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면사고형 논술문제 출제…설득력있는 논증 제시해야

일반우수자 전형 46대 1
[수시 논술 전략 특집] 대학별 수시 논술 전략 - 연세대
⊙ 수시 논술시험 10월 초로 앞당겨

올해 수험생들에게 가장 큰 관심을 불러 일으킨 입학정보 가운데 하나는 연세대 수시전형의 일정 변경이다.

연세대가 2010학년도 수시 논술시험 일자를 과감히 10월 초로 앞당겼기 때문이다.

연세대는 기존의 입시전형을 새로이 정리,수시 2-1차 모집과 수시 2-2차 모집으로 구분해 2010학년도 신입생을 선발한다.

수시 1차 모집에는 일반우수자 전형(모집인원 630명),글로벌리더 전형(모집인원 496명),자연계 조기졸업자 전형(모집인원 200명),음악대학 일반우수자 전형(모집인원 21명),체육특기자 전형(모집인원 50명) 등이 있다.

연세대 수시 1차에 지원한 학생 중 음악대학우수자는 실기시험이,체육특기자는 10월 17일의 면접시험이 성적에 반영되며 나머지 일반우수자 전형,조기졸업자 전형,글로벌 리더 전형에 지원한 수험생 전원은 이번 10월 9일과 10일 논술시험을 치른다.

이 중 2010학년도 수시 1차의 글로벌리더 전형은 전년도의 글로벌리더 전형과 특기자 전형을 통합한 전형으로서 전년도의 글로벌리더 전형에서는 논술시험이 포함되지 않았지만, 올해부터는 글로벌리더 전형에 논술시험이 신설돼 해당 전형의 지원자들도 역시 논술시험을 치른다.

이 때문에 영어논술이 출제되느냐 마느냐 하는 궁금증이 한때 있었지만 연세대는 2010학년도 논술시험에서 영어논술은 출제할 예정이 없다고 발표했다.

일반우수자 전형에 지원하는 수험생들의 경우 각 모집단위에서 요구하는 우선선발 기준을 만족하는 지원자를 대상으로 학생부 성적 20%와 논술 성적 80%를 합산해 총 모집인원의 60%를 먼저 선발한다.

그리고 우선선발로 합격되지 않은 나머지 지원자 중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통과한 사람을 대상으로 학생부 성적 50%,논술성적 50%의 비율로 나머지 모집인원을 선발한다.

⊙ 일반 우수자전형 경쟁률 46 대 1

일반우수자,글로벌리더,조기졸업자 전형에 지원해 10월 둘째주에 논술시험을 보는 수험생들은 오전반과 오후반으로 나뉘어 총 세 시간 동안 논술시험을 치르게 된다.

연세대 내에서도 전형별 수시지원 경쟁률을 비교할 때,논술 중심의 일반우수자 전형 평균 경쟁률이 46.22 대 1의 높은 수치로 마감되었다는(진리자유 전형의 평균 경쟁률은 15.51 대 1) 사실은 논술시험에 거는 수험생들의 기대치가 무척 높음을 알게 해준다.

예상을 웃도는 높은 경쟁률로 긴장감이 고조되는 가운데,이제 곧 다가올 10월 논술시험에서 학생들은 자신을 경쟁자들과 차별화할 수 있는 우수한 답안을 작성하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연세대에 지원한 수험생들은 총 3시간의 시험시간 동안 하나의 큰 주제 아래 두 문항 또는 세 문항의 논제들을 풀게 된다.

출제연도에 따라 논술 문항은 두 문항 혹은 세 문항으로 출제되었으나 전체적인 분량은 문항 수와 상관없이 비슷하게 유지되고 있다.

세 개의 문항으로 논제가 출제될 경우 각 문항에서 요구하는 답안의 분량은 800자,800자,1000자이며 논제가 두 문항으로 출제될 경우에는 각 문항에서 요구하는 답안의 분량은 1000자,1500자이다.

따라서 수험생들은 문항 수가 어떻든 전체적으로 2500자에서 2600자 분량의 답안을 작성하는 연습을 하면 된다.

2009학년도 기출논제와 올해 발표한 2010학년도 예시논제의 경우에는 세 문항으로 구성됐다.

⊙ 다면사고형 논술문제 출제


연세대는 논술의 특유한 성격을 일관되게 지켜오면서,대입논술을 '다면사고형 논술'이라고 명명하며 그 특성을 더욱 명쾌히 하고자 한다.

