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사회적 행위는 주관적인가 객관적인가?
⊙ 제시문 및 논제
[문제 1] <제시문 1>~<제시문 4>에는 인간의 사회적 행위에 대한 탐구 방법이 나타나 있다. 제시문들을 서로 다른 두 입장으로 분류한 후,이 두 입장의 핵심 논지를 대비시켜 서술하시오.
<제시문 1>
실험경제학의 목적은 경제학 이론들이 현실에서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실험을 통해 확인해 보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경제학 실험에서는 참가자들에게 금전적 손익에 관한 동기를 부여하는 한편,주어진 상황에서 어떻게 행동해야 되는지에 관한 구체적인 지침을 주지 않고 실험을 진행한다.
예를 들어 보자.
간단한 형태의 실험을 통해 시장의 수요 공급 원리가 현실에서 실제로 어떻게 구현되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경제학자인 버논 스미스(Vernon Smith)의 실험설계에 따라 다음과 같은 실험을 실시하였다.
먼저 동일한 수의 판매자와 구매자를 지정하고,각각의 판매자에게 손해를 보지 않는 최소한의 가격을 서로 다르게 지정해 주며,가상의 상품 하나만을 그 가격으로 판매할 수 있도록 하였다.
그리고 각각의 구매자에게는 그 상품 하나를 소비할 의사가 있는 최대 금액을 서로 다르게 지정해 주고 상품 하나만을 구매할 수 있도록 하였다.
이 실험은 어떤 한 상품에 대해 가격에 따라 수요량과 공급량이 변화하도록 설계되었다.
이러한 실험을 반복해서 실시한 결과 경제학의 가격 결정 이론처럼 하나의 균형 가격으로 매우 빠르게 접근함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 결과는 구매자와 판매자의 숫자가 제한되어 있고 가격에 대한 정보도 제한된 상황에서 아담 스미스(Adam Smith)가 말한 '시장의 보이지 않는 손'이 작동하여 시장의 균형이 달성될 수 있다는 것을 확인해 준다.
<제시문 2>
이른바 '상황의 정의'(definition of situation)를 역설하는 토마스 정리(Thomas theorem)에 의하면,사람들은 주어진 상황을 객관적으로 파악하기보다는 주관적 이해를 통해 자기 나름대로 파악하게 되며 그들의 행동 또한 그러한 주관적 이해의 영향 아래 놓이게 된다.
예를 들어,어떤 은행의 재무 상태가 실제로는 아무런 문제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주변의 여러 사람들이 그 은행이 곧 파산하게 될 것이라는 루머를 퍼뜨리게 되면 자기 스스로도 은행이 파산할 것이라고 실제로 믿게 되며,그 결과 너 나 할 것 없이 은행으로 달려가서 예금을 인출하게 되어 결국 그 은행은 정말로 파산하고 만다.
또 다른 예로 주식시장에서 투자자들의 행태에 대한 사례를 들 수 있는데,주식시장의 투자자들은 때때로 본인의 합리적 판단과 관계없이 주변의 많은 투자자들이 투자하는 기업의 주가가 상승할 것이라고 실제로 믿고 그 기업의 주식을 구입하는 경향이 있다.
이러한 결과는 사람들의 행위가 경험적 사실에 대한 단순한 검증 및 관찰을 통해 파악될 수 있기보다는 그 배후적 의미를 이해할 때 비로소 제대로 파악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제시문 3>
사회적 행위나 현상을 단순히 겉으로 들어난 사실의 관찰을 통해서만 탐구하려고 해서는 안 된다.
왜냐하면 사회적 행위나 현상은 행위자의 동기,의도,목표,가치 부여 등과 같은 주관적이고 내면적인 요소와 밀접히 관련되어 있기 때문이다.
결국 사회를 연구할 때에는 행위 주체의 주관적,내면적 요소를 파악하고 이를 통해 그 행위나 현상의 의미를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므로 사회 현상을 연구하는 사회과학은 자연과학의 객관적 방법과 대비되는 사회과학만의 특수한 연구방법으로 해석적 이해의 방법을 채택해야 한다.
이 방법은 인간 행위의 내적 요소에 해당하는 주관적 의미를 행위자의 관점에서 이해하고자 하는 것이 목적이다.
사회적 행위나 현상에 대한 인과적 설명도 해석적 이해를 통해 파악된 의미를 기초로 하여,그로부터 비롯된 행위를 심층적으로 이해할 때에만 타당성을 가지게 된다.
해석적 이해의 방법은 행위나 현상을 하나씩 떼어서 파악하기보다는 사회적 맥락 속에서 전체적으로 파악하고자 한다.
