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정한 속성을 과시하려는 신호는 비용을 수반한다
가 동물 세계에는 적자(適者)의 효율성을 강조하는 진화론적 사고로는 쉽게 이해되지 않는 형태나 행동이 있다.
예컨대 공작의 화려하고 큰 꼬리나 가젤(gazelle)의 뛰어오르기 행동은 해당 개체로 하여금 약탈의 위험에 노출시키거나 애써 얻은 에너지를 낭비하게 만들 수 있다.
동물학자 자하비(Amotz Zahavi)는 외견상 낭비적으로 보이는 이러한 형태나 행동이 진화론적으로 발전한 이유를 설명하기 위해 '핸디캡 원리'를 제시한다.
예를 들어,집단선택 가설에 의하면 가젤의 뛰어오르기 행동은 약탈자의 출현을 다른 개체들에게 알리거나 약탈자를 혼란시키는 집단적 행동이 되지만,자하비에 의하면 그러한 행동은 자신이 다른 가젤보다 더 빨리 도망칠 수 있을 만큼 건장함을 과시함으로써 자신을 먹잇감으로 쫓아오지 말라는 신호가 된다.
자하비는 이러한 과시를 그 비용 때문에 신뢰성이 생겨나는 신호의 일종으로 본다.
신호란 발신자나 그 환경의 어떤 속성을 나타내는 인지 가능한 행위나 형태이다.
핸디캡 원리는 신호가 신뢰성을 가지려면 반드시 그 신호의 속성과 관련된 비용이 수반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즉,그러한 속성을 과시할 만큼의 능력이 있다는 신호를 내보냄으로써 그 속성을 구비하지 못한 개체에 핸디캡이 생기도록 만든다는 것이다.
이처럼 특정한 속성과 연결된 신호를 만들기 위해서 높은 비용이 수반되는 신호를 '평가신호'라 하는데,신호와 속성이 연결되는 방식에 따라 두 가지 유형이 있을 수 있다.
하나는 속성의 과시가 높은 비용을 필요로 하는 '고비용신호'로,그 신뢰성은 속성을 과시하는 행위 자체로부터 생겨난다.
고가의 장신구 착용은 재력이 요구되는 고비용신호이다.
다른 하나는 신호를 만들어내기 위해서는 높은 비용뿐만 아니라 신호와 속성 간의 내적 연관이 반드시 요구되는 '지표신호'인데,그 신뢰성은 신호와 속성 간의 이러한 내적인 연관성에서 비롯된다.
난이도 높은 운동을 잘하는 것은 발달된 운동신경을 필요로 하는 지표신호이다.
평가신호와는 달리 신호와 속성의 관계가 관례에 따르는 신호를 '관례신호'라 한다.
관례신호는 신호와 속성 간에 아무런 관계가 없으며 신호의 신뢰성은 사회적 요인에 따라 달라진다.
신입생이 헤겔이나 라캉의 저작을 들고 다니면서 지식인처럼 보일 수도 있고,자전거 초보자도 헬멧과 복장을 갖춰 입으면 사이클 선수처럼 보일 수가 있다.
서적이나 장비를 위한 경제적 비용이 다소 들기는 하지만 신호의 속성,즉 지식 수준이나 사이클 능력과 관련된 어떤 비용도 들어가지 않는다.
나 Conspicuous* consumption of valuable goods is a means of reputability* to the gentleman of leisure.
As wealth accumulates on his hands,his own unaided effort will not avail to sufficiently put his opulence* in evidence by this method.
The aid of friends and competitors is therefore brought in by resorting to the giving of valuable presents and expensive feasts and entertainments.
Presents and feasts had probably another origin than that of naive ostentation*,but they acquired their utility for this purpose very early,and they refe retained that character to the present: so that their utility in this respect has now long been the substantial ground on which these usages rest.
Costly entertainments,such as the potlatch* or the ball*,are peculiarly adapted to serve this end.
