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 다른 문화가 섞이면 어떤 결과가 발생하나
⊙ 한국외국어대학교 논술경향
2010학년도 대학입시의 큰 특징을 꼽으라면 단연 수시정원 확대이다.
한국외대 역시 2010학년도 수시모집 인원을 전년도보다 142명 증가한 791명으로 늘렸다.
수시는 수능시험을 기점으로 1차와 2차로 구분하는데,1차에서는 작년과 마찬가지로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적용하지 않으며,2차에서만 2개 영역 이상 2등급의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적용하여 선발한다.
또한 입학사정관제 전형도 대폭 강화했다.
수시 1차에서는 글로벌인재전형,리더십 및 사회통합전형,U-PEACE국제전문가전형,경인지역인재전형,자기추천자전형에서 정시에서는 농어촌학생,전문계고교 출신자,기회균형선발에서 모두 674명을 입학사정관제(서류 및 심층면접)로 선발한다.
수시 1차에서는 일반전형의 명칭을 외대프런티어Ⅰ로 바꾸고,학생부를 70%에서 40%로 낮춘 대신 논술을 30%에서 60%로 높였다.
수능 최저학력기준도 없을 뿐 아니라 학생부의 반영비중도 낮췄기 때문에 논술고사가 실제적인 당락을 좌우한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입학사정관제를 통해 학생을 선발하는 전형들도 크게 다를 바 없다.
논술고사 대신 심층면접을 거쳐야 한다는 것만 다를 뿐이다.
이 중 가장 많은 정원을 뽑는 글로벌인재 전형은 작년에 토익 900점 이상을 지원 자격 조건으로 제한한 것도 없앴다.
심층면접의 비중을 50%에서 40%로 낮추고 영어 에세이도 보지 않는 대신 자기소개서와 같은 서류 평가를 강화할 예정이라고 한다.
심층면접 역시 인 · 적성면접과 외국어능력 평가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공인시험 성적이 낮더라도 자기소개서와 심층면접을 내실있게 준비한다면 승산이 있는 전형이라고 할 수 있다.
수시 2차에서도 일반전형의 명칭을 외대프런티어Ⅱ로 바꾸고 수능최저학력기준을 적용하면서 논술 100%로 선발한다.
정원도 389명으로 단일 전형에서는 가장 큰 규모다.
작년에 1단계에서 논술로 5배수를 선발한 뒤 2단계에서 논술 50%와 면접 50%로 선발한 것과 비교하면 논술의 비중이 압도적으로 증가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이렇게 논술비중을 강화한 것을 한국외대 입학처장은 "우리 대학 논술 출제 시스템이 이제 정착 단계에 접어들어 반영비율을 대폭 높였다. 우리는 논술로 우수한 학생을 가릴 수 있다고 믿는다"고 밝히고 있다.
따라서 한국외대를 지망하는 수험생들은 남은 기간 논술 준비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
논술고사는 120분 동안 총 3문항,1800~2000자 정도의 분량으로 출제되는데,작년 유형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다른 대학과 다른 점이라면 외국어대학이라는 특성을 반영하여 영어지문이 출제된다는 것이다.
최근 언론사와의 인터뷰를 보면,기존 1개였던 영어지문을 2개로 늘릴 것에 대해서도 검토 중이며,간단한 영어작문도 포함시킬 수 있다고 한다.
최종적 결정은 모의논술의 결과를 보고 내린다고 하니,향후 발표를 눈여겨 봐야 할 것이다.
물론 영어지문이 고 1~2학년 수준의 독해능력을 갖췄다면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수준으로 출제한다고 밝히고 있으므로 영어울렁증으로 인해 수시논술을 고려하지 않는 어리석은 선택은 하지 않기를 바란다.
⊙ 기출문제
※ 이번 호에서는 [문제 1]에 대한 제시문 독해 및 해제를 진행합니다. 반드시 다음 호에 실리는 [문제 2],[문제 3]의 해제도 함께 읽기 바랍니다.