왜냐하면 사회적 행위나 현상은 자연 현상과는 달리 행위자가 의도한 것이고,그 의도는 맥락에 따라 변화하기 때문이다.
<제시문 4>
과학적 연구의 대상은 경험적 검증 및 관찰이 가능한 것이어야 한다.
어떠한 사실이나 현상의 배후에 초월적 혹은 형이상학적인 원인이 존재하는 것이 아니며,경험적으로 확인되고 검증될 수 있는 주장이나 이론만이 과학적 지식이 될 수 있다.
경험적으로 관찰되고 객관적으로 검증될 수 없는 주장 및 이론은 무의미할 뿐만 아니라 과학적 지식이 결코 될 수 없다.
따라서 과학적 지식을 산출하기 위한 방법은 초월적이고 형이상학적인 사변(思辨)을 배제하고 설문조사나 실험 혹은 관찰 등과 같은 사실 확인적 절차를 반드시 포함해야 한다.
이를테면 자연현상 및 사회현상을 연구할 때 실험방법이 흔히 동원되곤 하는데,가장 전형적인 형태의 실험 설계는 실험처치,실험군과 대조군의 비교,사전측정과 사후측정 등과 같은 핵심적 요소들을 두루 포함한다.
이러한 요소들을 고루 갖춘 실험이 이루어질 경우 인과관계가 비교적 명료해지고 이를 바탕으로 이론이나 가설의 진위 여부를 명확히 판가름할 수 있게 된다.
경험적으로 확인되고 검증될 수 있는 것만을 연구대상으로 해야 한다는 점에서는 자연과학과 사회과학 사이에 차이가 있을 수 없다.
[문제 2] [문제 1]의 두 입장 중 하나를 택하여 그 입장에서 다른 입장을 비판하시오.
[문제 3] 아래의 <도표>는 [문제 1]의 두 입장과 모두 연관될 수 있다. <도표>가 어떤 점에서 각각의 입장과 연관되는지 입장별로 나누어 설명하시오.
<도표> 특정한 한 기업의 미래 주가에 대해 주식 시장에 참여한 투자자들이 갖는 낙관적 혹은 비관적 믿음의 정도를 파악할 수 있다고 가정하자.
낙관 · 비관 정도는 0~100의 값을 가지며,그 값이 전월에 비해 증가(감소)하면 투자자들이 앞으로 주가가 상승(하락)할 것이라고 믿는 것을 의미한다.
단,낙관 · 비관 정도는 해당 기업의 재정/수익 상태나 성장 가능성 등의 정보와는 무관하게 결정된다고 하자.
아래의 도표는 위와 같이 측정된 투자자의 평균적 낙관 · 비관 정도와 그 기업의 주가를 동시에 표시한 48개월간의 자료이다.
이 기업의 실제 주가는 첫 번째 월의 주가를 50으로 기준하여 표시한 것이다.
[문제 4] 다음 <보기>는 동물의 이타성에 관한 한 가지 주장이다. 이를 참고하여,가족(자식,형제,자매)에 대한 인간의 이타적 행위는 [문제 1]의 두 입장 중 어느 입장을 통해 더 잘 설명될 수 있을지 자신의 견해를 밝히고,그 입장에서 가족에 대한 인간의 이타적 행위를 설명해 보시오.
<보기>
동물에게서 발견할 수 있는 이타성은 생물학적으로,다시 말해 자연과학적으로 설명할 수 있다.
진화론의 관점에서 보면 이타성은 유전자나 종을 유지해 나가는 좋은 전략이기 때문에 진화의 과정에서 자연선택된 것으로 볼 수 있다.
예를 들어보자.
많은 종류의 새는 포식자를 발견했을 때,포식자의 관심이 자신에게 집중되어 위험이 높아짐에도 불구하고 경고음을 내어 다른 가족 구성원들이 피할 수 있도록 한다.
새 중에서 이런 유전자를 가진 종은 이런 유전자를 갖지 않는 종보다 살아남을 가능성이 높다.
일반화시켜 보면 동물의 경우 가족 구성원에 대해 이타성을 갖도록 하는 유전자가 그렇지 않은 유전자보다 더 오랫동안 후대에 존속될 가능성이 높다.
그러므로 일정 기간이 지나면 이타성을 갖도록 하는 유전자가 모든 개체군에서 우세한 입장에 놓이게 된다.
⊙ 제시문 분석
성균관대는 제시문들이 서로 다른 두 입장을 취하고 있도록 출제되므로 독해 시에도 이에 집중하여야 한다.