* conspicuous 과시적인,reputability 좋은 평판,opulence 부(富),ostentation 겉치레,potlatch 선물 파티,ball 무도회
- Thorstein Veblen,The Theory of the Leisure Class
[문제1] 제시문 [가]의 신호의 유형을 ‘핸디캡 원리’를 중심으로 요약·정리하시오. <250~350자> [15점]
[문제2] 제시문 [나]의 현상과 밀접하게 관련되는 신호의 유형을 제시문 [가]에서 찾고,그 이유를 설명하시오. <250~400자> [20점]
※ 다음은 이탈리아 스칼라 극장에서 1904년 초연된 푸치니의 오페라 <나비부인(Madama Butterfly)> 제1막의 일부이다.
등장인물 : 나비부인,F B 핑커톤(미해군중위),샤플레스(미국영사),고로(중매인)
⊙ 출제의도
동국대학교 2010학년도 수시 1차 논술 문제는 전형적인 통합교과형 논술의 형태로 출제되었다.
다양한 영역에 걸친 주제로 구성되었으며,조두순 사건과 같은 시의성이 있는 문제 역시 포함되었다.
기존 모의 논술의 경향대로 영어 제시문이 출제되었지만,긴장할 필요는 없다.
영어 제시문의 어휘 수준이 다소 높고 문장 구조가 복잡하지만,내용 이해를 위한 핵심 용어와 어휘에 대한 설명이 제공되고 있어서 영어 지문이라는 측면은 문제 해결 과정에서 큰 장애 요소가 되지 않기 때문이다.
2011학년도의 동국대 문제의 틀도 올해와 크게 달라지지 않을것으로 예상된다.
평소 많은 독서와 사회적 현안에 대한 폭넓은 관심이 동국대 논술을 준비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영어 제시문에 대한 압박감을 가지기보다 하나의 사안을 바라보는 다양한 관점들에 대해 해석하고 자신의 입장을 논증할 수 있는 연습이 필요하다.
문제는 크게 두 부분으로 나누어 생각할 수 있다.
1번과 2번 문제는 제시문에 대한 정확하고 비판적 독해를 통한 문제 발견 능력,창의적인 글쓰기 능력,논리적인 문제해결 능력 등을 '과시소비'의 개념을 자하비(Amotz Zahavi)의 '핸디캡 원리'와 관련시켜 분석하는 유형이다.
1,2번 문제는 제시문에 대한 독해가 매우 중요하다.
특히 제시문 간 연관성을 제대로 찾아내고 밝혀내야 한다.
한편 홉스테드(Hofstede)의 문화적 차이를 비교 분석하는 틀을 응용하는 3번 문제와 '조두순 사건'을 둘러싸고 벌어지고 있는 법감정과 법적 안정성 간 충돌을 다루는 4번 문제는 문제 분석력뿐만 아니라 창의적인 사고 능력이 요구된다.
조두순 사건이 바로 문제화된 것은 그만큼 논술이 사회현실과 밀접한 연관을 가지고 있음을 요구한다.
평소 생글생글을 통해 사회적 이슈에 대한 찬반 관점을 접해온 독자들이라면 어렵지 않게 풀 수 있는 문항이다.
이번 시간에는 동국대학교에서 밝힌 채점 포인트와 제시문 분석을 토대로 1,2번 문항의 접근법을 살펴보도록 하자.
⊙ 제시문 분석 및 논제분석
<문제 1>
문제의 요구사항을 잘 파악해야 한다.
단순히 제시문 [가]를 요약하라는 문제가 아니라 신호의 유형을 '핸디캡 원리'를 중심으로 요약 · 정리하라는 것이기 때문이다.
