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력의 속성은 무엇일까?

다음 <제시문>을 읽고 <논제Ⅰ>에 답하시오.

[논술 기출문제 풀이] 경희대학교 2009학년도 수시 2-1학기 논술(인문계) 풀이 (上)
영향력에는 강요와 억지 두 가지가 있다.

강요는 다른 행위자가 이미 하고 있는 행동을 멈추게 하거나 하지 않고 있던 행동을 시작하도록 만드는 것이다.

억지는 다른 행위자가 지닌 의도를 실행에 옮기지 못하도록 막는 것이다.

냉전 시기 미국과 소련의 대결에서 군비경쟁의 상대적 안정성은 미소 양국 중 어느 누구도 제 1타격능력을 갖고 있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제 1타격능력(first-strike capability)과 제 2타격능력(second-strike capability)의 차이는 군비경쟁의 원리를 이해하는 데 필수적이다.

제 1타격능력은 한 쪽이 다른 쪽을 먼저 공격해서 상대의 보복 대응 능력을 파괴시켜 상대의 어떤 보복 대응도 '감내할' 수준이 되도록 만드는 것을 의미한다.

제 1타격능력이 있을 때 선제공격의 유혹이 커진다.

제 2타격능력이란 상대의 선제공격을 흡수한 후 역으로 상대에게 감당할 수 없을 정도의 보복을 가할 수 있는 능력을 의미한다.

두 행위자가 모두 상대에게 막대한 파괴를 입힐 수 있는 확실한 보복 능력을 갖고 있는 경우,즉 제 2타격능력을 갖고 있는 경우,양자는 상호확증파괴 (mutual assured destruction)의 두려움으로 인해 공격을 멀리하게 된다.

소프트파워란 1989년 미국의 국제정치학자 나이(Joseph Nye)가 만들어 통용시킨 용어이다.

나이는 권력(power)의 행사를 채찍을 통한 강제,당근을 통한 유인,상대로 하여금 내가 원하는 바를 원하도록 끌어들이는 것의 세 가지 유형으로 대별한 후,권력의 자원이란 측면에서 하드파워는 채찍과 당근,즉 군사력과 경제력으로,소프트파워는 문화,이념,외교술 등으로 구분한다.

또한 그는 권력의 행사방식으로서 하드파워가 상대방이 원치 않는 바를 내가 원하는 바대로 강제,유인하는 능력이라면 소프트파워는 상대방이 내가 원하는 바를 원하도록 구성하는 능력으로 구분하고 있다.

요컨대 나이는 권력이동의 두 가지 차원,즉 권력자원이 물질적 자원으로부터 비물질적 자원으로 이동하는 현상과 권력의 작동방식이 직접적인 강제와 유인의 방식으로부터 간접적인 매력의 작동방식으로 이동하는 현상을 소프트파워라는 하나의 개념으로 엮어내었다.

이러한 소프트파워는 매력,즉 '마음을 호리어 끄는 힘'의 작동으로 이해된다. 매력이란 상대방의 가슴을 품는 힘과 머리를 사로잡는 힘,즉 상대방의 정서를 자극하거나 지식으로 설득하는 능력이고 또한 이들을 슬기롭게 활용하는 지혜이기도 하다.

거기서 나는 다시 아이들을 돌아보았다.

움직일 수 없는 증거가 돼 줄 수 있는 것은 그들이었으나,그들이 갑자기 내 편이 되어 그때껏 묵인하고 협조해 오던 석대의 그 같은 비행(非行)을 담임 선생에게 밝혀 주리라는 보장 또한 그리 많아 보이지는 않았다.

거기다가,어떤 의미에서 그들도 석대의 공범자들이 아닌가.

석대와 힘을 합쳐 담임 선생의 공정한 채점을 방해해 오지 않았는가- 하는 생각이 들자 나는 더욱 자신이 없어졌다.

그 때 분명히 석대에게 라이터를 빼앗겨 놓고도 담임 선생이 묻자 빌려 주었을 뿐이라며 시치미를 떼던 병조의 얼굴이 머릿속에 생생히 떠오르고,모처럼 석대를 마음놓고 고발할 기회를 주었건만 오히려 내 자신의 자질구레한 잘못들만 가득 적혀 있던 시험지들이 섬뜩하게 눈앞에 되살아났다.