* 다음 <제시문>과 (자료)를 읽고,[문제 1]~[문제 3]에 답하시오.
제시문 A Culture contact among various societies over time may have distinct results,such as the borrowing of certain traits by one culture from another,or the relative fusion of separate cultures.
Acculturation(1) is the term that comprehends the phenomena of exchanging cultural features that result when groups come into continuous firsthand contact for a long time,with subsequent changes in the original culture patterns of either or both groups.
Acculturation appears in two forms: one is 'cultural assimilation(2)' when the subordinate(3) group is integrated into the dominant culture,and the other is 'cultural fusion' when the existing culture and the foreign culture are combined into the third culture.
(1) 문화접변(文化接變),(2) 문화동화(文化同化),(3) 하위(下位)의
제시문 B 혼합물은 고유한 동질성을 유지하는 둘,혹은 그보다 많은 순물질들의 혼합으로 이루진 것이다.
공기,청량음료,시멘트 등이 친숙한 혼합물의 예들이다.
혼합물들은 일정한 조성(造成)을 갖지 않는다.
혼합물은 균일(homogeneous) 혹은 불균일(heterogeneous)하다.
한 숟가락의 설탕이 물에 녹아 있을 때,이 혼합물에서 구성 비율은 어디서나 같다.
이 용액은 균일 혼합물이다.
그러나 모래가 쇳가루와 섞여 있다면,모래알과 쇳가루는 제각각 떨어져 있기 때문에 골고루 분포되어 있지 않다.
그 구성 비율이 일정하지 않은 이런 형의 혼합물을 불균일 혼합물이라 한다.
균일하든 불균일하든,혼합물은 물리적 방법으로 그 구성 성분의 변화 없이 순수한 성분으로 분리될 수 있다.
대부분의 원소들은 하나 혹은 그 이상의 원소들과 상호 작용하여 화합물을 생성한다.
예를 들면,수소 기체와 산소 기체가 반응하여 물을 생성하는데,이 물의 성질은 출발 물질들의 성질과는 분명히 다르다.
물 분자 하나는 수소 원자 두 개와 산소 원자 한 개로 구성되어 있다.
물이 미국의 수도꼭지로부터 왔든지,외몽고의 호수에서 왔든지,혹은 화성(火星)으로부터 왔든지 관계없이 물의 조성은 항상 일정하다.
그와 같이 물은 화합물,즉 둘 혹은 그 이상 원소의 원자들이 일정한 비율로 결합되어 있는 순물질이다.
혼합물과는 달리 화합물들은 단지 화학적인 방법에 의해서만 그들의 순수한 성분으로 환원될 수 있다.
[문제 1] <제시문 A>와 <제시문 B>의 요지를 바탕으로 <제시문 A>와 <제시문 B>에 나타난 현상의 유사점과 차이점을 서술하시오. (500자 내외)
⊙ 제시문 분석
<제시문 A>는 서로 다른 문화가 접촉했을 때 발생할 수 있는 결과에 대해 말하고 있다.
제시문에서는 이를 '문화접변'이라고 정의하고 있는데,서로 다른 문화가 오랜 시간 동안 접촉하면 원래의 문화 양식에 변화가 생기고 문화의 교환 현상이 일어난다는 것이다.
문화접변은 다시 '문화동화'와 '문화융합'으로 구분된다.
'문화동화'는 두 개의 문화가 접촉했을 때 하위 그룹이 더 큰 지배적인 문화로 통합되는 것이고,'문화융합'은 기존의 문화와 외국의 문화가 제3의 문화로 통합되는 것,두 개의 문화가 접촉했을 때 완전히 새로운 문화가 형성되는 것이다.
<제시문 A>는 영어 제시문이라는 점을 제외하면 난이도나 분량 면에서도 이해하는 데 크게 어렵지 않은 내용이다.
