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음 제시문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

한 사회는 다양한 개인과 집단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는 개인과 집단이 추구하는 이익과 가치가 매우 다양하며 상충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런데 한 사회 내에서 개인과 집단이 추구하는 이익과 가치는 제한되어 있다.

따라서 희소한 가치와 이익을 더 많이 얻으려는 개인과 집단의 경쟁 과정에서 갈등의 발생이 불가피하다.

이렇듯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과 어울려 살아가지만,때로는 대립과 갈등을 일으키기도 한다.

만약 모든 사회 구성원이 자신의 욕구만을 실현하려 한다면,사회는 혼란을 면할 수 없게 된다.

이때 정치가 필요하다.

사회의 다양한 가치와 입장을 조정하여 갈등을 해결하고 사회를 안정시키는 것이 정치의 기능이기 때문이다.

정치는 사람들이 사회생활 하는 중에 생기는 의견 대립이나 이해관계의 충돌을 조정함으로써 사회 질서를 유지하고,모든 사람들이 인간답고 행복한 생활을 하도록 하는 기능을 수행한다.

한편 민주 사회에서는 특히 갈등이 당사자들에 의해 자치적으로 해결되는 것을 이상으로 여긴다.

즉 투쟁 상태로부터 각자의 권리와 안전을 지키고 이해관계를 조정하기 위해 민주 정치가 필요한 것이다.

크건 작건 간에 사람들이 모여 사는 사회에는 공동체의 목표를 달성하고 갈등을 민주적으로 해결하며 사회 질서를 유지하기 위한 규칙이 필요하다.

특히 불가피한 사회 갈등을 원만하게 해결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

예를 들어 갈등의 민주적 해결을 위해 타협,관용,다수결의 원리와 같은 민주 정치 원리가 요청된다.

이러한 민주 정치의 원리 중 다수결 원리는 다수의 믿음과 결정이 합리적일 것이라는 전제에서 출발한다.

사실 어떤 결정을 하는 데 있어 구성원 모두의 찬성으로 결정되는 만장일치제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기도 하다.

동시에 만장일치제는 꼭 민주적이라고 볼 수도 없다.

만장일치제도에서는 다수의 합리적 의견이 소수의 거부로 무시될 수 있는 위험을 내포하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다수결 방식을 언제 어디서나 적용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다수결 방식을 통해 한 집단의 의사를 결정하려면 다음과 같은 일정한 조건을 충족시켜야 한다.

그것은 첫째,과학적인 인식이나 이데올로기의 대립에 관련해서는 다수결 방식을 적용할 수 없다.

예를 들어 많은 사람이 해가 서쪽에서 뜬다는 것에 동의한다고 해서 이제부터 해가 서쪽에서 뜨는 것은 아니다.

동시에 이데올로기라는 것이 개인의 선택 대상이지 많은 사람이 선택했다고 해서 그 이데올로기를 모두에게 강요할 수는 없는 것이다.

둘째,구성원 간의 평등이 전제되어야 한다.

물론 사람들 사이에는 외모,경제력 등 개인차가 분명히 존재한다.

그럼에도 인간으로서의 존엄성은 동일하다.

따라서 모든 사람이 인간으로서 존중받아야 하며,이에 따라 개인의 의견도 동등한 권리와 가치를 지녀야 한다.

따라서 다수결 방식에서는 모든 구성원이 한 표씩 행사하는 '1인 1표'주의를 채택한다.

셋째,구성원의 자율성이 보장되어야 한다.

강요,협박,공포 분위기라면 구성원의 자율성은 보장되기 어렵다.

자신의 생각을 자유롭게 발표하고 토론하는 과정에서 합의가 이뤄져야 진정한 의미의 민주적 절차라고 할 수 있다.

넷째,다수결 방식은 각 의견의 상대성을 전제로 한다.

인간이 신이 아닌 이상 한 개인의 판단이 절대적으로 옳을 수 없다.

따라서 내가 틀릴 수 있음을 인정하고 상대방의 의견을 경청하는 자세가 중요하다.

민의의 전당이 얼어붙었다.

