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부산·제주 ‘우수’… 충북·경남 ‘바닥

학교장과 교사의 열의, 학교의 학습환경도 영향
[기획] 초·중·고 학업 성취도 평가 결과 첫 공개…서울 강남·북간 학력 격차 커졌다
지난해 10월 실시된 국가수준 학업성취도평가 결과 서울 강남 등이 다른 지역에 비해 초 · 중 · 고생의 학력이 월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강남을 제외한 서울과 경기 등 수도권은 다른 지역에 비해 기초미달(100점 만점에 20점 미만) 학생의 비율이 다른 시 · 도에 비해 높았다.

부산 제주 등은 학력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교육과학기술부는 전수조사로 실시된 학업성취도평가 결과 초등 6학년생은 전체의 2.4%인 1만5000여명, 중 3년생은 10.4%인 6만9000여명,고 1년생은 9.0%인 4만4000여명의 학력이 기초수준에 미치지 못했다며 이 같은 평가결과를 공개했다.

경제력에 따른 학력 차이가 두드러졌지만 학교장과 교사의 열의, 학교의 학습환경 등도 아이들의 성취도 수준에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 서울 강남 · 북 간 격차 커

서울은 교육특구 '트라이앵글'로 꼽히는 강남 (강남 · 서초구) 강서(양천 · 강서구) 북부(노원 · 도봉구)의 성적이 좋은 반면 성북(강북 · 성북구) 동부(동대문 · 중랑) 남부(영등포 · 구로 · 금천구)는 학력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강남은 초등 6학년생과 중 3학년생의 국어 영어 수학 사회 과학 등 5과목 모두에서 보통 이상(목표성취수준의 50% 이상) 학생이 가장 많고 기초 미달(20% 미만)은 가장 적었다.

초6의 경우 강남은 영어 과목에서 보통 이상이 95.1%로 1위였고 강서(87.4%) 북부(87.1%) 등의 순이었다.

동부(77.0%)는 강남과 20% 이상 격차를 보이며 꼴찌를 기록했다.

기초 미달도 강남은 0.8%로 동부(4.6%)의 6분의 1 수준이었다.

중3도 강남은 영어 보통 이상이 84.6%로 꼴찌인 성북(53.5%)과는 30%포인트 넘게 차이가 났고 기초 미달도 강남은 3.6%, 남부는 11.2%를 보였다.

경기도에서는 초6의 경우 분당이 포함된 성남이 국어 보통 이상 학력이 88%를 넘었고 안양 용인 등 고층아파트 밀집지역이 학력이 높았다.

반면 양평 여주 여천 등은 보통 이상 학력은 국 · 영 · 수 모두 70%도 못 미치고 기초 미달이 최대 6%대를 보이기도 했다.

중3도 성남 안양 용인 등의 국 · 영 · 수 보통 이상 비율이 57% 이상이고 기초 미달은 10% 미만인 반면 안성 연천 포천 등은 수학의 기초미달 비율이 20%대에 달하는 등 상대적으로 학력이 낮았다.

⊙ 서울 충북 경남 등 성적 바닥권

16개 시 · 도교육청 단위까지만 공개된 고1 성적의 경우 서울 경기 경남 등의 학력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영어는 기초 미달의 경우 충남(10.1%)이 가장 많고 경남(9.4%) 경기(7.9%) 등에 이어 서울(7.4%)이 네 번째로 많았으며 제주는 기초 미달(2.4%)이 가장 적으면서 보통 이상(80.0%)이 가장 많아 눈에 띄었다.

나머지 과목의 기초 미달 학생은 수학은 충남(11.7%), 국어 경남(8.3%), 사회 충남(18.7%), 과학 서울(18.1%)이 각각 가장 많았다.

초6과 중3도 시 · 도교육청 수준에서는 서울과 수도권이 성적이 저조했다.

초6 기초 미달 학생 비율이 영어 과목에서는 충북 · 충남 · 경남이 3.9%로 가장 높았고 수학은 경남,국어는 충북 · 경남, 사회는 서울, 과학은 서울 · 경남이 각각 1위를 기록하는 불명예를 안았다.

반면 부산은 영어 수학에서 가장 좋은 성적을 보여 영어는 미달학생 비율이 1.4%로 가장 낮았고 보통 이상은 86.5%로 가장 높았다.

중3 학생은 영어는 전북(9.1%)이 기초 미달이 가장 많았으며 서울(7.9%)도 세 번째로 많았고 울산(3.7%)이 가장 적었으며 수학은 기초 미달의 경우 전남(14.7%)이 가장 많았다.

⊙ 학교 · 교사의 열의가 성적 갈라

지역 간 차이도 있지만 같은 지역 내에서도 학교별로 차이를 보였다.

서울 강남교육청 관내 A중학교는 국어 수학 영어의 기초 미달 학생 비율이 각각 0.7%, 0.7%, 0.4%로 미미했지만 C중학교는 35.4%, 29.5%,24.8%로 높았다.

강북교육청 관내에서도 D중학교는 국어 수학 영어의 기초 미달 학생 비율이 5.0%, 5.0%, 1.7%에 불과했으나 F중학교는 32.9%, 42.5%, 19.2%에 달했다.

부산 A구의 A초등학교는 국어 수학 영어의 기초 미달학생 비율이 0.8%, 0.4%, 0.4%였으나 C초등학교는 각각 8.8%, 8.8%, 5.3%로 큰 차이가 났다.

이처럼 동일지역 내에서도 학교마다 편차가 나는 이유에 대해 교과부는 학교장과 교사의 열의, 학교의 학습환경 등이 아이들의 성취도 수준에 큰 영향을 미쳤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같은 서울 강남이라도 임대아파트나 중소형 주택이 밀집한 동네도 있는 점을 감안하면 부모 경제력의 차이가 이 같은 학력차를 낳았을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하고 있다.

정태웅 한국경제신문 기자 redae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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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장·교감 평가에 학생 학업성취도 반영한다

기초학력 ‘꼴찌’ 서울지역 내년부터

내년부터 서울지역 초 · 중 · 고교의 교장 · 교감 평가에 학업성취도 평가 결과가 반영된다.

또 학교장이 전입 · 전출 · 유임을 요청할 수 있는 교원비율을 최대 50%까지 확대하기로 했다.

서울시교육청은 17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학습부진 완화 및 학력격차 해소 방안'을 발표했다.

전날 교육과학기술부가 공개한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 결과에서 서울의 기초학력 미달 학생 비중이 전국 최고 수준인 데 따른 후속 조치다.

서울시의 기초학력 미달 학생 비율은 초등 6학년은 2.7%(전국 평균 2.4%), 중학 3학년은 12.8%(전국 10.4%), 고교 1학년은 12.2%(전국 9.0%)로 모두 평균보다 높았다.

시교육청은 우선 내년 3월부터 학업성취도 평가의 성취 수준별 향상도를 교장 · 교감 인사에 연계하는 교장 · 교감 평가제를 실시하기로 했다.

승진 · 전보 · 성과금 지급시 전년과 비교해 학업성취도가 향상된 상위 3% 교장과 교감은 우대하기로 했고, 하위 3%에게는 불이익을 주기로 했다.

또 학교장이 인사철에 특정 교원의 전입 · 전출 · 유임을 요청할 수 있는 비율을 과거 20~30%에서 앞으로 절반까지 늘리기로 했다.

김경회 서울시 부교육감은 "교장을 평가하는 대신 교장에게 교원 전입 · 전출 요청권을 많이 줘 원하는 선생님을 데려올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며 "능력 중심의 인사 제도를 만들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