즉,제시문 [가]의 중심 개념으로 제시되어 있는 '핸디캡 원리'에 대한 설명과 신호의 유형에 대한 설명을 연결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제시문 [가]에서 말하는 '핸디캡 원리'의 핵심은 '신호가 신뢰성을 가지려면 반드시 그 신호의 속성과 관련된 비용이 수반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생명의 위협과 같은 상당한 어려움(핸디캡)이 존재하는 상황에서 특정한 속성을 과시할 만큼의 능력이 있다는 신호를 내보냄으로써 그 속성을 구비하지 못한 개체에게 핸디캡이 되도록 만든다는 것이다.
신호는 신호와 속성의 관계라는 측면에서 크게 핸디캡 원리를 따르는 평가신호(assessment signals)와 그렇지 않은 관례신호(conventional signals)로 나눌 수 있다.
평가신호의 경우 신호와 속성은 높은 비용(고비용신호)이나 내적인 연관성(지표신호)을 통해 연결되어 있는 반면 관례신호의 경우 신호와 속성의 관계는 자의적이다.
신호의 유형에 관한 내용은 ①신호 유형은 신호와 속성의 관계를 기준으로 구분된다는 점 ②신호는 크게 핸디캡 원리를 따르는 평가신호와 그렇지 않은 관례신호로 나뉜다는 점 ③평가신호는 다시 고비용신호와 지표신호로 구성된다는 점 ④관례신호는 신호와 속성 간의 관계가 없다는 점(또는 자의적) 등으로 구성되어야 한다.
비용과의 관련성만 보는 것이 아니라 그 비용이 신호의 속성과 관련되어 있는가를 평가해서 신호를 구분해야 한다.
즉 비용이 수반되는 동일한 신호라도 비용과 속성 간의 관계에 따라 평가신호가 될 수 있고 관례신호가 될 수도 있다.
고가의 자전거를 구매하고 화려한 보호 장비를 갖추는 것은 많은 비용을 수반한다.
만일 이를 통해 경제적 능력을 보여주고자 한다면 평가신호가 될 것이고,사이클링 실력을 보여주고자 한다면 관례신호가 될 것이다.
후자의 경우 자전거 및 보호 장비 구입비용이 사이클링 실력과 관련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다.
고비용신호와 지표신호는 모두 높은 비용이 수반된다는 점과 고비용신호와 비교해서 지표신호의 경우가 신호와 속성의 관계가 더 긴밀하다는 점,외견상 비용이 들어가더라도 그 비용이 내보내고자 하는 신호의 속성과 관련되어 있지 않으면 관례신호가 된다는 점 역시 언급되면 좋을 것이다.
제시문 [가]의 핸디캡 원리와 신호라는 두 가지 개념을 얼마나 논리적으로 연결할 수 있는지가 관건이다.
<문제 2>
제시문 [나]의 현상과 [가]의 신호에 대한 이해를 연결시키는 문제이다.
제시문 [나]의 영문으로 제시된 과시소비에 대한 요약적 이해와 과시소비 현상에 적합한 신호의 유형을 선정하고 그 근거를 제시하는 내용으로 답안을 구성해야 한다.
제시문 [나]의 우리말 번역본은 다음과 같다.
"값비싼 재화의 과시소비는 유한계급(상류층)이 좋은 평판(존경)을 얻는 수단의 하나다.
수중에 부(富)를 축적한 유한계급이라도 다른 사람의 도움 없이 혼자만으로는 자신의 풍요(재력)를 남들에게 과시할 수 없다.
값비싼 선물을 주거나 호화스런 잔치와 연회를 베푸는 과정을 통해 동료나 경쟁자의 도움을 받게 된다.
선물과 잔치가 본래는 순수한 과시(겉치레)가 아닌 유래를 가지고 있을지 모르지만,오래 전부터 과시의 효과를 가지게 되었으며 그런 특성은 오늘날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예전부터 선물과 연회가 부(富)를 과시하는 수단으로 이용된 이유는 바로 이런 효과 때문이다.
선물 파티(포틀래치)나 무도회와 같은 호화스런 연회는 과시의 목적에 특히 적합한 것이다."
