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글 논술경시대회] 지난대회 우수답안 맛보기 (上) - 기출문제 직접 풀어보고 大賞답안과 비교해보자!
생글논술경시대회가 2주 앞으로 다가왔다.

이번 대회 역시 여느 대회와 마찬가지로 전국의 많은 논술고수들이 접수를 마쳤다.

접수한 학생들 모두 열심히 준비하고 있을 것이다.

경시대회를 대비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지난 대회 기출문제를 풀어보는 것이고,두 번째는 지난 대회 우수답안을 읽어보는 것이다.

기출 문제는 생글생글 사이트(www.sgsgi.com)에서 모두 제공하고 있다.

로그인 후→생글논술경시대회→지난 대회 보기→회차선택 순으로 들어가면 1회부터 6회까지 출제된 모든 문제와 해제를 다운로드받을 수 있다.

이 번호와 다음 호에선 지난 대회 중 우수답안 2개를 골라 소개한다.

먼저 논제(제6회 인문고 1,2유형)를 생글사이트에서 다운받아 풀어보자.

그리고 자기가 쓴 답안과 아래 답안을 비교해보자.

자! 어느 답안이 더 나을까?

⊙ 제6회 생글논술경시대회 인문계고 1,2유형 대상 답안

<부산외국어고등학교 변지연>

<논제1>

21세기와 같은 정보화 시대에 인터넷은 필수의 요소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인터넷이 사회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제시문 (가)는 낙관론적 관점,제시문 (나)는 (가)에 비해 회의적인 관점을 취한다.

(가)의 필자는 인터넷이 인간 상호 작용과 공동체 의식을 발전시키고,결국에는 평등한 이상적 공동체에 다다르게 될 것이라 전망한다.

이에 반해 (나)의 필자는 인터넷에 의한 상호간 관계의 발전은 인정하지만,그 평등성에 대해서는 보편성을 인정하지 않는 회의적 입장이다.

또한 인터넷을 지옥에 비유하여 주의 하지 않으면 가상 공간에서 비인간적 행위가 일어날 수 있음을 경고한다.

<논제2>

인터넷은 권력에 따른 구조인가,아니면 개인의 합보다 전체가 더 큰 집단지성이 발현되는 공간인가.

물론 황우석 교수의 연구에 대해 익명의 젊은 연구자들이 진실을 밝힌 것은 집단지성이 실현된 좋은 예이다.

그러나 사건을 조금 큰 틀에서 보면 이 연구자들은 (다)에서 말하는 일종의 여론 주도자였다고 할 수 있다.

소수의 지식인 계층이 비슷한 생각을 공유하는 이들끼리 모여 토론한 결과인 것이다.

전문적 지식이 필요한 분야인 만큼,일반 네티즌의 참여는 어려웠을 것이다.

결과는 좋았으나 그 과정에서 지식인 계층과 일반 네티즌의 분화가 일어났다는 점에서 이는 '지식인의' 집단지성일 수밖에 없다.

또한 위키피디아에 대해 누구나 접근할 수 있지만 익명성으로 인해 무책임한 내용이 발견될 수 있고 때때로 타인에게 피해가 되는 내용도 있을 수 있다.

이러한 계층화와 익명성은 인터넷에서의 자유와 책임의식을 보장하지 못한다.

<논제3>

일반적으로 우리는 가장 이상적인 정치 형태를 그리스의 직접 민주주의 제도라고 본다.

현대에는 많은 인구로 다수의 나라는 대의 민주주의를채택하지만,역시 모든 시민의 참여는 힘들다는 문제점이 있었다.

인터넷이 생겨날 때 그 문제는 인터넷이 해결할 것이라고 생각되었다.

그러나 인터넷이 많이 활성화된 오늘날에도 진정한 민주주의의 실현은 어려워 보인다.

우선 정치적 영역에서 살펴보면,인터넷은 정권의 도구로 사용될 가능성이 높다.

사용자 수가 많은 만큼,독재가 들어선다면 인터넷부터 장악하려 할 것이다.

과거 전두환 정부 때 정부를 비판할 수 없는 꼭두각시가 된 TV처럼 인터넷도 언제든지 정부에 의해 그 세력을 학대하고,반대하는 자를 억압하는 도구로 사용될 수 있다.

지금만해도 각당에서는 인터넷 게시판에 상대 당을 비난하고 자신의 당을 지지,선전하는 아르바이트 생을 몇백명씩 두고 있다.

이로 인해 정치적 권력에 의한 여론 조작이 가능해지는 것이다.

비정치적,즉 문화나 사회의 영역에서도 민주주의는 위협받고 있다.

인터넷의 가장 큰 특성은 익명성이다.

이는 고대의 아고라와 가장 크게 구별되는 특성이다.

아고라에서는 시민들이 직접 얼굴을 보며 건전한 토론 문화를 형성해 나갔지만,인터넷의 익명성은 사용자들의 책임의식을 약화시킨다.

이로 인해 생겨난 악성 댓글과 허위정보 유출,그리고 그에 따른 피해자들은 수도없이 많다.