어려운 어휘에 대해서는 지문에 '주석'까지 배치하고 있다는 점에서 독해능력을 평가하기보다는 정보를 정확하게 파악하는 데 주목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실제로 대학 측에서도 "영어 제시문을 사용하는 것은 글로벌시대에 영어의 유창성 확보는 매우 중요한데,이 유창성은 일상적인 의사소통을 할 수 있는 정도를 넘어서서 정보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그 정보를 다른 영역에 응용하여 해석할 수 있는 능력이어야 한다"고 밝히고 있다.
<제시문 B>는 혼합물과 화합물을 설명하고 있다.
혼합물은 고유한 동질성을 유지하는 순물질들의 혼합으로 이루어진 것이다.
공기,청량음료,시멘트 등이 친숙한 혼합물인데,혼합물들은 일정한 조성을 갖지 않고,구성 비율에 따라 불균일 혼합물과 균일 혼합물로 구분한다.
그런데 균일 혼합물이든 불균일 혼합물이든,혼합물은 물리적인 방법으로 구성 성분의 변화 없이 순수한 성분으로 분리될 수 있는 것이라고 한다.
반면에 화합물은 여러 원소들이 상호 작용하여 생성된 순물질인데,대표적인 예로 수소 기체와 산소 기체가 반응하여 생성된 물을 들 수 있다.
이러한 화합물은 어떤 경우에도 조성이 일정하며 화학적인 방법에 의해서만 순수한 성분으로 환원될 수 있다고 설명한다.
<제시문 B> 역시 독해하는 데 크게 어렵지 않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설명하고 있는 대상과 그 내용을 정확하게 인식하여야 한다는 것이다.
이 역시 독해능력 그 자체보다 주어진 정보를 정확하게 파악하고,이를 문제 상황에 맞게 응용하여 해석할 수 있는 능력을 평가하고자 하는 한국외대의 논술 출제의도에 부합한다고 할 수 있다.
⊙ 논제 방향제시
[문제 1]은 <제시문 A>와 <제시문 B>의 요지를 바탕으로 각각에 나타난 현상의 유사점과 차이점을 서술하는 것이기 때문에 결국 '비교하기'를 요구한 문제라고 볼 수 있다.
다만 제시문 자체를 비교하는 것이 아니라 '나타난 현상'이 무엇인지를 파악하여야 한다는 점에서 일반적인 비교 문제와 미묘한 차이가 있다.
<제시문 A>는 서로 다른 문화가 접촉하는 과정에서 문화동화,문화융합이 일어난다고 말하고,<제시문 B>는 여러 개의 물질이 섞여서 생성되는 혼합물과 화합물을 설명하고 있다.
따라서 두 제시문은 모두 '섞는 것''두 가지 이상의 것을 한데 합치는 것'에 대해 서술하고 있다고 파악할 수 있겠다.
그런데 이 섞임에 대해서도 제시문에서는 두 가지 종류로 구분하여 설명하고 있다.
<제시문 A>에서는 문화동화와 문화융합으로,<제시문 B>에서는 혼합물과 화합물로 구분하여 섞임의 종류를 설명하고 있다는 데까지 파악하여야 보다 좋은 평가를 기대해 볼 수 있다.
또한 두 가지 이상의 것이 한데 합쳐질 때,본래와는 다른 제3의 것으로 변한다는 것을 두 제시문 모두 설명하고 있다.
예를 들어 문화동화와 혼합물은 두 가지 이상의 문화, 혹은 물질이 섞일 때 기존의 성질을 유지하지만,문화융합과 화합물은 전혀 다른 성질을 가진 새로운 것으로 변한 것이다.
차이점을 설명할 때에는 어떤 기준점을 설정하느냐가 매우 중요하다.
분명한 비교의 기준을 제시하지 않는다면 어떤 점에서 차이가 있는지 부각되지 않을 뿐 아니라 제시문 요약,나열 자체를 차이점 서술이라고 착각하는 경우도 발생한다.
여기서는 섞임의 주체나 대상이 무엇인지,섞인 결과물은 분리가 가능한지,섞이는 대상 간의 영향력의 차이가 있는지와 같이 크게 세 가지 측면에서 비교 기준을 설정할 수 있다.