제시문 [나]는 베블렌(Thorstein Veblen)의 <유한계급론>(The Theory of the Leisure Class)의 일부로,'과시소비'의 효과에 대해 언급하고 있다.
베블렌에 따르면 유한계급은 부(富)를 축적하는 것만으로는 주변 사람들의 존경을 얻을 수 없고,부의 과시를 통해 사람들의 인정을 받으려고 한다.
호화스러운 연회나 값비싼 선물이 그러한 과시의 기능을 한다는 것이다.
과시소비 현상에서 흥미로운 점은 실리나 실용적 가치를 넘어서는 사치스러움이 바로 효과적인 부의 과시 과정에서 매우 중요하다는 것이다.
비합리적으로 보일 수 있는 '낭비'가 부를 과시하는 중요한 부분이 된다.
이를 통해 베블렌은 부를 과시하기 위해서는 직접적 효용이나 실리를 넘어서는 비용이 들어가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신호와 관련된 비용의 크기와 신호와 속성 간의 관계에 대한 평가가 필요하다.
과시적 신호와 관련된 비용의 중요성은 제시문 [가]에서 언급되는 '핸디캡 원리'의 핵심이다.
'과시소비'의 경우 값비싼 선물이나 호화스런 연회가 신호이고,그 신호가 표시하고자 하는 속성은 부(富)이다.
값비싼 선물이나 호화스런 연회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비용이 요구된다는 점에서 일단 평가신호로 볼 수 있다.
다음으로 신호와 속성 간의 관계를 보면 신호와 속성이 내적 연관성보다는 높은 비용을 매개로 연결되어 있다.
고가품을 선물로 주는 행위와 사치스러운 연회를 베푸는 행위 자체가 부라는 신호의 신뢰성을 보여준다.
따라서 과시소비 현상은 평가신호 중에서도 '고비용신호'의 예로 볼 수 있다.
부(富)라는 속성과 호화스런 연회라는 신호의 관계는 내적인 것으로 볼 수 없기 때문에 지표신호로 보기는 어렵다.
또한 신호와 속성 간의 관계가 자의적인 것이 아니기 때문에 관례신호로 볼 수도 없다.
제시문 [가]에서 고비용신호의 예로 고가 장신구가 제시되고 있기 때문에 과시소비의 신호 유형은 어렵지 않게 판단할 수 있다.
이 문제는 제시문 [나]의 현상을 비교적 간략하게 서술하는 편이 바람직하다.
자칫 제시문 [나]의 현상을 장황하게 설명할 경우 문제에서 요구하는 제시문 [가]에서의 신호의 유형에 대하여 구체적으로 논할 시간과 분량을 확보하기 어려울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이 문제는 제시문 [나]의 '과시소비' 현상을 제시문 [가]의 '핸디캡 원리'라는 분석틀로 바라보면서 두 제시문을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 학교에서 제시한 [나]의 우리말 번역본
"값비싼 재화의 과시소비는 유한계급(상류층)이 좋은 평판(존경)을 얻는 수단의 하나다.
수중에 부(富)를 축적한 유한계급이라도 다른 사람의 도움 없이 혼자만으로는 자신의 풍요(재력)를 남들에게 과시할 수 없다.
값비싼 선물을 주거나 호화스런 잔치와 연회를 베푸는 과정을 통해 동료나 경쟁자의 도움을 받게 된다.
선물과 잔치가 본래는 순수한 과시(겉치레)가 아닌 유래를 가지고 있을지 모르지만,오래 전부터 과시의 효과를 가지게 되었으며 그런 특성은 오늘날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예전부터 선물과 연회가 부(富)를 과시하는 수단으로 이용된 이유는 바로 이런 효과 때문이다.
선물 파티(포틀래치)나 무도회와 같은 호화스런 연회는 과시의 목적에 특히 적합한 것이다."
