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항 1] 다음에 제시된 글과 사진을 보고 [가],[나],[다]가 포착하고 있는 시간은 구체적으로 어떤 것인지 비교하여 설명하시오. (750±50자)

청산도 절로절로 녹수도 절로절로

산 절로 수 절로 산수 간에 나도 절로

이 중에 절로 자란 몸이 늙기도 절로절로

-고등학교 문학-

우렁탸게 토하난 긔딕(汽笛) 소리에

남대문을 등디고 떠나 나가서

빨리 부난 바람의 형세 갓흐니

날개 가딘 새라도 못 따르겟네

늙은이와 뎔믄이 셕겨 안고

우리네와 외국인 갓티 탓스나

내외 틴소(親疎) 다갓티 익히 디내니

됴고마한 딴 세상 뎔노 일웠네

- 고등학교 문학 : 최남선,<경부철도가>-


영화 <모던 타임즈>의 한 장면
[논술 기출문제 풀이] 경기대학교 2010학년도 모의 논술 문제풀이
컨베이어 벨트 공장에서 일하고 있는 찰리는 하루 종일 나사못 조이는 일을 하고 있다.

단순 작업의 결과, 찰리는 눈에 보이는 모든 것을 조여 버리는 강박 관념에 빠지고 정신이 이상해져서,급기야 정신 병원까지 가게 된다.

-고등학교 세계사-


[문항 2] 제시문 [가] [나] [다]를 근거로 삼아,[라]의 보도를 비판적으로 평가하시오. (750±50자)

길가에서 택시 운전수들이 다투고 있다. 차가 서로 스쳐 차체가 우그러졌는데 누구에게 잘못이 있느냐로 시비를 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두 사람 말이 서로 일리가 있는 것 같아 어느 쪽 말이 옳은지 분간하기가 어렵다.

우리들이 일상 생활에서 얼마든지 볼 수 있는 조그만 광경이다.

신문에는 거의 날마다 몇 건의 교통 사고가 보도되고 우리들은 아무런 의심 없이 그 기사내용을 사실로 받아들이고 있으나 지금 예에서 본 바와 같이 하찮게 보이는 교통 사고 보도에서조차 엄격히 따질 때 진실 보도가 어렵다는 것을 발견한다.

무엇이 진실이냐는 참으로 어려운 문제이다.

단순한 교통 사고조차 진실 보도가 이처럼 어렵다면 진실 보도가 무엇보다도 필요한 정치적 · 경제적 · 사회적으로 큰 사건이나 큰 문제일수록 진실 보도가 더욱 어렵다는 것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사람들은 아무런 의심 없이,또 신문 기자 자신들조차 진실 보도를 자명한 것처럼 생각하고 또 말하고 있으나 문제를 좀 더 파고들어가 생각해 보면 생각할수록 독자들에게 진실 보도를 하기가 극히 어려운 일이라는 것을 통감하지 않을 수 없다.

-고등학교 독서-

만들어진 1등은 스포츠에서 절정을 이룬다.

기준이나 비교 기반을 무엇으로 삼느냐에 따라,같은 결과를 두고도 최상의 최상급으로 묘사하기도 하고,최악의 최하급으로 묘사하기도 한다.

가령 테니스 선수 B가 시즌 전반 10회의 경기에서 다음과 같은 성적을 올렸다고 하자.
[논술 기출문제 풀이] 경기대학교 2010학년도 모의 논술 문제풀이
이 결과를 두고 쓴 신문의 헤드라인들이다. 물론 이것들은 모두 논란의 여지없이 '참'이다.

"B의 상승세. 최근 8경기에서 75퍼센트 이상의 승률."

"B의 하락세. 지금까지 치른 대회 중 절반 이상은 첫 라운드에서 탈락."

"놀라운 기록. 유럽 잔디코트에서 B의 무패 행진."

"B의 참담한 성적. 하드코트에서 백전 백패."

이와 똑같은 식의 기사는 얼마든지 있다.

우리가 어떤 선입견을 갖고 있든,우리는 또한 그것에 걸맞은 최상급 표현도 찾아낼 수 있다.

이 모든 통계들은 맞는 것이면서도 또한 잘못된 것이다.

B가 최근 여덟 경기에서 75퍼센트 이상의 승률을 올렸으며,유럽의 잔디코트에서는 한 번도 진 적이 없다거나 하드코트에서 전혀 승리하지 못했으며,다섯 대회 중 세 대회에서 첫 라운드에서 탈락했다는 말은 사실을 있는 그대로 기술한 것이다.

수치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다만 수치를 이용하는 사람들이 거짓말을 할 뿐이다.

-벌거벗은 통계-

어떤 주장을 사실로 인정하기 위해서 우리는 보통 경험적인 근거를 요구한다.

사회 조사 과정은 바로 믿을 수 있는 경험적인 근거를 찾는 과정이다.

하지만 사회 조사의 결과라고 다 믿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조사의 결과가 조사자의 의도나 잘못된 조사 절차 등으로 인해 왜곡될 수 있다.

