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경제원리와 정부의 시장개입
※ 지난 호에서 이어지는 문제이므로 반드시 함께 읽어야 합니다. 대입 논술고사는 대체로 복수의 제시문과 문항으로 출제됩니다. 따라서 각 문항에서 묻는 바에 따라 제시문을 활용하는 능력을 갖추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다만 각각의 문항에서 묻는 바를 파악할 때 직접적으로 언급한 제시문 외에 다른 제시문들도 함께 고려하는 게 좋습니다. 함께 제시된 다른 제시문들을 통해 핵심 주제가 무엇인지를 더욱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
가 한 사회의 연간 총수입(總收入)은 그 사회의 연간 노동 총생산물의 교환가치와 정확히 같다.
따라서 각 개인이 최선을 다해 자기 자본을 자국 노동의 유지에 사용하고 노동생산물이 최대의 가치를 갖도록 노동을 한다면,각 개인은 필연적으로 사회의 연간수입이 가능한 한 최대의 가치를 갖도록 노력하는 것이 된다.
사실 개인은 일반적으로 말해서 공공의 이익을 증진시키려고 의도하지도 않았고,공공의 이익을 얼마나 촉진하는지도 모른다.
외국보다 자국에서 노동하는 것을 선호하는 것은 오로지 자기 자신의 안전을 위해서였고,노동생산물이 최대의 가치를 갖도록 노동을 한다면 오로지 자기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였다.
이 경우 그는 다른 많은 경우에서처럼,'보이지 않는 손'에 이끌려서 전혀 의도하지 않았던 목적을 달성하게 된다.
그가 의도하지 않았던 것이라고 해서 반드시 사회에 좋지 않은 것은 아니다.
그가 자기 자신의 이익을 추구함으로써 흔히 그 자신이 진실로 사회의 이익을 증진시키려고 의도하는 경우보다 더욱 효과적으로 그것을 증진시킨다.
나는 공공 이익을 위해 사업한다고 떠드는 사람들이 좋은 일을 많이 하는 것을 본 적이 없다.
자기 자본을 국내 산업의 어느 분야에 투자하면 좋은지,그리고 어느 산업 분야의 생산물이 가장 큰 가치를 가지는지에 대해,각 개인은 자신의 상황에 근거해서 어떠한 정치가나 입법자보다 판단을 훨씬 더 잘 할 수 있다는 것은 명백하다.
민간인들에게 그들의 자본을 어떻게 사용하라고 지시하려는 정치가는 스스로 불필요한 수고를 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 정치가는,어떤 한 개인에게 안심하고 위임할 수 없으며 어떤 위원회나 국회의원에게도 안심하고 위임할 수 없는 권력- 또한 자신만이 이와 같은 권력을 행사하기에 가장 적합하다고 생각하는,우둔하고 황당한 사람의 수중에 있을 때 가장 위험해지는 그런 권력- 을 멋대로 휘두르려는 것이다.
국내의 특정한 수공업 · 제조업 제품에 대해 국내 시장의 독점권을 부여하는 것은 어느 정도 각 개인에게 그들의 자본을 어떻게 사용해야 하는가를 지시하는 것으로 거의 모든 경우 쓸모없거나 유해한 규제임에 틀림없다.
마 대공황은 자본주의의 본질적인 문제이고,이것은 정도가 다소 경미할지 모르지만 늘 시장경제에서 발생할 수 있는 문제라는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많다.
뉴딜 정책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던 역사학자 폴 콘킨은 뉴딜 정책의 역사적 의의를 다음과 같이 평가하고 있다.
"에클스와 케인스의 가장 큰 무기,즉,개인 기업의 지출을 늘리기 위해 정부가 지출하는 방법은 미국 자본주의를 보존하기 위한 최후의,그리고 가장 완전한 정책이 될 것으로 예상되었다.
1937년 루스벨트도 마음은 내키지 않았지만 이 방법을 채택하였다. (중략)
뉴딜이 복지정책으로 옮겨감으로써 경제적 결정권을 민간 기업가들이 차지할 위험성은 대부분 없어졌다.
