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적 정체성은 그 자체가 섞인 결과물이다?
☞ 지난호에 이어
자료 1 서로 다른 언어를 사용하는 두 공동체가 의사소통을 해야 하는데,이들이 함께 사용할 수 있는 제3의 언어가 전혀 존재하지 않는다고 가정해 보자.
이러한 상황이 오랜 기간 지속될 경우 틀림없이 혼성어(pidgin)라고 불리는 새로운 형태의 언어가 만들어질 것이다.
실제로 지중해 연안 항구에 사는 사람들은 19세기까지 이런 새로운 형태의 통용어(lingua franca)를 사용해 왔다.
이탈리아어를 근간으로 한 이 통용어는 지중해 근방의 방언들로부터 차용된 어휘로 이루어져 있었다.
프랑스의 극작가 몰리에르는 '서민귀족(Bourgeois gentihomme)'의 4막 5장 가운데 한 문단의 일부를 이 통용어로 표현하기도 하였다.
물론 이 언어 형태는 지금은 실제로 사용되고 있지는 않지만,그럼에도 우리는 이 작품을 통해 이 언어가 가지고 있는 주요 특징들을 확인할 수 있다.
예컨대 프랑스어 2인칭 대명사인 tu와 toi는 오직 ti로만 존재하며 동사는 모두 원형으로만 사용되었다.
제3의 언어를 사용하는 것이 전혀 가능하지 않은 조건 속에서 두 공동체 사이에 접촉이 빈번히, 그리고 지속적으로 이루어질 경우,새로운 언어 형태들이 대거 사용되기 시작한다.
이 언어 형태들은 대개 빈약한 통사구조와 특정한 의사소통의 필요만을 충족시키는 매우 한정된 어휘들로 구성된 제한적인 체계이다.
이들이 좀 더 조밀한 통사체계를 갖춰 광범위한 의사소통의 필요를 채워 주게 된다면,비로소 혼성어가 탄생하게 된다.
예를 들어,중국 해안을 따라 중국인과 미국인 사이에 상업적 접촉이 잦아지게 되면서 어휘는 영어에서 빌려오고 통사는 중국어에 기반을 둔,새로운 형태의 의사소통 수단인 영어 혼성어(pidgin english)가 만들어졌다.
'pidgin'은 영어의 'business'가 변형된 말로,이러한 새로운 형태의 언어가 갖는 사회적 기능을 잘 보여준다.
(Louis-Jean Calvet,La sociolinguistique)
자료 2 유럽 통합 과정의 한 전환점이었던 마스트리히트(Masstricht) 조약은 유럽연합(European Union, EU)의 기둥 구조(pillar structure)를 담고 있다.
여기에서 '기둥'은 그리스의 사원을 떠받치는 기둥을 연상시킨다.
조약 전문(全文)은 다음과 같이 구성되어 있다.
첫 번째 '기둥'은 과거 유럽공동체(European Community,EC)의 기반이었던 유럽공동체조약, 유럽석탄철강공동체조약, 유럽원자력공동체조약에 명시된 유럽연합 시민권,공동체 정책 등에 관한 내용을 담고 있다.
두 번째 '기둥'은 공동외교정책에 관한 것이며,세 번째는 테러,불법이민,마약거래,국제적 범죄 등 경찰 및 사법 공조에 관한 사법(司法) 제도와 국내 정책 등에 관한 내용을 담고 있다.
첫 번째 '기둥'에서는 다수결 원칙이 일반적으로 강조되지만,정부 간 협력을 강조하는 다른 두 '기둥'의 경우에는 전체의 동의가 결정의 기준이다.
통합은 회원국들이 자율성의 일부를 공동의 제도적 틀에 이전하는 과정으로 정의될 수 있다.
조약의 구조에도 나타나듯이 통합 과정에 대한 다양한 입장이 제기되고 있는데,그 중 하나인 '정부간주의(intergovernmentalism)'는 통합 과정에서 각국 정부의 독립성이나 자율성을 강조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정부간주의는 결정권을 지닌 회원국들로 구성된 국제 조직의 정책 결정 방법으로 오늘날 대부분의 국제 조직에 의해 채택되고 있다.
유럽연합의 맥락에서 볼 때,정부간주의는 회원국 정부가 만장일치제로 유럽연합의 집행권 및 입법권과 관련된 결정을 내린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에 따르면,통합 과정에서 국가 이익과 대립될 수 있는 초국가적 정책을 결정할 경우,각국 정부는 협상의 주요 행위자로서 역할을 해야 한다.
정부간주의는 유럽연합을 회원국들의 요청에 부응해야 하는 도구로 간주함으로써 국가 권력의 존재를 인정하고 정책 결정에 있어서 각 국가의 동기에 관심을 갖는다.
