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은 상상의 공동체인가?

<문제 1> 아래 글에는 단일민족신화가 빚어낸 갖가지 개념들이 등장하고 있다. 이 글을 참고하여 우리 사회 내부에 존재하는 단일민족신화의 허구성을 구체적 사례를 들어 서술하시오. (600자 ±100자)

[논술 기출문제 풀이] 부산대학교 2010학년도 논술 예시문제 풀이
최근에는 옛날부터 일본에 유포되어 있는 '단일민족 신화'에 관해서 공부하고 있다.

꽤 재미있는 공부다.

DNA니 하는 말이 없었던 시대의 학자와 정치가들이 오리지널리티에 넘치는 거짓말을 제멋대로 지껄여대며 다른 인종을 얼마나 차별했는지를 배운다.

단일민족신화의 전체상을 파악하기 위해 관계서적과 도서관에서 모아 온 자료를 이것저것 훑어보았다.

단일,차별,동화,배척,혼혈,이질,균질,잡종,야마토 민족,이민족,혈통,아이누족,구마소(熊龍,옛날 규슈 남부에 살았던 부족),류큐(琉球,오키나와 지역),국체,국수,양이,순결,황국사관,팔굉일우(八紘一宇),만세일계(萬世一系),대동아공영권,부국강병,일시동인(一視同仁),일선일체,일선동조,일한합병,황민화,신민,총독부,창씨개명,영유,제국,식민,통합,침략,정복,괴뢰,복종,억압,지배 예속,격절,격리,잡혼,잡거,혼합,선주,도래,차이,편견,이동,증식,번식,이인종,열등인종,우등인종,혈족,팽창,영토,통치,착취,약탈,애국,우생학,동포,계층,이족(異族),융합,화합,야합,배외(排外),배타,배제,살육,섬멸 …(중략)…

"그러니까 말이지,좀 과장해서 말하면,우리들 몸에는 자기들의 직계 조상으로부터 대대로 물려받은 독특한 '징표' 같은 것이 새겨져 있는데,그 징표는 무지무지 오랜 시간이 흐르거나 어지간한 일이 없는 한,내내 변하지 않고 자손에게도 이어져 내려간단 얘기야. 그래서 그 징표를 기준으로 삼으면 엄청난 수의 가족이 결집될 수도 있다는 말이지"

"무슨 소리야,그거?"

재일한국인 남자가 물었다.

"인류를 나무라고 쳐봐. 우리들은 무수하게 갈라진 가지 끝에 태어난 셈이잖아. 고조 할아버지와 고조 할머니 사이에서 증조 할아버지가 태어났고,증조할아버지와 증조 할머니 사이에서 할아버지가 태어났고,할아버지와 할머니 사이에서 아버지가 태어났고,아버지와 어머니가 그럭저럭 같이 지내다가 우리들이 태어난 거잖아. 한가한 사람들은 더더더더 거슬러 올라가 생각해도 좋지만,아무튼 우리들의 몸 속에는 조상으로부터 물려받은 엄청난 수의 유전 정보가 새겨져 있다는 얘기지."

거기까지 얘기했는데 중국인 여자가 내 말을 받았다.

"그러니까 미토콘드리아 DNA라는 독특한 징표를 기준으로 삼으면 자기 뿌리를 정확하게 거슬러 올라갈 수 있다는 말이겠네?" …(중략)…

나는 말했다.

"국적이라든가 민족을 근거로 차별하는 인간은 무지하고 나약하고 가엾은 인간이야. 그러니까 우리들이 많은 것을 알고 강해져서 그 인간들을 용서해주면 되는 거야. 하기야 나는 뭐 그런 경지에 도달하려면 아직 멀었지만."

<문제 2> 아래 글 [가]~[라]는 근대의 '민족(民族)'이라는 관념과 연관되어 있다. 이 글들을 읽고 오늘날 우리 사회가 지향해야 하는 '민족'의 방향성을 아래의 조건에 맞추어 논술하시오. (1300자 ±100자)

조건 1. <문제 1> 의 문제의식과 연관지을 것.