첫째,섞임의 주체나 대상을 중심으로 보면 <제시문 A>는 문화라는 사회적 요소를 대상으로 하는 반면,<제시문 B>는 물질이라는 자연과학적 요소를 대상으로 한다는 점에서 다르다.
생각하기에 따라 이런 차이를 부각시키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라고 반문할 수도 있다.
물론 논술고사에서 비교하라고 요구할 때 각각의 대상이 무엇인지,표면적인 대상의 차이를 밝히는 것은 무의미한 게 사실이기도 하다.
따라서 여기에만 머무르는 차이점 서술은 절대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없지만 내용상,의미상의 차이점과 함께 부각시킨다면 자료 분석력,이해력 정도를 과시하면서 다른 학생들과의 차별성을 부각시킬 수도 있지 않을까?
둘째,섞인 결과물의 분리가능성을 중심으로 보면 <제시문 A>의 문화동화,문화융합은 분리되지 않는 반면,<제시문 B>의 혼합물과 화합물은 물리적인 방법이나 화학적인 방법으로 분리가 가능하다는 차이가 있다.
셋째,섞이는 대상 간의 영향력 차이를 중심으로 봤을 때에도 <제시문 A>는 하위 그룹이 더 크고 지배적인 문화에 통합되는 '문화동화'를 통해 문화마다 영향력의 차이가 존재한다는 것을 알 수 있지만,<제시문 B>의 물질들 사이에는 어떤 물질의 영향력이 크거나 작은지를 거론할 수 없다.
문제에서 제시문에 나타난 현상에 대해 어떤 유사점과 차이점이 있는지를 서술하라고 했으므로 답안을 작성할 때에는 두 가지 이상의 것이 한데 섞이는 현상을 분명하게 밝혀야 하고,차이점 역시 대상 그 자체의 차이보다는 현상의 내용적 차이에 주목하여 서술하면 되겠다.
김은희 S · 논술 선임연구원 lovemin@nonsul.com
⊙ 한국외국어대학교 논술경향
2010학년도 대학입시의 큰 특징을 꼽으라면 단연 수시정원 확대이다.
한국외대 역시 2010학년도 수시모집 인원을 전년도보다 142명 증가한 791명으로 늘렸다.
수시는 수능시험을 기점으로 1차와 2차로 구분하는데,1차에서는 작년과 마찬가지로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적용하지 않으며,2차에서만 2개 영역 이상 2등급의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적용하여 선발한다.
또한 입학사정관제 전형도 대폭 강화했다.
수시 1차에서는 글로벌인재전형,리더십 및 사회통합전형,U-PEACE국제전문가전형,경인지역인재전형,자기추천자전형에서 정시에서는 농어촌학생,전문계고교 출신자,기회균형선발에서 모두 674명을 입학사정관제(서류 및 심층면접)로 선발한다.
수시 1차에서는 일반전형의 명칭을 외대프런티어Ⅰ로 바꾸고,학생부를 70%에서 40%로 낮춘 대신 논술을 30%에서 60%로 높였다.
수능 최저학력기준도 없을 뿐 아니라 학생부의 반영비중도 낮췄기 때문에 논술고사가 실제적인 당락을 좌우한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입학사정관제를 통해 학생을 선발하는 전형들도 크게 다를 바 없다.
논술고사 대신 심층면접을 거쳐야 한다는 것만 다를 뿐이다.
이 중 가장 많은 정원을 뽑는 글로벌인재 전형은 작년에 토익 900점 이상을 지원 자격 조건으로 제한한 것도 없앴다.
심층면접의 비중을 50%에서 40%로 낮추고 영어 에세이도 보지 않는 대신 자기소개서와 같은 서류 평가를 강화할 예정이라고 한다.
심층면접 역시 인 · 적성면접과 외국어능력 평가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공인시험 성적이 낮더라도 자기소개서와 심층면접을 내실있게 준비한다면 승산이 있는 전형이라고 할 수 있다.