자료 3 디아스포라(diaspora)*의 문화적 정체성은,문화가 다른 문화와 섞이지 않게 고수해야 할 그 어떤 것이 아니라,그 자체가 섞인 결과임을 보여주고 있다.
사실 이는 모든 문화에 해당되는 이야기이다.
그러나 디아스포라의 문화가 이를 더 잘 드러내고 있는 것은 유대인들과 그들이 살고 있는 땅 사이에 어떤 자연적인 연관성도 없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디아스포라의 문화는 어떤 울타리 안에 속하는 민족의 문화라고 볼 수 없다.
민족,언어,문화 그리고 지역 사이에 상관성이 없다는 사실은 문화의 토착성이나 통합성이라는 주장과는 어긋나는 것으로,디아스포라를 혐오하는 반유대주의는 이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
디아스포라의 정체성은 분해된 정체성(disaggregated identity)으로,일반적으로 말하는 정체성의 범주를 넘어서는 것이다.
왜냐하면 디아스포라는 국가,가계 혈통,종교 그 어느 하나와만 관련된 것이 아니라 그것들과 변증법적 긴장관계에 있기 때문이다.
중동에 살고 있는 유대인들이 바로 아랍유대인들이라고 하는 진보적 아랍인과 일부 유대인의 입장에 우리는 동의하며,만약 시온주의 이념이 이를 부인한다면,시온주의는 매우 중요한 사실을 간과하는 것이다.
순수한 유대 문화 사상을 이야기하는 것은 역사적으로나 윤리적으로 맞지 않는 듯 보인다.
'디아스포라',그것은 분해를 말한다.
디아스포라의 정체성으로 본다면,초기중세학자인 랍비 사아댜(Sa'adya)는 유대인이면서 이집트아랍인이고,또한 이집트아랍인이면서 유대인이라고 할 수 있다.
이 두 모순적인 명제는 합쳐져 함께 가야만 한다. (D. Boyarin and J. Boyarin,"Diaspora; Generational Ground of Jewish Identity")
* 디아스포라란 유대 왕국이 패망하여 바빌로니아로 유배당한 뒤 다른 민족 사이에 흩어져 살게 된 유대인들,또는 유배되어 팔레스타인,곧 오늘날 이스라엘 지역 바깥으로 흩어진 유대인들이나 유대인 공동체를 통틀어 말한다.
자료 4 충서는 어렸을 때 일이 머리에 떠오르며 자기 어머니를 또 한번 쳐다보았다.
거기에는 열 몇 해라는 긴 세월이 잔주름과 한 가지 아로새기어 있으나 그것은 결코 그 때와 같이 아름다운 것,정다운 것이 못 되었다.
아들을 낳아서 본마누라에게 바칠 때는 인제야 세상 물정을 알게 된 미좌서(美佐緖)*도 산 설고 물 선 쓸쓸한 대한의 땅,남가(南家)의 집 산소에 파묻힌다고 섭섭히 고향을 단념하고 반가이 남씨 집 사람으로 기를 펴게 되었던 것이다.
본실 댁이 실쭉해 하면서도 충서를 자기 아들로 호적에 올리게 한 것도 충서 부친의 총애가 미좌서에게 쏠렸던,말하자면 미좌서의 전성시대였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워낙 못 낳는 몸이 아닌 본실에 충희가 생긴 뒤부터는 남가의 집 재산은 내 것이라고 꿈꾸던 미좌서로서는 은근히 오늘이 있을 것을 그때부터 염려하였던 것이다.
그 후로 십여 년이 지났다.
충서가 열세 살,충희가 아홉 살,효자가 일곱 살,충희의 손아래누이가 다섯 살 되었을 때다.
이때부터는 차차 다사다단(多事多端)하여졌다.
아이 싸움이 어른 싸움 되는 것은 인정이다.
속에 감추었던 불평과 불만이 제각각 옳은 이유를 가지고 터져 나왔다.
충서가 열세 살 되던 해 봄에 공립보통학교를 졸업하고 나니까 진고개에 있는 이삐-작은어머니 집으로 데려다 놓고 "내가 정말 너를 낳은 어머니다!" 하며 미좌서의 입으로 비로소 일러줄 때 그렇지나 않은가 하는 의심을 품었던 충서는 청천벽력의 소리같이 놀라기도 하였지마는 또 그처럼 이 세상에 반갑고 기쁜 일이 없었다.
그날은 붉은 찹쌀밥을 지어 먹었다.
어른들은 어떤 분란들이 있었는지 조금도 갈피를 모르겠으나 그 이튿날부터 충서는 아직 유치원에 가는 누이동생 효자를 데리고 일출소학교 오학년에 다니게 되었다.
일복(日服)을 입고 시야충서(矢野忠緖)를 별안간 일본말로 '야노 다다오'라고 부를 제 충서는 자기 이름 같지가 않고 처음에는 어리둥절하였었다.