민주당이 국회의장실과 상임위원회 회의실을 점거해 모든 의사 진행을 봉쇄했다.

금융 위기보다 더 심한 정치 위기라는 지적까지 나올 정도다.

극한 대립일수록 원칙에서 해법을 찾아야 한다.

여야는 증오의 감정을 가라앉히고 의회 민주주의의 기본 원칙으로 돌아가야 한다.

민주당의 초강경 대응을 초래한 직접적인 원인은 18일 외교통상통일위의 한 · 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안 상정이다.

한나라당 의원들만 모여 비준안을 상정한 행위는 결코 정상적이지 못했다.

여야 간 견해차를 좁히지 못한 결과다.

정치란 대화와 타협을 통해 합의를 이뤄가는 과정이다.

그래서 정치란 '가능성의 기술'로 불린다.

가능성의 기술을 발휘하지 못한 여야는 함께 비난받아 마땅하다.

문제는 합의가 이뤄지지 못할 때 생기는 불가피한 갈등이다.

이런 경우 민주주의 기본 정신에 충실한 해법은 '다수결의 원칙'이다.

모든 사람을 만족시키지 못할 경우 많은 사람이 원하는 방향을 택할 수밖에 없다.

투표를 통해 선출된 국회의원은 민의를 대표하며,각 정당의 의석 수는 곧 민심의 무게다.

집권당인 한나라당은 172석의 절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다수당이다.

민주당은 그 절반에도 못 미치는 83석이다.

양당이 끝까지 견해차를 좁히지 못할 경우 의회 민주주의는 다수당의 손을 들어준다.

그것이 인류가 수백년의 민주 정치 경험을 통해 찾은 최선의 방안이다.

의회 민주주의라는 제도적 틀에 참여한 모든 정당은 이런 최소한의 절차,'게임의 룰'을 인정해야 한다.

따라서 합의를 이끌어내지 못한 민주당이 다수당인 한나라당의 의사진행을 무력으로 봉쇄하는 것은 다수결 원칙을 무시하는 소수의 폭력이다. 반(反)의회주의적 행태다.

물론 '소수에 대한 배려'도 민주주의의 중요한 원칙이다.

소수를 배려하지 않는 다수의 일방통행 역시 폭력이 될 수 있다.

소수에 대한 배려는 다수의 의무다.

이 원칙에 따라 한나라당은 소수인 민주당의 목소리를 최대한 배려해야 한다.

민주당을 끌어안지 못한 한나라당의 리더십 부족도 비판받아야 한다.

그러나 소수에 대한 배려에도 한계는 있다.

미국 상원의 경우 소수가 장시간 연설하는 방식으로 법안 통과를 막아내는 '의사진행방해(Filibuster)'를 제도적으로 인정하고 있다.

그런데 이런 소수 보호 장치도 압도적 다수(Supermajority · 정원의 3분의 2 이상)가 거부할 경우 허용되지 않는다.

3분의 1 이하 소수가 3분의 2 이상의 다수를 거스를 수는 없다는 암묵적 합의다.

의정 마비를 풀 해법은 자명해진다.

일단 여야가 대화와 타협의 노력을 더 기울여야 한다.

다수인 한나라당은 소수인 민주당의 목소리를 배려해야 한다.

그러나 끝내 합의에 이르지 못할 경우 민주당은 표결 결과에 따라야 한다.

민주당은 의석 수가 적어 표결에 지더라도 의사진행 자체를 막아선 안 된다.

민주당은 대신 논리와 정책을 가다듬고 유권자를 향해 외쳐라. 최종 심판은 유권자의 몫이다.

<"합의가 안 될 경우 다수결이 원칙이다" 중앙일보 사설 2008년 12월20일>

[문제 3] 제시문 [가]를 바탕으로 제시문 [나]의 주장에 대해 찬성 또는 반대하는 이유에 대해 서술하시오. <16~18줄(550~600자),30점>

⊙ 출제 의도

문제3은 제시문 [나]의 주장에 대한 자신의 의견을 제시문 [가]를 근거로 삼아 전개하는 문제이다.

이 문제는 일단,자신의 주장을 말해야 하므로 확실한 의견 피력과 동시에 그에 타당한 근거를 말하는 능력이 요구된다.