수시 2차에서도 일반전형의 명칭을 외대프런티어Ⅱ로 바꾸고 수능최저학력기준을 적용하면서 논술 100%로 선발한다.
정원도 389명으로 단일 전형에서는 가장 큰 규모다.
작년에 1단계에서 논술로 5배수를 선발한 뒤 2단계에서 논술 50%와 면접 50%로 선발한 것과 비교하면 논술의 비중이 압도적으로 증가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이렇게 논술비중을 강화한 것을 한국외대 입학처장은 "우리 대학 논술 출제 시스템이 이제 정착 단계에 접어들어 반영비율을 대폭 높였다. 우리는 논술로 우수한 학생을 가릴 수 있다고 믿는다"고 밝히고 있다.
따라서 한국외대를 지망하는 수험생들은 남은 기간 논술 준비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
논술고사는 120분 동안 총 3문항,1800~2000자 정도의 분량으로 출제되는데,작년 유형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다른 대학과 다른 점이라면 외국어대학이라는 특성을 반영하여 영어지문이 출제된다는 것이다.
최근 언론사와의 인터뷰를 보면,기존 1개였던 영어지문을 2개로 늘릴 것에 대해서도 검토 중이며,간단한 영어작문도 포함시킬 수 있다고 한다.
최종적 결정은 모의논술의 결과를 보고 내린다고 하니,향후 발표를 눈여겨 봐야 할 것이다.
물론 영어지문이 고 1~2학년 수준의 독해능력을 갖췄다면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수준으로 출제한다고 밝히고 있으므로 영어울렁증으로 인해 수시논술을 고려하지 않는 어리석은 선택은 하지 않기를 바란다.
⊙ 기출문제
※ 이번 호에서는 [문제 1]에 대한 제시문 독해 및 해제를 진행합니다. 반드시 다음 호에 실리는 [문제 2],[문제 3]의 해제도 함께 읽기 바랍니다.
* 다음 <제시문>과 (자료)를 읽고,[문제 1]~[문제 3]에 답하시오.
제시문 A Culture contact among various societies over time may have distinct results,such as the borrowing of certain traits by one culture from another,or the relative fusion of separate cultures.
Acculturation(1) is the term that comprehends the phenomena of exchanging cultural features that result when groups come into continuous firsthand contact for a long time,with subsequent changes in the original culture patterns of either or both groups.
Acculturation appears in two forms: one is 'cultural assimilation(2)' when the subordinate(3) group is integrated into the dominant culture,and the other is 'cultural fusion' when the existing culture and the foreign culture are combined into the third culture.
(1) 문화접변(文化接變),(2) 문화동화(文化同化),(3) 하위(下位)의
제시문 B 혼합물은 고유한 동질성을 유지하는 둘,혹은 그보다 많은 순물질들의 혼합으로 이루진 것이다.
공기,청량음료,시멘트 등이 친숙한 혼합물의 예들이다.
혼합물들은 일정한 조성(造成)을 갖지 않는다.
혼합물은 균일(homogeneous) 혹은 불균일(heterogeneous)하다.
한 숟가락의 설탕이 물에 녹아 있을 때,이 혼합물에서 구성 비율은 어디서나 같다.
이 용액은 균일 혼합물이다.
그러나 모래가 쇳가루와 섞여 있다면,모래알과 쇳가루는 제각각 떨어져 있기 때문에 골고루 분포되어 있지 않다.
그 구성 비율이 일정하지 않은 이런 형의 혼합물을 불균일 혼합물이라 한다.
균일하든 불균일하든,혼합물은 물리적 방법으로 그 구성 성분의 변화 없이 순수한 성분으로 분리될 수 있다.
대부분의 원소들은 하나 혹은 그 이상의 원소들과 상호 작용하여 화합물을 생성한다.
예를 들면,수소 기체와 산소 기체가 반응하여 물을 생성하는데,이 물의 성질은 출발 물질들의 성질과는 분명히 다르다.