원래 남씨 집의 충서의 대(代)에는 '희'자 항렬(熙字行列)이건마는 충서라고 특별히 이름을 지은 것은 미좌서(みさお,美佐緖)의 '서'자를 따서 붙여 달라는 미좌서 자신의 간청을 들어주려고 그러한 것이라 한다.
그렇기 때문에 충서 형제만은 '충'자 항렬처럼 충서, 충희라고 이름을 짓게 되었지만 '남충서'라는 이름도 일본말로 '미나미 다다오'라고 부르면 꼭 일본 사람 이름같이 보이는 고로 충서의 부친은 특히 그러한 점까지도 생각하였더니라는 것은 충서가 후일에 W고등보통학교에서 경성중학교로 전교할 제 그의 부친이 자랑삼아 한 말이다.
하여간 이와 같이 이집 저집으로 끌려 다니며 이 이름 저 이름으로 행세하는 동안에 충서는 스물일곱 살이 되고 동경까지 가서 제국대학 경제과를 마치고 나와서 장가까지 들고 훌륭한 청년신사가 된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시야충서'도 아니요 '미나미 다다오'도 아닌 '남충서'요,PP단의 유력한 두목―이라는 것보다도 그 운동비를 독담하고 있는 PP단의 업둥이다.
-염상섭,「南忠緖」
*미좌서는 일본 여인으로 남충서의 어머니
자료 5 [문제 2] <제시문 A>와 <제시문 B> 가운데 (자료 1)과 (자료 2)에 나타난 현상을 설명하기에 적합한 하나를 선택하여 적용하고,그 근거를 서술하시오. (500자 내외)
[문제 3] ① <제시문 A>와 <제시문 B>를 활용해 (자료 3)의 필자의 관점을 기술하고,② 이를 바탕으로 (자료 4)의 주인공인 남충서와 (자료 5)의 재외동포에 대한 자신의 견해와 그 논거를 제시하시오. (①,② 각각 400자 내외)
⊙ 자료 분석
<자료 1>은 두 공동체가 의사소통을 할 때,함께 사용할 수 있는 언어가 존재하지 않는 상황이 지속된다면 혼성어가 만들어진다고 설명한다.
서로 다른 공동체가 장기간 접촉하는 과정에서 특정한 의사소통의 필요만을 충족시키는 한정된 어휘들이 광범위한 의사소통의 필요를 충족시켜 준다면 혼성어가 탄생한다는 것이다.
이는 <제시문 A>에서의 문화융합,<제시문 B>에서의 화합물과 비슷한 경우라고 볼 수 있다.
<자료 2>는 통합과정에서 각국 정부의 독립성이나 자율성을 강조하는 '정부간주의(intergovermentalism)'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정부간주의는 오늘날 대부분의 국제 조직이 정책 결정 방법으로 채택하고 있는데,통합과정에서 국가 이익과 대립될 수 있는 정책을 결정할 경우 국가 권력의 존재를 인정하고 정책 결정에 있어서 각 국가의 동기에 관심을 갖는다는 것이다.
이러한 정부간주의는 각국의 권력을 인정한다는 측면에서 <제시문 B>의 화합물과 비슷하다.
혼합물이 고유한 동질성을 유지한 채 섞여 있는 것과 마찬가지로 통합과정에서 각국 정부의 독립성과 자율성이 유지되기 때문이다.
또한 이 때문에 하위 그룹이 지배적인 문화로 통합되는 '문화동화'나 기존의 문화와 외국 문화가 제3의 문화로 통합되는 '문화융합'으로는 설명하기 어렵다.
<자료 3>은 다른 문화와 섞인 것이 디아스포라(diaspora)의 문화적 정체성이라고 설명하며,문화는 이미 그 자체로 섞여 있다고 주장한다.
전 세계에 흩어져 살고 있는 유대인 공동체인 디아스포라에게 다양성은 이미 정체성이다.
중동에 살고 있는 유대인들이 바로 아랍유대인라는 것은 모순적으로 보이지만,정체성 속에 이미 모순적인 요소가 있으므로 함께 가야만 한다는 것이다.
여기서도 결국 '섞임'에 대해 말한다는 점에서 두 제시문과 동일하다고 할 수 있다.
<자료 4>는 염상섭의 소설 「남충서」에서 발췌한 것으로,조선인과 일본인의 혼혈인 충서가 경우에 따라 이름을 달리 사용하며 성장했음을 보여준다.
여기서는 이름 그 자체보다는 이름 속에 내포되어 있는 문화적 정체성의 의미를 찾는 데 주목해야 한다.
