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화 사회가 곧 끝나고 ‘꿈의 사회’가 도래한다
[실전 고전읽기] 22. 롤프 옌센「드림 소사이어티」
우리는 항상 미래를 상상한다.

며칠 후의 미래,한 달 뒤의 미래,몇 해 다음의 미래까지 말이다.

우리가 먼저 생각하지 않아도 보험회사에서 인생주기 설계표를 내보이면서 미래를 걱정하라고 충고한다.

간혹 스케일이 큰 사람들은 쩨쩨하게 노후 걱정 따위가 문제가 아니라면서 수십년,수백년을 내다보기도 한다.

그런데 이렇게 미래를 점치면서 전전긍긍하는 모양새가 별로 좋지만은 않았던지 많은 철학자와 선사들이 '현재를 살아라!'고 충고했다.

하지만 현재는 미래의 어제이고,내일을 꿈꾸는 오늘이 없다면 바라는 내일도 오지 않는다.

그렇다면 당신은 어떤 미래를 그리고 있는가?

그리고 당신 개인만의 미래도 문제이거니와,우리가 함께 살아나가야 하는 사회의 미래는 어떤 모습이라고 상상하는가?

사실,이 질문에 가장 첨예한 관심을 보이면서 미래 사회의 모습을 정확히 파악하고자 노력하는 곳은 기업이다.

왜냐하면 기업은 사회를 상대로 수익을 창출해야 하는데,앞으로 전개될 사회의 변화에 탄력적으로 기민하게 대처할 수 있어야 큰 이윤을 내기 때문이다.

그래서 기업들은 미래 예측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다가올 미래에 적절히 대비하고자 수고를 아끼지 않는다.

이 덕분에 미래학과 경영학은 뗄래야 뗄 수 없는 긴밀한 관계를 형성하고 있으며,오늘 소개하는 유명한 미래예측 서적,'드림 소사이어티(Dream Society)' 또한 미래문제 연구서적이기도 하면서 동시에 경영전략 서적이기도 하다.

'드림 소사이어티'는 유럽 최대 규모의 미래문제 연구집단이라고 평가되는 덴마크 코펜하겐의 미래학 연구소장 롤프 옌센(Rolf Jensen)이 집필한 책으로,앞으로 전개될 사회의 성격을 예측하고 그에 대응하기 위한 기업의 전략을 담고 있다.

한국에도 방문하여 미래의 면면을 설파한 롤프 옌센은 이제 개인과 기업이 정보화 사회 그 이후를 생각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는 '정보화 사회'는 곧 종식되고 이제 '꿈의 사회',곧 드림 소사이어티가 전개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물질은 풍족하다 못해 진부해졌으며,한 나라의 군사적 능력과 궤를 같이 하는(컴퓨터나 인터넷이 모두 군부의 필요성으로 개발되었다가 민간에 전파된 발생사를 떠올려 보자) 정보화 사회 또한 포화 수준으로 진행되고 있다.

그렇다면 물질과 지식정보를 뛰어넘을 무엇인가가 있어야 기업은 계속해서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데 그것이 과연 무엇일까?

이에 답하기 위해서는 미래 사회의 사람들이 무엇을 원하고 필요로 할지 상상해 보아야 한다.

'드림 소사이어티'의 첫 장은 덴마크의 달걀 소비에 관한 자료를 다음과 같이 제시하면서 앞으로 전개될 미래를 예측하기 시작한다.

"덴마크에서는 방목한 암탉이 낳은 달걀이 달걀시장의 50% 이상을 차지한다. 소비자들은 좁은 닭장 안에 갇힌 채 길러진 암탉보다는 자연 속에서 자란 암탉을 선호한다. 옛날식 생산물(retro-products),즉 할아버지 할머니 시대의 방식과 기술로 생산된 달걀은 비싸겠지만,소비자들은 기꺼이 15~20% 정도 비싼 가격을 지불한다. 달걀이 생산되는 이야기에 대해 기꺼이 비용을 지불하는 것이다. 소비자들은 동물윤리, 그리고 시골의 목가적인 낭만주의에 보다 높은 가격을 지불할 용의가 있다."

롤프 옌센은 이처럼 달걀 소비 행태를 예시로 들면서 사람들이 보다 값싼 가격의 물건을 사는 데에만 혈안이 되지 않고,이제 의미와 상징을 소비의 요소로 고려한다고 말한다.

