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사회의 위기는 ‘휴머니즘의 위기’이다
가 타인의 얼굴이 내가 그에 대해 갖고 있는 매우 간헐적인 관심을 다른 곳으로 돌리기 위해 나에게 보여주는 속임수일 따름이라면,왜 그것을 사과로 바꾸어 그릴 수 없겠는가?
혹은,무엇인가를 바라보기는 하지만 주목해서 보지 않는 그런 눈을 그릴 수는 없겠는가? 나 타자를 향한 현대 예술가의 시선은 근원적으로 소외된 자신을 향한 시선과 서로 닮아 있다.
현대 예술은 타인에 대한 무관심,일정한 거리두기를 특징으로 보여주는데,이런 특징은 비인간적인 현대적 삶에 의해 왜소해진 주체의 의식을 반영한다.
세계로부터 소외된 현대인의 시선은 사물의 본질적 의미에 다가가지 못한 채 단지 진열된 상품처럼 물화된 세계를 시각적으로 소비하는 것에 불과한 것이 된다.
결국 타자를 소외시킨 이런 시선은 세계로부터 '고립된 자아'의 역투영(逆投影)일 뿐이다.
타인의 내면을 들여다보지 못하는 고립감은 모든 인간관계에 대한 절망을 함축한다.
현대인의 사회적 제스처,얼굴 표정은 이 점에서 일정한 거리두기와 타인에 대한 불신,경계를 포함한 무관심을 유지하는 수단,즉 가면에 해당된다.
타자의 시선으로부터 스스로의 사적인 감정,내면을 감추기 위한 한 방법으로 현대인은 사회적 제스처와 교양 있는 얼굴 표정을 사용하지만 그들은 이미 쇼윈도에 전시된 인형과 같은 존재가 된다.
현대의 예술은 이런 위선,진정성이 사라진 인간관계,소외된 자아,모든 친밀한 관계로부터 절연된 타자화,비인간화된 국가 등에 대해 근원적인 불안감을 표현한다.
다 찰스 테일러는 불안한 현대사회라는 저서에서 현대인의 불안을 주체성의 상실에 그 원인이 있는 것으로 설명한다.
주체의 불안은 진정한 삶의 가치와 목표를 상실한 주체가 자기 결정권을 잃고 도구적 이성의 희생물이 되거나 도덕적 판단을 유보한 채 효율성을 강요하는 관료적 지배체제의 하수인이 된 결과로 나타나는 현상이며,이런 상황 속에서 개인은 자신의 윤리적 책임을 망각한 채 도구로 전락한다.
현대 예술에서의 소외의 표현 역시 이런 현대사회의 불안정성과 모순,파시즘적인 지배체제에 의해 억압된 개인의 왜소함에 그 근거를 두고 있다.
이처럼 현대적 불안,인간 소외,도구화된 인간성,인간을 수단화하는 비인간적 국가주의 등은 20세기 이후 문학,예술,정치,경제 등 생활영역의 모든 분야에서 휴머니즘을 붕괴시키고 인간성을 위협하는 조건이다.
현대성의 위기는 이 점에서 곧 '휴머니즘의 위기'라고 할 수 있다.
이런 역사적 실례를 우리는 아우슈비츠의 유대인 학살에서 대표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
제라르 뱅상은 <전쟁과 정체성의 혼란>이라는 글을 통해 이 유대인 학살을 주도한 전범들에 대해 다음과 같이 서술한다.
"살육을 책임진 고위직 인사들은 공포영화에 나오는 것 같은 '괴물들'인가?
그에 대한 답은 '아니오'이기 때문에 더욱 가공스럽다.
그들은 무엇보다 명령과 일의 효율성을 무엇보다 염려하는 충직한 관료들이었다.
최단 시간 안에 최대한의 사람을 가능한 한 가장 은밀하게 죽인다는 특수한 종류의 효율성이긴 하지만 말이다."
아우슈비츠 사령관을 역임한 루돌프 회스는 처형되기 몇 주 전에 회고록을 작성했다.
"나의 소명은 사전에 정해졌던 것 같다.
부친이 내게 종교인이 되도록 서원하셨기 때문이다. (…)
나는 부친이 친구들 앞에서 권위에 대한 전적인 복종을 어떻게 역설했는지 기억하고 있다. (…)
나 자신 오랫동안 수감자들의 고통스런 삶을 체감한터라 마음 속으로는 수용자들에 대해 아주 긴밀한 연대감을 느꼈다. (…)
아이케는,친위대원이라면 국가나 아돌프 히틀러의 구상에 대해 반란을 일으킨다면 부모라도 죽일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
처는 나를 용납하기 힘들다고 생각했다.
나는 일만 생각했던 것이다. (…)
체포된 후 사람들은 내가 명령의 이행을 거부하고 또 기회가 되면 히틀러를 죽일 수도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그러한 생각은 수천 명의 친위대 장교 가운데 누구도 할 수 없었다고 나는 믿는다. (…)
'제국 총통'인 히틀러는 신성 불가침한 존재였다. (…)
이렇게 평상시와 다른 상황이 되면 어린 아이들은 보통 훌쩍거리기 시작한다.