그 때는 이미 두 달 가까이나 맛들인 굴종의 단 열매나 영악스런 타산도 나를 말렸다.

사실 이런저런 어른들 식의 정신적인 허영을 빼면 석대의 질서 아래 있다고 해서 내게 불리할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이미 말했듯 나의 끈질기고 오랜 저항은 오히려 훈장이 되어 내게 여러 가지 특전으로 되돌아온 까닭이었다.

어떤 면에서 나는 어린이 자치회와 다수결의 지배를 받았던 서울에서보다 더 많은 자유를 누렸고,반(班) 아이들에 대한 영향력에서도 서울에서의 내 위치였던 분단장급보다 크면 컸지 적지는 않았다.

성적도 석대가 그런 식으로 계속 다른 아이들의 발목을 잡아 주는 게 내게 유리할 수도 있었다.

일등 넘보지 않는 한 이등은 그리 힘들이지 않고도 내 차지가 될 것이기 때문이었다.

멜라민이 베이징 올림픽을 집어삼켜 버렸다.

2001년 베이징이 올림픽 개최지로 선정된 이후 7년 동안 온갖 정성을 다해 쌓아 올린 공든 탑이 멜라민 분유 파동으로 일시에 와르르 무너졌다.

세계인의 축제가 끝난 지 한 달도 채 지나지 않아서다.

올림픽 개최 성공으로 자부심에 잔뜩 부풀었던 중국은 이제 전 세계를 공포에 떨게 만든 '불량식품 대국'으로 다시 한번 오명을 떨치게 됐다.

중국의 예에서 보듯이 소프트파워를 얻기는 어렵지만 잃는 것은 한 순간이다.

미국도 비슷한 경험을 했다.

미국에서 멜라민은 이라크전쟁이었다.

전쟁에는 승리했지만 평화를 얻지는 못했다.

이 무리한 전쟁으로 미국은 인심을 온통 잃어버렸다.

뒤늦게 미국은 선제 공격 등 일방주의와 군사력 사용을 강조한 기존의 방위전략 대신 국제 공조와 소프트파워를 강조하는 신방위전략을 발표했지만 구겨진 이미지를 되찾기까지는 많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중국과 미국은 명실상부한 세계 2대 슈퍼파워다.

지구촌을 선두에서 이끌고 있는 이들 국가가 신뢰를 잃게 되면 다른 나라들로서도 좋을 게 별로 없다.

최근의 미국 금융위기에서 보듯이 이제 지구촌은 세계화로 인해 공동운명체가 돼 가고 있다.

초강대국들이 흔들리면 공동의 번영을 누리기 어려워진다는 사실이 자명해졌다.

중국 식품에 대한 안전 우려는 사실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또 어물쩍 넘어가면 중국의 소프트파워는 회복할 수 없는 치명상을 입게 될 것이다.

먹거리가 걱정돼 중국 여행을 기피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

중국에서는 2004년에도 가짜 저질 분유 사건으로 수십 명의 어린이가 희생됐다.

그때도 원자바오 총리는 철저한 진상 규명과 엄격한 처벌 재발 방지를 약속했지만 결과적으로 지켜지지 않았다.

안전불감증이 완전히 사라지지 않고서는 중국이 진정한 강대국이 될 수 없다.

세계인의 공동번영을 위한 중요한 축을 차지하고 있는 중국의 일대 혁신을 기대해 본다.

<논제 I-1> 제시문 [가]에 등장하는 상호확증파괴의 두려움은 강요와 억지 중 어느 개념에 바탕을 두고 있는지 논술하시오. (201자 이상 300자 이내,10점)

<논제 I-2> 제시문 [나]는 권력의 행사를 강제,유인,매력의 사용으로 삼분하고 있다. 세 개념의 차이를 예를 들어 구분하여 논술하시오. (601자 이상 700자 이내,25점)

<논제 I-3> 제시문 [다]의 화자인 '나',[라]의 중국과 미국은 권력의 속성과 관련하여 어떠한 특징과 차이를 보이는지 논술하시오. (301자 이상 400자 이내,15점)


경희대학교는 2009학년도 입시에서 수시 2-1은 논술,수시 2-2에서는 학생부,정시에서는 수능을 중심으로 선발하였다.

