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과서엔 없는 ‘정보 비대칭’ …생글로 공부하니 머릿속에 ‘쏙쏙’
[생글 200호 특집] 생글 수업현장을 찾아서 - 낙생고 경제 참관 수업에선…
지난 9일 경기 성남시 낙생고 1학년 10반 교실.

성원경 교사가 성남지역 고교 사회과 교사 20여명을 초청해 협동장학 연구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날 수업 주제는 미시경제에 나오는 '시장 기능의 한계와 대책'.

책상 위에는 경제교과서 생글생글 학습 자료 등이 놓여 있다.

"시장 기능은 교과서에 나와 있는 대로 불완전경쟁, 외부효과, 공공재 등 세 가지의 경우에 제대로 작동하지 않지요. 그런데 이들 3가지 외에 시장실패 유형이 하나 더 있는데요. 누가 말해 볼까요?"

학생들의 귀가 솔깃해진다.

"(책상위 생글생글을 가르키며) 오늘자 생글생글에 나와 있어요."

"……"

"힌트~, 11쪽의 경제교과서 친구만들기를 보세요."

"정보 비대칭이요!"

교실 뒤편에서 한 남학생이 큰 소리로 외친다.

"맞아요, 염시훈, 정보비대칭에 대해 한번 설명해 볼까?"

학생들 사이로 성큼성큼 걸어 앞으로 나간 염시훈 학생이 "정보비대칭이란 정보를 많이 가진 사람과 적게 가진 사람이 거래를 할 때 나타납니다"라고 한 후 잠시 머뭇거리자 성 교사가 보충설명을 한다.

"정보를 어느 한쪽이 적게 갖고 있으면 적게 가진 쪽이 불리해져 가격이 효율적으로 형성되지 않겠지요."

성 교사는 이어 생글 5쪽을 펴게 한 다음 학생들에게 제목을 읽게 한다. (생글 5쪽에는 GM 파산 후 미 정부의 과도한 시장 개입이 학자들 사이에 논란이 되고 있다는 기사가 실렸다)

"오바마는 빅 브라더? 미 정부 지나친 시장개입 논란."

학생들이 큰 소리로 읽는다.

"시장이 제기능을 하지 못하면 정부가 개입하게 됩니다. 그런데 정부 역시 정보와 능력의 부족으로 제기능을 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요. 그걸 정부 실패라고 하는데, 다음 시간에 공부할 테니, 꼭 읽어 보세요."

이날 수업은 성 교사가 시장 기능의 한계에 대해 전반적으로 설명하고 학생들이 조별로 조사한 시장실패 사례를 발표하는 형식으로 진행됐다.

학생들은 신문 방송에서 보도된 뉴스를 이용해 다양한 사례를 소개했다.

한국전력의 전력 요금 인상을 비판하는 TV뉴스를 예로 들어 공기업의 독점 문제를 지적하기도 했고, 공공재를 마을의 불꽃놀이에 비유해 설명하기도 했다.

외부효과를 설명하며 외부 경제만 언급하는 경우도 있었지만 모두 정성껏 만든 자료를 갖고 발표했다.

수업시간 50분은 금방 지나갔다.

성 교사가 조크를 던진다.

"오늘 수업은 생글에 관련 기사가 많이 나와 큰 도움이 됐습니다. 마치 생글 신문이 우리 수업을 위해 만든 것 같죠. (취재 기자를 의식한듯 학생들에게) 우리 모두 생글생글을 사랑하지요."

"네~ "

학생들이 모두 큰 소리로 웃는다.

성 교사는 수업을 마무리하며 시장실패 유형으로 정보 비대칭도 꼭 알아 두라고 학생들에게 당부했다.

성 교사는 생글생글이 창간될 때부터 수업 부교재로 활용해왔다면서 198호는 진도와 관련된 내용이 많아 수업을 하는 데 특히 많은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박주병 한국경제신문 연구위원 jbpar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