<자료 5>는 재외동포 현황을 보여주는데,여기서는 각국에 흩어져 살고 있는 동포들의 정체성을 어떻게 파악할 것인가에만 주목하면 그만이므로 사실 보여주는 수치의 의미가 무엇인가에는 접근할 필요가 없는 자료라고까지 할 수 있다.
⊙ 논제 방향
[문제 2]에서는 <제시문 A>와 <제시문 B> 가운데 <자료 1>과 <자료 2>에 나타난 현상을 적합한 하나를 선택하여 설명하고,그 근거를 서술할 것을 요구한다.
이 문제는 간단하면서도 세심하게 파악하지 않으면 쓸 데 없는 짓을 할 수도 있으므로 꼼꼼히 분석해야 한다.
각각의 제시문을 이용하여 <자료 1>과 <자료 2>의 현상을 별개로 설명하는 것도 아니며,각각의 자료에 제시문들을 적용하여 설명하는 것도 아니다.
여기서는 한 제시문을 선택하여 <자료 1>과 <자료 2> 모두를 설명해야 한다.
때문에 <제시문 A>를 선택하거나 <제시문 B>를 선택하는 경우로 예상할 수 있다.
그런데 <자료 1>은 혼성어에 대한 것이고,<자료 2>는 정부간주의에 대한 것이므로 두 자료를 모두 설명하기에 적합한 하나의 제시문은 <제시문 B>가 될 수밖에 없다.
<자료 1>의 혼성어는 <제시문 A>의 문화융합과 <제시문 B>의 화합물로 설명할 수 있지만,<자료 2>의 정부간주의는 <제시문 B>의 혼합물 외에는 설명할 수 없기 때문이다.
[문제 3]은 크게 두 가지를 묻고 있는데,두 제시문을 활용해 <자료 3>의 필자의 관점을 서술하고,그것을 바탕으로 남충서와 재외동포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밝히는 것이다.
두 부분을 400자내외씩 약 800자 분량으로 작성하되,반드시 한 편의 글로 완성해야 한다는 것에도 신경써야 한다.
한 문제로 제시되었는데도 불구하고 문제상에 세부조건을 명시하면 별개의 문제인 줄로 인식하고 각각 구분하여 답안을 작성하는 경우가 있는데,이는 문제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것이다.
먼저 <자료 3>은 '섞임' 그 자체가 문화이기 때문에 정체성과는 모순적인 '다양성'이 디아스포라의 문화적 정체성을 형성한다고 주장한다.
전 세계에 흩어져 살고 있는 유대인들의 문화는 어떤 울타리 안에 속하는 민족의 문화가 아니며 국가,가계 혈통,종교들과의 변증법적인 관계에 의해 재형성된다는 것이다.
이것은 [문제 1]을 작성하는 과정에서 <제시문 A>와 <제시문 B>가 모두 '섞는 것','두 가지 이상의 것을 한데 합치는 것'에 대해 서술하고 있다고 파악한 것과 연결된다.
따라서 물질과 문화가 섞이는 것처럼 개인의 정체성 역시 여러 요소가 한데 섞여서 형성될 수 있다고 서술하면 되겠다.
다음으로 <자료 4>의 남충서의 행동과 재외동포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서술해야 한다.
논술에서의 자기견해는 온전히 자유로운 자기 생각이 아니므로 주어진 제시문의 관점을 바탕으로 쓰는 것이다.
따라서 충서와 재외동포들의 정체성에 대해 서술할 때에도 <자료 3>의 관점을 유지해야 한다.
충서는 조선인과 일본인의 혼혈로 상황에 따라 조선이름과 일본이름을 번갈아 사용하는데,이러한 모습은 여기 붙었다 저기 붙었다 하는 박쥐처럼 지조없이 보일 수 있다.
그러나 여기서는 혼혈인에게는 그 자체로 두 문화가 섞여 있으며,개인의 정체성 역시 여러 요소가 섞여서 형성된다는 디아스포라의 정체성의 관점에서는 충서는 다양한 정체성이 섞인 대표적인 사례가 된다.
이는 재외동포들도 마찬가지이다.
재외동포들은 한국인이기도 하지만 자신들이 살고 있는 지역의 문화적 정체성 역시 가진다.
따라서 한국인이면서 미국인이거나,일본인이면서 한국인이다.
즉,디아스포라와 동일하게 다양성이 정체성을 형성한 것이다.
학생들이 많이 질문하는 것 중의 하나가 '논술에 정답이 있는가?'인데,이번 문제를 통해 그 답을 하자면 '그렇다.'이다.
논제에서 묻는 바를 충족시키는 내용으로 서술하다 보면 마땅히 쓸 수밖에 없는 글이 작성된다.
따라서 논제가 묻는 바가 무엇인지,그것을 충족시키기 위해서 주어진 제시문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를 꼼꼼히 따지는 것부터 시작해야 함을 꼭 명심하길 바란다.