김윤환 S · 논술 선임연구원 pogara@nate.com
가 동물 세계에는 적자(適者)의 효율성을 강조하는 진화론적 사고로는 쉽게 이해되지 않는 형태나 행동이 있다.
예컨대 공작의 화려하고 큰 꼬리나 가젤(gazelle)의 뛰어오르기 행동은 해당 개체로 하여금 약탈의 위험에 노출시키거나 애써 얻은 에너지를 낭비하게 만들 수 있다.
동물학자 자하비(Amotz Zahavi)는 외견상 낭비적으로 보이는 이러한 형태나 행동이 진화론적으로 발전한 이유를 설명하기 위해 '핸디캡 원리'를 제시한다.
예를 들어,집단선택 가설에 의하면 가젤의 뛰어오르기 행동은 약탈자의 출현을 다른 개체들에게 알리거나 약탈자를 혼란시키는 집단적 행동이 되지만,자하비에 의하면 그러한 행동은 자신이 다른 가젤보다 더 빨리 도망칠 수 있을 만큼 건장함을 과시함으로써 자신을 먹잇감으로 쫓아오지 말라는 신호가 된다.
자하비는 이러한 과시를 그 비용 때문에 신뢰성이 생겨나는 신호의 일종으로 본다.
신호란 발신자나 그 환경의 어떤 속성을 나타내는 인지 가능한 행위나 형태이다.
핸디캡 원리는 신호가 신뢰성을 가지려면 반드시 그 신호의 속성과 관련된 비용이 수반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즉,그러한 속성을 과시할 만큼의 능력이 있다는 신호를 내보냄으로써 그 속성을 구비하지 못한 개체에 핸디캡이 생기도록 만든다는 것이다.
이처럼 특정한 속성과 연결된 신호를 만들기 위해서 높은 비용이 수반되는 신호를 '평가신호'라 하는데,신호와 속성이 연결되는 방식에 따라 두 가지 유형이 있을 수 있다.
하나는 속성의 과시가 높은 비용을 필요로 하는 '고비용신호'로,그 신뢰성은 속성을 과시하는 행위 자체로부터 생겨난다.
고가의 장신구 착용은 재력이 요구되는 고비용신호이다.
다른 하나는 신호를 만들어내기 위해서는 높은 비용뿐만 아니라 신호와 속성 간의 내적 연관이 반드시 요구되는 '지표신호'인데,그 신뢰성은 신호와 속성 간의 이러한 내적인 연관성에서 비롯된다.
난이도 높은 운동을 잘하는 것은 발달된 운동신경을 필요로 하는 지표신호이다.
평가신호와는 달리 신호와 속성의 관계가 관례에 따르는 신호를 '관례신호'라 한다.
관례신호는 신호와 속성 간에 아무런 관계가 없으며 신호의 신뢰성은 사회적 요인에 따라 달라진다.
신입생이 헤겔이나 라캉의 저작을 들고 다니면서 지식인처럼 보일 수도 있고,자전거 초보자도 헬멧과 복장을 갖춰 입으면 사이클 선수처럼 보일 수가 있다.
서적이나 장비를 위한 경제적 비용이 다소 들기는 하지만 신호의 속성,즉 지식 수준이나 사이클 능력과 관련된 어떤 비용도 들어가지 않는다.
나 Conspicuous* consumption of valuable goods is a means of reputability* to the gentleman of leisure.
As wealth accumulates on his hands,his own unaided effort will not avail to sufficiently put his opulence* in evidence by this method.
The aid of friends and competitors is therefore brought in by resorting to the giving of valuable presents and expensive feasts and entertainments.
Presents and feasts had probably another origin than that of naive ostentation*,but they acquired their utility for this purpose very early,and they refe retained that character to the present: so that their utility in this respect has now long been the substantial ground on which these usages rest.
Costly entertainments,such as the potlatch* or the ball*,are peculiarly adapted to serve this end.
