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학교 2009학년도 수시2 논술시험은 고려대학교가 강조하고 있는 '통합적 사고'의 성격에 걸맞게 출제되었다.
인문학적 접근과 사회과학적 측면이 서로 어우러져 다양한 논의가 전개될 수 있는 '자유'라는 큰 주제하에 다양한 제시문들이 나왔고,특정 상황에 관하여 논리적이고 수리적인 이해를 요구하는 뉴컴의 패러독스도 제시문으로 함께 등장하였다.
문제 유형을 보면 작년 기출시험과 지난 모의고사를 적절히 배합하였다고 평가할 수 있는데,이번 시험의 논제를 우선 살피자면 다음과 같다.
Ⅰ. 제시문 (가)를 500자 내외로 ‘요약’하시오.
Ⅱ. 제시문 (나)의 내용을 ‘바탕으로’ 제시문 (다)에 나타난 얼룩이와 초록이의 견해를 ‘비교’하고,제시문 (가) (나) (다)를 참고하여 자유에 관한 ‘자신의생각’을 논술하시오.
Ⅲ. 제시문 (라)의 상황을 두고,어떤 사람들은 당신이 (1)을 선택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다른 사람들은 당신이 (2)를 선택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자유의지의 문제와 관련하여 두 주장을 각각 뒷받침하는 논리적 근거를 ‘추론’하시오.
1번 문제는 고려대학교 논술시험의 부동(不動)의 넘버 원,요약문제가 변함없이 출제되었다.
2번 문제는 기출시험과 모의고사의 유형이 적절하게 배합되어 있는데,제시문 하나를 '바탕'으로 다른 제시문에 등장한 인물들의 견해를 '비교'한 다음,전체 주제에 관한 자신의 견해를 논하라고 하였다.
그리고 금년 모의고사 실시 이후 수리논술이냐 아니냐를 두고 말이 분분하였던 3번 문제는 수학 계산이 주가 되지는 않았지만,수리적 이해를 기반으로 하여 논리적으로 글을 전개할 수 있는 능력을 평가하는 논제가 나왔다.
지난 모의고사처럼 확률 계산이 위주는 아니었으나 그렇다고 하여 전년도 기출시험처럼 간략한 도표를 분석하고 논의를 전개하는 문제도 아니었다.
물리학자 윌리엄 뉴컴이 창안하여 뉴컴의 문제(Newcomb's problem)라고 알려진 유명한 패러독스를 다루고 있는 3번 논제는 고려대학교의 고심이 결실을 맺은 문제로서 수험생들의 통합적 사고를 평가하기에는 더할 나위 없이 적절한 논제였다.
합리성에 관한 모순된 기준을 두고 수식을 적절히 동원하면서 왜 두 가지 입장이 모두 나름의 타당한 논리적 근거를 가질 수밖에 없는지 추론하는 이 논제는 이번 시험에서 새로이 선보인 유형으로서 충분히 주목할 만하였다.
뉴컴의 패러독스는 기대효용 극대화를 위한 합리적 선택은 무엇인가를 물으면서,미래의 예측이라는 문제를 두고 선택/결정이라는 측면에서의 자유를 논한다.
이 예언 패러독스는 어떤 사람이 자유의지를 믿는가 안 믿는가를 나타내 주는 일종의 반응장치로서,2개의 상자를 선호하는 자유의지 신봉자들과 상자 하나만을 선택하는 결정론자들을 정확하게 구분 짓는다.
이번 논술시험의 제시문들을 타고 흐르는 전체 주제가 '자유'인데,수험생들은 뉴컴의 패러독스를 다루면서 자유의지론과 결정론에 대해서 논할 것을 요구 받았다.
논제의 유형을 떠나서 시험의 난이도를 평가하였을 때에는,이번 시험은 2007학년도와 2008학년도 시험의 중간 정도에 위치한다고 할 수 있다.
고등학교까지의 학업을 이수한 학생들에게 무리가 없는 제시문을 출제하되,작년의 제시문들과 비교하여 이번 연도의 제시문들은 '자유'라는 전체 주체의 훨씬 다채로운 측면들을 다룸으로써 각 제시문의 의미상 간격이 더욱 띄엄띄엄 멀찍하게 설정되어 있다.