물 분자 하나는 수소 원자 두 개와 산소 원자 한 개로 구성되어 있다.
물이 미국의 수도꼭지로부터 왔든지,외몽고의 호수에서 왔든지,혹은 화성(火星)으로부터 왔든지 관계없이 물의 조성은 항상 일정하다.
그와 같이 물은 화합물,즉 둘 혹은 그 이상 원소의 원자들이 일정한 비율로 결합되어 있는 순물질이다.
혼합물과는 달리 화합물들은 단지 화학적인 방법에 의해서만 그들의 순수한 성분으로 환원될 수 있다.
[문제 1] <제시문 A>와 <제시문 B>의 요지를 바탕으로 <제시문 A>와 <제시문 B>에 나타난 현상의 유사점과 차이점을 서술하시오. (500자 내외)
⊙ 제시문 분석
<제시문 A>는 서로 다른 문화가 접촉했을 때 발생할 수 있는 결과에 대해 말하고 있다.
제시문에서는 이를 '문화접변'이라고 정의하고 있는데,서로 다른 문화가 오랜 시간 동안 접촉하면 원래의 문화 양식에 변화가 생기고 문화의 교환 현상이 일어난다는 것이다.
문화접변은 다시 '문화동화'와 '문화융합'으로 구분된다.
'문화동화'는 두 개의 문화가 접촉했을 때 하위 그룹이 더 큰 지배적인 문화로 통합되는 것이고,'문화융합'은 기존의 문화와 외국의 문화가 제3의 문화로 통합되는 것,두 개의 문화가 접촉했을 때 완전히 새로운 문화가 형성되는 것이다.
<제시문 A>는 영어 제시문이라는 점을 제외하면 난이도나 분량 면에서도 이해하는 데 크게 어렵지 않은 내용이다.
어려운 어휘에 대해서는 지문에 '주석'까지 배치하고 있다는 점에서 독해능력을 평가하기보다는 정보를 정확하게 파악하는 데 주목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실제로 대학 측에서도 "영어 제시문을 사용하는 것은 글로벌시대에 영어의 유창성 확보는 매우 중요한데,이 유창성은 일상적인 의사소통을 할 수 있는 정도를 넘어서서 정보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그 정보를 다른 영역에 응용하여 해석할 수 있는 능력이어야 한다"고 밝히고 있다.
<제시문 B>는 혼합물과 화합물을 설명하고 있다.
혼합물은 고유한 동질성을 유지하는 순물질들의 혼합으로 이루어진 것이다.
공기,청량음료,시멘트 등이 친숙한 혼합물인데,혼합물들은 일정한 조성을 갖지 않고,구성 비율에 따라 불균일 혼합물과 균일 혼합물로 구분한다.
그런데 균일 혼합물이든 불균일 혼합물이든,혼합물은 물리적인 방법으로 구성 성분의 변화 없이 순수한 성분으로 분리될 수 있는 것이라고 한다.
반면에 화합물은 여러 원소들이 상호 작용하여 생성된 순물질인데,대표적인 예로 수소 기체와 산소 기체가 반응하여 생성된 물을 들 수 있다.
이러한 화합물은 어떤 경우에도 조성이 일정하며 화학적인 방법에 의해서만 순수한 성분으로 환원될 수 있다고 설명한다.
<제시문 B> 역시 독해하는 데 크게 어렵지 않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설명하고 있는 대상과 그 내용을 정확하게 인식하여야 한다는 것이다.
이 역시 독해능력 그 자체보다 주어진 정보를 정확하게 파악하고,이를 문제 상황에 맞게 응용하여 해석할 수 있는 능력을 평가하고자 하는 한국외대의 논술 출제의도에 부합한다고 할 수 있다.
⊙ 논제 방향제시
[문제 1]은 <제시문 A>와 <제시문 B>의 요지를 바탕으로 각각에 나타난 현상의 유사점과 차이점을 서술하는 것이기 때문에 결국 '비교하기'를 요구한 문제라고 볼 수 있다.
