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 “국제공조 외면하고 美요청 거절해선 안돼”
반 “철수 2년만에 또 교전지역 파병은 안될 말”
아프가니스탄 파병계획을 둘러싸고 논란이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아프간의 안정과 재건 노력에 동참하기 위해 지방재건팀(PRT)요원을 확대하고,이들을 보호할 군과 경찰 경비병력을 파견한다는 정부 발표를 놓고 찬반 의견이 엇갈리고 있는 것이다.
한 쪽에서는 "세계 10위권의 경제력에 걸맞게 우리도 국제사회에 적극 공헌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하는가 하면, 또 다른 쪽에서는 "미국조차 아프간 정책을 제대로 결정하지 못하고 있는 마당에 우리가 앞장서 PRT 규모를 확대하고 재파병에 나서는 것은 현명하지 못하다"며 볼멘소리를 낸다.
우리도 국력과 국제적 위상에 걸맞은 국제적 기여를 해야 한다는 데 대해서는 이론의 여지가 거의 없다.
논란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미국과의 동맹관계 강화 또한 중요한 과제인 것은 새삼 언급할 필요도 없다.
문제는 아프간에 파견되는 재건팀과 경비병력의 안전을 과연 확보할 수 있느냐는 점이다.
물론 정부 측 설명대로 치안이 안정된 지역을 골라 재건팀을 내보내고,아프간 저항세력과의 교전을 피하면 안전확보에 별 문제가 일어나지 않을 수 있지만 현실은 그리 녹록지 않다.
지난 2007년 민간인 인질 · 피살 사태를 겪은 데다,그때보다 정세가 훨씬 악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나라가 아프간 재건을 명분으로 군과 경찰을 파견하는 것이 과연 바람직하냐는 게 논란의 초점이다.
아프간 파병 문제를 분석해 본다.
⊙ 찬성 측, "국제적 공조노력 외면하고 미국 지원요청 거절해선 안돼"
아프간 파병을 찬성하는 쪽에서는 "미국 정부가 아프간에 미군을 증파하는 계획을 세우는 등 아프간 안정화에 진력하는 상황에서 전투병을 파견한 나라만 42개국에 이른다"며 우리의 국제적 위상과 국가안보 수준 등을 감안해 국제사회로부터 제대로 된 평가를 받을 수 있는 직접적이고 현실적인 기여가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국제적 공조노력을 외면하고 미국의 지원요청을 뿌리치면서 한 · 미동맹 강화를 외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는 논리다.
특히 아프간전을 둘러싼 미국의 고민을 덜어줌으로써 주한미군 주둔 문제를 해결하고 이를 통해 한반도의 안보를 보다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아프간 파병은 우리의 국익이 걸린 중대한 사안이라는 얘기다.
파병 문제로 시간만 끌며 논란을 거듭해서는 국론 분열과 국가적 혼란만 초래할 수밖에 없는 만큼 여야 정치권은 과감하고 신속하게 파병 결단을 내리고 파견인력의 안전대책 마련에 온힘을 다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 반대 측, "철수 2년 만에 또다시 교전지역 파병은 설득력 없어"
이에 대해 반대하는 쪽에서는 "민간 요원보다 2배 이상 많은 병력 파견을 꾀하면서도 지방재건팀 파견을 강조하는 것은 파병에 대한 비난을 회피하려는 것"이라고 지적한다.
'아프간 인질사건'으로 국군의료지원단(동의부대)과 건설공병지원단(다산부대)을 철수시킨 지 2년 만에, 그것도 그때보다 정세가 악화된 상황에서 파병하는 데 따른 반대 여론을 무마하기 위한 술책이라는 얘기다.
아프간 전 지역에서 교전이 벌어지고 있는 마당에 우리만 전투에서 빠질 수 없는 만큼 파병을 해선 안 된다고 강조한다.
글로벌코리아로 가기 위해 테러와의 전쟁에 공헌할 의무가 있고,주한미군의 안정적 주둔 여건을 마련하기 위해 아프간 지원이 필요하다는 정부 측 논리 또한 설득력이 전혀 없다고 꼬집는다.
아프간전은 이미 테러와의 전쟁 국면을 넘어섰기 때문에 파병은 학살과 전쟁을 용인하는 비평화적 행위라고 주장한다.