하지만 엄마나 작업반원이 달래면 그들은 장난감을 안고 장난을 치면서 가스실로 향한다. (…)
수용자들을 대량으로 살육하기 시작한 후 나는 아우슈비치에서 행복감을 느끼지 못했다.
나 자신에게 불만을 느꼈던 것이다.
일에 시달린 나는 부하들을 믿지 못했고,상관들은 나를 이해하지 않았으며 내 말을 듣지도 않았다.
모두들 '사령관은 매우 흡족한 생활을 하고 있다'고 말했지만 사실 나는 별로 선망할 것도 없는 상황에 처해 있었다. (…)
나는 한번도 잔혹하게 군적이 없으며 가혹행위에 이끌려 간 적도 없었다. (…)
나는 제3제국의 거대한 살육기계의 무의식적인 한 부품에 불과했다.
이 기계는 부서지고 엔진은 사라졌다.
나도 그렇게 되어야 한다.
세계가 그것을 요구하고 있다."
예루살렘의 아이히만 에서 한나 아렌트*는 자신에게 정말 새로워 보인 것은 '아이히만의 정상적 행동'이었다고 말한다.
패덕자도 잔혹한 인간도 아닌 아이히만**은 자기가 칸트의 도덕 원리에 충실했다고 믿었다.
출세주의자였던 것은 분명하지만 그는 "상관의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상관을 죽일 사람은 아니었다. (…) 그는 자신이 저지른 일을 결코 이해하지 못했다. (…) 바로 여기에서 우리는 악의 평범성을 본다."
이는 사디즘보다 더 가공스러운 것이다.
자신이 한 소행에 대해 아무런 의식이 없다는 것은 모든 파괴본능을 다 합쳐 놓은 것보다 더 많은 악을 저지르게 만든다.
이것은 누구에게서나 나타날 수 있다.
그렇다고 해서 "범죄자의 죄가 사해지는 것은 아니며,더구나 집단 책임론이 정당화되는 것도 아니다."
* 한나 아렌트 - 아우슈비츠 이후의 현대성과 독일 파시즘에 관한 많은 연구를 남긴 학자.
** 아이히만 - 유대인 학살을 주도한 나치 친위대 장교로서 전후 아르헨티나로 도주했다가 이스라엘에서 재판을 받고 처형되었다.
[문제4] 제시문 [가]의 그림과 제시문 [나]는 현대예술의 특징에 관련된 것이다. 제시문 [나]를 참조하여 제시문 [가]의 그림에 대한 설명이 함축하고 있는 의미와 그러한 설명이 가능한 이유를 쓰시오. <8~12줄(281~420자)>[20점]
[문제5] 제시문 [가],[나],[다]는 모두 ‘현대성의 모순’을 ‘휴머니즘의 몰락’에서 찾고 있다. 휴머니즘의 몰락원인을 말하고 있는 위 제시문들의 공통주제를 찾고,[가],[나],[다]를 활용하여 제시문 [다]에 서술된 내용과 같은 현상이 발생하게 된 원인을 루돌프회스와 아이히만의 행동의 분석을 통해 설명하시오. <18~21줄 (631~735자)>[30점]
▶ 4~5번 문제 해제
⊙ 문제 분석
4~5번 문제 역시 제시문에 대한 독해력과 제시문에 등장하는 논리를 얼마나 잘 활용할 수 있는지를 평가하는 문제이다.
4번 문제는 현대 예술의 특징을 서술한 제시문 (나)를 이해하여 제시문 (가)에 나타난 제라르 뱅상의 그림을 해석하는 문제로 제시문 (나)를 잘 이해한다면 쉽게 쓸 수 있는 문제이다.
5번 문제는 이번 동국대 수시 논술에서 가장 긴 분량을 요구하는 문제로 휴머니즘의 몰락 원인인 인간소외와 비인간화라는 공통주제를 찾아내고 현대사회의 고도화된 관료제가 낳은 악의 평범성을 분석하는 문제이다.
얼핏 보면 어려운 문제처럼 보이지만,문제에서 이미 각 제시문들의 공통주제를 제시해 주었고,제시문 (다)에서는 인간소외와 비인간화의 원인을 제시하고 있으므로,제시문을 꼼꼼히 읽는다면 어려운 문제가 아닐 것이다.
⊙ 제시문 분석
제시문 (가)는 제라르 뱅상의 그림을 보여주고 있다.
흥미로운 점은 첫 번째 그림에서 사람의 얼굴 대신 사과가 그려져 있다는 것과 두 번째 그림에서는 눈에 초점이 없는 사람이 그려져 있다는 것이다.
작가는 어떤 의도를 갖고 있었을까?
제시문 (가)의 그림과 글로는 이 그림을 해석하기에 어려움이 있지만,제시문 (나)에서 그 실마리를 찾아 볼 수 있다.