2010학년도에도 큰 변화없이 전년도와 같다.

따라서 경희대를 지망하는 수험생들은 수능,학생부,논술고사 가운데 어느 전형이 유리한지를 냉정하게 따져보고 자신에게 적절한 지원전략을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

경희대뿐만 아니라 서울소재의 중상위권 대학은 대부분 수시 2-1과 2-1로 구분하여 신입생을 선발한다는 것도 참고해야 겠다.

경희대는 수시 2-1에서 모집 정원의 30%를 논술 100%(최저기준 없음)로 우선 선발한 후 나머지 인원을 논술 60%,학생부 40%로 선발하고,수시 2-2에서는 학생부만 반영한다.

작년에 신설된 네오르네상스 전형은 1단계에서 서류평가로 모집인원의 3배를 선발한 후,2단계에서 서류평가 60%,면접 40%로 선발한다.

또한 입학사정관 전형인 국제화 전형에서는 심층면접 40%,과학인재전형에서는 논술 40%를 반영한다.

이처럼 수시2-1에서는 대체로 논술과 면접이,수시 2-2에서는 학생부가 당락을 좌우한다고 볼 수 있으나,2-2의 경우 정원이 200명이라는 점에서 수시를 준비하는 학생이라면 논술과 면접 준비에 신경써야 한다.

2009학년도 경희대학교 논술은 전년도에 이어 '통합 교과형 논술'로 실시되었다.

2008년도에 치러진 모의고사에서 논술 1과 논술 2로 구분하여 총 6문항으로,인문계에서도 수리적 사고력이 통합된 주제를 출제한 것과 동일한 유형이었다.

따라서 5월에 치러지는 경희대 모의논술고사를 통해 올해 논술 고사를 준비해야 한다는 것도 명심해야겠다.

경희대 입학처에서는 교과서 지문,시사 이슈,고전,과학문헌 등을 활용하며,인문계열의 경우에도 수리적,논리적 추론능력을 평가하는 문제를 출제할 수 있으므로 이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고 밝히고 있다.

또한 평가기준도 이해 · 분석력 30%,논리적 구성능력 20%,창의적 사고력 30%,표현력 20%로 제시하고 있다.

따라서 수험생들은 반드시 기출문제와 모의고사 문제를 풀면서 경희대 논술유형에 익숙해지도록 연습해야 한다.

한편,경희대 논술은 다른 대학에 비해 '유의사항'을 중요하게 평가한다.

답안 채점 시 유의사항 준수 여부를 통해 감점 요인부터 찾아내어 감점한 후 내용을 채점하므로 유의사항을 준수하지 못해 감점당하는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특히 분량을 준수하지 않으면 0점 처리될 수도 있으니 각별히 신경써야 한다는 것을 명심하도록!!

⊙ 제시문 분석

제시문은 모두 네 개로 구성되어 있는데,대체로 평이하기 때문에 독해하는 데 그리 어렵지 않다.

전체적인 주제를 '권력'으로 꼽을 수 있는 제시문은 대체로 접근하기 쉬운 글들로,처음 보는 글이라도 주제를 파악하는 데 어렵지 않다.

이를 통해 경희대 논술이 중시하는 제시문 분석능력이 제시문 자체의 독해능력보다는 이를 활용하는 능력을 의미함을 유추할 수 있다.

제시문 [가]는 타인에게 미치는 영향력을 '강요'와 '억지'로 구분하여 개념을 정리하고,미국과 소련의 군비경쟁을 예로 들어 국가 간 영향력 행사를 설명하고 있다.

냉전시기 미국과 소련의 군비경쟁은 다른 행위자가 지닌 의도를 실행에 옮기지 못하도록 막는 '억지'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미국과 소련 모두 제 2타격능력을 갖고 있었을 뿐 제 1타격능력을 갖고 있지 못했기 때문에 군비경쟁을 통해 냉전을 유지하면서도 전쟁을 수행하지는 않았던 것이다.

