 데 이어 7일 또 다른 한인 유학생이 러시아인에게 피습당하는 일이 발생했다.

이 모든 사건의 원인은 다름 아닌 '인종차별'이었다.

이 소식을 들은 러시아 한인사회를 비롯한 한국 여론은 분노와 안타까움을 표하며 러시아의 인종차별주의자들을 비난하고 있다.

하지만 남을 탓하기 전에 우리 스스로를 먼저 되돌아 봐야 한다.

정말 한국인들은 인종차별의 피해자이기만 한 것일까? 답은 '아니다'이다.

2010년 현재 대한민국은 더 이상 단일 민족국가가 아니다.

국내 체류 외국인이 100만 명을 넘어선 가운데 한국은 다문화사회로 접어들었다.

이에 따라 다문화가정 및 외국인을 지원하는 여러 대책이 쏟아지고 있지만,정작 한국인 스스로는 외국인들에 대한 차별의 색안경을 벗지 못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외국인 노동자에 대한 차별을 들 수 있다.

현재 우리나라에 체류하는 외국인 중 절반 이상이 노동자로 대부분 3D(더럽고 위험하고 힘든) 직종에 종사하고 있다.

하지만 이들에 대한 임금체불은 한국인 근로자보다 3배 이상 높다.

의료혜택 역시 마찬가지다. 정부가 외국인 근로자에게 산재보험과 의료보험 혜택을 부여했지만 실질적으로 이는 유명무실하다.

즉,이 정책은 보건복지부에서 체류자격을 인정한 외국인에 한해서만 적용되며,만약 사업장이 보험에 가입되지 않았으면 혜택이 주어지지 않는 실정이다.

또 다른 예로 국제결혼을 위해 이주한 외국인 여성에 대한 차별이다.

이들 중 60%가 가정과 직장에서 차별을 경험했다고 말했고,30% 이상이 한국인 남편으로부터 폭행을 당한 경험이 있다고 밝혔다.

뿐만 아니라 다문화 가정의 자녀도 차별과 편견에 의해 한국사회에서 소외되고 있다.

통계에 따르면 다문화 가정의 자녀 중 50% 정도가 학업을 중도에 포기한다고 한다.

여기에는 물론 경제적인 여건의 문제도 있지만 또래 친구들이 피부색이 다르다는 이유로 따돌리거나 놀려서 겪는 심리적인 스트레스도 큰 원인이라고 한다.

최근 이러한 사례들이 언론에 보도되면서 국내 외국인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다행히도 여러 시민단체나 지역 공동체에서 이들이 문화적 차이를 극복할 수 있도록 한글 교육과 같은 다양한 지원을 하고 있다.

하지만 실질적으로 이들을 차별에서 구제할 방안은 아직 미흡한 실정이다.

이들이 정말 필요로 하는 것은 고용평등과 합당한 임금이다.

따라서 국가적 차원에서 외국인 근로자를 위한 임금차별 금지법을 보완하고 어길 시 이에 대한 처벌 기준을 강화해야 한다.

하지만 무엇보다 필요한 것은 한국사회의 변화이다.

이제 더 이상 '민족' '혈통'을 내세우며 한국인끼리만 뭉칠 수는 없다.

이는 다원화 시대에 그 흐름을 역행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한국사회는 외국인을 함께 살아가는 소중한 이웃으로 인식하고 인종과 국가와 상관없이 모든 외국인을 평등한 시선으로 바라봐야 한다.

이번 러시아 한인 피습은 한국사회가 반성해야 할 점을 쓰라린 아픔으로 알려줬다.

앞으로 한국사회는 외국인에게 베푼 따뜻함이 우리가 그들로부터 받게 될 따뜻함임을 기억해야 할 것이다.

박유진 생글기자(김해외고 3년) yvhoi5611@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