주한미군 주둔 여건 마련 주장 또한 국민의 안보불안 심리를 자극해 파병을 정당화하려는 얕은 꾀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 논란접고 민간과 국군의 안전을 확보하는 데 온힘 다해야
우리나라도 국제적 위상과 경제력에 걸맞은 역할을 해야 하는 것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
한 · 미동맹의 관점에서도 아프간 문제 해결에 미국과 공동보조를 취하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다.
그런 점에서 아프간 지역의 재건 활동에 참여하는 민간인들을 보호하기 위한 경비병력 파견은 당위성이 충분하다.
이제 우리의 과제는 국민과 국군의 안전을 확보하는 일이다.
아프간에 대한 지원확대 대상지역 선정을 위한 현지 실사 과정에서도 안전보장 문제를 중시하고 공론화를 통해 국민적인 공감대를 마련해나가야 할 것이다.
만일 탈레반 무장세력이 공격해 올 경우 격퇴할 수 있는 충분한 장비와 무기를 갖고 가야 한다는 주장도 귀담아 들을 필요가 있다.
아프간 파병 문제를 놓고 또다시 논란만 벌이고 있을 수는 없는 만큼 여야 정치권은 공론화 과정을 통해 하루 빨리 파병에 대한 결단을 내려야 할 것이다.
최악의 상황에서도 민간요원들의 안전이 최대한 보장될 수 있는 위치 선정에 만전을 기하는 일이 무엇보다 시급하고 중요한 과제다.
김경식 한국경제신문 논설위원 kimks5@hankyung.com
용어풀이
◆ 해외파병
어떤 나라가 군대를 비롯 군함 군용기 따위를 군사적 목적으로 다른 나라의 영토나 영해 영공에 파견하는 것을 말한다. 우리나라는 베트남전에 비둘기 백마 맹호 청룡부대 등을 내보낸 이래 인도네시아 동부 동티모르 유혈사태의 치안유지 및 대민지원(상록수부대), 쿠웨이트에 수송지원(공군 다이만부대), 이라크 아르빌의 대민지원(자이툰부대), 레바논 UN평화유지군(동명부대), 소말리아부근 해역 해적퇴치(해군 청해부대) 등을 위해 파병했다. 9 · 11 테러사건 이후 배후세력 색출을 위해 미군이 공격한 아프간에 2001년 해 · 공군수송지원단을,2002년 9월에 국군의료지원단(동의부대)을,2003년 2월엔 건설공병지원단(다산부대)을 파견했지만 2007년 '아프간 인질사건'이 발생하면서 모두 철수시켰다.
◆ 유엔평화유지군(PKO)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평화유지 활동 결의에 따라 각국 정부가 자발적으로 파병한 병사를 말한다. 푸른색 헬멧이 특색이며 흔히 '블루헬멧'으로 불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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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합뉴스 11월1일자 보도기사
정부는 아프가니스탄 파병과 관련,이르면 2일 오후 관계부처 합동으로 회의를 열어 구체적인 보호병력 규모와 대상지역을 결정하기 위한 현지 실사단 파견 문제를 논의할 예정이다.
외교부 관계자는 1일 "2일 또는 3일 중 관계부처 회의를 열어 구체적인 실사단 규모와 운용 방안을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회의에는 외교통상부와 국방부,합참,한국국제협력단(KOICA),경찰청 등이 참여할 것으로 알려졌다.
실사단의 규모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으며 파견시기는 실무준비에 걸리는 시간 등을 감안할 때 이르면 이달 중순이 될 것으로 알려졌다.
이 관계자는 "부처간 협의도 두세 차례 더 진행해야 하고 아프가니스탄 현지 정부와도 실무 준비작업을 벌여야 한다"며 "빨라야 이달 중순께 실사단 파견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사단은 아프가니스탄 현지에서 현지 중앙정부 및 주 정부,나토 관계자 등과 협의해 △PRT(지방재건팀) 설치 · 운용할 지역과 부지 상황 점검 △파병수요 확인 △위험 정도 파악 등 임무를 수행할 예정이다.
정부는 실사단의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PRT 설치 · 운용할 지역을 선택하고 민간요원 및 보호병력의 형태와 규모를 결정할 예정이다.
