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태 총재 "금융 비상 상황에 가깝다"

한국은행이 11일 기준금리를 연 4.0%에서 3.0%로 1%포인트 전격 인하하는 '강수'를 던졌다.

이성태 한은 총재는 금융통화위원회 직후 기자회견을 갖고 "현재 금융비상 사태(심각한 통화신용 수축기)의 경계선에 와 있다"고 말해 추가 금리 인하를 비롯한 적극적인 통화정책 완화를 시사했다.

이 총재는 "금통위원들이 비상 수단까지 동원할 것인가 아니면 전통적인 수단에 머물 것인가를 판단해야 할 상황에 와 있다"며 경제사정이 심각하다는 점을 인정했다.

전통적인 수단이란 지금처럼 기준금리 인하를 통해 시장금리 하락을 유도하는 것이며 비상사태는 중앙은행의 발권력을 동원해 회사채나 기업어음(CP) 매입 등을 통해 자금난을 겪고 있는 민간부문에 직접적으로 유동성을 공급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 총재는 이어 "금리가 너무 낮아 통화정책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유동성 함정에 빠지는 수준까지는 가서는 안 되겠지만 기준금리 연 3%가 그런 상태는 아니라고 본다"고 설명했다.

앞으로 세계 경제와 한국 경제가 예상보다 더욱 나빠질 가능성이 높은 상황에서 추가 금리 인하를 시사한 것이다.

기준금리 인하 조치로 정책금리는 1999년 콜금리(기준금리 이전의 정책금리) 정책이 도입된 이후 사상 최저 수준으로 낮아졌다.

직전 최저치는 연 3.25%였다.

한은은 기준금리 인하와 함께 중소기업 지원용 정책자금인 총액한도대출의 금리를 연 2.25%에서 연 1.75%로 낮추고 돈을 빨아들이는 환매조건부(RP) 채권 매각규모도 금융기관 신청액의 절반인 5조원으로 줄이는등 유동성 공급 대책을 쏟아냈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인하함에 따라 일반 은행들도 대출금리및 예금 금리를 큰 폭으로 내린다.

주용석 한국경제신문 기자 hohoby@hankyung.com

- 물가안정을 최종 목표로 하고 있는 한국은행이 금리를 1% 포인트나 내렸으니 경제 침체가 심각하긴 심각한 모양입니다. 소비와 투자가 살아나야 할 텐데 걱정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