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술라웨시주 부톤섬 바우바우시는 지난달 21일부터 찌아찌아족 밀집지역인 소라올리오 지구의 초등학생 40여명에게 한글로 된 찌아찌아어 교과서를 나누어주고 주 4시간씩 수업을 시작했다고 한다.

제2외국어로써 가르치는 것이 아니고 문자가 없는 소수민족 토착어인 찌아찌아어를 표기할 공식 문자로 한글을 택한 것이다.

한글은 외국어를 읽고 쓰는데 있어서 한글표기법만 알면 쉽게 가능하기 때문에 기능적으로 뛰어나다.

이러한 우수성을 깨달은 바우바우시가 훈민정음학회의 요구를 수용함으로써 이루어 낸 성과이다.

가장 독창적이고 우수한 문자라는 명성에 맞는 쾌거이기도 하다.

지난 1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14회 세계한국어웅변대회에서 '사랑해요~,한글'이라는 제목으로 연설해 외국인 부문 최우수상을 받은 인도네시아 내셔널대학의 눌리아 마기타(20 · 한국어학과 1)는 "우리 반 학생들도 일주일 만에,뜻은 알지 못해도 한글을 읽고 썼다.

교수님은 한글이 표음문자라 배우기 쉽고,한나절이면 배울 수 있다고 해 '아침글'이라 한다고 소개했다.

그는 "한글은 세계의 학자들이 인정하고,유네스코가 지정한 세상에서 첫째가는 글"이라며 한글을 배웠을 때의 놀라움을 설명했다.

이렇게 많은 외국인들이 우리말의 우수성을 깨닫고 한국어와 관련된 공부를 하는 반면 우리나라 사람들은 외래어와 외국어에 물들어 있다.

한글의 날이 언제인지는 모르면서 성탄절,할로윈데이만 손꼽아 기다리고 있고 아직 한국말을 다 익히지 못한 어린아이들을 데리고 해외로 연수를 떠나는 부모도 많다.

길을 걷다 보면 흔히 보게 되는 상점 간판에도 순수 우리말을 찾아보기란 '서울가서 김서방 찾기' 수준이다.

신라 경덕왕(景德王 ?~765)이 전제왕권체제를 강화하기 위해 실행한 한화(漢化)정책 이후 우리나라의 지명은 이두에서 한자로 바뀌었다.

또 1940년대 일제강점기에는 창씨개명을 강요받고 일본어를 써야 했다.

이러한 아픈 과거가 있는 만큼 우리는 순수하고 아름다운 우리말을 살려 낼 필요가 있다.

물론 이미 통용되고 있는 단어를 다시 바꾸어 사용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또한 대체할 만한 어휘가 없는 외래어도 많고 새로운 개념에 의해 등장한 단어들도 많다.

하지만 조금만 더 관심을 기울인다면 우리말의 아름다움을 깨달을 수 있고,소중함을 느낄 수 있다.

우리말은 과학성과 편의성을 두루 갖추고 있어 중국,일본 기자들이 모든 인터뷰를 녹음하고 다시 옮겨 적어 기사를 작성할 때,한국 기자들은 즉석에서 바로 입력해 기사를 빨리 올릴 수 있다.

또 우리가 자주 사용하는 문자메시지도 다른 나라보다 훨씬 빠르고 쉽게 보낼 수 있다.

이렇게 평소에는 잘 느끼지 못하지만 생각해보면 우리가 한글로 인해 얻는 장점이 매우 많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지금 주위를 한번 둘러보며 그동안 깨닫지 못했던 한글의 소중함을 느껴보는건 어떨까?

윤다영 생글기자 (수원외고 2년) ydy920524@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