제시문 (나)에서는 현대 예술의 특징을 진정성이 사라진 인간관계,소외된 자아(주체),관계로부터 절연된 타자에 대한 불안감을 표현한 것이라고 규정한다.
다시 말해 현대 예술은 현대사회에서 인간이 경험하는 인간소외와 비인간화의 문제를 표현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현대사회는 앞에서 언급한 것처럼 도구적 이성이 최대한 발현된 사회이며,효율성을 가장 큰 덕목으로 삼는다.
도구적 이성은 주어진 목표를 효율적으로 달성할 수 있는 수단에만 관심을 기울이는 이성으로 인간 자체에 대해서는 큰 관심을 갖지 않는다.
실제로 현대사회는 도구적 이성을 최대한으로 발현시키려는 사회이다.
다시 말해 효율성을 제1의 가치로 여기는 사회이다.
예를 들어 한 회사가 최소한의 투자로 최대한의 이익을 내기 위해서는 과학 기술의 발전이 전제되어야 할 것이며,이를 달성하기 위해 그 회사는 최대의 효율을 내기 위한 조직을 갖추려 할 것이다.
이러한 것이 바로 발달한 기계기술과 거대한 관료조직으로 대표되는 현대사회의 한 단면인 것이다.
문제는 만일 인간이 이러한 도구적 이성에 매몰되면 인간의 삶은 모든 면에서 효율성만을 지향하게 되고 스스로 자신의 이성이 만들어 낸 효율성에 종속되는 위치로 전락하고 말 것이라는 점이다.
그런데 문제는 실제로 인간은 자신이 만들어 낸 것에 스스로 종속되고 있다는 것이다.
조금이라도 돈을 더 벌기 위해 끊임없는 경쟁이 현재 이루어지고 있으며,더 많은 이득을 내고자 끊임없이 새로운 기술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현대인들은 이러한 기술을 마음껏 향유하고 있지만,이러한 기술과 기계가 없이는 하루도 살아가지 못하는 존재가 되어 가고 있다.
또한 효율성이 최대의 목표가 되었기 때문에 인간과 인간의 본질적인 관계는 중요하지 않게 되어 버리며,개인의 효율성 추구를 위해 인간은 파편화되고 부품화되어간다.
즉 철저한 개인주의 사회가 되어 가는 것이다.
돈을 많이 벌기 위해서는 자신의 노동이 필요할 뿐,옆집에 누가 굶어가고 있는지는 관심조차 가질 필요가 없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현대사회에서 인간은 효율성에 내몰린 채 인간의 존재론적인 가치를 상실하게 된다.
결국 자신이 만들어 낸 것에 자신이 종속된 도구로 전락해 버리는 것이다.
이를 인간 소외,비인간화라고 명명할 수 있을 것이다.
결국 인간은 자신만을 위해 살아가게 되고,자기 동료에게서,그리고 자연으로부터,심지어 자기 자신에게서 소외될 수밖에 없게 된다.
철저히 개인화된 사회에서 인간은 고독감과 공포감을 느끼며,인간관계 역시 단절된다.
이런 상황에서 인간 관계 역시 인간 대 인간의 만남이 아닌 자신을 숨기고 가면을 쓴 채 만나는 위선적인 관계가 될 수밖에 없다.
이러한 측면을 제시문 (나)에서는 진정성이 사라진 인간관계,관계로부터 절연된 타자에 대한 불안감으로 표현한 것이다.
즉 제시문 (가)의 그림은 인간의 내면이나 본질적인 가치가 사라진 관계,즉 인간소외의 측면을 표현한 것이다.
인간의 내면이나 본질적인 가치가 사라진 관계에서 타인의 얼굴과 시선은 아무런 의미도 갖지 못하기 때문이다.
인간 스스로가 자신의 주체성을 상실한 채로 가면과 가면의 만남만이 유지되고 있는 상황에서는 타인의 가면이 사과가 되었든 귤이 되었든, 타인의 시선이 나를 보든 먼 산을 보든 그것은 중요하지 않을 것이다.
이러한 상황을 상징적으로 보여준 것이 제라르 뱅상의 그림이라고 해석할 수 있을 것이다.
제시문 (다)는 이러한 현대 사회의 위기를 휴머니즘의 위기라고 명명하며 역사적 실례로 아우슈비츠의 유대인 학살을 든다.
현대사회가 효율성을 추구하는 사회이며,효율성을 극대화한 조직이 관료제라고 할 수 있다는 점은 앞에서 밝힌 바 있다.
또한 효율성을 좇기만 해 소외된 인간은 고독감과 공포감을 느낄 수밖에 없다는 점도 밝힌 바 있다.
이렇게 고독감과 공포감을 상실한 인간들은 거대한 권력에 자신의 의지를 상실한 채 몸을 맡기려고 한다.
이러한 것을 보여준 것이 바로 아우슈비츠의 유대인 학살이다.
제2차 세계대전을 겪으면서 유럽의 지성인들은 이성적인 인간이 얼마나 잔혹해 질 수 있는지를 경험하면서 큰 충격에 빠진다.