즉,논리적인 전개 능력을 보고자 하는 것이다.

또한 근거를 제시문 [가]를 통해 찾아야 하므로 기본적인 독해능력도 측정할 수 있는 문제 형식이다.

⊙ 논제 분석과 답안 작성의 방향

[문제 해결의 열쇠]

제시문 [나]에서 말하고 있는 주장을 확실히 이해하는 것이 가장 우선시되는 작업이다.

그 후에 그 주장에 대한 자신의 의견을 정해야 한다.

중요한 것은 찬성이든 반대든 그에 타당한 이유를 논제에서는 요구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주의할 점은 자신의 의견에 대한 이유는 제시문 [가]를 바탕으로 언급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평소 자신이 생각해 오던 의견과 그에 대한 근거가 아무리 탁월하다 하더라도,논제의 요구를 따르지 않는다면 올바른 답안이라고 할 수 없다.

따라서 제시문 [가]를 바탕으로 자신의 의견에 대한 타당한 근거를 찾을 수 있어야 한다.

(1) 제시문 [가]

제시문 [가]는 다양한 개인과 사회로 구성된 사회에서는 개인과 집단이 추구하는 가치의 희소성 때문에 갈등은 불가피한 것으로 파악한다.

이러한 갈등을 조정하고 사회를 안정시키는 기능을 하는 것이 바로 정치이다.

그리고 민주사회에서 사회적 갈등을 해결하고 사회적 의사를 결정하는 대표적 방식 중의 하나로 다수결 원칙을 소개한다.

다수결 원리를 적용되기 위해 필요한 네 가지 원칙도 언급한다.

과학적 인식 또는 이데올로기적 대립에 관해서는 적용할 수 없고,구성원 간 평등이 확보되어야 하며,구성원의 자율성이 보장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개인의 판단과 의견이 절대적인 것이 아니라,늘 상대적인 가치를 지니고 있는 것임을 인식하고 상대방의 의견을 경청하는 자세가 요구된다.

(2) 제시문 [나]의 주장

제시문 [나]는 FTA 비준안 처리를 둘러싸고 벌어졌던 여야의 대치 상황을 통해 국회의사의 결정 방식으로 적합한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 주장하는 글이다.

필자는 다수결 원칙을 따르지 않는 민주당과 소수에 대한 배려가 결여된 한나라당을 모두 비판한다.

하지만 소수에 대한 배려에는 제한점이 존재하며,결국에는 다수결 원칙이 합리적이고 적합한 의사결정 방식이라고 주장한다.

다수결 원칙은 민주주의의 기본정신에 충실한 의사결정 방법이라는 것이다.

결국 제시문 [나]의 핵심 주장은 다수결 원칙의 적용이다.

따라서 답안은 제시문 [가]의 다수결 원칙의 전제조건을 근거로 삼아 제시문 [나]의 주장에 대한 자신의 의견을 주장할 수 있어야 한다.

이때 찬성 또는 반대는 선택 대상이며 중요한 것은 다수결 원칙 적용 전제조건의 관점에서 찬성 또는 반대의 이유가 서술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3) 찬성 또는 반대하는 이유

다수결 원칙 적용에 찬성하는 경우의 이유는 다음과 같이 제시할 수 있다.

국회 의사의 결정은 기간적,상황적 제약으로 인해 다수결 원칙을 불가피하게 적용할 수밖에 없다.

이것은 합리적 의사결정의 일환이기도 하다.

각 당의 의견은 절대적인 것이 아니고 상대적인 것이므로 의석 분포에 따라 국회 의사를 결정하는 것이 선거를 통해 나타난 유권자의 의사를 국정에 반영하는 것이다.

다수결 원칙 적용에 반대하는 이유로는 먼저,국회 구성원 간 평등성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점이 있다.

의석 수에 따라 의견을 제시하고 반론을 제기할 수 있는 기회에 방해를 받을 가능성이 존재한다.

정당 소속원으로서 국회의원의 자율성이 보장되어 있지 않아 의원 개인 의견을 국회 의사 결정 과정에 반영했다고 보기 어렵다.