* conspicuous 과시적인,reputability 좋은 평판,opulence 부(富),ostentation 겉치레,potlatch 선물 파티,ball 무도회
- Thorstein Veblen,The Theory of the Leisure Class
[문제1] 제시문 [가]의 신호의 유형을 ‘핸디캡 원리’를 중심으로 요약·정리하시오. <250~350자> [15점]
[문제2] 제시문 [나]의 현상과 밀접하게 관련되는 신호의 유형을 제시문 [가]에서 찾고,그 이유를 설명하시오. <250~400자> [20점]
※ 다음은 이탈리아 스칼라 극장에서 1904년 초연된 푸치니의 오페라 <나비부인(Madama Butterfly)> 제1막의 일부이다.
등장인물 : 나비부인,F B 핑커톤(미해군중위),샤플레스(미국영사),고로(중매인)
⊙ 출제의도
동국대학교 2010학년도 수시 1차 논술 문제는 전형적인 통합교과형 논술의 형태로 출제되었다.
다양한 영역에 걸친 주제로 구성되었으며,조두순 사건과 같은 시의성이 있는 문제 역시 포함되었다.
기존 모의 논술의 경향대로 영어 제시문이 출제되었지만,긴장할 필요는 없다.
영어 제시문의 어휘 수준이 다소 높고 문장 구조가 복잡하지만,내용 이해를 위한 핵심 용어와 어휘에 대한 설명이 제공되고 있어서 영어 지문이라는 측면은 문제 해결 과정에서 큰 장애 요소가 되지 않기 때문이다.
2011학년도의 동국대 문제의 틀도 올해와 크게 달라지지 않을것으로 예상된다.
평소 많은 독서와 사회적 현안에 대한 폭넓은 관심이 동국대 논술을 준비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영어 제시문에 대한 압박감을 가지기보다 하나의 사안을 바라보는 다양한 관점들에 대해 해석하고 자신의 입장을 논증할 수 있는 연습이 필요하다.
문제는 크게 두 부분으로 나누어 생각할 수 있다.
1번과 2번 문제는 제시문에 대한 정확하고 비판적 독해를 통한 문제 발견 능력,창의적인 글쓰기 능력,논리적인 문제해결 능력 등을 '과시소비'의 개념을 자하비(Amotz Zahavi)의 '핸디캡 원리'와 관련시켜 분석하는 유형이다.
1,2번 문제는 제시문에 대한 독해가 매우 중요하다.
특히 제시문 간 연관성을 제대로 찾아내고 밝혀내야 한다.
한편 홉스테드(Hofstede)의 문화적 차이를 비교 분석하는 틀을 응용하는 3번 문제와 '조두순 사건'을 둘러싸고 벌어지고 있는 법감정과 법적 안정성 간 충돌을 다루는 4번 문제는 문제 분석력뿐만 아니라 창의적인 사고 능력이 요구된다.
조두순 사건이 바로 문제화된 것은 그만큼 논술이 사회현실과 밀접한 연관을 가지고 있음을 요구한다.
평소 생글생글을 통해 사회적 이슈에 대한 찬반 관점을 접해온 독자들이라면 어렵지 않게 풀 수 있는 문항이다.
이번 시간에는 동국대학교에서 밝힌 채점 포인트와 제시문 분석을 토대로 1,2번 문항의 접근법을 살펴보도록 하자.
⊙ 제시문 분석 및 논제분석
<문제 1>
문제의 요구사항을 잘 파악해야 한다.
단순히 제시문 [가]를 요약하라는 문제가 아니라 신호의 유형을 '핸디캡 원리'를 중심으로 요약 · 정리하라는 것이기 때문이다.
