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을 쏘고,칼로 베고 찌르고….

영화 속에서도 보기 힘든 잔인한 장면들이 게임 속에서 등장하고 있다.

수준 높은 그래픽 기술을 이용한 현실과 매우 비슷한 가상세계에서,게이머는 전쟁터 속 한 명의 군인이 될 수도 있고,잔인한 살인을 저지른 후 경찰을 피해 도망다니는 살인자가 될 수도 있다.

문제는 이런 게임들을 아이들이 매우 쉽게 접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미 많은 초등학생들 사이에서 서든어택(FPS,청소년용 15세,성인용 18세 이용가)이나 GTA4(액션,18세 이용가)와 같이 폭력성 짙은 게임들을 즐긴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어떻게 성인등급을 받은 게임들을 아이들이 손쉽게 즐길 수 있는 것일까.

우선 온라인 게임의 경우를 살펴보자.

우리나라 온라인 게임 중 18세 이용가 판정을 받은 게임들은 반드시 성인인증을 거쳐야 하며 2006년 9월25일 주민등록법이 개정되면서부터는 실명인증까지 해야 게임을 플레이 할 수 있게끔 돼 있어 아이들이 접근하기엔 다소 무리처럼 보일 수 있다.

하지만 게임 제공자가 직접 플레이어의 나이를 확인할 수 없기 때문에 아이들이 다른 사람의 주민등록번호를 도용하기만 하면 바로 게임을 할 수 있게 된다는 문제점이 있다.

부모님의 주민번호를 몰래 외워 사용하는 것이 가장 자주 쓰이는 방법인데,이 경우 해당 어른이 일부러 게임사이트를 돌아다니며 확인하지 않는 이상 발견하기도 어렵다.

패키지 게임의 경우에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18세 이용가 등급의 폭력성이 짙은 패키지 게임은 청소년에게 절대 판매될 수 없지만 P2P프로그램이나 파일을 공유하는 사이트에서 성인 인증 없이 손쉽게 다운로드 받을 수 있어 아이들 사이에서 온라인게임만큼이나 인기를 누리고 있다.

잔인하고 폭력적인 게임들로부터 아이들이 그대로 노출돼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누가 아이들을 청소년 유해 게임으로부터 보호해야 하는 것일까.

10대들이 절대로 해서는 안 되는 게임 10선을 선정한 미국 국립 미디어가족연구소(NIMF)는 "10대 자녀를 둔 부모들이 PC나 게임기를 통해 아이들이 즐기는 게임의 등급이 무엇인지 충분히 주의를 기울이고 있지 않다"며 부모의 역할을 강조한다.

실제로 한 인터넷 게임 카페에서 진행된 설문조사에서 많은 학생들이 "부모님이 '내가 게임을 얼마나 하는가'에는 관심이 있지만 '어떤 게임을 하는가'에 대해선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 고 답변하는 등 어른들이 자녀들이 즐기는 게임에 대해 무관심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위에서 알아본 것처럼 사회 제도만으로는 청소년 유해 게임으로부터 아이들을 떼어 놓을 수 없으니 지금부터라도 아이들과 가장 가까운 부모들이 앞장 서 자녀들을 청소년 유해 게임으로부터 보호해야 하지 않을까.

NIMF가 선정한 '10대들이 절대로 해서는 안 되는 게임 10선'에는 데드스페이스,폴아웃3,기어스 오브 워2,파크라이2,좀비 학살대전,레프트4 데드,레지스탕스2,세인츠로우2,블리츠:리그 2,사일런트 힐:홈 커밍 등이 선정됐으며 이들 중 상당수가 국내에 정식 발매가 됐거나 또는 곧 들어올 예정이다.

또 게임 마니아들이 대작으로 호평하며 주목하는 게임들도 있어 어린 아이나 십대 자녀를 둔 부모들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국진호 생글기자(동북고 1년) kuk3531@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