제시문 [나]는 권력의 행사를 강제,유인,상대에게 내가 원하는 바를 원하도록 끌어들이는 것으로 구분한 조지프 나이 교수의 주장에 대한 글이다.

강제와 유인은 군사력과 경제력이라는 권력의 행사방식이며,마음을 호리어 끄는 힘-내가 원하는 것을 상대방도 원하도록 하는 '매력'은 문화,이념,외교술이라는 권력의 행사방식으로 이해할 수 있다.

나이 교수는 권력이 직접적인 강제와 유인의 방식에서 간접적인 매력으로 이동하는 현상을 소프트파워라는 개념을 통해 설명하는데,이는 상대방의 힘과 머리를 사로잡는 힘이며 상대방의 정서를 자극하거나 지식으로 설득하는 능력이고,상대방을 슬기롭게 활용하는 지혜다.

제시문 [다]는 교과서에 실려 있는 이문열의 소설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의 한 대목이다.

'나'는 엄석대라는 학급의 권력자에게 저항하기보다는 그 질서에 편입되는 것을 선택하고 있다.

그 이유는 저항을 해 봤자 권력의 질서가 바뀌지 않을 것을 경험으로부터 터득하였고,저항하지 않고 질서에 편입해도 자신이 그간 쌓아 온 경험에 의해 피해보지 않을 뿐 아니라 어느 정도 이익을 획득할 수도 있다는 판단을 내렸기 때문이다.

'나'가 이러한 판단을 내리게 된 것은 결국 엄석대의 강요와 유인의 결과라고 할 수 있다.

제시문 [라]는 신문 칼럼으로 미국과 중국이 소프트파워를 잃었고,소프트파워를 잃으면 국가신뢰를 읽게 되며,이는 아무리 강대국이라고 하더라도 소프트파워가 부재하면 세계의 진정한 강자로서의 지위를 잃게 된다는 것이다.

중국은 7년 동안 준비한 베이징 올림픽을 통해 세계인의 축제를 성공적으로 개최했다는 자부심을 가졌지만,채 한 달도 안 돼 발생한 '멜라닌 파동'으로 이미지를 실추시켰다.

소프트파워를 얻는 것은 오래 걸리지만 잃는 것은 한순간이라는 것이다.

미국 역시 이라크 전쟁을 통해 그동안 쌓아 왔던 소프트파워를 한순간에 잃었다.

그런데 강대국이 국가신뢰를 잃게 되는 것은 다른 나라에도 좋을 게 없다고 주장한다.

현대는 세계화를 통해 전 세계가 운명공동체를 이루고 살아가는 시대이므로 초강대국들이 흔들리면 다른 나라들 역시 번영을 이룩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따라서 미국과 중국이 실추된 소프트파워를 되찾는 것은 그들뿐 아니라 세계인의 공동번영을 위해서도 필요하다는 것이다.

⊙ 논제 분석

논제 Ⅰ-1은 제시문 독해 능력을 평가하는 문제다.

제시문 [가]에서 설명하고 있는 '상호확증 파괴의 두려움'이 강요와 억지 중 어느 개념에 속하는 것인지를 논리적으로 설명하기 위해서는 일단 제시문을 정확하게 이해해야 하기 때문이다.

강요는 상대방이 이미 하고 있는 행동을 멈추게 하거나 하지 않고 있던 행동을 시작하도록 만드는 것이며,억지는 상대방이 가진 의도를 실행에 옮기지 못하도록 막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미국과 소련의 군비경쟁 속에서도 전쟁을 수행하지 않게 한 '상호확증 파괴의 두려움'은 억지에 속한다.

'강요'를 위해서는 선제공격을 통해 상대의 보복 대응 능력을 파괴시켜 상대의 어떤 보복 대응도 감내할 수 있는 제 1타격능력을 가져야 하는데,미국과 소련은 모두 이를 갖추고 있지 못했기 때문이다.

두 대상은 모두 상대에 막대한 파괴를 입힐 수 있는 확실한 보복 능력인 제 2타격능력을 갖추고 있었기 때문이다.