즉,제시문 [가]의 중심 개념으로 제시되어 있는 '핸디캡 원리'에 대한 설명과 신호의 유형에 대한 설명을 연결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제시문 [가]에서 말하는 '핸디캡 원리'의 핵심은 '신호가 신뢰성을 가지려면 반드시 그 신호의 속성과 관련된 비용이 수반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생명의 위협과 같은 상당한 어려움(핸디캡)이 존재하는 상황에서 특정한 속성을 과시할 만큼의 능력이 있다는 신호를 내보냄으로써 그 속성을 구비하지 못한 개체에게 핸디캡이 되도록 만든다는 것이다.
신호는 신호와 속성의 관계라는 측면에서 크게 핸디캡 원리를 따르는 평가신호(assessment signals)와 그렇지 않은 관례신호(conventional signals)로 나눌 수 있다.
평가신호의 경우 신호와 속성은 높은 비용(고비용신호)이나 내적인 연관성(지표신호)을 통해 연결되어 있는 반면 관례신호의 경우 신호와 속성의 관계는 자의적이다.
신호의 유형에 관한 내용은 ①신호 유형은 신호와 속성의 관계를 기준으로 구분된다는 점 ②신호는 크게 핸디캡 원리를 따르는 평가신호와 그렇지 않은 관례신호로 나뉜다는 점 ③평가신호는 다시 고비용신호와 지표신호로 구성된다는 점 ④관례신호는 신호와 속성 간의 관계가 없다는 점(또는 자의적) 등으로 구성되어야 한다.
비용과의 관련성만 보는 것이 아니라 그 비용이 신호의 속성과 관련되어 있는가를 평가해서 신호를 구분해야 한다.
즉 비용이 수반되는 동일한 신호라도 비용과 속성 간의 관계에 따라 평가신호가 될 수 있고 관례신호가 될 수도 있다.
고가의 자전거를 구매하고 화려한 보호 장비를 갖추는 것은 많은 비용을 수반한다.
만일 이를 통해 경제적 능력을 보여주고자 한다면 평가신호가 될 것이고,사이클링 실력을 보여주고자 한다면 관례신호가 될 것이다.
후자의 경우 자전거 및 보호 장비 구입비용이 사이클링 실력과 관련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다.
고비용신호와 지표신호는 모두 높은 비용이 수반된다는 점과 고비용신호와 비교해서 지표신호의 경우가 신호와 속성의 관계가 더 긴밀하다는 점,외견상 비용이 들어가더라도 그 비용이 내보내고자 하는 신호의 속성과 관련되어 있지 않으면 관례신호가 된다는 점 역시 언급되면 좋을 것이다.
제시문 [가]의 핸디캡 원리와 신호라는 두 가지 개념을 얼마나 논리적으로 연결할 수 있는지가 관건이다.
<문제 2>
제시문 [나]의 현상과 [가]의 신호에 대한 이해를 연결시키는 문제이다.
제시문 [나]의 영문으로 제시된 과시소비에 대한 요약적 이해와 과시소비 현상에 적합한 신호의 유형을 선정하고 그 근거를 제시하는 내용으로 답안을 구성해야 한다.
제시문 [나]의 우리말 번역본은 다음과 같다.
"값비싼 재화의 과시소비는 유한계급(상류층)이 좋은 평판(존경)을 얻는 수단의 하나다.
수중에 부(富)를 축적한 유한계급이라도 다른 사람의 도움 없이 혼자만으로는 자신의 풍요(재력)를 남들에게 과시할 수 없다.
값비싼 선물을 주거나 호화스런 잔치와 연회를 베푸는 과정을 통해 동료나 경쟁자의 도움을 받게 된다.
선물과 잔치가 본래는 순수한 과시(겉치레)가 아닌 유래를 가지고 있을지 모르지만,오래 전부터 과시의 효과를 가지게 되었으며 그런 특성은 오늘날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예전부터 선물과 연회가 부(富)를 과시하는 수단으로 이용된 이유는 바로 이런 효과 때문이다.
선물 파티(포틀래치)나 무도회와 같은 호화스런 연회는 과시의 목적에 특히 적합한 것이다."