그리고 사적 이익집단들은 흔들리게 되었지만 정부의 개입을 통해 그들은 어느 때보다도 더욱 안전해졌다. (중략)
정부는 과거 어느 때보다도 더 분명히 국가의 경제적인 목표를 설정하고 개입하게 되었다.
바로 이러한 사실이야말로 뉴딜이 후세에 남긴 지속적인 업적 가운데 하나였다."
대공황과 이를 이은 뉴딜 정책이 남긴 영향은 다음과 같다.
첫째,시장경제는 그 자체가 스스로 해결할 수 없는 공황이라는 구조적인 모순점을 안고 있다.
둘째,구조적인 공황은 정부의 재정 및 금융정책에 의한 개입 없이는 해결하기가 어렵다.
셋째,시장경제는 적극적인 정부 개입에 의해서 운영될 수 있다.
바 복잡계 이론에서는 매우 단순한 결정론적 체제 내에서조차 '마구잡이식(random)' 움직임이 일어날 수 있다고 본다.
즉,우리가 어떠한 체제에 관해 아무리 자세한 정보를 가지고 있다고 해도 그 작동 과정에서 임의로 발생하는 많은 움직임과 그로 인한 불확실성을 극복하기가 불가능하다는 것인데,이러한 임의적 요소들이 완전하게 지배하는 체제를 우리는 무질서라고 부른다.
이와 같은 무질서 체제는 인간의 예측 능력으로 가늠하기 어렵기 때문에 그동안 관심의 대상이 되지 않았지만 근래 들어 무질서 현상 중에서도 '어느 정도의 패턴을 보이면서 결정론적 법칙에 따라 움직이는 것'이 발견되었는데 이러한 비정형적인 체제를 '카오스 체제'라고 부른다.
카오스 체제는 언뜻 보기에 무질서 현상처럼 보이지만,그 작동 원리는 철저하게 결정론적 법칙을 따르기 때문에 기존의 뉴턴식 세계관에서는 쉽게 설명할 수 없는 것이었다.
카오스 체제 내에서는 초기 상태의 매우 작은 변화가 장기적으로 매우 커다란 차이를 유발할 수 있으며 따라서 그 복잡한 작동 과정을 예측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예를 들어 에드워드 로렌츠는 기후의 변화를 관측하던 도중,무시할 수 있을 정도로 작은 변수 값의 차이가 세계기상 변화에 큰 차이를 유발시킨다는 사실을 발견하였다.
이처럼 카오스 체제는 항상 초기 값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며,아무리 작은 변화라도 기하급수적으로 증폭되어 전체 체제의 작동에 커다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문제 2] 제시문 (바)의 카오스 체제가 사회 현상에도 적용될 수 있다고 할 때 이를 근거로 하여 제시문 (가),(마)를 비판하시오. [40점,500~550자 사이 (답안지 22줄 이내)]
[문제 3] 다음은 불법 소프트웨어 복제에 대한 정부 규제 정도,소프트웨어 불법 복제율, 불법 복제에 따른 추정 피해액을 정리한 가상 자료이다. <아래 표 참조>
[3-1] 매출액이 변화하는 양상을 근거로,A국의 2006년 정품 소프트웨어 매출액을 추정할 수 있는 방법을 논리적으로 설명하시오. [15점,답안지 10줄 이내]
[3-2] A국의 2006년 불법 복제율로 인한 피해액을 추정한 후,<표 1>이 시사하는 바를 설명하고 이를 제시문 (가)와 관련지어 논술하시오. [15점,답안지 10줄 이내]
[제시문 분석]
제시문 (가)는 각각의 개인이 스스로의 이익을 추구하는 과정이 사회의 이익을 증진시키는 결과를 가져온다고 말한다.
개인은 공공의 이익을 증진시키려고 의도하지도,얼마나 촉진시키는지도 알지 못하지만,자기 자신의 이익을 추구하는 과정에서 전혀 의도하지 않았던 목적도 달성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는 사회의 이익을 증진시키려고 의도하는 경우보다 더욱 효과적이라고 주장한다.