김은희 S · 논술 선임연구원 lovemin@nonsul.com
☞ 지난호에 이어
자료 1 서로 다른 언어를 사용하는 두 공동체가 의사소통을 해야 하는데,이들이 함께 사용할 수 있는 제3의 언어가 전혀 존재하지 않는다고 가정해 보자.
이러한 상황이 오랜 기간 지속될 경우 틀림없이 혼성어(pidgin)라고 불리는 새로운 형태의 언어가 만들어질 것이다.
실제로 지중해 연안 항구에 사는 사람들은 19세기까지 이런 새로운 형태의 통용어(lingua franca)를 사용해 왔다.
이탈리아어를 근간으로 한 이 통용어는 지중해 근방의 방언들로부터 차용된 어휘로 이루어져 있었다.
프랑스의 극작가 몰리에르는 '서민귀족(Bourgeois gentihomme)'의 4막 5장 가운데 한 문단의 일부를 이 통용어로 표현하기도 하였다.
물론 이 언어 형태는 지금은 실제로 사용되고 있지는 않지만,그럼에도 우리는 이 작품을 통해 이 언어가 가지고 있는 주요 특징들을 확인할 수 있다.
예컨대 프랑스어 2인칭 대명사인 tu와 toi는 오직 ti로만 존재하며 동사는 모두 원형으로만 사용되었다.
제3의 언어를 사용하는 것이 전혀 가능하지 않은 조건 속에서 두 공동체 사이에 접촉이 빈번히, 그리고 지속적으로 이루어질 경우,새로운 언어 형태들이 대거 사용되기 시작한다.
이 언어 형태들은 대개 빈약한 통사구조와 특정한 의사소통의 필요만을 충족시키는 매우 한정된 어휘들로 구성된 제한적인 체계이다.
이들이 좀 더 조밀한 통사체계를 갖춰 광범위한 의사소통의 필요를 채워 주게 된다면,비로소 혼성어가 탄생하게 된다.
예를 들어,중국 해안을 따라 중국인과 미국인 사이에 상업적 접촉이 잦아지게 되면서 어휘는 영어에서 빌려오고 통사는 중국어에 기반을 둔,새로운 형태의 의사소통 수단인 영어 혼성어(pidgin english)가 만들어졌다.
'pidgin'은 영어의 'business'가 변형된 말로,이러한 새로운 형태의 언어가 갖는 사회적 기능을 잘 보여준다.
(Louis-Jean Calvet,La sociolinguistique)
자료 2 유럽 통합 과정의 한 전환점이었던 마스트리히트(Masstricht) 조약은 유럽연합(European Union, EU)의 기둥 구조(pillar structure)를 담고 있다.
여기에서 '기둥'은 그리스의 사원을 떠받치는 기둥을 연상시킨다.
조약 전문(全文)은 다음과 같이 구성되어 있다.
첫 번째 '기둥'은 과거 유럽공동체(European Community,EC)의 기반이었던 유럽공동체조약, 유럽석탄철강공동체조약, 유럽원자력공동체조약에 명시된 유럽연합 시민권,공동체 정책 등에 관한 내용을 담고 있다.
두 번째 '기둥'은 공동외교정책에 관한 것이며,세 번째는 테러,불법이민,마약거래,국제적 범죄 등 경찰 및 사법 공조에 관한 사법(司法) 제도와 국내 정책 등에 관한 내용을 담고 있다.
첫 번째 '기둥'에서는 다수결 원칙이 일반적으로 강조되지만,정부 간 협력을 강조하는 다른 두 '기둥'의 경우에는 전체의 동의가 결정의 기준이다.
통합은 회원국들이 자율성의 일부를 공동의 제도적 틀에 이전하는 과정으로 정의될 수 있다.
조약의 구조에도 나타나듯이 통합 과정에 대한 다양한 입장이 제기되고 있는데,그 중 하나인 '정부간주의(intergovernmentalism)'는 통합 과정에서 각국 정부의 독립성이나 자율성을 강조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정부간주의는 결정권을 지닌 회원국들로 구성된 국제 조직의 정책 결정 방법으로 오늘날 대부분의 국제 조직에 의해 채택되고 있다.
유럽연합의 맥락에서 볼 때,정부간주의는 회원국 정부가 만장일치제로 유럽연합의 집행권 및 입법권과 관련된 결정을 내린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에 따르면,통합 과정에서 국가 이익과 대립될 수 있는 초국가적 정책을 결정할 경우,각국 정부는 협상의 주요 행위자로서 역할을 해야 한다.
정부간주의는 유럽연합을 회원국들의 요청에 부응해야 하는 도구로 간주함으로써 국가 권력의 존재를 인정하고 정책 결정에 있어서 각 국가의 동기에 관심을 갖는다.