냉전이란 지속적인 군비경쟁을 통해 상대방을 공격하고자 하는 의도를 가졌으면서도 직접적인 군사적인 무력 대결으로 나아가지 않은 상태인데,이는 서로에 대한 전쟁 억제력을 의미하며 '억지'에 해당한다.

논제 Ⅰ-2 역시 제시문 독해를 정확히 해야 제대로 풀 수 있는 문제다.

다만 제시문에서 설명하고 있는 세 개념을 정확히 파악하고,이들의 차이점을 '예'를 통해 부각시켜야 한다는 점에서 어느 정도의 창의력을 평가한다고도 볼 수 있다.

'차이점'을 중심으로 서술해야 한다는 점에서 '비교'를 요구하고 있다고도 볼 수 있는데,비교시에는 비교대상들 사이에 존재하는 공통점을 '비교기준'으로 설정하고 분석해야 한다.

그러나 문제에서 이미 '권력의 행사'라는 기준점을 제시하고 있기 때문에 별도의 공통점을 찾지 않아도 된다.

다만 세 개념을 서술할 때,'권력의 행사'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것은 반드시 주지해야 한다.

강제와 유인,매력은 상대방을 내가 원하는 바대로 하도록 만드는 것이라는 점에서는 같다.

그러나 강제와 유인은 상대방이 원하지 않은 것을 내가 원하는 바대로 하게 하는 것이라면,매력은 상대방이 내가 원하는 것을 원하도록 만드는 것이라는 점에서 다르다.

또한 강제와 유인 역시 각각 군사력과 경제력을 이용한다는 점에서도 다르다.

강제의 사례로는 미국의 '이라크 전쟁'을,유인은 'FTA'와 같은 국가 간 무역활동을 들 수 있다.

또한 매력은 '한류열풍'과 같이 문화를 통해 국가의 영향력을 확장시켜가는 현상들을 예로 들어 설명할 수 있겠다.

논제 Ⅰ-3은 제시문들을 통해 '권력'이란 무엇인지를 이해하고,'나',중국과 미국이 '권력의 속성'에서 어떤 특징을 가지는지를 서술하는 것이다.

세 대상에서 보여지는 권력의 속성이 어떤 차이점을 가지는지도 서술해야 한다는 점에서는 논제 Ⅰ-2와 동일하다.

'나'는 엄석대라는 학급의 권력자에게 저항하는 것을 포기하고,그 질서에 편입하는 것을 선택하고 있다.

권력자를 반대하지만 그 권력자를 뛰어넘을 수 없음을 인정하고,그 질서에 편입하는 것은 '강제'의 결과지만,그것이 자신에게도 이익이 될 수 있음을 인식하고 있다는 점에서는 '유인'의 결과라고 할 수 있다.

권력자에 대한 저항의 결과 자신도 어느 정도 학급에서의 지위를 점했으며 1등을 원하지만 않으면 2등을 유지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권력자의 질서에 편입하는 이유이기 때문이다.

여기에서 권력은 상대방이 원치 않는 것을 원하도록 만드는 속성을 가진다.

그러나 중국과 미국의 경우에서 권력은 내가 원하는 것을 상대방 역시 원하도록 만들어야 발휘될 수 있다.

중국은 멜라민 파동을 통해 그간 쌓아온 강대국으로서의 지위를 상실할 위험에 처했고,미국은 이라크 전쟁을 통해 국가 신뢰가 무너졌다.

중국이 소프트파워를 상실한 계기는 식료품 안전성에 대한 공포였다면,미국은 이라크 전쟁이라는 강제를 통해 상대방에 대한 영향력을 행사했기 때문이다.

이러한 권력의 특징은 제시문 [나]에서 권력자원이 물질적 자원으로부터 비물질적 자원으로 이동하는 현상,권력의 작동방식이 직접적인 강제와 유인의 방식으로부터 간접적인 매력의 작동방식으로 이동하는 현상과 관련지어 생각할 수 있다.

오늘날 상대방에게 영향력을 행사하려면 직접적인 강제와 유인보다 내가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서는 상대방 스스로 그것을 원하도록 '마음을 호리어 끄는 힘'이 전제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김은희 S · 논술 선임연구원 lovemin@nons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