수험생의 '통합적 사고력'을 검증하기에 적절한 문제였다.
이번 수시논술 시험이 치러진 이후 고려대학교는 '옳은 답안'에 대하여 획일적인 전범을 책정하여 제시하기는 곤란하지만,'그른 답안'이 어떠한 것인지는 충분히 제시할 수 있다고 말하면서 다음과 같은 논술 평가의 판단 기준을 발표하였다.
- 첫째,논제가 요구하는 바를 정확히 파악하고 그 요구에 따라 답안을 작성하여야 한다.
자신 없는 부분이라고 빼놓고 답안을 작성할 경우에는 답안 전체의 평가가 현저하게 낮아질 것이다.
- 둘째,논제에서 요구하는 바가 무엇인지를 정확하게 읽고,그에 대하여 분명한 답을 주어야 한다.
논제에서 요약을 요구하는 경우와 해설을 요구하는 경우,또는 설명이나 논술을 요구하는 경우가 각기 어떻게 다른지에 대해서 유의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 셋째,자신의 주장을 명확하고 설득력 있게 제시해야 하고,논리적인 체계와 일관성을 갖추어야 한다.
또한 상투적인 견해나 예를 드는 것보다는 주어진 제시문 및 논제의 이해에 기초하여 자신의 생각을 논리적으로 정리하는 것이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다.
- 넷째,제시문을 참고하되,제시문의 문장을 거의 그대로 옮겨 적다시피 해서는 안 된다.
제시문의 내용이 갖는 의미를 이해한 후 이를 자신의 표현으로 정리하여 활용해야 한다.
- 다섯째,원고지 작성법,맞춤법과 띄어쓰기,문장의 정확성,분량 등 글의 형식적 요건들을 충족시켜야 한다.
'통합논술'을 표방하면서 논술시험에서 수험생들의 독해 능력과 이해력,사고력,표현력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하고자 하는 고려대학교는 위와 같이 평가의 기준을 마련하고 객관성을 확보하려고 노력하였다.
그렇다면 고려대학교에서 발표한 판별 기준을 염두에 두고 각 논제를 풀어 나가 보도록 하자.
1번 논제와 해제
<제시문>
가 계몽이란 인간이 의타적 상태로부터 벗어나는 것이다.
의타적 상태에 처한 인간은 남이 이끌어 주지 않으면 자신의 지성을 사용하지 못한다.
그러한 상태는 그가 스스로 초래한 것이다.
의타적 상태는 지성의 결핍이 아니라 남의 도움 없이 지성을 사용하려는 결단과 용기의 결핍에서 비롯한다.
"과감히 알려고 하라!" "지성을 사용할 용기를 가져라!"가 바로 계몽의 구호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일생토록 의타적인 상태에 머물고 다른 사람이 그들의 후견인 노릇을 한다.
그러한 상태는 나태와 비겁에서 기인한다.
의타적 상태에 머무는 것은 매우 편안하다.
책이 내 대신 지적인 활동을 하고,성직자가 내 양심을 지키고,의사가 내 건강을 위해 식단을 짜 준다면,나는 굳이 수고할 필요가 없다.
돈만 낼 수 있다면 나는 생각하지 않아도 된다.
다른 사람들이 나를 위해 번거로운 일들을 기꺼이 떠맡을 것이다.
후견인들은 사람들이 성숙으로의 과정을 힘겨워할 뿐 아니라 매우 위험하게 여기도록 하고서는 그들의 감독자 역을 자청한다.
후견인들은 우선 피보호인을 입 다물게 한 후 잠자코 있는 그 피보호인에게 그가 보행기 없이는 한 걸음도 감히 떼어 놓을 수 없다고 분명하게 주지시킨다.
그러고 나서 후견인들은 피보호인이 혼자 걸으려고 시도할 때 당면하게 될 위험들을 알려준다.
그렇지만 후견인들의 강조와 달리 그 위험은 실제로 크지 않다.
몇 번 넘어지고 나면 혼자 걷는 법을 끝내 익힐 수 있다.
그러나 실패의 사례들이 제시되면 피보호인은 겁을 먹어서 더 이상의 시도를 하지 않게 된다.
개인이 의타적인 상태에서 벗어나는 것은 매우 어렵다.