'다면사고형 논술'이라는 이름 그대로,연세대는 논술 출제에 있어서 기본적으로 '다양한 가치관'을 전제한다.

하나의 주제에 관해서도 얼마든지 다양한 입장이 존재한다는 것이 연세대 논술의 기본 전제다.

특정 주제에 대한 다면적 접근을 통해 연세대는 수험생들의 비판적 사고력과 창의력을 검증하는 데 논술시험의 중점을 둔다.

물론 이해력과 표현력은 어느 대학의 논술시험에서나 당연히 요구되는 것이므로 연세대에서도 역시 당연히 요구하는 바이다.

하지만 연세대의 논술 주제는 고교 학습과정을 거치면서 얼마든지 접할 수 있는 주제이거나 일상에서 익숙하게 노출되는 주제들이므로 다른 수험생들과 차별화하기 위해 일부러 현학을 찾거나 특이한 주제에 대해 고민할 필요는 없다.

그 대신 수험생들이 연세대 논술 시험장에서 반드시 보여주어야 하는 역량은,하나의 주제에 대해 다각적으로 접근해 각 접근방식들의 차이를 비교하고 분석하는 능력이다.

보통 이 작업의 수행이 논제 첫 번째 문항에서 요구된다.

그러므로 무엇보다도 우선 하나의 특정 주제에 관해 저마다 상이한 주장을 전개하는 각 제시문의 관점을 정확하게 이해하고 그 차이점을 명쾌하게 비교,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연세대가 금년도 발표한 2010학년도 예시 논제를 살펴보면,1번 문항의 요구는 '차이점을 비교,분석'하라는 것이었다.

'이타심'이라는 하나의 주제를 두고 그 이타심의 근원을 각기 다르게 해석하는 제시문이 배치돼 있는데,각 제시문들은 인간의 이타심을 각기 타인에 대한 동정심이라는 인간의 자연스러운 감정의 발로에서 찾기도 하고,혹은 인간이 살아오면서 받은 교육과 사회적 압력의 결과라고 주장하기도 한다.

또는 상호호혜적인 협력관계에서 개인의 기대이익을 추구하는 것이 이타심이라고 해석하면서,이타심의 근원이 이기심과 그리 다르지 않다는 입장도 제시돼 있다.

우수한 1번 답안을 작성하기 위해서는 제시문 분석을 통해 이타심에 관한 다양한 주장의 논지를 파악하고 개인들이 이타심을 갖는 동기 및 그로 인한 이타심의 특성이 정확히 분석돼야 한다.

그런데 이해의 수준이 단순히 논지를 정리하는 데 그쳐서는 미흡하다.

각 제시문의 논리적 골격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주장을 전달하는 메시지의 차이점을 이해했다는 것을 검증하기 위해 수험생들은 각 입장의 적합성을 특정 사례에 적용해 평가할 수 있어야 한다.

통상 두 번째 문항이 이를 요구한다.

이번 예시논제의 2번 문항도 '제시문의 논지 가운데 하나를 선택해 지문의 사례를 설명'하라면서 특정 사회현상(불황기 개인의 기부행위 증가와 기업의 기부행위 감소)을 이타심의 동기에 관한 주어진 논점에 입각해 설명하라고 요구했다.

그리고 또 하나,논리적 과정을 통해 특정 주장을 강화하거나 무력화할 수 있는 능력이 세 번째 문항(두 개의 문항으로 출제된 논제의 경우에는 두 번째 질문에 포함됨)에서 요구된다.

⊙ 설득력 있는 논증 제시해야

수험생들이 해야 하는 일은 자신이 선택한 논지를 논리적으로 강화해 설득력을 부여하거나,상대 논지를 논리적으로 해부해 무력화하는 일이다.

자신의 입장을 옹호하거나 상대를 반박하건 간에 이 과정에서는 반드시 설득력 있는 논증이 전개돼야 한다.

2010학년도 예시 논제의 세 번째 문항 역시 '논지를 활용해 생물계의 진화 이론모형을 반박'하라는 요구를 하고 있다.

단순한 입장 표명에 그치지 않고 정말로 설득력 있는 '논증'을 제시할 수 있느냐 여부가 합격의 관건이 될 것이다.

답안 분량과 점수 배점이 가장 높은 이 질문에 제대로 답하기 위해서는 날카로운 논리력으로 주어진 주제를 비판적으로 검토하는 능력을 보여주어야 한다.

홍보람 S · 논술 선임연구원 nikehbr@nons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