우리가 믿을 수 있는 것은 과학적인 절차를 따라 이루어진 사회 조사의 결과이다.

신뢰할 수 있는 조사 결과를 얻기 위해서 우선 조사를 수행하는 기관이나 조사자는 조사과정에서 객관성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조사 과정에 조사 기관이나 특정 집단의 가치관,또는 편견이 개입되어서는 안 된다.

조사자는 있는 그대로의 사실을 찾으려고 해야 한다.

다른 사람이 발표한 조사 결과를 대할 때도 우리는 조사 결과를 무작정 신뢰하기보다는 조사의 의도가 조사 결과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는가,조사 대상자들은 어떻게 선정되었는가,조사를 하기 위해 제시된 질문이 특정 답을 유도하고 있지는 않는가 등과 같은 사항들에 대해 질문해 보는 비판적인 자세를 가져야 한다.

-고등학교 인간사회와 환경-

2000년 4 · 3 총선 뒤 정치인 · 공무원 · 언론인 · 직장인 60명씩 모두 240명을 대상으로 한 '시민 단체의 영향력 조사'에서 한국 사회의 가장 영향력 있는 집단을 물은 결과 응답자의 9.3%가 시민 단체를 꼽았다.

언론,행정부,국회,재계 다음으로 영향력이 있다는 평가를 받은 것이다.

총선 시민 연대의 낙선 운동이 큰 사회적 관심을 모은 뒤에 실시된 조사이기 때문에 다소 과대하게 평가된 측면이 있겠지만,이러한 결과는 시민 운동의 영향력이 만만치 않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논술 기출문제 풀이] 경기대학교 2010학년도 모의 논술 문제풀이
- OO일보, 2000년 5월 14일

-고등학교 정치-


⊙ 출제의도

지금 시기에는 다양한 학교의 문제를 접하는 것은 그 자체가 논술 공부의 중요한 방법이다.

많은 학교들이 논술 시험의 비중을 늘리고 있기 때문이다.

경기대학교는 적성시험과 논술을 병행하는 학교다.

2011학년도부터 논술의 비중이 강화되고 폭넓게 적용될 예정이다.

이번 시간에는 가장 최근의 경기대 논술시험을 통해 이 학교의 경향을 확인해보도록 하자.

⊙ 논제분석 및 제시문 독해

[문항 1] 다음에 제시된 글과 사진을 보고 (1)[가],[나],[다]가 포착하고 있는 시간은 구체적으로 어떤 것인지 (2)비교하여 설명하시오. (750±50자)

읽고,있는 그대로 이해하는 일차원적 사고를 뛰어넘어 보다 심층적인 분석을 요구하는 문제이다.

각 제시문이 함의하고 있는 내용을 이해함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논제에서 요구하는 '시간'이라는 개념에 적용시킬 수 있어야 한다.

또한,사전적 의미의 시간이 아니라,함축적 의미를 발견하는 고차원적 사고가 필요하기도 하다.

비교하여 설명하라는 대목에서 어려움 혹은 두려움을 느끼는 학생이 간혹 있다.

어렵게 생각할 필요 없다.

논제에서도 언급하고 있듯이,'시간'이라는 주제를 바탕으로 각 제시문을 설명하다 보면 자연스레 어떤 점이 다른지 드러나게 될 것이다.

이것이 비교하기의 시작이다.

(1) 제시문 [가],[나],[다]

제시문 [가]는 자연의 흐름 속에 녹아든 인간의 삶을 그려내고 있다.

산도,물도 있는 그대로의 자연이듯 그 속에 살고 있는 인간(작가) 역시 자연 그 자체임을 노래한다.

또한 자라는 것과 늙어가는 것 모두 자연의 그대로의 모습이다.

작가는 자연의 시간,즉 영원하고 조화로운 모습으로 자연과 인간이 하나 된 시간을 포착해 내고 있다.

제시문 [나]는 최남선의 <경부철도가>이다.

이 시는 기차의 속도감을 표현하고 있다.

'빨리 부는 바람의 형세 같으니 날개 가진 새라도 못 따르겠네' 라는 표현만으로도,작가가 기차의 빠른 속도감을 경이로운 태도로 바라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는 단순히 기차가 '빠르다'는 것을 언급하고 있다기보다는 기차라는 문명을 통해 인간이 맞이한 변화를 인식하고 있음을 알아야 한다.

남녀,내국인과 외국인,모든 세대가 함께 어울리고 보다 넓은 공간이 존재할 수 있게 된 것은 '기차'로 대변되는 문명의 발전 덕분이다.

정리하자면,제시문 [나]에서 포착한 시간은 그것을 장악한 인간문명의 발달과 이를 가능케 한 인간능력의 표현이라고 볼 수 있다.

제시문 [다]는 영화 <모던타임즈>의 한 장면이다.

주인공 찰리는 기계에 부속화 되어버린 인간의 모습을 표현하고 있다.

근대 산업화의 시간은,컨베이어 벨트로 점철된 기계의 시간이다.

이 속에서는 인간마저도 기계 부품 그 이상으로 여겨지지 않는다.