조건 2. 글 [나]에서 나타나는 제국주의화된 '민족'의 특징을 글 [가]를 참고하여 비판적으로 서술할 것.

조건 3. 글 [다]에서 보이는 '신채호'의 논리와 글 [라]에서 보이는 시각의 공통점을 지적할 것.

조건 4. 글 [다]와 글 [라]의 논리를 비판적으로 서술할 것.


민족은 가장 작은 민족의 성원들도 대부분의 자기 동료들을 알지 못하고 만나지 못하며 심지어 그들에 관한 이야기를 듣지도 못하지만,구성원 각자의 마음에 서로 친교의 이미지가 살아있기 때문에 상상된 것이다. (…)

사실 면대면(面對面)의 원초적인 마을보다 큰 공동체는(그리고 아마 이 마을조차도) 상상의 산물이다.

민족은 제한된 것으로 상상된다.

왜냐하면 10억의 인구를 가진 가장 큰 민족도 비록 유동적이기는 하지만 한정된 경계를 갖고 있어 그 너머에는 다른 민족이 살고 있기 때문이다.

어떤 민족도 그 자신을 인류와 동일시하지 않는다.

어떤 구세주적 민족주의자들도 기독교도들이 어느 시대에 기독교도만 모인 행성(planet)이 도래할 것이라고 꿈꾸는 것과 같이 그들의 민족에 동참하는 날이 올 것을 꿈꾸지 않는다.

민족은 주권을 가진 것으로 상상된다.

왜냐하면 이 개념은 계몽사상과 혁명이 신이 정한 계층적 왕국의 합법성을 무너뜨리던 시대에 태어났기 때문이다.

오늘날은 어떤 보편적인 종교의 가장 신앙심 깊은 추종자라도 보편적인 종교들이 여럿 존재한다는 사실과,각 신앙의 존재론적 주장과 영토론적 한계 사이에 이질동형(allomorphism)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이런 인간의 역사 단계에서 민족들은 자유롭기를 꿈꾸며 만일 신의 지배를 받아야 한다면 직접 받기를 꿈꾼다.

이 자유의 표식과 상징은 주권 국가이다.

민족은 공동체로 상상된다.

왜냐하면 각 민족에 보편화되어 있을지 모르는 실질적인 불평등과 수탈에도 불구하고 민족은 언제나 심오한 수평적 동료의식으로 남아 있기 때문이다.

메이지 유신 이후의 일본에서 식민지적 무의식과 식민주의적 의식이 동시에 발동되는 모습이 여기에서 처음으로 나타났다.

즉 서구 열강에 의해 식민지화될지도 모른다는 위기적인 상황(이 경우 러시아제국과의 국경 확정)에 뚜껑을 덮고,마치 자발적인 의지인 것처럼 '문명개화'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서구 열강을 모방하는 것에 내재하는 자기 식민지화를 은폐하고 망각함으로써 식민지적 무의식이 구조화되는 것이다.

그러나 스스로가 '문명'이라는 증거는,주변에서 '야만'을 발견하고 그 토지를 영유함으로써만 손에 넣을 수 있었다.

'아이누'는 최초의 '야만'으로 발견되었던 것이다.

우선 이 지역의 아이누 사람들을 러시아와의 관계에서는 '외국인'이 아니라며 감싸안았고,또한 샤모(和人-일본인을 가리키는 아이누의 말)와 차별하기 위해 '구토인(舊土人)'이라는 배제의 호칭을 부여했다.

동화와 배제의 이 이중성을 만들어내는 담론 전략은 그 이후의 일본형 식민주의를 관철해 나아간다. …(중략)…

그러나 자신들이 노예가 될지도 모른다는 식민지적 공포와 불안을 망각하기 위해서는 항상 타자로서의 거울인 '미개'와 '야만'이 계속해서 발견되지 않으면 안되었다.

왜냐하면 모처럼 발견된 '미개'와 '야만'은 그 지역이 '내국화(內國化)'되지 않으면 타자로서의 거울이라는 기능을 하겠지만,일단 식민주의적 지배가 수행되고 자국의 영토가 되어버리면 타자로서의 '미개'와 '야만'이었던 사람들도 동일한 자국민이 되어 자기의 일부가 되고 말기 때문이다.