⊙ 제시문 독해

(1) 제시문 [가]

한 사회에서는 희소가치를 둘러싼 갈등과 대립이 존재한다.

이를 조정하고 해결하기 위해 정치는 존재한다.

또한 민주주의 사회에서 보다 합리적이고 원만한 갈등 해결을 위해 존재하는 원칙이 다수결이다.

다수결 원칙이 적용되기 위해서는 네 가지 전제가 있다.

과학적 이론이나 이데올로기에는 적용될 수 없다는 것과 구성원간의 평등, 자율성이 보장되어야 한다는 내용이다.

마지막으로는 각 의견이 절대적인 것이 아니라 상대성을 지님을 인정하는 것이다.

(2) 제시문 [나]

FTA 비준안을 놓고 여야의 대립 상황을 나타내는 글이다.

민주당은 다수결의 원칙을 인정하지 않은 점이,한나라당은 소수의 의견을 존중하지 않았다는 점이 비판 받을 만하다.

하지만 소수에 대한 배려는 한계점을 지니고,이는 다수의 의견을 따르겠다는 암묵적인 동의를 의미한다.

따라서 가장 합리적인 의사결정 방법은 다수결 원칙이라고 필자는 주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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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음 제시문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

"빈도가 들으니 '풍류의 악률 곡조가 아홉 번 변하면 천신이 내린다' 하오니 빈도가 탄 것은 다만 여덟 곡으로 아직 한 곡조 남았으니,마저 타기를 청하나이다."

거문고 기둥을 바로잡고 줄을 고르며 손을 번쩍이면서 타니,그 소리가 유유히 울리고 개열하여 능히 사람으로 하여금 혼을 잃고 마음을 방탕케 하며,뜰 앞의 온갖 꽃이 가지런히 터지고 어린 제비가 쌍쌍이 날며 꾀꼬리가 서로 우짖는 듯 소저가 아미(蛾眉)를 잠시 내리 깔고 안파(眼波)를 거두지 아니한 채 잠잠히 앉았더라.

'봉혜봉혜귀고향(鳳兮鳳兮歸故鄕)'하여 '오유사해구기황(獒遊四海求其凰)'(봉이 황을 찾는다는 <봉구황곡(鳳求凰曲)>)이란 구절에 이르러서는 눈을 뜨고 다시 보며 그 의대(衣帶)를 내려다보는데,붉은 빛이 두 뺨에 아롱지고 누른 기운이 팔자 눈썹에 문득 사라지며 정말 봄술에 취한 듯하더니,곧 얼굴을 가리고 일어서서 몸을 움직여 안으로 들어가 버리니,생이 깜짝 놀라 말을 못하고 거문고를 밀치고 서서 오직 소저의 등쪽만을 찬찬히 바라보는데,혼이 날아가 버리고 정신이 아찔하여 진흙 소상(塑像)처럼 우두커니 서 있더니,부인이 명하여 앉으라 하고 물어 가로되,"사부의 별안간 탄 소리는 무슨 곡조인고?" 생이 거짓으로 대답하되,"빈도가 비록 스승에게 전하여 얻었으나,그 곡명은 알지 못하는 고로 정히 소저의 명을 기다리나이다. " …(중략)…
소저가 말하되,

"이 여관이 처음에는 <예상우의곡(霓裳羽衣曲)>을 연주하고 차례로 여러 곡조를 타다가 나중에 제순의 <남훈곡>을 타기로 내 일일이 평론하고 계찰(季札 · 춘추시대 오나라 사람.

음악을 잘하여 周의 樂을 보고,列國의 치란과 흥망을 알았다고 함)의 말을 좇아 거듭 거치기를 청하니,그 여관이 한 곡조가 더 있다고 말하고는 다시 새 곡조를 타는데,곧 사마상여(司馬相如)가 탁문군(卓文君)의 마음을 돋우던 <봉구황(鳳求凰)>이라.

내 처음으로 유의하여 그를 보건대 그 용모와 몸가짐이 여자와 크게 다르니,이는 필시 간사한 사람이 춘색을 엿보려 하여 변복하고 온 것이므로,한스러운 것은 춘랑이 만일 병들지 않았다면 함께 보고서 그것이 거짓임을 분별할 수 있었을 것이니라.

