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TV의 보급, 그리고 연예산업이 정보화 시대의 흐름을 타고 무한 확장됨에 따라 케이블 방송국이 우후죽순 늘어나고 있는 실정이다.

정확히 그 수를 가늠할 수 없을 정도로 수많은 케이블 방송국들은 시청자에게 다양한 채널을 볼 수 있는 '선택권'을 부여함으로써 만족을 극대화한다는 점에서 좋게 평가되고 있다.

하지만 이면에는 케이블 방송국들이 자체 여과 없이 무분별하게 자극적인 소재를 담은 방송들을 내보내고 있어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지난 3월 케이블 방송국인 TvN은 인기 탤런트였던 고(故) 정다빈의 접신방송을 내보내 큰 비난을 받았다.

물론 그의 어머니 요청에 의해 모든 과정이 진행되었지만 매우 자극적이고 비현실적인 내용을 다뤄 시청자들과 고 정다빈 팬들에게도 질타를 받았다.

한국여성민우회는 '특종의 재구성-고 정다빈 편' 방송분을 3월의 나쁜 방송 프로그램으로 선정했다.

민우회는 "현실세계에서도 논란의 여지가 많은 초현실적인 세계에 대해 마치 기정사실인양 소재로 삼아 시청자들의 흥미를 자극했다. 이는 자극성을 넘어 지나치게 선정적인 소재로 미신 조장 우려가 있으므로 나쁜 프로그램으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자극적 소재를 다룬 프로그램은 이뿐만이 아니다.

대한민국 대표 음악채널로 손꼽히는 엠넷(M.NET)은 본래 취지와는 달리 음악방송보다 연예인의 사생활을 다룬 기획프로그램이 더 많다.

요즘 엠넷이 새롭게 선보인 '엠넷 스캔들'이라는 프로그램이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남자 연예인이 1주일동안 일반인 여성과 교제하고 최종결정에서 마음에 들면 계속 교제해나간다는 내용이다.

이 프로그램은 연예인의 홍보성 출연과 출연한 일반여성이 프로그램이 방영된 후 상대 남자연예인 팬들로부터 미니홈피를 테러당하고 인신공격을 당하는 등 문제가 커지고 있다.

비록 방송이라는 '가상현실'이긴 하지만 만난 지 얼마 되지 않은 이성과 쉽게 스킨십을 갖는 등 주 시청자인 10대들에게 잘못된 이성 교제와 가치관을 조장하기도 한다.

10대들이 이러한 세태를 비판 없이 자연스럽게 받아들임으로써 '인스턴트식 사랑'이라는 잘못된 시류에 휘말릴 수 있는 것이다.

케이블 방송국들이 공중파 방송보다 표현의 자유면에서 제약을 덜 받는 점을 이용해 시청률을 높이기 위한 방편으로 선정적인 프로그램들을 쏟아내고 있다.

이 시점에서 관련 협회로부터의 규제가 필요하겠지만 무엇보다 케이블방송 스스로 자체 심의를 통해 지나치게 자극적인 프로그램을 걸러내고 공공성을 생각하는 우수한 프로그램 제작에 힘을 쏟아야 시청자들의 눈을 사로잡을 수 있을 것이다.

손혜지 생글기자(대전 충남여고 3년) bluevery1106@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