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13일 아이티에서 발생한 강진으로 20여만 명이 목숨을 잃은 것으로 알려졌다.

평균 2달러로 하루를 살아가는 아이티 국민들은 이번 사건으로 더욱 악화된 환경에 놓이게 되었다.

더욱이 이번 지진으로 수많은 고아들이 발생했지만 아이티 정부는 이들을 보살필만한 여유가 없다고 한다.

미국,영국,프랑스 등 선진국들은 아이티에 의료진과 구조대를 보내는 것은 물론 고아들을 입양하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지난 1월 22일 프랑스 대통령 부인 브루니 여사는 공항에 직접 나가 아이티에서 입국하는 입양 어린이들을 맞이하기도 했다.

한국은 아이티 재건지원단과 의료진을 파견하는 등 아이티 복구 지원에 적극 나서고 있다.

또한 대한적십자사,굿네이버스 등 시민 사회단체가 캠페인을 벌여 아이티를 도와줄 자금을 모으고 있다.

하지만 한국은 입양이란 문제에 대해선 아직 조용한 상태다.

우리나라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와 개발원조위원회(DAC) 회원국이지만 입양에 대해선 아직 후진국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외국에서 어린 아이를 입양해 온 통계자료가 거의 없는 상태다.외국에서 입양해오는 것은 고사하고 한국 어린이를 아직 해외로 내보내고 있는 실정이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2000~2006년 해외로 입양 간 한국 어린이 수는 1만5706명 이었다.

이는 같은 기간 국내입양 1만1148명 보다 무려 40%가 더 많은 것이다.

우리나라의 아이들조차 내부에서 보살피지 못하고 해외로 입양시키는 사례가 더 많은 현실을 보면 어려운 처지의 외국의 어린이를 국내로 입양하는 것은 아직 요원한 것으로 보인다.

미국 국무부 통계 자료에 따르면 미국이 2007년 한햇동안 다른 나라에서 데려온 입양이민 수가 1만9613에 달한다.

이 가운데 한국 출신이 1000명이나 됐다.

한국 내에서 한국 출신 어린이를 입양하는 경우가 매년 1000~1500건인 것을 비교하면 엄청나게 많은 수다.

이렇게 한국의 입양과 관련된 후진적 태도는 한국인의 의식이 아직 보수적이고 전근대적인데 있다.

통계청이 조사한 ‘한국인의 입양에 대한 의식 조사’ 에 따르면 ‘입양하고 싶은 생각이 없다’가 35.5%,‘자녀 유무에 상관없이 여건이 허락되면 입양을 하고 싶다’가 16.7%,또 ‘잘 모르겠다’ 라고 대답한 사람이 27%,입양에 대해 긍정적인 생각을 갖고 있다고 대답한 경우가 20.8%였다.

여기서 여건이 허락되면 입양을 하고 싶다는 대답은 ‘여건이 되지 않으니 입양을 할 수 없다’는 의미로도 해석된다.

조사 대상의 20% 정도만 입양에 대해 긍정적인 생각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한국에 거주하는 외국인의 수가 100만 명을 넘어섰다.

한국의 많은 중소기업들이 개발도상국에서 건너온 인력에 의해 움직이고 있다.

이미 한국은 다민족사회에 진입하고 있는 것이다.

게다가 한국은 6·25 전쟁과 전후 복구에 여러 다른 나라의 도움을 받았다.

이젠 아이티처럼 어려움에 처한 나라에 도움을 줄 때다.

물질적 도움 뿐 아니라 아이들을 데려다 교육시키는 것도 적극적으로 생각해봐야 할 것이다.

혈통에 대한 집착에서 벗어나 지구촌 가족의 일원으로 다른 핏줄도 품어주고 함께 살아갈 수 있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

그래야 우리나라가 진정한 선진국으로 발돋움 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신원준 생글기자(강동고 3년) leebs6@yaho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