또한 정치가나 정부가 각각의 개인이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가를 지시하는 모든 경우를 '쓸모없고 유해한 규제'라고 비판하고 있다.
따라서 개인뿐 아니라 사회,국가가 이익을 추구하기 위해서는 각각의 개인이 온전히 자유롭게 자신들의 이익을 추구하도록 내버려둬야 한다는 인식임을 알 수 있다.
반면에 제시문 (마)는 뉴딜정책을 예로 들며 시장경제에 국가의 개입이 필요함을 역설하고 있다.
개인의 이익활동에만 의존할 때 발생하는,스스로 해결할 수 없는 공황이라는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은 정부의 개입뿐이라는 것이다.
이는 개인뿐 아니라 국가가 이익을 추구하기 위해서는 국가가 시장에 적극적으로 개입하여야 한다는 인식이라고 할 수 있다.
한편,제시문 (바)는 '카오스 체제'는 무질서로 보이지만 철저하게 결정론적 법칙을 따른다고 말한다.
무질서는 어떤 것에 대한 많은 정보를 가지고 있어도 과정에서 임의로 발생하는 많은 움직임과 불확실성을 극복하기 불가능하며,이와 같은 임의적 요소들이 완전하게 지배하는 체제를 의미한다.
그런데 무질서 현상 중에 '어느 정도 패턴을 보이면서 결정론적 법칙에 따라 움직이는' 비정형적인 체제가 발견되었다는 것이다.
카오스 체제 내에서는 초기의 매우 작은 변화가 장기적으로 매우 큰 차이를 유발할 수 있으며,그 복잡한 작동 과정을 예측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이 글에서는 아무리 작은 변화라도 전체 체제에 커다란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주장하고 있음을 정확하게 이해해야 한다.
⊙ 논제 분석 및 답안작성 가이드라인 제시
[문제 2]는 제시문 (바)의 카오스 체제를 이용하여 제시문 (가)와 (마)를 비판할 것을 요구한다.
이 문제에서 주목할 것은 (가)와 (마)가 서로 상반된 주장을 펼치고 있다는 것이다.
(가)는 정부의 규제를 반대하며 온전히 개인의 이익을 자유롭게 펼칠 수 있어야 국가나 사회 전체에 이익이라고 주장하는 반면,(마)는 시장경제에서 발생하는 공황이라는 문제는 정부의 규제를 통해서만 해결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각각의 주장은 '카오스 체제'를 적용한다면 개인의 경제활동이나 정부의 규제가 어떤 문제를 가진다.
(가)는 개인들의 자유로운 경제활동이 예측하지 못하는 문제를 가져올 수 있다는 점을 근거로 비판할 수 있다.
카오스 체제에 의하면 아무리 작은 변화라도 전체 체제에 커다란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각각의 개인들이 '나 하나쯤이야'라는 생각으로 한 행동이 사회 전체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마) 역시 정부의 규제가 사회 전체의 무수한 정보들을 확실하게 파악하여 이루어질 수 없다는 점을 근거로 비판할 수 있다.
모든 경제상황에 대한 모든 정보를 정확하게 파악한다는 것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며,설혹 가능하더라도 적용 과정에서 임의적으로 발생하는 움직임들이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를 정확하게 예측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만약 정부가 규제 정책을 실시하는 데 수집한 정보가 완벽하지 않아 결과 예측에서 아주 사소한 오차라도 발생한다면,그것은 원래의 목적과 무관한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는 점에서 정부의 규제가 필요하다는 주장 역시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문제 3]에서는 불법 소프트웨어 복제에 대한 정부 규제 정도,불법 소프트웨어 복제에 따른 추정 피해액을 정리한 자료를 제시하면서 [3-1]과 [3-2]로 두 문제를 풀 것을 요구하고 있다.
최근 논술시험에서는 도표와 같은 객관적인 자료를 제시하고,이를 바탕으로 논리적인 추론 과정,문제풀이 과정을 평가할 수 있는 문제를 출제하고 있다.
많은 인문계 수험생들이 '수리논술'이라고 오해하고 접근하는 것조차 두려워하는 유형의 문제이기도 하다.