인간의 이성을 최대한 발현했기 때문에 신과 자연으로부터 독립할 수 있었다고 믿었던 유럽의 지성인들에게는 해명할 수 없었던 문제였던 것이다.
그러나 이는 인간의 이성 중 도구적 이성,즉 효율성만을 강조해 왔던 근대 이성의 문제점을 비판하는 학자들이 등장하기 시작했고,그 대표적인 학자가 제시문 (다)의 한나 아렌트이다.
관료제라는 시스템은 조직을 효율적으로 운영하기 위한 것이며,업무가 분화되어 있고,각 업무를 담당하는 부서나 개인들의 숙련도가 높은 것이 특징이다.
또한 권한이 소수에게 집중되어 있어 하향식 의사결정을 보이게 된다.
이러한 시스템으로 인해 인간은 개인이 맡은 업무만을 수행하고 상급자의 지시에 따라야 하는 상황에 놓이게 된다.
심지어 개인조차 효율성만을 추구하여 소외된 인간은 스스로 생각하기보다는 이러한 상황에 순응하려고 할 것이다.
따라서 능동적으로 말하고 생각하고 판단하기보다는 지시를 단순히 따르게 된다.
즉 상급자의 지시가 비도덕적이며 자신의 신념과 위배되는 것이라도 지시를 따를 확률은 높아질 것이다.
아우슈비츠 사령관을 역임한 루돌프 회스나 아이히만이 유대인에게 저지른 학살과 가혹행위 역시 자신이 잘못했다기 보다는 상급자의 지시에 따른 것에 불과하다는 주장도 이해가 된다.
또한 관료제라는 시스템은 상급자일수록 그 권한과 책임이 높은 것도 특징이다.
즉 상급자의 지시로 인한 개인 행동의 책임을 피할 수 있다고 각 개인들은 생각하게 되므로 이러한 확률은 더욱 높아질 수밖에 없다.
이는 사회심리학에서 말하고 있는 '악의 평범성',누구나 반사회적이고 비도덕적인 행위를 할 수 있다는 주장과 일맥상통한다.
즉 사회적인 시스템이 인간을 악하게 만들 수도 있다는 것이다.
단순히 제시문 (나)와 (다) 같은 제한적이고 통제적인 상황,혹은 아이히만과 같은 상황에서만 벌어지는 것이 아니라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현실에서 누구에게나 흔히 벌어질 수 있는 일일 수도 있다.
예를 들어 자신이 공장 폐수를 하천으로 흘려보내는 것을 알고 있으면서도,그것이 위험하다는 것을 알고 있으면서도 상급자의 지시로 폐수를 흘려보내는 행위를 들 수 있을 것이다.
결국 현대사회의 도구화된 인간,즉 소외된 인간은 인형처럼 명령에 따를 뿐 스스로 판단을 하지 않았고 이러한 인간이 보여준 비극적인 현실이 아우슈비츠의 인간 학살인 것이다.
이 현실은 인간소외와 비인간화라는 제시문 (가)~(다)가 제시하는 주장과 일맥상통하는 하나의 예인 것이다.
그렇다면 이러한 인간소외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스스로 생각하고 판단하고 결정하고 행동함으로써 반성적이고 성찰적인 이성을 발휘하면서 인간의 주체성을 확보하고 자신이 만든 것에 종속되지 않으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
또한 인간에게 필요한 것이 효율성만은 아니라는 사실도 느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노력 등을 통해서만 현대 사회의 인간이 느끼는 고독과 공포는 사라질 수 있다.
제시문 (다)에서 언급하고 있는 악의 평범성이라는 주제는 논술에서 자주 출제되고 있으므로 충분히 이해하고 숙지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실제로 2009년 한양대 수시 2-2에서도 동일한 주제로 출제된 바 있다.
⊙ 답안 작성
4번 문제는 제시문 (나)의 이해를 바탕으로 시작해야 한다.
현대 예술이 현대 사회에서 인간이 살아가면서 경험하는 비극적인 현상을 표현했다는 점과 현대사회의 인간소외와 비인간화가 무엇인지를 짚어줘야 한다.
글의 초반부에는 제시문 (가)의 특징을 짚어주면서 현대 예술의 특징을 현대사회의 인간소외와 연결해서 설명하며 이것이 갖는 의미를 제시문 (가)와 다시 연관하면서 설명해주면 좋은 답안이 될 것이다.
5번 문제는 제시문 (가)~(다)의 공통주제인 인간소외라는 점을 짚어주면서 글을 시작하면 될 것이다.
인간소외를 각각의 제시문이 어떻게 설명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면서 제시문 (다)의 현상 역시 인간소외의 또다른 예라는 점을 짚어주면 될 것이다.
아이히만과 루돌프 히스의 행동을 명확하고 자세하게 분석해 주는 것이 5번 문제의 중요한 또다른 포인트가 될 것이다.