읽는 데 그렇게 어려운 내용이 아니기 때문에 제시문들이 무엇을 말하고 있는지 핵심논지를 파악하고,핵심논지를 중심으로 어떤 차이를 보이는지를 기준삼아 두 입장으로 구분하여 정리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제시문 1>에서는 실험경제학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실험경제학은 실험을 통해 경제학 이론들을 파악하는데,버논 스미스의 실험을 통해 '보이지 않는 손'이 작동하여 시장의 균형이 달성될 수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예를 들고 있다.
<제시문 2>는 토마스 정리의 '상황의 정의'에 대해 설명한다.
사람들은 주어진 상황을 객관적으로 파악하기보다는 주관적 이해를 통해 자기 나름대로 파악하고 행동한다고 예를 들어 소개하고 있다.
은행의 재무 상태가 아무런 문제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곧 파산할 것이라는 루머로 인해서 실제로 파산한다든가, 주식시장에서도 합리적인 판단과 관계없이 주위 사람들이 많이 투자하는 주식을 구입하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사람들의 행위가 검증 및 관찰을 통해 파악될 수 없고,주관적인 상황과 같은 배후의 의미를 이해해야 한다는 것을 파악할 수 있다.
<제시문 3>은 사회적 행위나 현상을 사회적 맥락 속에서 그 의미를 파악하는 '해석적 이해의 방법'을 채택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사회적 행위나 현상은 행위자의 주관적이고 내면적인 요소와 밀접히 관련되어 있기 때문에 겉으로 드러난 사실의 관찰을 통해서만 탐구한다면 타당성을 가지지 못한다는 것이다.
<제시문 4>는 자연과학이든 사회과학이든 경험적으로 확인되고 검증될 수 있는 것만을 연구 대상으로 해야 한다고 설명한다.
어떤 사실이나 현상의 배후에 증명이 불가능한 형이상학적인 원인이 존재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경험적으로 확인되고 검증될 수 없는 주장 및 이론은 무의미할 뿐 아니라 과학적 지식이 될 수 없다는 것이다.
따라서 실험,관찰과 같은 사실을 확인하는 절차를 반드시 포함해야 진위 여부를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 논제 분석
[문제 1]은 제시문들을 두 입장으로 분류한 후,각각의 핵심논지를 대비시켜 논술할 것을 주문하고 있다.
이는 제시문 독해가 그리 어렵지 않기 때문에 쉽게 충족시킬 수 있는 문제이므로,'인간의 사회적 행위에 대한 탐구 방법'을 기준으로 두 입장이 어떤 차이점을 가지고 있는지를 분명하게 서술해야 한다는 것을 중요하게 고려해야 한다.
각각의 제시문들의 독해를 통해 <제시문 1>과 <제시문 4>는 객관적인 검증과 실험을 중시하는 '실증주의적 연구방법'을 추구하지만,<제시문 2>와 <제시문 3>은 주관적인 의미와 내면적 요소에 대한 이해를 중시하는 '해석적 연구방법'을 추구한다는 것을 중심으로 각각의 제시문의 요지를 서술하면 되겠다.
수업을 하다보면,분량을 어느 정도로 해야 하는지 고민하는 학생들이 대체로 많다.
다른 대학들이 대개 분량을 명확하게 제시하는 데 비해 성균관대는 분량 제한을 두지 않기 때문인데,이는 논제의 요구와 제시문의 분량 및 개수를 고려하면 된다.
이번 논제의 경우는 각 제시문들의 분량이 대체로 짧고 내용도 쉽게 파악하여 서술할 수 있기 때문에 최대 500자를 넘기지 않아야 한다.
[문제 2]는 [문제 1]에서 서술한 두 입장 중 하나를 택하여 택하지 않는 입장을 비판하는 문제인데,자신이 어떤 입장을 취할 것인지를 먼저 선택한 후 논지를 전개해야 한다는 점에서 '자기 견해'가 포함되어야 한다.
여기서는 실증주의적 연구방법을 기준으로 해석적 연구방법을 비판하는 경우와 해석적 연구방법을 기준으로 실증주의적 연구방법을 비판하는 경우가 모두 가능하다.
먼저 실증주의적 연구방법을 기준으로 해석적 연구방법을 비판하는 경우는,'객관성'을 강조하면 된다.
경험적으로 확인되고 객관적으로 검증될 수 있는 이론만이 과학적 지식이 될 수 있는데,사람들의 주관적인 이해와 의미만 강조하게 되면 사회적으로 인정받기 어렵다는 것을 근거로 들 수 있다.