그러나 이는 수치 계산이라는 수학적 능력을 취하고 있을 뿐 도표 이해를 바탕으로 그 의미를 파악하는 논리적 사고능력을 묻는 문제임을 이해해야 한다.
어떤 상황에 대한 입장,주장을 펼치기 전에 객관적인 증거 자료를 정확하게 이해하고 그것을 근거로 설정하는 능력을 평가하는 것이다.
이는 논술에서 중요하게 판단하는 '논리적 사고 과정'과 직접 연결된다.
논리적으로 상대방을 설득하는 글쓰기에서 일방적으로 자신의 견해를 주장하기보다 합리적이고 논리적인 사고의 과정을 증명하는 데 보다 집중해야 하는 이유이다.
[3-1]에서는 매출액이 변화하는 양상을 근거로 A국의 2006년 정품 소프트웨어 매출액을 추정할 수 있는 방법을 논리적으로 설명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분량은 답안지 10줄 이내로 약 300자 정도로 하면 된다.
분량에서는 '~이상'과 '~이내','~내외'를 구분해야 한다.
'~이상'은 +10%,'~이내'는 -10%,'~내외'는 ±10%까지만 가능하다는 것도 유의해서 답안을 작성하도록 한다.
분량 준수 여부도 중요한 채점 대상임을 명심하라는 것이다.
이 문제는 표와 함께 제시된 추정 피해액을 계산하는 식을 활용하여 2003년부터 2005년까지의 매출액을 구하는 방식으로 해결할 수 있다.
불법 복제로 인한 추정 피해액을 구하는 방법은 '정품 소프트웨어 매출액 × (불법 복제율 / 정품 사용률)'이므로 이를 정품 소프트웨어 매출액을 구하는 식으로 변형시키면 '추정 피해액 × (정품 사용률 / 불법 복제율)'이 된다.
따라서 A국가의 정품 소프트웨어 매출액(백만달러)은
2003년도에는 163×(70/30)=69.85로 약 70
2004년도는 135×(60/40)=89.9이므로 약 90
2005년도는 110×(50/50)=110 이다.
이를 통해 매 해 약 20씩 증가하고 있음을 알 수 있으므로,2006년도 정품 소프트웨어 매출액은 약 130으로 1억3000만달러가 된다고 도출할 수 있다.
[3-2]는 A국의 2006년 불법 복제율로 인한 피해액을 추정한 후 <표>가 시사하는 바가 무엇인지를 제시문 (가)와 관련지어 설명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마찬가지로 분량은 300자 이내로 해야 한다.
앞의 문제에서 2006년도 정품 소프트웨어 매출액이 130임을 도출했으므로 이를 이용하면 추정피해액도 쉽게 구할 수 있다.
불법복제로 인한 추정 피해액을 구하는 방법은 '정품 소프트웨어 매출액 × (불법 복제율 / 정품 사용률)이므로 피해액은 130×(40/60)=86.6으로 약 8700만달러임을 알 수 있다.
제시문 (가)는 정부의 규제가 불필요하므로 개인들이 온전히 자유롭게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활동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따라서 표에서도 정부 규제 정도와 불법 복제율,추정 피해액의 변화 양상을 중점적으로 살펴야 한다.
정부 규제 정도가 강한 A국은 불법 복제율이 감소하는 추세가 다른 나라에 비해 크고,피해액 감소폭도 크다.
정부 규제 정도가 중간인 B국은 감소하긴 하나 그 정도가 A국에 비해서는 작고,피해액 역시 감소폭이 미비하다.
반면에 정부 규제 정도가 약한 C국은 A국과 B국에 비해 불법 복제율 감소폭이 작고,피해액은 도리어 증가하고 있다.
이를 통해 <표>는 제시문 (가)의 주장과 정면으로 배치되는 증거자료임을 알 수 있다.
정부의 규제가 약할수록 피해액이 증가하고,규제가 강할수록 피해액이 감소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표>가 시사하는 바는 정부의 규제가 강할수록 국가나 사회 전체의 이익이 커진다는 것이라고 정리하면 된다.