이용준 S · 논술 선임연구원 leroy7@hanmail.net
가 타인의 얼굴이 내가 그에 대해 갖고 있는 매우 간헐적인 관심을 다른 곳으로 돌리기 위해 나에게 보여주는 속임수일 따름이라면,왜 그것을 사과로 바꾸어 그릴 수 없겠는가?
혹은,무엇인가를 바라보기는 하지만 주목해서 보지 않는 그런 눈을 그릴 수는 없겠는가? 나 타자를 향한 현대 예술가의 시선은 근원적으로 소외된 자신을 향한 시선과 서로 닮아 있다.
현대 예술은 타인에 대한 무관심,일정한 거리두기를 특징으로 보여주는데,이런 특징은 비인간적인 현대적 삶에 의해 왜소해진 주체의 의식을 반영한다.
세계로부터 소외된 현대인의 시선은 사물의 본질적 의미에 다가가지 못한 채 단지 진열된 상품처럼 물화된 세계를 시각적으로 소비하는 것에 불과한 것이 된다.
결국 타자를 소외시킨 이런 시선은 세계로부터 '고립된 자아'의 역투영(逆投影)일 뿐이다.
타인의 내면을 들여다보지 못하는 고립감은 모든 인간관계에 대한 절망을 함축한다.
현대인의 사회적 제스처,얼굴 표정은 이 점에서 일정한 거리두기와 타인에 대한 불신,경계를 포함한 무관심을 유지하는 수단,즉 가면에 해당된다.
타자의 시선으로부터 스스로의 사적인 감정,내면을 감추기 위한 한 방법으로 현대인은 사회적 제스처와 교양 있는 얼굴 표정을 사용하지만 그들은 이미 쇼윈도에 전시된 인형과 같은 존재가 된다.
현대의 예술은 이런 위선,진정성이 사라진 인간관계,소외된 자아,모든 친밀한 관계로부터 절연된 타자화,비인간화된 국가 등에 대해 근원적인 불안감을 표현한다.
다 찰스 테일러는 불안한 현대사회라는 저서에서 현대인의 불안을 주체성의 상실에 그 원인이 있는 것으로 설명한다.
주체의 불안은 진정한 삶의 가치와 목표를 상실한 주체가 자기 결정권을 잃고 도구적 이성의 희생물이 되거나 도덕적 판단을 유보한 채 효율성을 강요하는 관료적 지배체제의 하수인이 된 결과로 나타나는 현상이며,이런 상황 속에서 개인은 자신의 윤리적 책임을 망각한 채 도구로 전락한다.
현대 예술에서의 소외의 표현 역시 이런 현대사회의 불안정성과 모순,파시즘적인 지배체제에 의해 억압된 개인의 왜소함에 그 근거를 두고 있다.
이처럼 현대적 불안,인간 소외,도구화된 인간성,인간을 수단화하는 비인간적 국가주의 등은 20세기 이후 문학,예술,정치,경제 등 생활영역의 모든 분야에서 휴머니즘을 붕괴시키고 인간성을 위협하는 조건이다.
현대성의 위기는 이 점에서 곧 '휴머니즘의 위기'라고 할 수 있다.
이런 역사적 실례를 우리는 아우슈비츠의 유대인 학살에서 대표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
제라르 뱅상은 <전쟁과 정체성의 혼란>이라는 글을 통해 이 유대인 학살을 주도한 전범들에 대해 다음과 같이 서술한다.
"살육을 책임진 고위직 인사들은 공포영화에 나오는 것 같은 '괴물들'인가?
그에 대한 답은 '아니오'이기 때문에 더욱 가공스럽다.
그들은 무엇보다 명령과 일의 효율성을 무엇보다 염려하는 충직한 관료들이었다.
최단 시간 안에 최대한의 사람을 가능한 한 가장 은밀하게 죽인다는 특수한 종류의 효율성이긴 하지만 말이다."
아우슈비츠 사령관을 역임한 루돌프 회스는 처형되기 몇 주 전에 회고록을 작성했다.
"나의 소명은 사전에 정해졌던 것 같다.
부친이 내게 종교인이 되도록 서원하셨기 때문이다. (…)
나는 부친이 친구들 앞에서 권위에 대한 전적인 복종을 어떻게 역설했는지 기억하고 있다. (…)
나 자신 오랫동안 수감자들의 고통스런 삶을 체감한터라 마음 속으로는 수용자들에 대해 아주 긴밀한 연대감을 느꼈다. (…)
아이케는,친위대원이라면 국가나 아돌프 히틀러의 구상에 대해 반란을 일으킨다면 부모라도 죽일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
처는 나를 용납하기 힘들다고 생각했다.
나는 일만 생각했던 것이다. (…)
체포된 후 사람들은 내가 명령의 이행을 거부하고 또 기회가 되면 히틀러를 죽일 수도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그러한 생각은 수천 명의 친위대 장교 가운데 누구도 할 수 없었다고 나는 믿는다. (…)
'제국 총통'인 히틀러는 신성 불가침한 존재였다. (…)
이렇게 평상시와 다른 상황이 되면 어린 아이들은 보통 훌쩍거리기 시작한다.