물론 자연과학과 달리 사회과학에서는 사람들이 주관적으로 판단하고 행동하므로 주관적인 이해나 배후적 의미도 중요하다는 반론의 여지가 생긴다.
그러나 이것 역시 인과관계가 명료하고,이론이나 가설의 진위 여부를 명확히 판가름할 수 있어야 타당성을 인정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객관성이 중요하다는 논지를 전개한다면 예상되는 반론에 재반론까지 포함한 글이 될 수 있다.
이와 반대로 해석적 연구방법을 기준으로 실증주의적 연구방법을 비판하는 경우에는 사회과학과 자연과학의 차이를 대비시키며,객관적으로 검증할 수 없는 사회현상만의 특징을 강조하면서 논지를 전개할 수 있다.
사회적 행위나 현상은 행위자의 동기,의도,목표,가치 부여 등과 같은 주관적이고 내면적인 요소와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기 때문에 사회를 연구할 때에는 행위자의 주관적,내면적 요소를 중심으로 의미를 파악해야 한다는 것을 근거로 하면 된다.
마찬가지로 사회현상을 객관적으로 확인할 수 없다는 반론이 생긴다.
하지만 이것역시 사람들이 주어진 상황을 객관적으로 파악하기보다는 주관적 이해를 통해 자기 나름대로 파악하게 되며 행동 또한 이러한 주관적 이해의 영향 아래 놓이게 된다는 것을 근거로 해소시킬 수 있다.
이처럼 두 가지 경우 모두 제시문 내용을 근거로 하므로 내용 자체는 그리 어렵지 않다.
여기서는 자신이 어떤 입장을 취할 것인지를 결정한 후 반대 입장을 비판할 때,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근거를 서술할 때 논리적인 일관성을 유지해야 한다는 것이 중요하다.
[문제 3]에서는 제시된 도표를 각각의 입장에서 해석해야 한다.
도표는 낙관 · 비관 정도에 실제 주가가 영향을 받는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기업의 재정,수익 상태나 성장 가능성과 무관한 낙관 · 비관 정도가 실제 주가의 변동과 동일한 모습을 보이기 때문이다.
이는 <제시문 2>에서 설명하고 있는 '상황의 정의'와 일맥상통한다.
기업의 객관적인 상황과 무관한 루머,다른 사람들의 투자정도 등과 같은 행위자의 주관적 인식이 주식시장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따라서 사회현상을 연구할 때 <제시문 3>에서 설명하는 것처럼 행위주체의 주관적,내면적 요소를 파악하고 의미를 이해하는 '해석적 연구방법'의 필요성을 확인할 수 있다.
그런데 도표는 실증주의적 연구방법을 추구하는 <제시문 1>과 <제시문 4>와도 연관지어 해석할 수 있다.
48개월 동안의 월별 변동추이를 수치화하여 제시하면서 낙관 · 비관 정도와 실제 주가가 서로 연관되어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경험적으로 확인되고 객관적으로 검증하는 과학적 연구방법이 사회현상에도 적용될 수 있음을 확인시켜 주는 것과 같다.
[문제 4]는 동물의 이타성에 관한 <보기>의 주장을 참고하여 가족에 대한 인간의 이타적 행위를 설명하는데 실증주의적 연구방법과 해석적 연구방법 중 어떤 방법이 더 잘 설명할 수 있는지 자기견해를 밝히고,자신이 선택한 연구방법으로 가족에 대한 인간의 이타적 행위를 설명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먼저 <보기>는 동물의 이타성은 자연과학적으로 설명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이타성은 종을 유지하는데 유리한 전략이므로 자연선택된 것인데 이는 위험을 감수하면서도 다른 가족 구성원들이 피할 수 있도록 경고음을 내는 새의 사례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고 제시한다.
따라서 <보기>의 주장에 지지하는 경우는 실증주의적 연구방법이,반대하는 경우는 해석적 연구방법이 가족에 대한 인간의 이타적 행위를 더 잘 설명할 수 있다고 자기 견해를 피력하게 된다.
여기서 관건은 '이타성'을 어떻게 인식하느냐에 따라 취하게 될 연구방법이 달라진다는 것을 분명하게 파악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타성을 <보기>에서와 같이 유전자로 인식할 경우에는 객관적으로 증명할 수 있다고 보기 때문에 실증주의적 연구방법이 가능하지만,문화적 요소로 인식할 경우에는 동물과 구분되는 사회적,문화적 존재로서의 인간의 특징을 파악해야 하기 때문에 해석적 연구방법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김은희 S · 논술 선임연구원 lovemin@nonsul.com
⊙ 제시문 및 논제
[문제 1] <제시문 1>~<제시문 4>에는 인간의 사회적 행위에 대한 탐구 방법이 나타나 있다. 제시문들을 서로 다른 두 입장으로 분류한 후,이 두 입장의 핵심 논지를 대비시켜 서술하시오.