내가 규중처녀로서 알지 못하는 남자와 함께 반나절이나 마주 앉아 얼굴을 드러내어 놓고 이야기를 나누었으니,천하에 어찌 이런 일이 있을 수 있겠느냐? 비록 모자간이라도 필연 내 차마 말을 고할 수가 없구나.

춘랑이 아니라면 누구에게 이렇듯 품은 생각을 말하겠느뇨?"

- 고등학교 「문학」, 김만중,「구운몽」

우리가 사후에 남길 수 있는 것은 두 가지이다.

즉 유전자와 밈이다.

우리는 유전자를 전하기 위해 만들어진 유전자 기계이다.

그러나 유전자 기계로서의 우리는 3세대 정도가 경과하면 잊혀지고 말 것이다.

물론 자식이나 또는 손자도 우리와 어딘가 닮은 점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예컨대 얼굴의 모양새가 닮았을지 모른다.

음악적 재능이 닮았을지도 모른다.

또는 머리카락 색이 닮았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한 세대가 지날 때마다 우리의 유전자의 기여는 반감해 간다.

그 기여도는 머지않아 무시할 정도가 될 것이다.

유전자 자체는 불멸일지 몰라도 우리 각자 자신의 유전자의 집합은 사라질 운명에 있다.

엘리자베스 2세는 정복왕 윌리엄 1세 대왕의 직계 자손이다.

그러나 그녀가 그 대왕의 유전자를 하나도 가지고 있지 못할 가능성은 많이 있다.

우리는 번식이라는 과정 속에서 불멸을 구할 수는 없다.

그러나 만일 우리가 세계 문화에 무언가 기여할 수 있다면,예컨대 좋은 아이디어를 내거나,음악을 작곡하거나,점화플러그를 발명하거나, 시를 쓰거나 하면 그것들은 우리의 유전자가 공통의 유전자 풀 속에 용해되어 버린 후에도 온전히 생존할지 모른다.

윌리엄스가 지적한 대로 소크라테스의 유전자 중에서 현재 세계에 살아남아 있는 것이 과연 하나라도 있는지 어떤지는 알 수 없다.

그러나 누가 그런 것에 관심을 두고 있을 것인가.

하지만 소크라테스,레오나르도 다 빈치,코페르니쿠스,그리고 마르코니 등등의 밈 복합체는 아직도 건재하지 않은가.

-리처드 도킨스,「이기적 유전자」

… memes should be regarded as living structures,not just metaphorically but technically.

When you plant a fertile meme in my mind you literally parasitize my brain,turning it into a vehicle for the meme's propagation in just the way that a virus may parasitize the genetic mechanism of a host cell.

And this isn't just a way of talking -- the meme for,say,"belief in life after death" is actually realized physically,millions of times over,as a structure in the nervous systems of individual men the world over. -- N. K. Humphery,summing up an earlier draft of THE SELFISH GENE

[문제 4] 제시문 [나]와 [다]의 밈의 개념을 활용하여 제시문 [가]의 상황을 설명하여 보시오. <22~23줄(750~800자), 40점>

⊙ 출제의도

문제4는 자연과학 분야와 인문과학 분야의 제시문이 함께 출제 되었다.

자연과학적 개념을 통해 인문학적 상황을 설명하게 함으로써,다양하고 폭넓은 사고 과정과 그를 이해하는 능력을 검증하고자 하였다.

⊙ 논제 분석과 답안 작성의 방향

[문제 해결의 열쇠]

제시문 [나]와 [다]는 과학분야의 글이긴 하지만,두 글에서 말하는 밈이 무엇인지 정확히 파악하고,그 개념이 제시문 [가]에서 어떤 형식으로 그려지고 있는지만 찾아 낼 수 있다면 문제의 형식 자체는 어려움이 없다고 본다.

기본적으로 제시문 [가]가 어떤 상황을 나타내고 있는지에 대한 이해는 물론이고,밈이라는 개념을 어떤식으로 적용시켜서 그 상황을 설명해 나갈 수 있을지,제시문 간의 연관성을 생각하면서 글을 읽는 태도가 요구된다.