김은희 S · 논술 선임연구원 lovemin@nonsul.com
※ 지난 호에서 이어지는 문제이므로 반드시 함께 읽어야 합니다. 대입 논술고사는 대체로 복수의 제시문과 문항으로 출제됩니다. 따라서 각 문항에서 묻는 바에 따라 제시문을 활용하는 능력을 갖추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다만 각각의 문항에서 묻는 바를 파악할 때 직접적으로 언급한 제시문 외에 다른 제시문들도 함께 고려하는 게 좋습니다. 함께 제시된 다른 제시문들을 통해 핵심 주제가 무엇인지를 더욱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
가 한 사회의 연간 총수입(總收入)은 그 사회의 연간 노동 총생산물의 교환가치와 정확히 같다.
따라서 각 개인이 최선을 다해 자기 자본을 자국 노동의 유지에 사용하고 노동생산물이 최대의 가치를 갖도록 노동을 한다면,각 개인은 필연적으로 사회의 연간수입이 가능한 한 최대의 가치를 갖도록 노력하는 것이 된다.
사실 개인은 일반적으로 말해서 공공의 이익을 증진시키려고 의도하지도 않았고,공공의 이익을 얼마나 촉진하는지도 모른다.
외국보다 자국에서 노동하는 것을 선호하는 것은 오로지 자기 자신의 안전을 위해서였고,노동생산물이 최대의 가치를 갖도록 노동을 한다면 오로지 자기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였다.
이 경우 그는 다른 많은 경우에서처럼,'보이지 않는 손'에 이끌려서 전혀 의도하지 않았던 목적을 달성하게 된다.
그가 의도하지 않았던 것이라고 해서 반드시 사회에 좋지 않은 것은 아니다.
그가 자기 자신의 이익을 추구함으로써 흔히 그 자신이 진실로 사회의 이익을 증진시키려고 의도하는 경우보다 더욱 효과적으로 그것을 증진시킨다.
나는 공공 이익을 위해 사업한다고 떠드는 사람들이 좋은 일을 많이 하는 것을 본 적이 없다.
자기 자본을 국내 산업의 어느 분야에 투자하면 좋은지,그리고 어느 산업 분야의 생산물이 가장 큰 가치를 가지는지에 대해,각 개인은 자신의 상황에 근거해서 어떠한 정치가나 입법자보다 판단을 훨씬 더 잘 할 수 있다는 것은 명백하다.
민간인들에게 그들의 자본을 어떻게 사용하라고 지시하려는 정치가는 스스로 불필요한 수고를 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 정치가는,어떤 한 개인에게 안심하고 위임할 수 없으며 어떤 위원회나 국회의원에게도 안심하고 위임할 수 없는 권력- 또한 자신만이 이와 같은 권력을 행사하기에 가장 적합하다고 생각하는,우둔하고 황당한 사람의 수중에 있을 때 가장 위험해지는 그런 권력- 을 멋대로 휘두르려는 것이다.
국내의 특정한 수공업 · 제조업 제품에 대해 국내 시장의 독점권을 부여하는 것은 어느 정도 각 개인에게 그들의 자본을 어떻게 사용해야 하는가를 지시하는 것으로 거의 모든 경우 쓸모없거나 유해한 규제임에 틀림없다.
마 대공황은 자본주의의 본질적인 문제이고,이것은 정도가 다소 경미할지 모르지만 늘 시장경제에서 발생할 수 있는 문제라는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많다.
뉴딜 정책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던 역사학자 폴 콘킨은 뉴딜 정책의 역사적 의의를 다음과 같이 평가하고 있다.
"에클스와 케인스의 가장 큰 무기,즉,개인 기업의 지출을 늘리기 위해 정부가 지출하는 방법은 미국 자본주의를 보존하기 위한 최후의,그리고 가장 완전한 정책이 될 것으로 예상되었다.
1937년 루스벨트도 마음은 내키지 않았지만 이 방법을 채택하였다. (중략)
뉴딜이 복지정책으로 옮겨감으로써 경제적 결정권을 민간 기업가들이 차지할 위험성은 대부분 없어졌다.