자료 3 디아스포라(diaspora)*의 문화적 정체성은,문화가 다른 문화와 섞이지 않게 고수해야 할 그 어떤 것이 아니라,그 자체가 섞인 결과임을 보여주고 있다.
사실 이는 모든 문화에 해당되는 이야기이다.
그러나 디아스포라의 문화가 이를 더 잘 드러내고 있는 것은 유대인들과 그들이 살고 있는 땅 사이에 어떤 자연적인 연관성도 없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디아스포라의 문화는 어떤 울타리 안에 속하는 민족의 문화라고 볼 수 없다.
민족,언어,문화 그리고 지역 사이에 상관성이 없다는 사실은 문화의 토착성이나 통합성이라는 주장과는 어긋나는 것으로,디아스포라를 혐오하는 반유대주의는 이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
디아스포라의 정체성은 분해된 정체성(disaggregated identity)으로,일반적으로 말하는 정체성의 범주를 넘어서는 것이다.
왜냐하면 디아스포라는 국가,가계 혈통,종교 그 어느 하나와만 관련된 것이 아니라 그것들과 변증법적 긴장관계에 있기 때문이다.
중동에 살고 있는 유대인들이 바로 아랍유대인들이라고 하는 진보적 아랍인과 일부 유대인의 입장에 우리는 동의하며,만약 시온주의 이념이 이를 부인한다면,시온주의는 매우 중요한 사실을 간과하는 것이다.
순수한 유대 문화 사상을 이야기하는 것은 역사적으로나 윤리적으로 맞지 않는 듯 보인다.
'디아스포라',그것은 분해를 말한다.
디아스포라의 정체성으로 본다면,초기중세학자인 랍비 사아댜(Sa'adya)는 유대인이면서 이집트아랍인이고,또한 이집트아랍인이면서 유대인이라고 할 수 있다.
이 두 모순적인 명제는 합쳐져 함께 가야만 한다. (D. Boyarin and J. Boyarin,"Diaspora; Generational Ground of Jewish Identity")
* 디아스포라란 유대 왕국이 패망하여 바빌로니아로 유배당한 뒤 다른 민족 사이에 흩어져 살게 된 유대인들,또는 유배되어 팔레스타인,곧 오늘날 이스라엘 지역 바깥으로 흩어진 유대인들이나 유대인 공동체를 통틀어 말한다.
자료 4 충서는 어렸을 때 일이 머리에 떠오르며 자기 어머니를 또 한번 쳐다보았다.
거기에는 열 몇 해라는 긴 세월이 잔주름과 한 가지 아로새기어 있으나 그것은 결코 그 때와 같이 아름다운 것,정다운 것이 못 되었다.
아들을 낳아서 본마누라에게 바칠 때는 인제야 세상 물정을 알게 된 미좌서(美佐緖)*도 산 설고 물 선 쓸쓸한 대한의 땅,남가(南家)의 집 산소에 파묻힌다고 섭섭히 고향을 단념하고 반가이 남씨 집 사람으로 기를 펴게 되었던 것이다.
본실 댁이 실쭉해 하면서도 충서를 자기 아들로 호적에 올리게 한 것도 충서 부친의 총애가 미좌서에게 쏠렸던,말하자면 미좌서의 전성시대였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워낙 못 낳는 몸이 아닌 본실에 충희가 생긴 뒤부터는 남가의 집 재산은 내 것이라고 꿈꾸던 미좌서로서는 은근히 오늘이 있을 것을 그때부터 염려하였던 것이다.
그 후로 십여 년이 지났다.
충서가 열세 살,충희가 아홉 살,효자가 일곱 살,충희의 손아래누이가 다섯 살 되었을 때다.
이때부터는 차차 다사다단(多事多端)하여졌다.
아이 싸움이 어른 싸움 되는 것은 인정이다.
속에 감추었던 불평과 불만이 제각각 옳은 이유를 가지고 터져 나왔다.
충서가 열세 살 되던 해 봄에 공립보통학교를 졸업하고 나니까 진고개에 있는 이삐-작은어머니 집으로 데려다 놓고 "내가 정말 너를 낳은 어머니다!" 하며 미좌서의 입으로 비로소 일러줄 때 그렇지나 않은가 하는 의심을 품었던 충서는 청천벽력의 소리같이 놀라기도 하였지마는 또 그처럼 이 세상에 반갑고 기쁜 일이 없었다.
그날은 붉은 찹쌀밥을 지어 먹었다.
어른들은 어떤 분란들이 있었는지 조금도 갈피를 모르겠으나 그 이튿날부터 충서는 아직 유치원에 가는 누이동생 효자를 데리고 일출소학교 오학년에 다니게 되었다.
일복(日服)을 입고 시야충서(矢野忠緖)를 별안간 일본말로 '야노 다다오'라고 부를 제 충서는 자기 이름 같지가 않고 처음에는 어리둥절하였었다.
