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글기자 코너] 백련사로 간 생글 자문 선생님들…108배·참선으로 心身 수양
새벽 3시30분.

밤이 짧은 여름철이지만 주위는 아직 고요하고 깜깜하다.

어제 일찍 잠자리에 들어서인지 선생님들 모두 늦지 않고 제시간에 일어난다.

이부자리를 개고 대웅전 앞으로 삼삼오오 모여드는 '샘'들.

한 노스님이 목탁 염불을 외며 경내를 천천히 돌기 시작하자 한 사람 두 사람 줄지어 뒤따른다.

하루를 시작하는 만물을 깨우는 의식이다.

부처님에게 아침 인사를 올리는 불경이 끝나자 백팔배와 참선이 이어진다.

108가지 잘못을 참회하면서 절하는 108배.

젊은 스님(알고보니 승가학교 학생이었다)의 대나무채 박자는 시간이 갈수록 빨라진다. … 107, 108.

마지막 배가 끝났을 때 이마에 땀방울이 흐르고 승복웃도리는 어느새 축축해져 있었다.

'참선은 밖에서 하시지요. 조금 있으면 해가 뜰 것입니다.'

절안이 너무 덥다고 느낀 스님의 주문에 선생님들은 대웅전 처마밑 자리에 나란히 결가부좌를 한다.

"참선은 15분 정도만 하지요."

"그건 너무 짧습니다. 짧아도 1시간은 해야 하는데 처음이시니 30분만 하겠습니다."

말이 참선이지 고통이다.

10분이 채 지나지 않아 다리가 슬슬 아파오기 시작한다.

이쪽 저쪽에 선생님들의 꿈틀대는 모습이 보인다.

'나는 왜 사는 것인가. 인생은 무엇인가.'

일상생활에서 굳어진 생각을 깨어보라는 것이 참선이다.

하지만 집중이 되지 않는다.

잡생각이 꼬리를 문다.

그래서 수행이 필요한 것인가.

수도자가 있는 것인가?

생글생글 자문 선생님들이 지난 5~7일 경기도 가평군 소재 백련사에서 출범식을 겸한 템플스테이를 가졌다.

참나무로 유명한 축령산 줄기에 위치한 백련사는 신생 사찰이지만 주위 경관이 수려하고 시설이 비교적 훌륭했다.

조계종 기획실장을 지낸 승원 주지스님을 비롯한 스님들의 법문은 인상적이었다.

불교에 문외한이어서일까.

'습관이 인생을 결정한다. 내일은 오늘에 의해 결정된다. 현실에 충실하라.'

연기설(緣起設)을 설명하며 강조한 스님의 말이 기억에 남는다.

내일을 걱정할 필요가 없다는 의미이다.

박주병 한국경제신문 연구위원 jbpar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