<제시문 1>
실험경제학의 목적은 경제학 이론들이 현실에서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실험을 통해 확인해 보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경제학 실험에서는 참가자들에게 금전적 손익에 관한 동기를 부여하는 한편,주어진 상황에서 어떻게 행동해야 되는지에 관한 구체적인 지침을 주지 않고 실험을 진행한다.
예를 들어 보자.
간단한 형태의 실험을 통해 시장의 수요 공급 원리가 현실에서 실제로 어떻게 구현되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경제학자인 버논 스미스(Vernon Smith)의 실험설계에 따라 다음과 같은 실험을 실시하였다.
먼저 동일한 수의 판매자와 구매자를 지정하고,각각의 판매자에게 손해를 보지 않는 최소한의 가격을 서로 다르게 지정해 주며,가상의 상품 하나만을 그 가격으로 판매할 수 있도록 하였다.
그리고 각각의 구매자에게는 그 상품 하나를 소비할 의사가 있는 최대 금액을 서로 다르게 지정해 주고 상품 하나만을 구매할 수 있도록 하였다.
이 실험은 어떤 한 상품에 대해 가격에 따라 수요량과 공급량이 변화하도록 설계되었다.
이러한 실험을 반복해서 실시한 결과 경제학의 가격 결정 이론처럼 하나의 균형 가격으로 매우 빠르게 접근함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 결과는 구매자와 판매자의 숫자가 제한되어 있고 가격에 대한 정보도 제한된 상황에서 아담 스미스(Adam Smith)가 말한 '시장의 보이지 않는 손'이 작동하여 시장의 균형이 달성될 수 있다는 것을 확인해 준다.
<제시문 2>
이른바 '상황의 정의'(definition of situation)를 역설하는 토마스 정리(Thomas theorem)에 의하면,사람들은 주어진 상황을 객관적으로 파악하기보다는 주관적 이해를 통해 자기 나름대로 파악하게 되며 그들의 행동 또한 그러한 주관적 이해의 영향 아래 놓이게 된다.
예를 들어,어떤 은행의 재무 상태가 실제로는 아무런 문제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주변의 여러 사람들이 그 은행이 곧 파산하게 될 것이라는 루머를 퍼뜨리게 되면 자기 스스로도 은행이 파산할 것이라고 실제로 믿게 되며,그 결과 너 나 할 것 없이 은행으로 달려가서 예금을 인출하게 되어 결국 그 은행은 정말로 파산하고 만다.
또 다른 예로 주식시장에서 투자자들의 행태에 대한 사례를 들 수 있는데,주식시장의 투자자들은 때때로 본인의 합리적 판단과 관계없이 주변의 많은 투자자들이 투자하는 기업의 주가가 상승할 것이라고 실제로 믿고 그 기업의 주식을 구입하는 경향이 있다.
이러한 결과는 사람들의 행위가 경험적 사실에 대한 단순한 검증 및 관찰을 통해 파악될 수 있기보다는 그 배후적 의미를 이해할 때 비로소 제대로 파악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제시문 3>
사회적 행위나 현상을 단순히 겉으로 들어난 사실의 관찰을 통해서만 탐구하려고 해서는 안 된다.
왜냐하면 사회적 행위나 현상은 행위자의 동기,의도,목표,가치 부여 등과 같은 주관적이고 내면적인 요소와 밀접히 관련되어 있기 때문이다.
결국 사회를 연구할 때에는 행위 주체의 주관적,내면적 요소를 파악하고 이를 통해 그 행위나 현상의 의미를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므로 사회 현상을 연구하는 사회과학은 자연과학의 객관적 방법과 대비되는 사회과학만의 특수한 연구방법으로 해석적 이해의 방법을 채택해야 한다.
이 방법은 인간 행위의 내적 요소에 해당하는 주관적 의미를 행위자의 관점에서 이해하고자 하는 것이 목적이다.
사회적 행위나 현상에 대한 인과적 설명도 해석적 이해를 통해 파악된 의미를 기초로 하여,그로부터 비롯된 행위를 심층적으로 이해할 때에만 타당성을 가지게 된다.
해석적 이해의 방법은 행위나 현상을 하나씩 떼어서 파악하기보다는 사회적 맥락 속에서 전체적으로 파악하고자 한다.
