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해양부가 2009년 4월29일에 발표한 '우측통행을 근간으로 하는 보행문화 개선방안'이 6월부터 실시된 홍보 과정을 거쳐,10월부터 지하철 등의 다중이용시설에 시범적으로 시행되고 있다.

본 방안은 도로교통법을 비롯한 관련 법률 개정 및 교육 등을 통해 2010년 7월부터 본격적으로 전국적으로 실시된다.

보행자 우측통행이 시행되면,반대편에서 오는 자동차와 마주 보며 걸을 수 있어서,보행자의 심리적 부담감과 교통사고를 감소시키고,원활하고 쾌적한 교통 환경을 만들수 있을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그러나 정작 시민들은 아직까지 이와 같은 변화가 낯설게 느껴진다고 말한다.

국토해양부는 세부 실천계획을 세우고,홍보영상물 제작,리플렛 배포 등을 통해 대(對) 국민홍보에 나서고 있으나,세세한 전달이 효과적으로 이루어지지 않을 뿐 아니라 기존의 오래된 관습에 부딪혀 국민들의 참여가 부진한 상황이다.

우측보행 도입과 비슷한 예로,에스컬레이터 한줄 서기 운동이 있다.

1997년 한 시민단체의 캠페인으로 시작된 '에스컬레이터 한줄 서기 운동'은 원활한 통행과 효율성 제고 등을 이유로 선진국형 문화란 명목 하에 도입되었고,전 국민적 홍보를 통해 하나의 보행 문화로 자리 잡았다.

하지만 최근 정부는 에스컬레이터 하중 편중으로 인한 기계 마모,보행자 안전사고 위험 등의 이유로 두 줄 서기 운동을 홍보하고 있다.

이는 오랜 연구와 실험 과정을 통해 좋은 목적으로 도입되었으나,단기간의 도입과 다소 빈약한 홍보로 그 취지를 크게 살리지 못하고 있다.

실제로 에스컬레이터를 이용하는 승객들은 지난 10년간 실시해왔던 한 줄 서기와 최근 도입한 두 줄 서기 사이에서 혼란을 겪고 있다.

인천의 한 시민은 "지하철 에스컬레이터에 오를 때마다,어느 방향에 서야 할지 고민에 빠지게 된다"며 "갑작스런 변화 때문에 승객들이 당황스러워 할 때가 많다"고 말한다.

우측통행 개선 방안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다.

오랜 검토 과정을 통해 도입되었지만 아직까지 국민 참여 유도 차원에서 다소 어려움을 겪고 있다.

김창영 학생(세일고 3년)은 "TV영상물을 통해 우측통행에 대해 알게 되었지만,실제로 주변에 우측통행을 알고 있는 친구가 많지 않다"며 "오히려 기존의 좌측통행자와 우측통행자가 뒤섞여 충돌이 일어나기도 한다"고 했다.

이에 정재원 학생(세일고 3년)은 "교통체계는 법률적 조약이기에 앞서 사회적 약속이므로,제도 변화에 따른 재교육과 국민들의 인식 제고가 꼭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새롭게 개정되는 도로교통법이 진정한 선진 문화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국민들의 적극적인 관심은 물론,이를 효과적으로 이끌어낼 수 있는 국가적인 홍보와 교육이 필요하다.

남은 기간의 세심한 검토와 적극적인 추진을 통해 본래 취지를 살린 편리하고 아름다운 교통문화의 정착을 기대해본다.

성민우 생글기자(세일고 3년) smw92@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