그리고 사적 이익집단들은 흔들리게 되었지만 정부의 개입을 통해 그들은 어느 때보다도 더욱 안전해졌다. (중략)
정부는 과거 어느 때보다도 더 분명히 국가의 경제적인 목표를 설정하고 개입하게 되었다.
바로 이러한 사실이야말로 뉴딜이 후세에 남긴 지속적인 업적 가운데 하나였다."
대공황과 이를 이은 뉴딜 정책이 남긴 영향은 다음과 같다.
첫째,시장경제는 그 자체가 스스로 해결할 수 없는 공황이라는 구조적인 모순점을 안고 있다.
둘째,구조적인 공황은 정부의 재정 및 금융정책에 의한 개입 없이는 해결하기가 어렵다.
셋째,시장경제는 적극적인 정부 개입에 의해서 운영될 수 있다.
바 복잡계 이론에서는 매우 단순한 결정론적 체제 내에서조차 '마구잡이식(random)' 움직임이 일어날 수 있다고 본다.
즉,우리가 어떠한 체제에 관해 아무리 자세한 정보를 가지고 있다고 해도 그 작동 과정에서 임의로 발생하는 많은 움직임과 그로 인한 불확실성을 극복하기가 불가능하다는 것인데,이러한 임의적 요소들이 완전하게 지배하는 체제를 우리는 무질서라고 부른다.
이와 같은 무질서 체제는 인간의 예측 능력으로 가늠하기 어렵기 때문에 그동안 관심의 대상이 되지 않았지만 근래 들어 무질서 현상 중에서도 '어느 정도의 패턴을 보이면서 결정론적 법칙에 따라 움직이는 것'이 발견되었는데 이러한 비정형적인 체제를 '카오스 체제'라고 부른다.
카오스 체제는 언뜻 보기에 무질서 현상처럼 보이지만,그 작동 원리는 철저하게 결정론적 법칙을 따르기 때문에 기존의 뉴턴식 세계관에서는 쉽게 설명할 수 없는 것이었다.
카오스 체제 내에서는 초기 상태의 매우 작은 변화가 장기적으로 매우 커다란 차이를 유발할 수 있으며 따라서 그 복잡한 작동 과정을 예측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예를 들어 에드워드 로렌츠는 기후의 변화를 관측하던 도중,무시할 수 있을 정도로 작은 변수 값의 차이가 세계기상 변화에 큰 차이를 유발시킨다는 사실을 발견하였다.
이처럼 카오스 체제는 항상 초기 값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며,아무리 작은 변화라도 기하급수적으로 증폭되어 전체 체제의 작동에 커다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문제 2] 제시문 (바)의 카오스 체제가 사회 현상에도 적용될 수 있다고 할 때 이를 근거로 하여 제시문 (가),(마)를 비판하시오. [40점,500~550자 사이 (답안지 22줄 이내)]
[문제 3] 다음은 불법 소프트웨어 복제에 대한 정부 규제 정도,소프트웨어 불법 복제율, 불법 복제에 따른 추정 피해액을 정리한 가상 자료이다. <아래 표 참조>
[3-1] 매출액이 변화하는 양상을 근거로,A국의 2006년 정품 소프트웨어 매출액을 추정할 수 있는 방법을 논리적으로 설명하시오. [15점,답안지 10줄 이내]
[3-2] A국의 2006년 불법 복제율로 인한 피해액을 추정한 후,<표 1>이 시사하는 바를 설명하고 이를 제시문 (가)와 관련지어 논술하시오. [15점,답안지 10줄 이내]
[제시문 분석]
제시문 (가)는 각각의 개인이 스스로의 이익을 추구하는 과정이 사회의 이익을 증진시키는 결과를 가져온다고 말한다.
개인은 공공의 이익을 증진시키려고 의도하지도,얼마나 촉진시키는지도 알지 못하지만,자기 자신의 이익을 추구하는 과정에서 전혀 의도하지 않았던 목적도 달성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는 사회의 이익을 증진시키려고 의도하는 경우보다 더욱 효과적이라고 주장한다.