왜냐하면 사회적 행위나 현상은 자연 현상과는 달리 행위자가 의도한 것이고,그 의도는 맥락에 따라 변화하기 때문이다.
<제시문 4>
과학적 연구의 대상은 경험적 검증 및 관찰이 가능한 것이어야 한다.
어떠한 사실이나 현상의 배후에 초월적 혹은 형이상학적인 원인이 존재하는 것이 아니며,경험적으로 확인되고 검증될 수 있는 주장이나 이론만이 과학적 지식이 될 수 있다.
경험적으로 관찰되고 객관적으로 검증될 수 없는 주장 및 이론은 무의미할 뿐만 아니라 과학적 지식이 결코 될 수 없다.
따라서 과학적 지식을 산출하기 위한 방법은 초월적이고 형이상학적인 사변(思辨)을 배제하고 설문조사나 실험 혹은 관찰 등과 같은 사실 확인적 절차를 반드시 포함해야 한다.
이를테면 자연현상 및 사회현상을 연구할 때 실험방법이 흔히 동원되곤 하는데,가장 전형적인 형태의 실험 설계는 실험처치,실험군과 대조군의 비교,사전측정과 사후측정 등과 같은 핵심적 요소들을 두루 포함한다.
이러한 요소들을 고루 갖춘 실험이 이루어질 경우 인과관계가 비교적 명료해지고 이를 바탕으로 이론이나 가설의 진위 여부를 명확히 판가름할 수 있게 된다.
경험적으로 확인되고 검증될 수 있는 것만을 연구대상으로 해야 한다는 점에서는 자연과학과 사회과학 사이에 차이가 있을 수 없다.
[문제 2] [문제 1]의 두 입장 중 하나를 택하여 그 입장에서 다른 입장을 비판하시오.
[문제 3] 아래의 <도표>는 [문제 1]의 두 입장과 모두 연관될 수 있다. <도표>가 어떤 점에서 각각의 입장과 연관되는지 입장별로 나누어 설명하시오.
<도표> 특정한 한 기업의 미래 주가에 대해 주식 시장에 참여한 투자자들이 갖는 낙관적 혹은 비관적 믿음의 정도를 파악할 수 있다고 가정하자.
낙관 · 비관 정도는 0~100의 값을 가지며,그 값이 전월에 비해 증가(감소)하면 투자자들이 앞으로 주가가 상승(하락)할 것이라고 믿는 것을 의미한다.
단,낙관 · 비관 정도는 해당 기업의 재정/수익 상태나 성장 가능성 등의 정보와는 무관하게 결정된다고 하자.
아래의 도표는 위와 같이 측정된 투자자의 평균적 낙관 · 비관 정도와 그 기업의 주가를 동시에 표시한 48개월간의 자료이다.
이 기업의 실제 주가는 첫 번째 월의 주가를 50으로 기준하여 표시한 것이다.
[문제 4] 다음 <보기>는 동물의 이타성에 관한 한 가지 주장이다. 이를 참고하여,가족(자식,형제,자매)에 대한 인간의 이타적 행위는 [문제 1]의 두 입장 중 어느 입장을 통해 더 잘 설명될 수 있을지 자신의 견해를 밝히고,그 입장에서 가족에 대한 인간의 이타적 행위를 설명해 보시오.
<보기>
동물에게서 발견할 수 있는 이타성은 생물학적으로,다시 말해 자연과학적으로 설명할 수 있다.
진화론의 관점에서 보면 이타성은 유전자나 종을 유지해 나가는 좋은 전략이기 때문에 진화의 과정에서 자연선택된 것으로 볼 수 있다.
예를 들어보자.
많은 종류의 새는 포식자를 발견했을 때,포식자의 관심이 자신에게 집중되어 위험이 높아짐에도 불구하고 경고음을 내어 다른 가족 구성원들이 피할 수 있도록 한다.
새 중에서 이런 유전자를 가진 종은 이런 유전자를 갖지 않는 종보다 살아남을 가능성이 높다.
일반화시켜 보면 동물의 경우 가족 구성원에 대해 이타성을 갖도록 하는 유전자가 그렇지 않은 유전자보다 더 오랫동안 후대에 존속될 가능성이 높다.
그러므로 일정 기간이 지나면 이타성을 갖도록 하는 유전자가 모든 개체군에서 우세한 입장에 놓이게 된다.
⊙ 제시문 분석
성균관대는 제시문들이 서로 다른 두 입장을 취하고 있도록 출제되므로 독해 시에도 이에 집중하여야 한다.