실제로 '홋카이도 개척사'가 설치된 이후 '토인'이라고 불렸던 아이누는 신민(臣民)의 일부로 편입되었고,그랬기 때문에 독자적인 문화로 유지되어 온 고유의 풍속이나 생활관습이 금지당했던 것이다.

동시에 '구토인'이라는 차별적 명명을 부여받음으로써 '일본인'의 일부이면서도 차별을 지속받는 분열 속에 놓였던 것이다. -중략- 그리하여 다음 표적은 반도로 정해졌다. …(중략)…

그러나 중요한 것은 첫 번째의 방책,즉 외교관계를 단절해 버린다는 제안의 모두(冒頭)에서 "조선국은 비루하고 미개하며 산물(産物)은 과소하다"고 하여,조선이 '미개'한 땅으로 재발견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신채호는 민족에 대한 국가 중심적 정의에서 벗어나 종족(ethnic)적인 정의를 채택했다.

이것이 '민족' 개념의 등장이다.

또한 조선 왕조에서 사용한 부계 중심의 가계도와 유사한 방식으로 대대로 내려오는 역사를 창조하기 위해 단군신화를 강조했다. (조선시대에 끊임없이 강조되던 '기자'는 이후 역사에서 거의 자취를 감추게 된다)

그 결과 한국의 역사적 계보는 민족의 영웅으로 추대된 역사적인 전쟁 영웅과 결합하여 민족에 대한 다분히 남성적인 개념을 제공하게 되었다.

당시 사회진화론을 받아들인 신채호는 민족의 혈통을 핵심 주제로 하여 역사를 서술하면서 한민족은 지속적인 민족 말살의 위협 속에서도 끝내 살아 남았다는 것을 주장의 근거로 삼았다.

신채호는 민족을 역사의 핵심에 놓음으로써 의도적으로 왕실 중심의 유교적 역사관에 거리를 두었다.

이렇게 함으로써 그는 한민족의 역사를 중국과 무관하게 만들었고,민족의 독자적인 행동을 유일한 기준으로 삼아 민족을 자주적인 추체로 창조했다.

이것이 중화주의 해체의 마지막 단계가 되었다.

또한 신채호의 역사관은 민족에 대한 객관적인 정의를 제공했다.

한국인들이 민족의 존재를 의식하고 있었는지 여부와 관계없이 역사적인 시간을 통해 객관적으로 존재하는 민족 개념을 수립한 것이다.

그러나 식민지배를 받고 있는,당시의 표현대로 하면 국가와 영토를 '도둑맞은' 특수한 환경에서 민족의 존립은 대중의 인식에 달려 있었다.

그래서 신채호의 역사관은 그러한 집단적 기억을 강화하고 지탱하는 데 초점이 맞추어져 있었다.

신채호의 전략적인 역사 기술은 당시의 다양한 목적을 위해 사용되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신채호의 역사관이 중국과 일본이라는 두 제국 사이에서 착취당하는 한민족의 자치권을 고안해냈다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신채호는 과거의 중화주의에서 탈피하는 동시에 현재의 일본에 저항할 수 있는 특수한 민족의 개념을 제공한 것이다.

이러한 역사 기술의 전략은 다른 역사가들에게도 신속하게 수용되었다.

그들은 신채호가 만들어 놓은 기본 뼈대 위에서 다양한 역사기술의 대안들을 내놓았다.

신채호의 역사학은 수많은 다른 분야에도 영향을 주었는데,그 가운데 하나가 바로 신채호의 '민족' 이론이었다.

우리 조상들은 유구한 역사를 거치면서 슬기를 발휘하고 노력을 기울여 문화를 발전시켜 왔다.

우리 문화는 다른 어느 민족의 그것과도 구별되는 특수성을 지니고 있으면서도 보편적 가치를 추구해 온 문화이다.

선사시대에는 아시아의 북방 문화와 연계되는 문화를 이룩하였고,그 후 중국 문화와 깊은 연관을 맺으면서 독자적인 고대 문화를 발전시켰다.

