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흔히 더불어 살아가는 법을 배워야 한다고도 말한다.

그러나 말처럼 쉽지 않은 게 함께 나누는 삶이다.

여기 소박한 모습으로 공동체를 실천하고 있는 사람들이 있어 소개한다.

대전광역시 대덕구 법동에 소재한 '한밭레츠'는 회원들이 품앗이를 통해 지역공동체 활성화에 힘쓰고 있다.

레츠(LETS)는 지역통화제도(Local Exchange Trading System)의 약자로 마을 공동체에서 쓸 수 있는 화폐를 만들어 이를 매개로 이웃들끼리 노동력과 물건을 교환할 수 있게 하는 제도이다.

지역 품앗이 '한밭레츠'는 품앗이,두레,계 등 우리 민족 고유의 상부상조 전통을 되살리고 지역 안에서 통용되는 공동체 화폐 '두루'를 통해 회원들이 노동력과 물품을 거래할 수 있는 교환제도로 많은 사람들에게 환영받고 있다.

이는 자신이 보유하고 있는 노동력과 재능,물품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에게 제공하고 자기 자신도 다른 사람으로부터 그것들을 제공받음으로써 서로 도움을 주고받는 아름다운 제도이기 때문이다.

공동체 화폐 '두루'는 모든 물품이나 서비스를 주고받는 과정에서 현금대신 사용되는 공동체 화폐의 명칭으로 '두루두루' 또는 '널리'라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고 한다.

1000두루는 현금 1000원과 같이 사용되는데,현금과 두루를 같이 사용할 경우 전체 가격의 20~30% 이상을 두루로 거래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그만큼 두루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는 것이다.

두루로 거래하고 있는 물품은 여러 종류가 있지만,그 중에서도 가장 활발한 거래를 보이는 것은 농산물과 의료라고 한다.

'한밭레츠'의 한 회원은 "시골에서 부모님이 보내주신 친환경 농산물의 일부를 회원들에게 제공하고 자신이 꼭 필요한 물품을 제공받으며 함께 살아가는 공동체를 실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돈이 없어도 그동안 내가 모아 놓은 두루로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을 수 있어 생활에 큰 도움이 된다"며 "요즘 같은 금융위기에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한 제도가 아닌가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두루를 많이 가지고 있다는 것은 다른 회원들에게 도움을 많이 주었다는 뜻이 된다.

반대로 두루가 마이너스를 기록했다는 것은 다른 회원의 도움을 많이 받았음을 의미한다.

마이너스를 기록했다고 하더라도 별도의 이자를 낼 필요가 없는 것이 두루만의 장점이다.

그것은 회원과 회원 간의 신뢰를 바탕으로 하고 있기에 가능하다.

'한밭레츠'는 서로 믿고 사는 세상 만들기를 몸으로 실천하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아름다운 품앗이 제도가 널리 퍼져 가진 돈이 없어도 두루두루 행복한 세상을 만들어가는 초석이 되었으면 한다.

조연경 생글기자(대전 둔산여고 3년) younk1991@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