읽는 데 그렇게 어려운 내용이 아니기 때문에 제시문들이 무엇을 말하고 있는지 핵심논지를 파악하고,핵심논지를 중심으로 어떤 차이를 보이는지를 기준삼아 두 입장으로 구분하여 정리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제시문 1>에서는 실험경제학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실험경제학은 실험을 통해 경제학 이론들을 파악하는데,버논 스미스의 실험을 통해 '보이지 않는 손'이 작동하여 시장의 균형이 달성될 수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예를 들고 있다.
<제시문 2>는 토마스 정리의 '상황의 정의'에 대해 설명한다.
사람들은 주어진 상황을 객관적으로 파악하기보다는 주관적 이해를 통해 자기 나름대로 파악하고 행동한다고 예를 들어 소개하고 있다.
은행의 재무 상태가 아무런 문제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곧 파산할 것이라는 루머로 인해서 실제로 파산한다든가, 주식시장에서도 합리적인 판단과 관계없이 주위 사람들이 많이 투자하는 주식을 구입하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사람들의 행위가 검증 및 관찰을 통해 파악될 수 없고,주관적인 상황과 같은 배후의 의미를 이해해야 한다는 것을 파악할 수 있다.
<제시문 3>은 사회적 행위나 현상을 사회적 맥락 속에서 그 의미를 파악하는 '해석적 이해의 방법'을 채택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사회적 행위나 현상은 행위자의 주관적이고 내면적인 요소와 밀접히 관련되어 있기 때문에 겉으로 드러난 사실의 관찰을 통해서만 탐구한다면 타당성을 가지지 못한다는 것이다.
<제시문 4>는 자연과학이든 사회과학이든 경험적으로 확인되고 검증될 수 있는 것만을 연구 대상으로 해야 한다고 설명한다.
어떤 사실이나 현상의 배후에 증명이 불가능한 형이상학적인 원인이 존재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경험적으로 확인되고 검증될 수 없는 주장 및 이론은 무의미할 뿐 아니라 과학적 지식이 될 수 없다는 것이다.
따라서 실험,관찰과 같은 사실을 확인하는 절차를 반드시 포함해야 진위 여부를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 논제 분석
[문제 1]은 제시문들을 두 입장으로 분류한 후,각각의 핵심논지를 대비시켜 논술할 것을 주문하고 있다.
이는 제시문 독해가 그리 어렵지 않기 때문에 쉽게 충족시킬 수 있는 문제이므로,'인간의 사회적 행위에 대한 탐구 방법'을 기준으로 두 입장이 어떤 차이점을 가지고 있는지를 분명하게 서술해야 한다는 것을 중요하게 고려해야 한다.
각각의 제시문들의 독해를 통해 <제시문 1>과 <제시문 4>는 객관적인 검증과 실험을 중시하는 '실증주의적 연구방법'을 추구하지만,<제시문 2>와 <제시문 3>은 주관적인 의미와 내면적 요소에 대한 이해를 중시하는 '해석적 연구방법'을 추구한다는 것을 중심으로 각각의 제시문의 요지를 서술하면 되겠다.
수업을 하다보면,분량을 어느 정도로 해야 하는지 고민하는 학생들이 대체로 많다.
다른 대학들이 대개 분량을 명확하게 제시하는 데 비해 성균관대는 분량 제한을 두지 않기 때문인데,이는 논제의 요구와 제시문의 분량 및 개수를 고려하면 된다.
이번 논제의 경우는 각 제시문들의 분량이 대체로 짧고 내용도 쉽게 파악하여 서술할 수 있기 때문에 최대 500자를 넘기지 않아야 한다.
[문제 2]는 [문제 1]에서 서술한 두 입장 중 하나를 택하여 택하지 않는 입장을 비판하는 문제인데,자신이 어떤 입장을 취할 것인지를 먼저 선택한 후 논지를 전개해야 한다는 점에서 '자기 견해'가 포함되어야 한다.
여기서는 실증주의적 연구방법을 기준으로 해석적 연구방법을 비판하는 경우와 해석적 연구방법을 기준으로 실증주의적 연구방법을 비판하는 경우가 모두 가능하다.
먼저 실증주의적 연구방법을 기준으로 해석적 연구방법을 비판하는 경우는,'객관성'을 강조하면 된다.
경험적으로 확인되고 객관적으로 검증될 수 있는 이론만이 과학적 지식이 될 수 있는데,사람들의 주관적인 이해와 의미만 강조하게 되면 사회적으로 인정받기 어렵다는 것을 근거로 들 수 있다.