원래 남씨 집의 충서의 대(代)에는 '희'자 항렬(熙字行列)이건마는 충서라고 특별히 이름을 지은 것은 미좌서(みさお,美佐緖)의 '서'자를 따서 붙여 달라는 미좌서 자신의 간청을 들어주려고 그러한 것이라 한다.
그렇기 때문에 충서 형제만은 '충'자 항렬처럼 충서, 충희라고 이름을 짓게 되었지만 '남충서'라는 이름도 일본말로 '미나미 다다오'라고 부르면 꼭 일본 사람 이름같이 보이는 고로 충서의 부친은 특히 그러한 점까지도 생각하였더니라는 것은 충서가 후일에 W고등보통학교에서 경성중학교로 전교할 제 그의 부친이 자랑삼아 한 말이다.
하여간 이와 같이 이집 저집으로 끌려 다니며 이 이름 저 이름으로 행세하는 동안에 충서는 스물일곱 살이 되고 동경까지 가서 제국대학 경제과를 마치고 나와서 장가까지 들고 훌륭한 청년신사가 된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시야충서'도 아니요 '미나미 다다오'도 아닌 '남충서'요,PP단의 유력한 두목―이라는 것보다도 그 운동비를 독담하고 있는 PP단의 업둥이다.
-염상섭,「南忠緖」
*미좌서는 일본 여인으로 남충서의 어머니
자료 5 [문제 2] <제시문 A>와 <제시문 B> 가운데 (자료 1)과 (자료 2)에 나타난 현상을 설명하기에 적합한 하나를 선택하여 적용하고,그 근거를 서술하시오. (500자 내외)
[문제 3] ① <제시문 A>와 <제시문 B>를 활용해 (자료 3)의 필자의 관점을 기술하고,② 이를 바탕으로 (자료 4)의 주인공인 남충서와 (자료 5)의 재외동포에 대한 자신의 견해와 그 논거를 제시하시오. (①,② 각각 400자 내외)
⊙ 자료 분석
<자료 1>은 두 공동체가 의사소통을 할 때,함께 사용할 수 있는 언어가 존재하지 않는 상황이 지속된다면 혼성어가 만들어진다고 설명한다.
서로 다른 공동체가 장기간 접촉하는 과정에서 특정한 의사소통의 필요만을 충족시키는 한정된 어휘들이 광범위한 의사소통의 필요를 충족시켜 준다면 혼성어가 탄생한다는 것이다.
이는 <제시문 A>에서의 문화융합,<제시문 B>에서의 화합물과 비슷한 경우라고 볼 수 있다.
<자료 2>는 통합과정에서 각국 정부의 독립성이나 자율성을 강조하는 '정부간주의(intergovermentalism)'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정부간주의는 오늘날 대부분의 국제 조직이 정책 결정 방법으로 채택하고 있는데,통합과정에서 국가 이익과 대립될 수 있는 정책을 결정할 경우 국가 권력의 존재를 인정하고 정책 결정에 있어서 각 국가의 동기에 관심을 갖는다는 것이다.
이러한 정부간주의는 각국의 권력을 인정한다는 측면에서 <제시문 B>의 화합물과 비슷하다.
혼합물이 고유한 동질성을 유지한 채 섞여 있는 것과 마찬가지로 통합과정에서 각국 정부의 독립성과 자율성이 유지되기 때문이다.
또한 이 때문에 하위 그룹이 지배적인 문화로 통합되는 '문화동화'나 기존의 문화와 외국 문화가 제3의 문화로 통합되는 '문화융합'으로는 설명하기 어렵다.
<자료 3>은 다른 문화와 섞인 것이 디아스포라(diaspora)의 문화적 정체성이라고 설명하며,문화는 이미 그 자체로 섞여 있다고 주장한다.
전 세계에 흩어져 살고 있는 유대인 공동체인 디아스포라에게 다양성은 이미 정체성이다.
중동에 살고 있는 유대인들이 바로 아랍유대인라는 것은 모순적으로 보이지만,정체성 속에 이미 모순적인 요소가 있으므로 함께 가야만 한다는 것이다.
여기서도 결국 '섞임'에 대해 말한다는 점에서 두 제시문과 동일하다고 할 수 있다.
<자료 4>는 염상섭의 소설 「남충서」에서 발췌한 것으로,조선인과 일본인의 혼혈인 충서가 경우에 따라 이름을 달리 사용하며 성장했음을 보여준다.
여기서는 이름 그 자체보다는 이름 속에 내포되어 있는 문화적 정체성의 의미를 찾는 데 주목해야 한다.
<자료 5>는 재외동포 현황을 보여주는데,여기서는 각국에 흩어져 살고 있는 동포들의 정체성을 어떻게 파악할 것인가에만 주목하면 그만이므로 사실 보여주는 수치의 의미가 무엇인가에는 접근할 필요가 없는 자료라고까지 할 수 있다.