하지만 엄마나 작업반원이 달래면 그들은 장난감을 안고 장난을 치면서 가스실로 향한다. (…)
수용자들을 대량으로 살육하기 시작한 후 나는 아우슈비치에서 행복감을 느끼지 못했다.
나 자신에게 불만을 느꼈던 것이다.
일에 시달린 나는 부하들을 믿지 못했고,상관들은 나를 이해하지 않았으며 내 말을 듣지도 않았다.
모두들 '사령관은 매우 흡족한 생활을 하고 있다'고 말했지만 사실 나는 별로 선망할 것도 없는 상황에 처해 있었다. (…)
나는 한번도 잔혹하게 군적이 없으며 가혹행위에 이끌려 간 적도 없었다. (…)
나는 제3제국의 거대한 살육기계의 무의식적인 한 부품에 불과했다.
이 기계는 부서지고 엔진은 사라졌다.
나도 그렇게 되어야 한다.
세계가 그것을 요구하고 있다."
예루살렘의 아이히만 에서 한나 아렌트*는 자신에게 정말 새로워 보인 것은 '아이히만의 정상적 행동'이었다고 말한다.
패덕자도 잔혹한 인간도 아닌 아이히만**은 자기가 칸트의 도덕 원리에 충실했다고 믿었다.
출세주의자였던 것은 분명하지만 그는 "상관의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상관을 죽일 사람은 아니었다. (…) 그는 자신이 저지른 일을 결코 이해하지 못했다. (…) 바로 여기에서 우리는 악의 평범성을 본다."
이는 사디즘보다 더 가공스러운 것이다.
자신이 한 소행에 대해 아무런 의식이 없다는 것은 모든 파괴본능을 다 합쳐 놓은 것보다 더 많은 악을 저지르게 만든다.
이것은 누구에게서나 나타날 수 있다.
그렇다고 해서 "범죄자의 죄가 사해지는 것은 아니며,더구나 집단 책임론이 정당화되는 것도 아니다."
* 한나 아렌트 - 아우슈비츠 이후의 현대성과 독일 파시즘에 관한 많은 연구를 남긴 학자.
** 아이히만 - 유대인 학살을 주도한 나치 친위대 장교로서 전후 아르헨티나로 도주했다가 이스라엘에서 재판을 받고 처형되었다.
[문제4] 제시문 [가]의 그림과 제시문 [나]는 현대예술의 특징에 관련된 것이다. 제시문 [나]를 참조하여 제시문 [가]의 그림에 대한 설명이 함축하고 있는 의미와 그러한 설명이 가능한 이유를 쓰시오. <8~12줄(281~420자)>[20점]
[문제5] 제시문 [가],[나],[다]는 모두 ‘현대성의 모순’을 ‘휴머니즘의 몰락’에서 찾고 있다. 휴머니즘의 몰락원인을 말하고 있는 위 제시문들의 공통주제를 찾고,[가],[나],[다]를 활용하여 제시문 [다]에 서술된 내용과 같은 현상이 발생하게 된 원인을 루돌프회스와 아이히만의 행동의 분석을 통해 설명하시오. <18~21줄 (631~735자)>[30점]
▶ 4~5번 문제 해제
⊙ 문제 분석
4~5번 문제 역시 제시문에 대한 독해력과 제시문에 등장하는 논리를 얼마나 잘 활용할 수 있는지를 평가하는 문제이다.
4번 문제는 현대 예술의 특징을 서술한 제시문 (나)를 이해하여 제시문 (가)에 나타난 제라르 뱅상의 그림을 해석하는 문제로 제시문 (나)를 잘 이해한다면 쉽게 쓸 수 있는 문제이다.
5번 문제는 이번 동국대 수시 논술에서 가장 긴 분량을 요구하는 문제로 휴머니즘의 몰락 원인인 인간소외와 비인간화라는 공통주제를 찾아내고 현대사회의 고도화된 관료제가 낳은 악의 평범성을 분석하는 문제이다.
얼핏 보면 어려운 문제처럼 보이지만,문제에서 이미 각 제시문들의 공통주제를 제시해 주었고,제시문 (다)에서는 인간소외와 비인간화의 원인을 제시하고 있으므로,제시문을 꼼꼼히 읽는다면 어려운 문제가 아닐 것이다.
⊙ 제시문 분석
제시문 (가)는 제라르 뱅상의 그림을 보여주고 있다.
흥미로운 점은 첫 번째 그림에서 사람의 얼굴 대신 사과가 그려져 있다는 것과 두 번째 그림에서는 눈에 초점이 없는 사람이 그려져 있다는 것이다.
작가는 어떤 의도를 갖고 있었을까?
제시문 (가)의 그림과 글로는 이 그림을 해석하기에 어려움이 있지만,제시문 (나)에서 그 실마리를 찾아 볼 수 있다.