기계가 인간을 통제하고 착취하고 나아가 인간의 삶을 장악했던 근대의 시간은 기계라고 해도 무리가 아닌 것이다.

(2) 세 글의 비교
[논술 기출문제 풀이] 경기대학교 2010학년도 모의 논술 문제풀이
[문항 2] 제시문 (1)[가],[나],[다]를 근거로 삼아,(2)[라]의 보도를 비판적으로 평가하시오. (750±50자)

비판하기에 어려움을 느끼는 학생들이 많을 것이라 예상된다.

비판은 무조건 나쁘게 말하거나,단점만을 끄집어내라는 뜻이 아니다.

한 개의 의견을 비판하라고 한다면,그에 대한 반박 논지를 펼치되,타당한 근거를 제시하므로 완전한 비판이 되어야 한다.

그렇다면 이번 논제는 그리 어렵지 않게 해결 할 수 있을 것이다.

제시문 [가],[나],[다]가 비판의 근거가 되어주기 때문이다.

어렵게 근거를 생각해 내지 않아도,제시문만 완독한다면 문제를 해결하는 데 전혀 어려움이 없을 것이다.

(1) 제시문 [가],[나],[다]

제시문 [가]는 진실보도의 어려움에 관해 이야기 하고 있다.

대다수의 사람들이 진실보도는 당연한 것처럼 말을 하지만,현실을 파고들면 진실을 보도한다는 것이 그리 쉽지 않은 일임을 발견하게 된다.

진실을 보도하는 것이 어렵기 때문에,진실을 파악하는 것 또한 어려운 일이 되고 만다.

제시문 [나]는 객관적 사실을 놓고 펼치는 주장이라 할지라도,비교 대상이나 초점 대상이 무엇이냐에 따라 주장의 방향이 완전히 달라질 수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

한 테니스 선수의 경기 기록을 예로 들면서 예상 가능한 보도 내용을 제시한다.

내용들은 모두 '객관적 사실' 에 근거하고 있음에도 불구,서로 상반된 주장을 펼칠 수 있다.

즉,'객관적 사실' 을 반영 하느냐,하지 않느냐도 중요하지만 그것을 어떤식으로 반영하는지도 내용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다.

제시문 [다]는 다양한 사회 조사의 결과가 신뢰성을 확보하기 위해서 필요한 중요 조건들을 말하고 있다.

과학적 조사 절차에 따라 이루어진 사회 조사의 결과는 믿을 만하다고 본다.

이를 위해서는 조사 기관이나 절차에서 객관성이 유지 되어야 한다.

조사자의 가치관이 개입돼서는 안된다.

조사 결과를 대할 때에도 비판적인 자세가 요구된다.

이와 같은 사항들이 온전히 지켜지지 않은 사회 조사의 결과는 '진실'이라고 확신하기 어려워진다.

(2) 제시문 [라]를 비판적으로 평가하기

제시문 [라]는 여론조사를 바탕으로 한 보도 자료이다.

2000년 총선 이후 실시된 '시민 단체의 영향력 조사'에서 시민단체의 영향력이 9.3%를 기록했다는 내용이다.

본 기사에서는 이 수치를 두고 '시민단체의 영향력이 만만치 않다'는 결론을 내리고 있다.

이는 제시문 [가],[나],[다]를 놓고 봤을 때 어떤 비판점이 있을까?

먼저 제시문 [나]와 같이 명백한 수치적 사실을 가지고 쓴 기사이지만 비교대상이 무엇이었는지,그리고 기자가 어떤 점에 초점을 맞추어 자료를 해석했는지에 따라 충분히 바뀔 가능성이 있는 내용이다.

기자는 시민단체가 언론,행정,국회,재계 다음의 영향력을 미친다고 보도하면서 그것의 강력함에 초점을 맞추고 있지만,기타를 제외한 여섯 개 단체 중에 다섯 번째의 수치를 기록했음에 초점을 맞춘다면 반대의 주장도 충분히 가능해지는 것이다.

제시문 [다]를 근거로 비판도 가능하다.

일단 보도 자료에서 사용된 조사 자료가 어떤 절차를 거쳐 진행되었는지,표본과 표본 집단은 어떤 식으로 선출되었는지,그 신뢰성이 검증되지 않는다.

또한 '시민 단체의 영향력 조사' 라는 조사 타이틀에서 이미 조사의 방향성을 유도하고 있음도 지적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제시문 [가]를 근거로 비판 할 수 있다.

진실을 보도하는 것이 어려운 만큼 진실을 접하기도 어려운 것이 명백해지는 현실이다.

즉,그 무엇보다도 진실 자체에 대한 신뢰성이 존재하는지 질문해 볼 수 있다.

기자의 의도든 아니든 진실이 왜곡되고 호도되는 것은 얼마든지 있을 수 있는 일이며,나아가 무엇이 진실이냐에 대한 답을 얻는 것 자체가 어려운 일임을 감안할 때,기사의 진실성을 확보하기 어려워진다는 점을 비판할 수 있다.

김윤환 S · 논술 선임연구원 pogara@nat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