반 “철수 2년만에 또 교전지역 파병은 안될 말”
아프가니스탄 파병계획을 둘러싸고 논란이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아프간의 안정과 재건 노력에 동참하기 위해 지방재건팀(PRT)요원을 확대하고,이들을 보호할 군과 경찰 경비병력을 파견한다는 정부 발표를 놓고 찬반 의견이 엇갈리고 있는 것이다.
한 쪽에서는 "세계 10위권의 경제력에 걸맞게 우리도 국제사회에 적극 공헌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하는가 하면, 또 다른 쪽에서는 "미국조차 아프간 정책을 제대로 결정하지 못하고 있는 마당에 우리가 앞장서 PRT 규모를 확대하고 재파병에 나서는 것은 현명하지 못하다"며 볼멘소리를 낸다.
우리도 국력과 국제적 위상에 걸맞은 국제적 기여를 해야 한다는 데 대해서는 이론의 여지가 거의 없다.
논란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미국과의 동맹관계 강화 또한 중요한 과제인 것은 새삼 언급할 필요도 없다.
문제는 아프간에 파견되는 재건팀과 경비병력의 안전을 과연 확보할 수 있느냐는 점이다.
물론 정부 측 설명대로 치안이 안정된 지역을 골라 재건팀을 내보내고,아프간 저항세력과의 교전을 피하면 안전확보에 별 문제가 일어나지 않을 수 있지만 현실은 그리 녹록지 않다.
지난 2007년 민간인 인질 · 피살 사태를 겪은 데다,그때보다 정세가 훨씬 악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나라가 아프간 재건을 명분으로 군과 경찰을 파견하는 것이 과연 바람직하냐는 게 논란의 초점이다.
아프간 파병 문제를 분석해 본다.
⊙ 찬성 측, "국제적 공조노력 외면하고 미국 지원요청 거절해선 안돼"
아프간 파병을 찬성하는 쪽에서는 "미국 정부가 아프간에 미군을 증파하는 계획을 세우는 등 아프간 안정화에 진력하는 상황에서 전투병을 파견한 나라만 42개국에 이른다"며 우리의 국제적 위상과 국가안보 수준 등을 감안해 국제사회로부터 제대로 된 평가를 받을 수 있는 직접적이고 현실적인 기여가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국제적 공조노력을 외면하고 미국의 지원요청을 뿌리치면서 한 · 미동맹 강화를 외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는 논리다.
특히 아프간전을 둘러싼 미국의 고민을 덜어줌으로써 주한미군 주둔 문제를 해결하고 이를 통해 한반도의 안보를 보다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아프간 파병은 우리의 국익이 걸린 중대한 사안이라는 얘기다.
파병 문제로 시간만 끌며 논란을 거듭해서는 국론 분열과 국가적 혼란만 초래할 수밖에 없는 만큼 여야 정치권은 과감하고 신속하게 파병 결단을 내리고 파견인력의 안전대책 마련에 온힘을 다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 반대 측, "철수 2년 만에 또다시 교전지역 파병은 설득력 없어"
이에 대해 반대하는 쪽에서는 "민간 요원보다 2배 이상 많은 병력 파견을 꾀하면서도 지방재건팀 파견을 강조하는 것은 파병에 대한 비난을 회피하려는 것"이라고 지적한다.
'아프간 인질사건'으로 국군의료지원단(동의부대)과 건설공병지원단(다산부대)을 철수시킨 지 2년 만에, 그것도 그때보다 정세가 악화된 상황에서 파병하는 데 따른 반대 여론을 무마하기 위한 술책이라는 얘기다.
아프간 전 지역에서 교전이 벌어지고 있는 마당에 우리만 전투에서 빠질 수 없는 만큼 파병을 해선 안 된다고 강조한다.
글로벌코리아로 가기 위해 테러와의 전쟁에 공헌할 의무가 있고,주한미군의 안정적 주둔 여건을 마련하기 위해 아프간 지원이 필요하다는 정부 측 논리 또한 설득력이 전혀 없다고 꼬집는다.
아프간전은 이미 테러와의 전쟁 국면을 넘어섰기 때문에 파병은 학살과 전쟁을 용인하는 비평화적 행위라고 주장한다.