⊙ 논제 방향
[문제 2]에서는 <제시문 A>와 <제시문 B> 가운데 <자료 1>과 <자료 2>에 나타난 현상을 적합한 하나를 선택하여 설명하고,그 근거를 서술할 것을 요구한다.
이 문제는 간단하면서도 세심하게 파악하지 않으면 쓸 데 없는 짓을 할 수도 있으므로 꼼꼼히 분석해야 한다.
각각의 제시문을 이용하여 <자료 1>과 <자료 2>의 현상을 별개로 설명하는 것도 아니며,각각의 자료에 제시문들을 적용하여 설명하는 것도 아니다.
여기서는 한 제시문을 선택하여 <자료 1>과 <자료 2> 모두를 설명해야 한다.
때문에 <제시문 A>를 선택하거나 <제시문 B>를 선택하는 경우로 예상할 수 있다.
그런데 <자료 1>은 혼성어에 대한 것이고,<자료 2>는 정부간주의에 대한 것이므로 두 자료를 모두 설명하기에 적합한 하나의 제시문은 <제시문 B>가 될 수밖에 없다.
<자료 1>의 혼성어는 <제시문 A>의 문화융합과 <제시문 B>의 화합물로 설명할 수 있지만,<자료 2>의 정부간주의는 <제시문 B>의 혼합물 외에는 설명할 수 없기 때문이다.
[문제 3]은 크게 두 가지를 묻고 있는데,두 제시문을 활용해 <자료 3>의 필자의 관점을 서술하고,그것을 바탕으로 남충서와 재외동포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밝히는 것이다.
두 부분을 400자내외씩 약 800자 분량으로 작성하되,반드시 한 편의 글로 완성해야 한다는 것에도 신경써야 한다.
한 문제로 제시되었는데도 불구하고 문제상에 세부조건을 명시하면 별개의 문제인 줄로 인식하고 각각 구분하여 답안을 작성하는 경우가 있는데,이는 문제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것이다.
먼저 <자료 3>은 '섞임' 그 자체가 문화이기 때문에 정체성과는 모순적인 '다양성'이 디아스포라의 문화적 정체성을 형성한다고 주장한다.
전 세계에 흩어져 살고 있는 유대인들의 문화는 어떤 울타리 안에 속하는 민족의 문화가 아니며 국가,가계 혈통,종교들과의 변증법적인 관계에 의해 재형성된다는 것이다.
이것은 [문제 1]을 작성하는 과정에서 <제시문 A>와 <제시문 B>가 모두 '섞는 것','두 가지 이상의 것을 한데 합치는 것'에 대해 서술하고 있다고 파악한 것과 연결된다.
따라서 물질과 문화가 섞이는 것처럼 개인의 정체성 역시 여러 요소가 한데 섞여서 형성될 수 있다고 서술하면 되겠다.
다음으로 <자료 4>의 남충서의 행동과 재외동포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서술해야 한다.
논술에서의 자기견해는 온전히 자유로운 자기 생각이 아니므로 주어진 제시문의 관점을 바탕으로 쓰는 것이다.
따라서 충서와 재외동포들의 정체성에 대해 서술할 때에도 <자료 3>의 관점을 유지해야 한다.
충서는 조선인과 일본인의 혼혈로 상황에 따라 조선이름과 일본이름을 번갈아 사용하는데,이러한 모습은 여기 붙었다 저기 붙었다 하는 박쥐처럼 지조없이 보일 수 있다.
그러나 여기서는 혼혈인에게는 그 자체로 두 문화가 섞여 있으며,개인의 정체성 역시 여러 요소가 섞여서 형성된다는 디아스포라의 정체성의 관점에서는 충서는 다양한 정체성이 섞인 대표적인 사례가 된다.
이는 재외동포들도 마찬가지이다.
재외동포들은 한국인이기도 하지만 자신들이 살고 있는 지역의 문화적 정체성 역시 가진다.
따라서 한국인이면서 미국인이거나,일본인이면서 한국인이다.
즉,디아스포라와 동일하게 다양성이 정체성을 형성한 것이다.
학생들이 많이 질문하는 것 중의 하나가 '논술에 정답이 있는가?'인데,이번 문제를 통해 그 답을 하자면 '그렇다.'이다.
논제에서 묻는 바를 충족시키는 내용으로 서술하다 보면 마땅히 쓸 수밖에 없는 글이 작성된다.
따라서 논제가 묻는 바가 무엇인지,그것을 충족시키기 위해서 주어진 제시문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를 꼼꼼히 따지는 것부터 시작해야 함을 꼭 명심하길 바란다.
김은희 S · 논술 선임연구원 lovemin@nons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