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하고 2학년 5반 한국지리 수업시간.

"간척사업은 국토확보 및 식량안보를 위해 불가피한 것이다. 하지만 무분별한 개발로 인한 피해는 앞서 언급한 점들을 백지화할 만큼 큰 손실을 끼칠 수 있다. … 따라서 정확한 사전 조사와 계획 수립을 통해 체계적으로 추진해야 할 것이다."

선생님이 오소영 학생의 글을 읽어주시자 학생들이 자신의 생각과 비교해본다.

수행평가 기간 교하고 학생들은 쓰기수업 준비로 분주하다.

교하고가 '다양한 쓰기활동으로 생각을 키우는 창조학교'라는 비전을 가지고 특색 있는 학교 만들기 선도학교로 지정되었기 때문이다.

점심 · 저녁 시간에 학생들이 학교 도서관에 있는 컴퓨터로 쓰기 자료를 찾기도 하고 친구들끼리 둘러앉아 서로의 글을 수정해주기도 한다.

현재 교하고에서는 모든 과목들의 쓰기 교육에 역점을 두고 있으며 쓰기 성적의 10~30% 정도를 교과 성적에 반영하고 있다.

특히 영어 교과의 경우 원어민과 함께 하는 '나만의 블로그 만들기 활동'을 통해 학생들에게 영작문에 자신감을 불어넣어주고 있다.

2학년 지용휘 학생은 "평소에 영작문 공부를 할 기회가 많지 않았는데 이번 수업을 통해 자신감과 더불어 많은 것을 배웠다"며 영어 쓰기 수업에 대한 만족감을 나타냈다.

이와 더불어 '통일 글짓기 대회' '과학 논술대회' '독후감대회' '세상에 하나뿐인 나의 책 만들기 대회' 등 다양한 교과외 활동을 통해 쓰기활동에 대한 학생들의 관심과 참여를 유도하고 있다.

2학년 황초롱 학생은 "논술 공부를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몰랐는데 쓰기 수업을 한 시간 한 시간 받다 보니 저절로 글 쓰는 법이 몸에 배어가는 것 같다"며 쓰기 수업 덕분에 글 솜씨가 좋아졌다고 본인의 경험을 소개했다.

쓰기 수업의 장점은 글쓰기 실력 향상 및 학생의 자긍심과 자신감을 고취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서울대,연세대,고려대,서강대,성균관대 등 36개 대학에서 논술 고사를 실시하고 있어 합격에 직 · 간접적으로 기여하고 있다.

또 학생뿐만 아니라 학부모에게도 연수 및 독서 교실을 운영해 글쓰기 분위기 조성에 힘쓰고 있다.

2학년 김병훈 학생은 "쓰기 활동을 통해 글쓰기와 자기표현 능력을 키우는 동시에 교과 내용을 심화할 수 있어 큰 도움이 되었다"고 밝혔다.

하지만 그는 "일부 교과목이 지나치게 많은 양의 과제를 내주어 학생들에게 스트레스를 주고 쓰기활동의 진정한 의미를 퇴색시킨 점도 없지 않다"고 덧붙였다.

천하현 학생도 "쓰기수업의 이로운 점이 많긴 하지만 이러한 활동이 토론수업으로 이어지지 않는 점이 아쉽다"며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이에 담당 교사 임영미 선생님은 "많은 학생들이 객관식 문제에 익숙해지다 보니 머리 속에 어떤 생각이 있어도 한 줄 글로 표현하기조차 어려워하고 있는 게 현실"이라고 지적하며 "학생들에게 교과내용을 글로 표현하게 한다면 별도의 지도 없이도 쓰기를 잘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제기된 문제점에 대해서는 "가급적이면 과제로 제시하기보다는 수업시간에 5분 내지 10분 정도 할애해 쓰기를 할 수 있도록 할 것이며,학생 주도적인 학습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해 토론식 수업을 적극적으로 도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와 더불어 올해 첫 시행임에도 불구하고 학생과 선생님들의 반응이 좋은 편이라고 언급하면서 "모두가 함께 노력하고 고쳐나간다면 좋은 성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며 긍정적인 전망을 내보였다.

신동명 생글기자(교하고 2년) hermigran@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