제시문 (나)에서는 현대 예술의 특징을 진정성이 사라진 인간관계,소외된 자아(주체),관계로부터 절연된 타자에 대한 불안감을 표현한 것이라고 규정한다.
다시 말해 현대 예술은 현대사회에서 인간이 경험하는 인간소외와 비인간화의 문제를 표현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현대사회는 앞에서 언급한 것처럼 도구적 이성이 최대한 발현된 사회이며,효율성을 가장 큰 덕목으로 삼는다.
도구적 이성은 주어진 목표를 효율적으로 달성할 수 있는 수단에만 관심을 기울이는 이성으로 인간 자체에 대해서는 큰 관심을 갖지 않는다.
실제로 현대사회는 도구적 이성을 최대한으로 발현시키려는 사회이다.
다시 말해 효율성을 제1의 가치로 여기는 사회이다.
예를 들어 한 회사가 최소한의 투자로 최대한의 이익을 내기 위해서는 과학 기술의 발전이 전제되어야 할 것이며,이를 달성하기 위해 그 회사는 최대의 효율을 내기 위한 조직을 갖추려 할 것이다.
이러한 것이 바로 발달한 기계기술과 거대한 관료조직으로 대표되는 현대사회의 한 단면인 것이다.
문제는 만일 인간이 이러한 도구적 이성에 매몰되면 인간의 삶은 모든 면에서 효율성만을 지향하게 되고 스스로 자신의 이성이 만들어 낸 효율성에 종속되는 위치로 전락하고 말 것이라는 점이다.
그런데 문제는 실제로 인간은 자신이 만들어 낸 것에 스스로 종속되고 있다는 것이다.
조금이라도 돈을 더 벌기 위해 끊임없는 경쟁이 현재 이루어지고 있으며,더 많은 이득을 내고자 끊임없이 새로운 기술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현대인들은 이러한 기술을 마음껏 향유하고 있지만,이러한 기술과 기계가 없이는 하루도 살아가지 못하는 존재가 되어 가고 있다.
또한 효율성이 최대의 목표가 되었기 때문에 인간과 인간의 본질적인 관계는 중요하지 않게 되어 버리며,개인의 효율성 추구를 위해 인간은 파편화되고 부품화되어간다.
즉 철저한 개인주의 사회가 되어 가는 것이다.
돈을 많이 벌기 위해서는 자신의 노동이 필요할 뿐,옆집에 누가 굶어가고 있는지는 관심조차 가질 필요가 없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현대사회에서 인간은 효율성에 내몰린 채 인간의 존재론적인 가치를 상실하게 된다.
결국 자신이 만들어 낸 것에 자신이 종속된 도구로 전락해 버리는 것이다.
이를 인간 소외,비인간화라고 명명할 수 있을 것이다.
결국 인간은 자신만을 위해 살아가게 되고,자기 동료에게서,그리고 자연으로부터,심지어 자기 자신에게서 소외될 수밖에 없게 된다.
철저히 개인화된 사회에서 인간은 고독감과 공포감을 느끼며,인간관계 역시 단절된다.
이런 상황에서 인간 관계 역시 인간 대 인간의 만남이 아닌 자신을 숨기고 가면을 쓴 채 만나는 위선적인 관계가 될 수밖에 없다.
이러한 측면을 제시문 (나)에서는 진정성이 사라진 인간관계,관계로부터 절연된 타자에 대한 불안감으로 표현한 것이다.
즉 제시문 (가)의 그림은 인간의 내면이나 본질적인 가치가 사라진 관계,즉 인간소외의 측면을 표현한 것이다.
인간의 내면이나 본질적인 가치가 사라진 관계에서 타인의 얼굴과 시선은 아무런 의미도 갖지 못하기 때문이다.
인간 스스로가 자신의 주체성을 상실한 채로 가면과 가면의 만남만이 유지되고 있는 상황에서는 타인의 가면이 사과가 되었든 귤이 되었든, 타인의 시선이 나를 보든 먼 산을 보든 그것은 중요하지 않을 것이다.
이러한 상황을 상징적으로 보여준 것이 제라르 뱅상의 그림이라고 해석할 수 있을 것이다.
제시문 (다)는 이러한 현대 사회의 위기를 휴머니즘의 위기라고 명명하며 역사적 실례로 아우슈비츠의 유대인 학살을 든다.
현대사회가 효율성을 추구하는 사회이며,효율성을 극대화한 조직이 관료제라고 할 수 있다는 점은 앞에서 밝힌 바 있다.
또한 효율성을 좇기만 해 소외된 인간은 고독감과 공포감을 느낄 수밖에 없다는 점도 밝힌 바 있다.
이렇게 고독감과 공포감을 상실한 인간들은 거대한 권력에 자신의 의지를 상실한 채 몸을 맡기려고 한다.
이러한 것을 보여준 것이 바로 아우슈비츠의 유대인 학살이다.
제2차 세계대전을 겪으면서 유럽의 지성인들은 이성적인 인간이 얼마나 잔혹해 질 수 있는지를 경험하면서 큰 충격에 빠진다.
