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후 최악 경제상황·잇단 말실수로 지지율 9.7%로 추락
[Global Issue] 아소 다로 日총리 퇴진 위기…자민당 시대 막내리나
아소 총리의 잇단 말실수도 그에 대한 퇴진 압력을 높이는 데 결정타를 안기고 있다.

특히 공식석상에서 한자를 잘못 읽어 '무식한 총리'란 빈축을 자주 샀다.

지난해 11월 초엔 참의원 본회의에서 일본 정부가 과거 아시아 각국에 대한 침략행위를 사죄한 무라야마 담화를 "'답습(踏襲 · 도슈)'한다"고 읽어야 할 것을 '후슈'라고 발음했다.

또 모교 가쿠슈인(學習院)대의 중 · 일 교류행사에서 "1년 사이 이만큼 '빈번(頻煩 힌판)'하게 정상이 왕래한 것은 과거에 예가 없다"고 말하려던 것을 '번잡(煩雜 한자쓰)'이라고 잘못 읽었다.

중국 쓰촨(四川)성 대지진에 대해서는 '미조우'라고 읽어야 할 '未曾有'를 '미조유'로 읽었다.

아소 총리는 기자들의 질문에 단순한 착오라고 변명했지만 정치 평론가들은 "만화광인 아소 총리가 언제 한자를 제대로 공부할 틈이나 있었겠느냐"고 비꼬았다.

아소 총리는 한국과 일본의 과거사에 대한 잦은 망언으로도 악명 높다.

"창씨개명은 당시 조선인들이 원해서 이루어진 것" "6 · 25전쟁이 일본에 도움이 됐다" 등이 대표적이다.

자민당 총재 경선이 한창이던 지난해 9월에는 "천황도 (일제 침략을 미화하는 종교 기관인) 야스쿠니 신사에 참배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해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또 아소 총리의 가문이 경영하는 아소 광업이 제2차 세계대전 당시 한국인을 포함한 전쟁포로를 강제 동원한 사실도 잘 알려져 있다.

아소 총리는 지난달 초 중의원 본회의에서 하토야마 유키오 민주당 간사장의 질문을 받고 "후생노동성이 지난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아소 광업은 연합군 포로를 동원했다"고 말했다.

아소 총리는 전쟁포로를 강제 동원했던 당시 너무 어려 해당 사실을 알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이에 앞서 일본 후생노동성은 지난해 12월18일 아소 광업이 1945년 5~8월 후쿠오카현의 탄광에 한국인을 포함한 외국인 포로 300여명을 강제 동원해 노역을 시켰다는 문서를 공개했다.

아소 총리가 외상으로 재직하던 2006년 11월 인터내셔널 헤럴드 트리뷴(IHT)이 관련 사실을 처음 보도했을 때 일본 외무성이 뉴욕 총영사관 홈페이지에 강제 동원을 부정하는 반론을 게재했다가 지난해 12월 삭제한 것에 대해서 아소 총리는 "문제의 보도가 나왔을 때는 알려지지 않았던 새로운 사실이 나왔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아소 총리에 대한 비판이 거세지면서 자민당도 1955년 11월 출범 후 처음으로 여당 자리를 내놓게 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일본은 참의원(일종의 상원)과 중의원(하원) 양원제다.

야당인 민주당은 2007년 7월 참의원 선거에서 대승해 오는 9월10일 임기 만료되는 중의원에서 다수당이 될 경우 완전한 정권 교체가 이뤄진다.

1993년 8월부터 10개월 동안 비자민당 연립정권이 정권을 잡았지만,당시는 여당 이탈 세력과 야당이 모여 정권을 잡아 수평적인 정권 교체가 아니었다.

일본 정가에서는 4월 중순 2009년도 예산안과 관련 법안이 통과되면 자민당이 새 총리를 뽑고 총선을 실시할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오자와 이치로 민주당 대표가 여당 후보들을 크게 앞서 가 유리한 상황이다.

차기 총리감 후보 조사에서 오자와 대표가 40.6%로 아소 총리(16.3%)를 크게 앞섰다.

하지만 오자와는 자주 병원에 입원할 정도로 건강 문제가 많은 게 걸림돌이다.

자민당도 대세 반전을 위해 움직이고 있다.

2006년 정계 은퇴까지 선언한 고이즈미 준이치로 전 총리의 '대타론'도 흘러나온다.

하지만 고이즈미 전 총리가 직접 나서기보다는 '킹 메이커' 역할을 할 것이란 분석이 많다.

작년 9월 총재 선거에서 아소와 경합했던 고이케 유리코 전 방위상을 밀 것이란 얘기도 있다.

고이즈미 전 총리와 가까운 나카가와 히데나오 전 간사장과 요사노 가오루 재무 · 경제재정 · 금융상 이름도 거론된다.

이미아 한국경제신문 기자 mi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