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의 한 'D' 공립 고등학교. 6시가 넘은 시간 10~11명의 학생이 비문학 수업을 듣고 있다.

정규 수업과 같은 역동적인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서울 지역의 다른 공립 고등학교도 마찬가지다.

한 학생은 학생 대부분이 방과 후 학교보다 학원을 더 선호하는 편이라며,낮은 참여율의 원인을 '학원'으로 꼽았다.

그러나 단지 학원만을 이유로 들기엔 방과 후 학교 참여율이 너무 낮아 보인다.

그렇다면 공립학교의 방과 후 학교 참여율이 낮은 이유는 무엇일까?

방과 후 학교의 성공 사례로 보이는 사립학교,한국외대 부속 용인 외국어 고등학교(이하 용인외고)를 찾아 공립학교와 비교해 보았다.

'D' 고등학교를 포함한 서울시 일부 학교는 서울시 교육청의 '좋은 학교 만들기 자원 학교'로 선정되어 방과 후 수업비용의 30%를 지원받지만,'D'고등학교처럼 학생의 참여율이 저조한 곳이 대부분이다.

또한 학생들은 강사가 학교 선생님이어서 방과 후 수업을 정규수업의 연장으로 인식한다.

신선함이 없기 때문에 학생들 반응도 냉랭하다.

단지 수업내용이 내신 시험 문제에 나올까봐 억지로 듣는 학생도 있다.

방과 후 수업을 듣지 않는 다른 학생들은 훨씬 많은 액수의 돈을 지불하며 학원에 다니고 있다.

반면 용인시의 지원 하에 용인외고는 방과 후 수업(ET,Elective Track)을 무료로 학생들에게 제공하고,EBS 강사 등 외부 강사를 초빙해 학생들에게 좀 더 신선한 강의를 제공한다.

인기가 많은 일부 강의는 1분도 안 되어 온라인 수강신청이 마감되기도 한다.

강의 종류는 70여 가지로,10~20 강좌뿐인 기타 학교와 비교해 월등히 많다.

비록 용인외고가 용인시와 한국 외대가 합작하여 만든 학교이고,기숙학교이기 때문에 학생들의 반응이 좋을 수도 있다.

하지만 용인외고 학생들이 방과 후 수업을 듣는 이유는 단지 학원을 다니지 못 하거나 돈이 부족하기 때문이 아니라,방과 후 학교 수업 커리큘럼에 만족하기 때문이다.

용인외고에 재학 중인 생글 기자 이승연양(17)은 "강좌가 다양하고 수준도 높아 학생들의 참여율이 높다"고 얘기한다.

따라서 방과 후 수업의 참여율이 저조한 학교는 참여율이 낮은 이유를 학원에만 돌리지 말고,자체적으로 강의의 질과 신선도,만족도에 대한 개선과 연구를 통해 방과 후 학교에 대한 신뢰를 구축해야 할 것이다.

이유경 생글기자(동작고 1년) leeyk93@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