주한미군 주둔 여건 마련 주장 또한 국민의 안보불안 심리를 자극해 파병을 정당화하려는 얕은 꾀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 논란접고 민간과 국군의 안전을 확보하는 데 온힘 다해야
우리나라도 국제적 위상과 경제력에 걸맞은 역할을 해야 하는 것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
한 · 미동맹의 관점에서도 아프간 문제 해결에 미국과 공동보조를 취하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다.
그런 점에서 아프간 지역의 재건 활동에 참여하는 민간인들을 보호하기 위한 경비병력 파견은 당위성이 충분하다.
이제 우리의 과제는 국민과 국군의 안전을 확보하는 일이다.
아프간에 대한 지원확대 대상지역 선정을 위한 현지 실사 과정에서도 안전보장 문제를 중시하고 공론화를 통해 국민적인 공감대를 마련해나가야 할 것이다.
만일 탈레반 무장세력이 공격해 올 경우 격퇴할 수 있는 충분한 장비와 무기를 갖고 가야 한다는 주장도 귀담아 들을 필요가 있다.
아프간 파병 문제를 놓고 또다시 논란만 벌이고 있을 수는 없는 만큼 여야 정치권은 공론화 과정을 통해 하루 빨리 파병에 대한 결단을 내려야 할 것이다.
최악의 상황에서도 민간요원들의 안전이 최대한 보장될 수 있는 위치 선정에 만전을 기하는 일이 무엇보다 시급하고 중요한 과제다.
김경식 한국경제신문 논설위원 kimks5@hankyung.com
용어풀이
◆ 해외파병
어떤 나라가 군대를 비롯 군함 군용기 따위를 군사적 목적으로 다른 나라의 영토나 영해 영공에 파견하는 것을 말한다. 우리나라는 베트남전에 비둘기 백마 맹호 청룡부대 등을 내보낸 이래 인도네시아 동부 동티모르 유혈사태의 치안유지 및 대민지원(상록수부대), 쿠웨이트에 수송지원(공군 다이만부대), 이라크 아르빌의 대민지원(자이툰부대), 레바논 UN평화유지군(동명부대), 소말리아부근 해역 해적퇴치(해군 청해부대) 등을 위해 파병했다. 9 · 11 테러사건 이후 배후세력 색출을 위해 미군이 공격한 아프간에 2001년 해 · 공군수송지원단을,2002년 9월에 국군의료지원단(동의부대)을,2003년 2월엔 건설공병지원단(다산부대)을 파견했지만 2007년 '아프간 인질사건'이 발생하면서 모두 철수시켰다.
◆ 유엔평화유지군(PKO)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평화유지 활동 결의에 따라 각국 정부가 자발적으로 파병한 병사를 말한다. 푸른색 헬멧이 특색이며 흔히 '블루헬멧'으로 불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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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합뉴스 11월1일자 보도기사
정부는 아프가니스탄 파병과 관련,이르면 2일 오후 관계부처 합동으로 회의를 열어 구체적인 보호병력 규모와 대상지역을 결정하기 위한 현지 실사단 파견 문제를 논의할 예정이다.
외교부 관계자는 1일 "2일 또는 3일 중 관계부처 회의를 열어 구체적인 실사단 규모와 운용 방안을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회의에는 외교통상부와 국방부,합참,한국국제협력단(KOICA),경찰청 등이 참여할 것으로 알려졌다.
실사단의 규모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으며 파견시기는 실무준비에 걸리는 시간 등을 감안할 때 이르면 이달 중순이 될 것으로 알려졌다.
이 관계자는 "부처간 협의도 두세 차례 더 진행해야 하고 아프가니스탄 현지 정부와도 실무 준비작업을 벌여야 한다"며 "빨라야 이달 중순께 실사단 파견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사단은 아프가니스탄 현지에서 현지 중앙정부 및 주 정부,나토 관계자 등과 협의해 △PRT(지방재건팀) 설치 · 운용할 지역과 부지 상황 점검 △파병수요 확인 △위험 정도 파악 등 임무를 수행할 예정이다.
정부는 실사단의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PRT 설치 · 운용할 지역을 선택하고 민간요원 및 보호병력의 형태와 규모를 결정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