제시문 [나]는 베블렌(Thorstein Veblen)의 <유한계급론>(The Theory of the Leisure Class)의 일부로,'과시소비'의 효과에 대해 언급하고 있다.
베블렌에 따르면 유한계급은 부(富)를 축적하는 것만으로는 주변 사람들의 존경을 얻을 수 없고,부의 과시를 통해 사람들의 인정을 받으려고 한다.
호화스러운 연회나 값비싼 선물이 그러한 과시의 기능을 한다는 것이다.
과시소비 현상에서 흥미로운 점은 실리나 실용적 가치를 넘어서는 사치스러움이 바로 효과적인 부의 과시 과정에서 매우 중요하다는 것이다.
비합리적으로 보일 수 있는 '낭비'가 부를 과시하는 중요한 부분이 된다.
이를 통해 베블렌은 부를 과시하기 위해서는 직접적 효용이나 실리를 넘어서는 비용이 들어가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신호와 관련된 비용의 크기와 신호와 속성 간의 관계에 대한 평가가 필요하다.
과시적 신호와 관련된 비용의 중요성은 제시문 [가]에서 언급되는 '핸디캡 원리'의 핵심이다.
'과시소비'의 경우 값비싼 선물이나 호화스런 연회가 신호이고,그 신호가 표시하고자 하는 속성은 부(富)이다.
값비싼 선물이나 호화스런 연회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비용이 요구된다는 점에서 일단 평가신호로 볼 수 있다.
다음으로 신호와 속성 간의 관계를 보면 신호와 속성이 내적 연관성보다는 높은 비용을 매개로 연결되어 있다.
고가품을 선물로 주는 행위와 사치스러운 연회를 베푸는 행위 자체가 부라는 신호의 신뢰성을 보여준다.
따라서 과시소비 현상은 평가신호 중에서도 '고비용신호'의 예로 볼 수 있다.
부(富)라는 속성과 호화스런 연회라는 신호의 관계는 내적인 것으로 볼 수 없기 때문에 지표신호로 보기는 어렵다.
또한 신호와 속성 간의 관계가 자의적인 것이 아니기 때문에 관례신호로 볼 수도 없다.
제시문 [가]에서 고비용신호의 예로 고가 장신구가 제시되고 있기 때문에 과시소비의 신호 유형은 어렵지 않게 판단할 수 있다.
이 문제는 제시문 [나]의 현상을 비교적 간략하게 서술하는 편이 바람직하다.
자칫 제시문 [나]의 현상을 장황하게 설명할 경우 문제에서 요구하는 제시문 [가]에서의 신호의 유형에 대하여 구체적으로 논할 시간과 분량을 확보하기 어려울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이 문제는 제시문 [나]의 '과시소비' 현상을 제시문 [가]의 '핸디캡 원리'라는 분석틀로 바라보면서 두 제시문을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 학교에서 제시한 [나]의 우리말 번역본
"값비싼 재화의 과시소비는 유한계급(상류층)이 좋은 평판(존경)을 얻는 수단의 하나다.
수중에 부(富)를 축적한 유한계급이라도 다른 사람의 도움 없이 혼자만으로는 자신의 풍요(재력)를 남들에게 과시할 수 없다.
값비싼 선물을 주거나 호화스런 잔치와 연회를 베푸는 과정을 통해 동료나 경쟁자의 도움을 받게 된다.
선물과 잔치가 본래는 순수한 과시(겉치레)가 아닌 유래를 가지고 있을지 모르지만,오래 전부터 과시의 효과를 가지게 되었으며 그런 특성은 오늘날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예전부터 선물과 연회가 부(富)를 과시하는 수단으로 이용된 이유는 바로 이런 효과 때문이다.
선물 파티(포틀래치)나 무도회와 같은 호화스런 연회는 과시의 목적에 특히 적합한 것이다."
김윤환 S · 논술 선임연구원 pogara@nat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