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시 모집 논술서 당락… 입학사정관은 전형의 설계·서류 심사 참여
[2010 수시 및 입학사정관제 설명회] “올해 수시서 논술 시험 보는 대학 36곳으로 크게 늘어”
'올해 대입은 논술이 당락을 가른다.'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등 주요 대학들이 최근 발표한 2010년도 입학 전형은 논술 시험의 비중이 더욱 높아졌다.

논술시험을 봐야 하는 학생 수도 늘어났고 논술로 뽑는 입학정원도 크게 확대됐다.

수시모집에 집중할 학생들은 이에 대한 대비가 시급하다.

각 대학이 '논술을 잘하면 수능도 잘하고 대학 성적도 좋다'는 시각을 갖고 있어 앞으로도 수시 모집에서 논술이 강화되거나 최소한 그대로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

에듀한경과 S · 논술은 7일 한국경제신문 다산홀에서 200여명의 학부모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2010학년도 수시모집 및 입학사정관제 설명회'에서 이번 대입 전형을 이같이 분석했다.

⊙ 수시모집은 논술,정시모집은 수능

2010학년도에는 대학 입시에 지원하는 수험생이 크게 늘어난다.

수능 응시인원이 전년도의 56만명에서 61만~63만명으로 6만여명이 증가하고 2011학년도에는 64만~66만명으로 늘어나 당분간 입시경쟁이 심화될 전망이다.

이번 2010학년도 대학입시의 가장 큰 특징은 수시모집에서는 논술이 대폭 강화됐고,정시모집은 수능 비중이 높아졌다는 것이다.

각 대학은 지난해까지 실시했던 수시 1학기를 폐지하고 수시 2학기로 통합하면서 전체 모집 정원의 58%가량을 수시로 선발할 계획인 것으로 중간 집계됐다.

전년도에 비해 5000여명이 더 늘어났다.

또 수시 전형에서 면접 비중을 줄이는 대신 논술 비중을 대폭 높여놨다.

수시 모집에서 논술 고사를 치르는 대학도 인문계가 36개,자연계는 33개로 지난해 25개 대학보다 늘어났다.

경희대 동국대 성균관대 등 8개 대학은 아예 일부 인원을 100% 논술고사 성적만으로 선발한다.

특히 연세대는 논술전형 입학정원을 작년 925명에서 올해 1322명으로 크게 늘렸고,고려대는 수시 2차에 지원하는 일반전형 응시자 전원에게 반영비율 40%로 논술시험을 치를 예정이다.

작년에는 학교생활기록부를 통해 17배수를 선정해 이들에게만 2차 시험형태로 논술을 치렀었다.

서울대도 정시 모집에서 논술 비중을 20%에서 30%로 높인다.

정원의 34%를 뽑는 특기자 전형의 경우도 논술이 당락을 좌우하게 된다.

연세대 고려대 등 여러 대학들은 정시 일반전형에서 논술을 없애고 수능 성적 반영비율을 50%에서 70%로 높였다.

⊙ 입학사정관제는 '아직'?

각 대학에서 발표한 입학사정관제에 따른 선발인원을 보면 비율이 무척 높아졌을 뿐 아니라 이름도 바뀌어 새로운 전형인 것처럼 느껴진다.

하지만 실상을 들여다보면 예전에 있던 자기추천형이나 리더십전형이 다수를 이루고 있다.

즉 이미 존재하고 있는 형태의 전형에 입학사정관이 참여한다는 것뿐이다.

예를 들어 연세대의 진리 · 자유 전형은 종전의 교과성적우수자 전형에 해당한다.

전형 방법도 서류심사를 기본으로 하고 면접이라는 선발장치를 따로 두고 있다.

면접은 전공과 관련된 심층면접이며 면접관은 대부분 전공교수다.

따라서 입학사정관이 전형의 설계와 서류 심사 정도만 주로 담당한다고 볼 수 있다.

또 입학사정관 전형의 경우도 내신이나 수능이 어느 정도 기본기가 갖춰져 있는 학생을 선발하기 때문에 입학사정관 전형만으로 대학에 가야겠다는 생각은 금물이다.

⊙ 연세대 전형 변경… 전략 바꿔야

[2010 수시 및 입학사정관제 설명회] “올해 수시서 논술 시험 보는 대학 36곳으로 크게 늘어”

이번 2010학년도 대입에서는 연세대가 수시모집의 무게 중심을 1차로 변경해 수능시험일(11월12일) 전인 10월9일 실시함에 따라 상위권 대학에 지원하려는 학생들은 전략을 바꿔야 할 것으로 보인다.

서울대만을 준비하는 극상위권 학생들은 과감하게 연세대를 포기하고 수능에 올인하는 게 바람직하다.

수능 결과에 따라 고려대 수시를 치거나 서울대 수시와 정시를 공략하는 전략이다.

여름방학까지 주 1회 정도 논술준비를 하고 9월 이후 수능에 올인,수능을 마치면 논술을 집중 공략한다.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에 모두 지원하려면 연세대 10월 수시모집을 위해 논술준비 시기를 앞당겨야 한다.

조기졸업자,글로벌리더 전형이 면접에서 논술로 바뀐다.

고려대 역시 일괄전형으로 변경돼 논술이 강화됐다.

지금부터 주 1회 논술준비를 9월까지 유지하고 수시원서 작성 후 9월 말부터는 10일간 격일 또는 매일 연세대 논술 준비를 한다.

이후에는 한 달간 수능에 전력을 다하고 수능 후 고려대와 서울대를 준비한다.

서강대 이화여대 성균관대 한양대 중앙대 경희대 등 상위권을 준비하는 학생들도 수시에서 연세대와 고려대를 공략할 필요성이 높아졌다.

연세대와 고려대가 일괄전형으로 바뀌면서 논술에 자신이 있는 학생은 수시모집에서 기회가 생겼다.

내신이나 수능이 불안한 학생들은 서강대 논술위주 전형,경희대 논술 100% 전형을 고려할 만하다.

지금부터 주 1회 논술준비를 9월까지 유지한다.

수시원서 작성 후 9월 말부터는 10일간 매일 4~5시간 수시지원 대학 유형에 맞는 논술을 준비한 후 수능에 전력질주한다.

수능 후에는 수시 2차 논술을 준비한다.

건국대 동국대 홍익대 숙명여대 등 중위권의 경우 특별한 변화 없이 각 학교에 맞는 전형을 차분히 준비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많은 학생들이 내신이나 수능에 자신이 없다는 이유로 어느 한 가지에만 올인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바람직하지 않다.

우선 자신이 목표로 하는 대학의 수준을 정해놓고 그에 따라 수능을 기본으로 준비해야 한다.

수능 기본기가 다져지지 않은 경우 자칫 무리한 준비로 수시와 정시의 기회를 모두 날려버릴 수도 있다.

그러므로 고 1,2학년의 경우 차분히 수시전형 요소들(논술,면접)을 준비하고 고3의 경우 냉정하게 실력을 점검받고 가능성 유무를 타진해야 한다.

그 후에 1차 논술대비를 주기적으로 하고,때에 따라 전공 적성이나 면접 대비를 실시간으로 해야 한다.

정재형 한국경제신문 연구위원 j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