다만 제시문 자체를 비교하는 것이 아니라 '나타난 현상'이 무엇인지를 파악하여야 한다는 점에서 일반적인 비교 문제와 미묘한 차이가 있다.
<제시문 A>는 서로 다른 문화가 접촉하는 과정에서 문화동화,문화융합이 일어난다고 말하고,<제시문 B>는 여러 개의 물질이 섞여서 생성되는 혼합물과 화합물을 설명하고 있다.
따라서 두 제시문은 모두 '섞는 것''두 가지 이상의 것을 한데 합치는 것'에 대해 서술하고 있다고 파악할 수 있겠다.
그런데 이 섞임에 대해서도 제시문에서는 두 가지 종류로 구분하여 설명하고 있다.
<제시문 A>에서는 문화동화와 문화융합으로,<제시문 B>에서는 혼합물과 화합물로 구분하여 섞임의 종류를 설명하고 있다는 데까지 파악하여야 보다 좋은 평가를 기대해 볼 수 있다.
또한 두 가지 이상의 것이 한데 합쳐질 때,본래와는 다른 제3의 것으로 변한다는 것을 두 제시문 모두 설명하고 있다.
예를 들어 문화동화와 혼합물은 두 가지 이상의 문화, 혹은 물질이 섞일 때 기존의 성질을 유지하지만,문화융합과 화합물은 전혀 다른 성질을 가진 새로운 것으로 변한 것이다.
차이점을 설명할 때에는 어떤 기준점을 설정하느냐가 매우 중요하다.
분명한 비교의 기준을 제시하지 않는다면 어떤 점에서 차이가 있는지 부각되지 않을 뿐 아니라 제시문 요약,나열 자체를 차이점 서술이라고 착각하는 경우도 발생한다.
여기서는 섞임의 주체나 대상이 무엇인지,섞인 결과물은 분리가 가능한지,섞이는 대상 간의 영향력의 차이가 있는지와 같이 크게 세 가지 측면에서 비교 기준을 설정할 수 있다.
첫째,섞임의 주체나 대상을 중심으로 보면 <제시문 A>는 문화라는 사회적 요소를 대상으로 하는 반면,<제시문 B>는 물질이라는 자연과학적 요소를 대상으로 한다는 점에서 다르다.
생각하기에 따라 이런 차이를 부각시키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라고 반문할 수도 있다.
물론 논술고사에서 비교하라고 요구할 때 각각의 대상이 무엇인지,표면적인 대상의 차이를 밝히는 것은 무의미한 게 사실이기도 하다.
따라서 여기에만 머무르는 차이점 서술은 절대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없지만 내용상,의미상의 차이점과 함께 부각시킨다면 자료 분석력,이해력 정도를 과시하면서 다른 학생들과의 차별성을 부각시킬 수도 있지 않을까?
둘째,섞인 결과물의 분리가능성을 중심으로 보면 <제시문 A>의 문화동화,문화융합은 분리되지 않는 반면,<제시문 B>의 혼합물과 화합물은 물리적인 방법이나 화학적인 방법으로 분리가 가능하다는 차이가 있다.
셋째,섞이는 대상 간의 영향력 차이를 중심으로 봤을 때에도 <제시문 A>는 하위 그룹이 더 크고 지배적인 문화에 통합되는 '문화동화'를 통해 문화마다 영향력의 차이가 존재한다는 것을 알 수 있지만,<제시문 B>의 물질들 사이에는 어떤 물질의 영향력이 크거나 작은지를 거론할 수 없다.
문제에서 제시문에 나타난 현상에 대해 어떤 유사점과 차이점이 있는지를 서술하라고 했으므로 답안을 작성할 때에는 두 가지 이상의 것이 한데 섞이는 현상을 분명하게 밝혀야 하고,차이점 역시 대상 그 자체의 차이보다는 현상의 내용적 차이에 주목하여 서술하면 되겠다.
김은희 S · 논술 선임연구원 lovemin@nons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