물론 자연과학과 달리 사회과학에서는 사람들이 주관적으로 판단하고 행동하므로 주관적인 이해나 배후적 의미도 중요하다는 반론의 여지가 생긴다.
그러나 이것 역시 인과관계가 명료하고,이론이나 가설의 진위 여부를 명확히 판가름할 수 있어야 타당성을 인정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객관성이 중요하다는 논지를 전개한다면 예상되는 반론에 재반론까지 포함한 글이 될 수 있다.
이와 반대로 해석적 연구방법을 기준으로 실증주의적 연구방법을 비판하는 경우에는 사회과학과 자연과학의 차이를 대비시키며,객관적으로 검증할 수 없는 사회현상만의 특징을 강조하면서 논지를 전개할 수 있다.
사회적 행위나 현상은 행위자의 동기,의도,목표,가치 부여 등과 같은 주관적이고 내면적인 요소와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기 때문에 사회를 연구할 때에는 행위자의 주관적,내면적 요소를 중심으로 의미를 파악해야 한다는 것을 근거로 하면 된다.
마찬가지로 사회현상을 객관적으로 확인할 수 없다는 반론이 생긴다.
하지만 이것역시 사람들이 주어진 상황을 객관적으로 파악하기보다는 주관적 이해를 통해 자기 나름대로 파악하게 되며 행동 또한 이러한 주관적 이해의 영향 아래 놓이게 된다는 것을 근거로 해소시킬 수 있다.
이처럼 두 가지 경우 모두 제시문 내용을 근거로 하므로 내용 자체는 그리 어렵지 않다.
여기서는 자신이 어떤 입장을 취할 것인지를 결정한 후 반대 입장을 비판할 때,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근거를 서술할 때 논리적인 일관성을 유지해야 한다는 것이 중요하다.
[문제 3]에서는 제시된 도표를 각각의 입장에서 해석해야 한다.
도표는 낙관 · 비관 정도에 실제 주가가 영향을 받는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기업의 재정,수익 상태나 성장 가능성과 무관한 낙관 · 비관 정도가 실제 주가의 변동과 동일한 모습을 보이기 때문이다.
이는 <제시문 2>에서 설명하고 있는 '상황의 정의'와 일맥상통한다.
기업의 객관적인 상황과 무관한 루머,다른 사람들의 투자정도 등과 같은 행위자의 주관적 인식이 주식시장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따라서 사회현상을 연구할 때 <제시문 3>에서 설명하는 것처럼 행위주체의 주관적,내면적 요소를 파악하고 의미를 이해하는 '해석적 연구방법'의 필요성을 확인할 수 있다.
그런데 도표는 실증주의적 연구방법을 추구하는 <제시문 1>과 <제시문 4>와도 연관지어 해석할 수 있다.
48개월 동안의 월별 변동추이를 수치화하여 제시하면서 낙관 · 비관 정도와 실제 주가가 서로 연관되어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경험적으로 확인되고 객관적으로 검증하는 과학적 연구방법이 사회현상에도 적용될 수 있음을 확인시켜 주는 것과 같다.
[문제 4]는 동물의 이타성에 관한 <보기>의 주장을 참고하여 가족에 대한 인간의 이타적 행위를 설명하는데 실증주의적 연구방법과 해석적 연구방법 중 어떤 방법이 더 잘 설명할 수 있는지 자기견해를 밝히고,자신이 선택한 연구방법으로 가족에 대한 인간의 이타적 행위를 설명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먼저 <보기>는 동물의 이타성은 자연과학적으로 설명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이타성은 종을 유지하는데 유리한 전략이므로 자연선택된 것인데 이는 위험을 감수하면서도 다른 가족 구성원들이 피할 수 있도록 경고음을 내는 새의 사례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고 제시한다.
따라서 <보기>의 주장에 지지하는 경우는 실증주의적 연구방법이,반대하는 경우는 해석적 연구방법이 가족에 대한 인간의 이타적 행위를 더 잘 설명할 수 있다고 자기 견해를 피력하게 된다.
여기서 관건은 '이타성'을 어떻게 인식하느냐에 따라 취하게 될 연구방법이 달라진다는 것을 분명하게 파악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타성을 <보기>에서와 같이 유전자로 인식할 경우에는 객관적으로 증명할 수 있다고 보기 때문에 실증주의적 연구방법이 가능하지만,문화적 요소로 인식할 경우에는 동물과 구분되는 사회적,문화적 존재로서의 인간의 특징을 파악해야 하기 때문에 해석적 연구방법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김은희 S · 논술 선임연구원 lovemin@nons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