고려시대에는 불교를 정신적 이념으로 채택하였으며,조선시대에는 유교적 가치를 중요시하는 문화 활동을 하였다.

그러나 이러한 불교와 유교는 외래 사상을 그대로 들여온 것이 아니라,이를 한국화하고 토착화시킴으로써 한국 사상으로서의 개성을 확립하였다.

즉,우리 조상들은 불교와 유교를 소화하여 우리 것으로 만들었다.

튼튼한 전통 문화의 기반 위에서 선진적 외래문화를 주체적으로 수용하는 것이 민족 문화 발전의 열쇠라는 관점에서 볼때,우리의 민족 문화는 무한한 발전 가능성을 안고 있다.

우리는 이러한 민족 문화에 대한 자부심과 긍지를 가지고 민족 문화를 보존함과 아울러 이를 더욱 발전시켜 나가려는 자세를 가져야 하겠다.

흔히 현대를 세계화시대라고 한다.

이는 정보 통신 기술과 교통의 발달로 점점 세계는 긴밀해지고 교류가 활발해지고 있다는 의미이다.

세계화시대의 역사의식은 안으로 민족 주체성을 견지하되,밖으로는 외부 세계의 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개방적 민족주의에 기초해야 한다.

내 것만이 최고라는 배타적 민족주의도,내 것을 버리고 무조건 외래의 문화만 추종하는 것도 모두 세계화 시대에는 버려야 할 닫힌 사고이다.

⊙ 출제의도

2010학년도 부산대학교 논술 예시문항은 전형적인 통합논술의 유형을 따르고 있다.

민족이라는 보편적 주제에 대해 비판 · 논증 · 요약을 요구하고 있으며,특히 비판하기에 있어 많은 비중을 두고 있다.

짧은 문제와 긴 문제가 각 하나씩 출제됐으며 고교 수준에서 충분히 풀 수 있는 수준의 문제가 출제됐다.

부산대학교 논술은 사실적 글쓰기와 의견을 요하는 글쓰기의 유형이 절반씩 포함되기 때문에 평소 제시문에 대한 독해력과 제시문 간의 연관짓기,자신의 견해 밝히기에 집중적인 연습이 필요하다.

특히 2번 문항에서는 네 가지의 풀이 조건이 제시돼 있으므로 이에 대한 세심한 확인이 필요하다.

이번 주제는 '민족'이다.

단일민족신화,순혈혈통주의에 대한 비판과 함께 민족을 바라보는 다양한 의미에 대해 묻고 있다.

특히 각 제시문 간의 차이를 바탕으로 한 비판적 사고가 답안 작성에 중요한 열쇠가 된다.

⊙ 제시문 분석 및 논제분석

문항 1번은 단일민족 신화의 허구성을 밝히는 것이 쟁점이다.

제시문에서는 두 가지를 찾을 수 있다.

우선 단일민족신화와 관련한 단어들의 나열을 적절하게 사용하는 것이 필요하다.

단일민족 신화로 인해 어떤 민족이 타 민족을 침입하는 것이 정당화될 수 있고,이로 인한 배제와 분리의 논리가 존재함을 설명해야 한다.

그리고 제시문에 나와 있는 인물들의 대화를 통해 인류는 '한 나무'라는 사실을 찾아야 한다.

인류는 '한 나무'에서 파생된 것으로 국적과 민족의 개념은 하나의 '가지'를 보여주는 장치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중요한 것은 단일민족 신화의 허구성을 밝힘에 있어 구체적 사례를 적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논술에서 구체적 사례는 역사적인 사례나 교과서적 개념,또는 현재 사회의 중요한 현안들이나 이슈의 적용을 의미한다.

1번 문항에서는 단일민족 신화의 허구성으로 순혈혈통주의의 배타성,생물학적 개념의 자의적 오류를 지적하면서 동시에 이에 수반하는 적절한 사례를 고민해야 한다.

최근 다문화가정의 문제나,독일 나치즘의 우생학적인 논리 등도 하나의 예가 될 수 있다.

우리의 배달민족,단군 신화 등이 내부의 결속을 강화하기 위한 정치적 수단이 됐음을 지적하는 것도 좋다.