각종 토론방에서도 건전한 토론문화가 생겨나기보다는 상대방을 인신공격하고 욕설을 하는 경우가 많다.

실명제를 도입하면 자유롭게 의견을 나누지 못한다고 비판할 수도 있지만,진정한 자유에는 책임이 뒤따르듯이 자유로운 토론에는 그에 따른 사용자의 책임도 필요하다.

⊙ 심사평

이번 논술의 주제는 학생들에게 상당히 익숙한 주제이다.

높은 점수를 받은 학생들은 대부분 일관된 논의로 자신의 견해를 제시했다.

변지연 학생의 경우 가장 돋보이는 부분은 응축된 논의를 전개했다는 점으로 논제에 대한 정확한 이해를 바탕으로 인과적 구성을 타당하게 이끌어냈다.

변지연 학생은 논제1에서 제시문(가)와 (나)의 차이점을 전체적인 맥락에서 명료하게 제시하였다.

앞서 논지의 차이점을 부각시킨 후,제시문(가)의 요지를 간략하게 제시하고,제시문(나)의 요지를 자연스럽게 이끌어냄으로써 하나의 흐름을 잘 유지하고 있다.

대다수의 학생들이 하나의 글로써 제시하지 못하고,(가)와 (나)의 단순요약에 그치거나 형식적으로 '긍정,부정'의 관점을 언급한 점을 감안한다면 돋보이는 부분이다.

하지만 도입부는 불필요한 부분이다.

요약에 있어서 견해의 제시는 근본적으로 삼가야 될 사항이다.

전체 분량을 고려할 때 이는 제시문 요약의 부실을 초래하고 있음을 명심하여 제시문의 내용을 보다 구체적으로 언급하여 내용적인 비교를 이뤄내는 것을 우선해야 한다.

논제는 차이점이 부각되는 '요약'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논제2의 경우,변지연 학생의 답안에서 가장 뛰어난 부분은 무엇보다 논제와 제시문에 대한 분석력이다.

변지연 학생은 제시문 간의 관계성을 도입부에서 제시하여 제시문(다)와 (라)의 입장 차이를 명확하게 부각시켰다.

비교적 제시문의 내용이 난해하여 우수한 답안들도 반론의 비판에 그쳤다는 것을 고려한다면,제시문 간의 관계성을 먼저 언급하여 차후 논의의 근거를 제시한 것은 탁월한 분석이다.

또한 내용의 구성에 있어서도 제시문(라)의 한계점을 지적하고 제시문(다)의 내용으로써 비판한 것도 눈에 띄는 점이다.

논제와 각 제시문의 내용이 파악되었더라도 논의의 순서가 바뀌면 비판의 글이 아닌 옹호의 글로써 논제에서 벗어나기 때문이다.

주어진 제시문의 내용만으로 논제의 요구사항을 충족시키는 구성을 낳았다는 것은 출제 의도를 정확하게 파악한 부분으로 여타의 근거를 외부에서 가져와 논의를 진행했던 많은 학생들에게 본보기가 될 것으로 판단된다.

논제3은 평이한 듯 보이지만 외부의 근거를 적절하게 도입하여 자신의 견해를 일관성있게 제시한 답안이다.

이는 서두에서 '인터넷'과 '민주주의'의 상관관계에 따른 문제의식을 '참여'의 문제로 구체적으로 언급하였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논의의 일관성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사례와 근거의 다양함보다는 구체적인 논거에 의한 증명이 필요한데,변지연 학생의 글은 응축된 논의로 잘 이끌어내었다.

또한 '독재의 가능성'을 간접적으로 시사한 것은 많은 학생들이 '인터넷의 의해서 독재체제가 들어선다 혹은,극복된다'라고 비약적인 추론을 펼치고 있는 데에 반해 타당성을 갖춘 논의라고 판단된다.

다만 결론에 있어서의 대안제시가 다소 피상적으로 전개되어 아쉽다.

논의의 인과적 구성은 결론에서 마무리되는 것으로 앞서 언급한 문제의식에 대한 대안마련은 구체적일수록 타당하기 때문이다.

변지연 학생의 글은 '절제된 논술'로 평가할 수 있다.

사례와 근거를 남발하지 않고,논제의 요구사항에 대한 자신의 판단을 구체화시킴으로써 무엇보다 전체의 맥락을 유지하는 데 신경을 썼기 때문이다.

이는 무엇보다 논제와 제시문의 독해에 충실한 결과이다.

논술에서 요구하는 창의력이란 남들이 하지 못하는 생각을 제시하는 것이 아니다.

논제와 제시문에 대한 치밀한 분석과 자신이 가진 정보에 대한 검토,선별 과정이 뒷받침될 때,논의전개의 타당성에 의해서 논증되는 힘을 말하는 것이다.

이것은 논술이 갖는 설득력과 밀접하게 연관되는 부분으로 외부의 지식과 제시문에 의존하지 않고 독립된 글로써 제시된,변지연 학생의 글에서 잘 드러나고 있다.

이중한 에듀한경 연구원 doodut@ed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