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교육청이 올해 고교생 대상 전국 모의고사 횟수를 대폭 줄이기로 해 논란이 되고 있다.

경기도교육청은 최근 올해 고교 3학년생들을 대상으로 실시하는 전국 단위 모의고사를 지난해보다 2회 줄인 4차례만 실시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고3학생들은 4월, 6월,9월,10월 치러지는 모의고사에만 자율적(학교 선택)으로 참여할 수 있다.

이는 다른 시 · 도보다 2차례 적은 것이다.

경기도교육청은 올해 전국연합학력평가 축소 시행계획을 이미 작년 12월 초 각 학교에 안내한 바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잦은 모의고사가 학생 간 경쟁을 부추기고 학교 간 서열화를 조장하는 문제를 막겠다는 것이 모의고사 횟수 축소의 취지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교육청이 무상급식 예산을 확보하기 위해 모의고사 예산을 줄인 것이 아니냐는 소문이 돌면서 도교육청 홈페이지에는 해명을 요구하는 글이 계속 올라오고 있다.

모의고사 예산은 횟수가 줄면서 지난해 23억4400만원이던 것이 올해는 17억600만원으로 27% 삭감됐다.

시험 횟수 축소는 고 1~2학생도 마찬가지다.

작년에는 3 · 6 · 9 · 11월 4차례 모의고사를 볼 수 있었으나,올해는 6 · 11월에만 시험을 볼 수 있다.

고 2학생들은 별도로 국가 수준 학업성취도평가가 1회 시행된다.

또 중학교의 경우 3학년은 작년과 마찬가지로 모의고사를 2회 치르지만, 1~2학년생을 대상으로 매년 12월 실시됐던 전국연합모의고사는 없어졌다.

경기도의 모의고사 축소 방침에 대해 학생들의 반응은 탐탁지 않다.

학생들은 "다른 시도 학생들은 3월 모의고사를 보는데 우리만 보지 않는 것은 불공평하다"고 말했다.

이런 반응은 특히 고3 학생들에게서 두드러진다.

수능에 대비하려면 모의고사를 치면서 실전 경험이 많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경기도 H여고에 재학 중인 한 고3 학생은 "3월 모의고사는 겨울 방학동안 공부한 것을 점검하고 내 위치를 알아볼 수 있는 좋은 기회인데 그런 기회가 없어지게 돼 아쉽다"고 말했다.

한 학부모는 "경기도만 모의고사를 보지 않는다고 해서 전국 단위 경쟁이 사라지는 것도 아닌데,다른 시도 학생들과 달리 한번이라도 수능 연습을 해 볼 기회가 사라지게 돼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이런 불만이 나오자 학교 자체적으로 모의고사를 치르려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일부에서는 "모의고사 횟수를 축소하는 바람에 교육청의 의도와 달리 사설 모의고사가 늘어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류수현 생글기자(이대부고 3년) stellafb@nat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