또한 정치가나 정부가 각각의 개인이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가를 지시하는 모든 경우를 '쓸모없고 유해한 규제'라고 비판하고 있다.
따라서 개인뿐 아니라 사회,국가가 이익을 추구하기 위해서는 각각의 개인이 온전히 자유롭게 자신들의 이익을 추구하도록 내버려둬야 한다는 인식임을 알 수 있다.
반면에 제시문 (마)는 뉴딜정책을 예로 들며 시장경제에 국가의 개입이 필요함을 역설하고 있다.
개인의 이익활동에만 의존할 때 발생하는,스스로 해결할 수 없는 공황이라는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은 정부의 개입뿐이라는 것이다.
이는 개인뿐 아니라 국가가 이익을 추구하기 위해서는 국가가 시장에 적극적으로 개입하여야 한다는 인식이라고 할 수 있다.
한편,제시문 (바)는 '카오스 체제'는 무질서로 보이지만 철저하게 결정론적 법칙을 따른다고 말한다.
무질서는 어떤 것에 대한 많은 정보를 가지고 있어도 과정에서 임의로 발생하는 많은 움직임과 불확실성을 극복하기 불가능하며,이와 같은 임의적 요소들이 완전하게 지배하는 체제를 의미한다.
그런데 무질서 현상 중에 '어느 정도 패턴을 보이면서 결정론적 법칙에 따라 움직이는' 비정형적인 체제가 발견되었다는 것이다.
카오스 체제 내에서는 초기의 매우 작은 변화가 장기적으로 매우 큰 차이를 유발할 수 있으며,그 복잡한 작동 과정을 예측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이 글에서는 아무리 작은 변화라도 전체 체제에 커다란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주장하고 있음을 정확하게 이해해야 한다.
⊙ 논제 분석 및 답안작성 가이드라인 제시
[문제 2]는 제시문 (바)의 카오스 체제를 이용하여 제시문 (가)와 (마)를 비판할 것을 요구한다.
이 문제에서 주목할 것은 (가)와 (마)가 서로 상반된 주장을 펼치고 있다는 것이다.
(가)는 정부의 규제를 반대하며 온전히 개인의 이익을 자유롭게 펼칠 수 있어야 국가나 사회 전체에 이익이라고 주장하는 반면,(마)는 시장경제에서 발생하는 공황이라는 문제는 정부의 규제를 통해서만 해결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각각의 주장은 '카오스 체제'를 적용한다면 개인의 경제활동이나 정부의 규제가 어떤 문제를 가진다.
(가)는 개인들의 자유로운 경제활동이 예측하지 못하는 문제를 가져올 수 있다는 점을 근거로 비판할 수 있다.
카오스 체제에 의하면 아무리 작은 변화라도 전체 체제에 커다란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각각의 개인들이 '나 하나쯤이야'라는 생각으로 한 행동이 사회 전체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마) 역시 정부의 규제가 사회 전체의 무수한 정보들을 확실하게 파악하여 이루어질 수 없다는 점을 근거로 비판할 수 있다.
모든 경제상황에 대한 모든 정보를 정확하게 파악한다는 것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며,설혹 가능하더라도 적용 과정에서 임의적으로 발생하는 움직임들이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를 정확하게 예측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만약 정부가 규제 정책을 실시하는 데 수집한 정보가 완벽하지 않아 결과 예측에서 아주 사소한 오차라도 발생한다면,그것은 원래의 목적과 무관한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는 점에서 정부의 규제가 필요하다는 주장 역시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문제 3]에서는 불법 소프트웨어 복제에 대한 정부 규제 정도,불법 소프트웨어 복제에 따른 추정 피해액을 정리한 자료를 제시하면서 [3-1]과 [3-2]로 두 문제를 풀 것을 요구하고 있다.
최근 논술시험에서는 도표와 같은 객관적인 자료를 제시하고,이를 바탕으로 논리적인 추론 과정,문제풀이 과정을 평가할 수 있는 문제를 출제하고 있다.
많은 인문계 수험생들이 '수리논술'이라고 오해하고 접근하는 것조차 두려워하는 유형의 문제이기도 하다.