인간의 이성을 최대한 발현했기 때문에 신과 자연으로부터 독립할 수 있었다고 믿었던 유럽의 지성인들에게는 해명할 수 없었던 문제였던 것이다.
그러나 이는 인간의 이성 중 도구적 이성,즉 효율성만을 강조해 왔던 근대 이성의 문제점을 비판하는 학자들이 등장하기 시작했고,그 대표적인 학자가 제시문 (다)의 한나 아렌트이다.
관료제라는 시스템은 조직을 효율적으로 운영하기 위한 것이며,업무가 분화되어 있고,각 업무를 담당하는 부서나 개인들의 숙련도가 높은 것이 특징이다.
또한 권한이 소수에게 집중되어 있어 하향식 의사결정을 보이게 된다.
이러한 시스템으로 인해 인간은 개인이 맡은 업무만을 수행하고 상급자의 지시에 따라야 하는 상황에 놓이게 된다.
심지어 개인조차 효율성만을 추구하여 소외된 인간은 스스로 생각하기보다는 이러한 상황에 순응하려고 할 것이다.
따라서 능동적으로 말하고 생각하고 판단하기보다는 지시를 단순히 따르게 된다.
즉 상급자의 지시가 비도덕적이며 자신의 신념과 위배되는 것이라도 지시를 따를 확률은 높아질 것이다.
아우슈비츠 사령관을 역임한 루돌프 회스나 아이히만이 유대인에게 저지른 학살과 가혹행위 역시 자신이 잘못했다기 보다는 상급자의 지시에 따른 것에 불과하다는 주장도 이해가 된다.
또한 관료제라는 시스템은 상급자일수록 그 권한과 책임이 높은 것도 특징이다.
즉 상급자의 지시로 인한 개인 행동의 책임을 피할 수 있다고 각 개인들은 생각하게 되므로 이러한 확률은 더욱 높아질 수밖에 없다.
이는 사회심리학에서 말하고 있는 '악의 평범성',누구나 반사회적이고 비도덕적인 행위를 할 수 있다는 주장과 일맥상통한다.
즉 사회적인 시스템이 인간을 악하게 만들 수도 있다는 것이다.
단순히 제시문 (나)와 (다) 같은 제한적이고 통제적인 상황,혹은 아이히만과 같은 상황에서만 벌어지는 것이 아니라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현실에서 누구에게나 흔히 벌어질 수 있는 일일 수도 있다.
예를 들어 자신이 공장 폐수를 하천으로 흘려보내는 것을 알고 있으면서도,그것이 위험하다는 것을 알고 있으면서도 상급자의 지시로 폐수를 흘려보내는 행위를 들 수 있을 것이다.
결국 현대사회의 도구화된 인간,즉 소외된 인간은 인형처럼 명령에 따를 뿐 스스로 판단을 하지 않았고 이러한 인간이 보여준 비극적인 현실이 아우슈비츠의 인간 학살인 것이다.
이 현실은 인간소외와 비인간화라는 제시문 (가)~(다)가 제시하는 주장과 일맥상통하는 하나의 예인 것이다.
그렇다면 이러한 인간소외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스스로 생각하고 판단하고 결정하고 행동함으로써 반성적이고 성찰적인 이성을 발휘하면서 인간의 주체성을 확보하고 자신이 만든 것에 종속되지 않으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
또한 인간에게 필요한 것이 효율성만은 아니라는 사실도 느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노력 등을 통해서만 현대 사회의 인간이 느끼는 고독과 공포는 사라질 수 있다.
제시문 (다)에서 언급하고 있는 악의 평범성이라는 주제는 논술에서 자주 출제되고 있으므로 충분히 이해하고 숙지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실제로 2009년 한양대 수시 2-2에서도 동일한 주제로 출제된 바 있다.
⊙ 답안 작성
4번 문제는 제시문 (나)의 이해를 바탕으로 시작해야 한다.
현대 예술이 현대 사회에서 인간이 살아가면서 경험하는 비극적인 현상을 표현했다는 점과 현대사회의 인간소외와 비인간화가 무엇인지를 짚어줘야 한다.
글의 초반부에는 제시문 (가)의 특징을 짚어주면서 현대 예술의 특징을 현대사회의 인간소외와 연결해서 설명하며 이것이 갖는 의미를 제시문 (가)와 다시 연관하면서 설명해주면 좋은 답안이 될 것이다.
5번 문제는 제시문 (가)~(다)의 공통주제인 인간소외라는 점을 짚어주면서 글을 시작하면 될 것이다.
인간소외를 각각의 제시문이 어떻게 설명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면서 제시문 (다)의 현상 역시 인간소외의 또다른 예라는 점을 짚어주면 될 것이다.
아이히만과 루돌프 히스의 행동을 명확하고 자세하게 분석해 주는 것이 5번 문제의 중요한 또다른 포인트가 될 것이다.
이용준 S · 논술 선임연구원 leroy7@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