소비자들은 상상력을 자극하는 이야기가 담긴 제품을 기꺼이 구매하며,물질적 상품에서조차도 물질 이상의 다른 '의미'를 찾는다는 것이다.

물론 동일한 영양가의 달걀을 동물윤리와 목가적 낭만주의 때문에 더 높은 가격을 지불하고 구입하는 것은 기존의 경제관념에서는 합리적이지도 효율적이지도 않다.

하지만 이제 구매 결정은 이성적 이유보다는 감성적 이유에 의거해서 이루어지며,사람들은 상품이 아니라 상품에 담겨 있는 감성,가치,이야기를 구매한다.

인류 사회가 더 이상 이성적 계산에 연연해 하지 않고 이제 '감성적 마음'에 가치를 부여하는 사회가 될 것이라고 예측하는 롤프 옌센은 기업이 성공하려면 '꿈과 감성의 미래'에 대비하여야 한다고 조언한다.

감성적 세계로의 변화 속에서 생존하고 번영하는 기업이 되기 위해서는 제품에 담을 꿈과 이야기가 있어야 한다.

미래 사회의 주된 소비 수요가 발생할 감성시장(emotional market)에서 기업의 승패는 어떤 기업이 더욱 탁월하게 멋진 감성,공감할 수 있는 윤리,정치적 신념을 판매할 줄 아느냐에 좌우된다.

따라서 미래에서 성공하는 기업의 리더는 생산라인을 효율적으로 통제하고 유통과 물류 비용을 절감하여 값싼 비용에 기능이 좋은 물건을 만드는 사람이 아니다.

롤프 옌센이 생각하는 성공적인 미래의 기업 리더는 기업의 문화와 이미지를 창조하는 이야기꾼(storyteller)이며,이들은 기업의 긍정적 이미지를 전파하고,경쟁력 있는 이야기를 상품에 담아내 경쟁 우위를 확보할 것이다.

사람들에겐 멋진 이야기가 필요하고 거기에 기꺼이 돈을 지불할 것이라는 드림 소사이어티에서,기업들은 성공을 위해 이익이 아니라 신념을 추구해야 한다.

인간이 감성만을 구매결정 요소로 내세우고 계산적 합리성은 더 이상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을지에 관해서는 조금 의문이 남지만,공정무역과 동물실험금지 상품이 유효한 마케팅으로 등장하고 있는 현재,옌센이 말하는 드림 소사이어티가 어느 정도 진척되고 있음은 부정할 수 없을 것이다.

☞ 기출 제시문 (동국대 2005학년도 정시 논술)

[문제 1] 제시문 (가)는 롤프 옌센이 미래사회의 특성을 '드림 소사이어티(Dream Society)'라고 규정하면서 '문화'의 중요성을 강조한 글이다. 그 주요 내용을 요약,서술하시오. (200~300자)

[문제 2] 제시문 (나)는 일찍이 '문화의 힘'을 강조한 백범 김구의 글이고,제시문 (다)는 '소프트 파워'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최근의 글이다. 제시문 (가:롤프 옌센,'드림 소사이어티'),(나:김구,'내가 원하는 우리나라'), (다:조지프 나이,'소프트 파워')를 근거로 현재와 미래사회를 이끌어 갈 주체적이면서도 보편적인 '문화의 힘'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논리적으로 진술하시오.(1000자 안팎)


The sun is setting on the Information Society - even before we have fully adjusted to its demands as individuals and as companies.

We have lived as hunters and as farmers,we have worked in factories,and now we live in an information-based society whose icon is the computer.

We stand facing the fifth type of society; the Dream Society!

... The rational Western world has won the global materialistic contest thanks to a Zeitgeist that valued change,and thanks to the ability to suppress emotions.

The struggle against poverty and disease seems closer to being won than ever before.

On top of this,rich countries are the absolute leaders in military might.

After all,mastery of information technology today means military supremacy as well.

This will not last: a new era is coming.

A new battle for the market has begun,with a new logic.

…The war of the future could be a content war- of ideas and values.

The information monopolies have been broken: the Internet recognizes no boundaries.

Victory will be won by the culture that can sell its values,its ideological foundations,to the adversary.

The war of the future can be perceived as a battle of mentalities and will involve no deaths or casualties.

The combatant with the best stories rules the world - and the world market.

The war of cultures,of stories,and not of bodies is a Dream Society war of the future.

- Rolf Jensen,'The Dream Society'

홍보람 S · 논술 선임연구원 nikehbr@nons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