(1) 제시문 [나]와 [다]의 밈의 개념

밈은 생물학적 정보전달체인 유전자(gene)와 대응시킴으로써 설명이 가능하다.

밈은 비유전적 방법으로 전달되는 문화의 요소로서 해부학적 실체는 없지만 신경계를 구성하는 하나의 구조로 이해된다.

죽음에 대한 두려움으로 사후세계나 신의 관념 등이 생겨나고 이것이 다른 사람의 뇌 속에 지속적으로 전해지는 것이 마치 유전자가 전해지는 것과 같다는 맥락에서 사용되는 것이다.

(2) 제시문 [가]의 상황설명

제시문 [가]는 「구운몽」의 한 대목으로서 주인공 양소유가 과거시험 보기 직전 여장을 하고 천하의 절색이자 음악에 정통한 정경패와 실력을 겨루는 장면이다.

양생(양소유)은 거문고 연주를 하고 정소저(정경패)는 그 음률의 내력과 연주 솜씨에 대해서 품평을 이어가다가 문득 마지막 곡에 이르러 정소저가 양생의 의도를 간파하고 부끄러워하고 있는 대목이다.

이 부분을 통해 문화유전자로써의 밈을 이해할 수 있다.

여덟 번의 연주는 밈의 보편성을 서로 확인하게 해 준다.

즉 거문고의 음률과 그 문화적 배후가 후대에 전달되어 많은 사람들이 이를 공유하고 있음을 알 수 있는 것이다.

마지막 연주곡에 이르러 그 보편성은 개인적 차원으로 바뀌어 개별성을 가지게 됨으로써 양생의 정체가 탄로나고 만다.

천하의 영재가 절세의 미인을 유혹하는 내력을 그 내용으로 하고 있는 <봉구황> 곡조는 사실 연주 상황을 빙자한 기발한 프러포즈의 형식을 취하고 있었고 이를 정경패는 알아 챈 것이다.

음악과 그 문화적 배후에 관한 정보는 마치 생체 유전자처럼 사람의 뇌에서 뇌로 전달된다.

제시문 [나]에서 이전 여덟 곡뿐만 아니라,<봉구황>에 관한 문화적 배후 그러한 방식으로 전달됨으로써 정경패는 양생의 정체를 알아 챌 수 있었던 것이다.

⊙ 제시문 독해

(1) 제시문 [가]

여장을 한 양소유가 천하의 절색이자 음악에 정통한 정경패와 실력을 겨루는 장면이다.

양생(양소유)은 거문고 연주를 하고 정소저(정경패)는 그 음률의 내력과 연주 솜씨에 대해서 품평을 이어간다.

그러다가 양소유가 마지막 곡으로 <봉구황>을 연주하자 정경패는 양소유가 여자가 아님을 깨닫게 된다. 또한 양생이 그런식으로 자신에게 접근한 의도를 간파하고 부끄러워한다.

(2) 제시문 [나]

생물학적 유전자는 우리가 죽은 뒤 한동안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하지만 3세대 정도가 지나면 잊혀져 버리고 말 것이다.

하지만,문화유전자로써의 밈은 그렇지 않다.

한 문화유전자가 그 시대에 미친 영향력은 생물학적 유전자와는 다르게,오랜 시간이 흐른 뒤에도 건재하며 그 시대에 영향력을 행사하게 된다.

(3) 제시문 [다]

Meme은 단지 은유적으로가 아닌,전문적인 살아있는 구조로 간주되어야 한다.

당신이 내 마음에 meme을 전달할 때 그것은 내 뇌에 전달된다.

그리고 그 뇌는 바이러스가 유전적 메커니즘에 의해 번식되는 방법과 마찬가지로 Meme을 번식시키는 매개체가 된다.

죽음 뒤에 삶에 대한 믿음은 삶의 끝에 존재하는 사람들의 초조한 마음 속의 구조로써 많은 시간에 걸쳐 물리학적으로 깨닫게 된다.

김윤환 S · 논술 선임연구원 pogara@nat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