이를 위해 단일 민족신화의 개념을 분명히 밝히고,단일 민족신화의 허구성을 직접적으로 지적해야 한다.

문항 2번은 민족의 미래지향적 방향성을 주어진 조건에 맞게 풀어내는 것이다.

조건은 네 가지다.

첫째는 문제1과의 연결성을 강화할 것,둘째는 (가)를 논거로 (나)의 제국주의화된 민족을 비판할 것,셋째는 글 (다)와 글 (라)의 공통점을 쓸 것,넷째는 글 (다)와 글 (라)의 논리를 비판적으로 서술할 것을 요구한다.

우선 첫 번째 조건인 문제1과의 연속성은 전체 답안을 관통하는 하나의 대주제로 삼아 제시해야 한다.

단일 민족주의의 허구성을 이끌어 냄에 있어 주어진 조건들을 모두 이용하는 것이다.

따라서 답안 속에서 문제1의 문제의식에서 이어지는 논리임을 직접적으로 표현하는 것이 좋다.

답안 구성에 있어 첫 부분을 할애해 단일민족주의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다양한 방안을 모색할 수 있음을 쓰는 것이다.

즉 문제1의 논리를 이른바 '서론'의 성격을 가지는 부분으로 배치하는 것이 적절하다.

두 번째 조건인 글 (나)의 특징을 (가)를 참고해 비판하는 부분은 우선 글 (나)의 특징을 먼저 제시해야 한다.

글 (나)는 민족의 개념은 내적 차별과 배제,분리를 통해 재생산되고 확장됨을 설명하고 있다.

즉 민족으로서의 담론을 확고히 하기 위해서는 상대적 열위에 놓여 있는 대상을 끊임없이 발견하고 제기함으로써,그들의 우위를 확인해 나간다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내적 차별과 갈등의 가능성은 커진다.

이와 같은 (나)의 특징은 이른바 상상의 공동체라 할 수 있는 민족의 수평적 동료의식에 반하는 것이다.

즉 (가)에서 제기하고 있는 제한된 민족으로서의 상상은 언제나 주권과 자유,평등의 의미를 내포하는 것이다.

하지만 글 (가)의 상상으로서의 민족을 일탈한 (가)는 상상의 민족이 아닌,특정 목적을 성취하기 위한 인위적인 민족 개념의 수용을 강요하고 있다는 점에서 문제를 지적할 수 있다.

세 번째 조건인 글(다)와 글(라)의 공통점으로는 민족개념을 타자와의 경쟁과 대립 속에서 민족의 생존과 정체성을 유지하기 위한 전략으로 보고 있다는 점을 들 수 있다.

민족적 긍지와 자부심을 고취하기 위한 개념으로서 민족을 바라봄에 있어 공통적인 것이다.

하지만 글 (다)의 신채호의 민족개념은 민족 주체성을 강화할 수 있으나 남성적 개념이고,혈통적 개념이라는 점에서 한계를 지적할 수 있다.

또한 사회진화론의 관점에서 언제나 더 나은 상태로 나아간다는 전제도 비판될 수 있다.

오늘날 민족개념은 세계화와 함께 더 개방적이고 균형적인 개념을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신채호의 개념은 지나치게 국수주의적이고 배타적이며,남성 본위의 일방적 민족개념이 될 우려가 있다.

한편 글 (라)는 민족의 특성과 외부의 환경 변화 간의 접점을 잘 제시하고 있으나,외부 문화의 수용 기준이 모호하다는 점에서 비판할 수 있다.

우리 문화의 주체성을 견지하되,배타성을 극복하자는 상투적인 논의에 그치고 있다는 점에서 비판점을 찾을 수 있다.

위 네 가지 조건은 가급적 그 순서를 그대로 따르는 것이 답안의 논리와 완결성 측면에서 더 좋다.

주어진 네 조건을 제대로 지키지 않거나 자의적으로 해석하면 논제 이탈에 해당되어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없으므로 언제나 논제를 최우선으로 고려하고 답안을 작성하는 훈련이 필요하다.

김윤환 S · 논술 선임연구원 pogara@nat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