그러나 이는 수치 계산이라는 수학적 능력을 취하고 있을 뿐 도표 이해를 바탕으로 그 의미를 파악하는 논리적 사고능력을 묻는 문제임을 이해해야 한다.
어떤 상황에 대한 입장,주장을 펼치기 전에 객관적인 증거 자료를 정확하게 이해하고 그것을 근거로 설정하는 능력을 평가하는 것이다.
이는 논술에서 중요하게 판단하는 '논리적 사고 과정'과 직접 연결된다.
논리적으로 상대방을 설득하는 글쓰기에서 일방적으로 자신의 견해를 주장하기보다 합리적이고 논리적인 사고의 과정을 증명하는 데 보다 집중해야 하는 이유이다.
[3-1]에서는 매출액이 변화하는 양상을 근거로 A국의 2006년 정품 소프트웨어 매출액을 추정할 수 있는 방법을 논리적으로 설명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분량은 답안지 10줄 이내로 약 300자 정도로 하면 된다.
분량에서는 '~이상'과 '~이내','~내외'를 구분해야 한다.
'~이상'은 +10%,'~이내'는 -10%,'~내외'는 ±10%까지만 가능하다는 것도 유의해서 답안을 작성하도록 한다.
분량 준수 여부도 중요한 채점 대상임을 명심하라는 것이다.
이 문제는 표와 함께 제시된 추정 피해액을 계산하는 식을 활용하여 2003년부터 2005년까지의 매출액을 구하는 방식으로 해결할 수 있다.
불법 복제로 인한 추정 피해액을 구하는 방법은 '정품 소프트웨어 매출액 × (불법 복제율 / 정품 사용률)'이므로 이를 정품 소프트웨어 매출액을 구하는 식으로 변형시키면 '추정 피해액 × (정품 사용률 / 불법 복제율)'이 된다.
따라서 A국가의 정품 소프트웨어 매출액(백만달러)은
2003년도에는 163×(70/30)=69.85로 약 70
2004년도는 135×(60/40)=89.9이므로 약 90
2005년도는 110×(50/50)=110 이다.
이를 통해 매 해 약 20씩 증가하고 있음을 알 수 있으므로,2006년도 정품 소프트웨어 매출액은 약 130으로 1억3000만달러가 된다고 도출할 수 있다.
[3-2]는 A국의 2006년 불법 복제율로 인한 피해액을 추정한 후 <표>가 시사하는 바가 무엇인지를 제시문 (가)와 관련지어 설명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마찬가지로 분량은 300자 이내로 해야 한다.
앞의 문제에서 2006년도 정품 소프트웨어 매출액이 130임을 도출했으므로 이를 이용하면 추정피해액도 쉽게 구할 수 있다.
불법복제로 인한 추정 피해액을 구하는 방법은 '정품 소프트웨어 매출액 × (불법 복제율 / 정품 사용률)이므로 피해액은 130×(40/60)=86.6으로 약 8700만달러임을 알 수 있다.
제시문 (가)는 정부의 규제가 불필요하므로 개인들이 온전히 자유롭게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활동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따라서 표에서도 정부 규제 정도와 불법 복제율,추정 피해액의 변화 양상을 중점적으로 살펴야 한다.
정부 규제 정도가 강한 A국은 불법 복제율이 감소하는 추세가 다른 나라에 비해 크고,피해액 감소폭도 크다.
정부 규제 정도가 중간인 B국은 감소하긴 하나 그 정도가 A국에 비해서는 작고,피해액 역시 감소폭이 미비하다.
반면에 정부 규제 정도가 약한 C국은 A국과 B국에 비해 불법 복제율 감소폭이 작고,피해액은 도리어 증가하고 있다.
이를 통해 <표>는 제시문 (가)의 주장과 정면으로 배치되는 증거자료임을 알 수 있다.
정부의 규제가 약할수록 피해액이 증가하고,규제가 강할수록 피해액이 감소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표>가 시사하는 바는 정부의 규제가 강할수록 국가나 사회 전체의 이익이 커진다는 것이라고 정리하면 된다.
김은희 S · 논술 선임연구원 lovemin@nons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