그는 자신에게 거의 천성이 되어버린 의타적인 상태를 선호하게 되어 당장은 그의 지성을 정말로 사용하지 못한다.
그 동안 아무도 그에게 지성을 사용하도록 하지 않았던 것이다.
법령과 규칙들,개인의 타고난 재능을 합리적으로 사용하거나 잘못 사용하는 저 기계적 작용들은 의타적 상태를 영속화시키는 족쇄들이다.
누군가 그 족쇄들을 벗어 던진다 하더라도 그는 단지 좁은 도랑을 겨우 건넌 데 불과하다.
그는 아직 그런 유의 움직임에 익숙하지 않다.
무능력에서 벗어나 꾸준히 전진할 수 있도록 자신의 마음을 단련하는 데 성공하는 사람은 매우 드물다.
자유 이외에 계몽을 위해 필요한 것은 없다.
자유라는 이름으로 부를 수 있는 그 모든 것들 중에서 이성을 공적으로 사용하는 자유가 가장 중요하다.
그러나 사방에서 "따지지 말라"는 소리가 들린다.
장교는 "따지지 말고 그저 훈련하라"고,세무원은 "따지지 말고 그저 세금을 내라"고,성직자는 "따지지 말고 그저 믿으라"고 말한다.
도처에서 자유는 제한된다.
그렇다면 어떠한 제한이 계몽을 방해하고 어떠한 제한이 계몽을 촉진하는가?
나는 이성의 공적인 사용은 언제나 자유로워야 하며 그것만이 인간들에게 계몽을 가져온다고 대답하고자 한다.
그에 반해 이성의 사적인 사용은,계몽의 진전이 방해되지 않고도,크게 제한될 수 있다.
이성의 공적 사용이란 가령 개인이 한 사람의 학자로서 독서 대중에게 이성을 사용하는 경우를 일컫는다.
이성의 사적 사용은 그 개인이 자신에게 주어진 시민적 지위나 공직에서 이성을 사용하는 경우이다.
공공 조직에서 수행되는 많은 일들은 어떤 메커니즘을 필요로 한다.
조직의 구성원들은 그 메커니즘을 일방적으로 따라야 하므로,정부는 그들이 공공의 목적을 지향하도록 하거나 그렇지 않다면 적어도 그들이 공공의 목적을 망치지 못하도록 할 수 있다.
여기에는 다만 복종이 있을 뿐 논란의 여지는 없다.
그러나 개인은 공적 조직의 구성원이면서 세계 시민 사회와 전체 공동체의 일원이기도 하다.
그는 한 사람의 학자로서 저술을 통해 독서 대중에게 진술하기도 한다.
그 경우 그는 공적 조직원으로서 그가 맡은 책무를 침해하지 않으면서 논의를 펼칠 수 있다.
장교가 근무 중에 상관의 명령을 받고서 그 명령의 적합성이나 유용성 여부에 대해 따지는 것은 터무니없는 짓일 것이다.
그는 명령에 복종해야만 한다.
그러나 그가 학자로서 독서 대중에게 병역의 의무가 지닌 문제점들을 지적하고 설명하는 것을 막을 수는 없다.
시민은 납세의 의무를 거부하지 못한다.
할당된 세금에 대해 염치없이 불평을 늘어놓는다면 징벌의 수치를 피하지 못한다.
그러나 바로 그 사람이 학자로서 과세의 부당성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독서 대중에게 발표한다 하더라도 그는 시민적 의무에 반하는 행동을 한 것이 아니다.
누군가 "우리는 지금 계몽된 시대에 살고 있는가?"라고 질문한다면 아니라고 대답해야 한다.
우리는 지금 계몽 중인 시대에 살고 있다.
사람들이 여러 면에서 외부의 도움 없이 자신들의 이성을 확고하고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여건이 현재로서는 갖추어지지 않았다.
그러나 사람들이 자유롭게 활동할 수 있는 장이 열리고 있다는 명백한 조짐들을 우리는 본다.
계몽을 가로막고 의타적인 상태로부터의 해방을 가로막는 장애들이 조금씩 제거되고 있다.
이 시대는 계몽 중인 시대이다.
Ⅰ. 제시문 (가)를 500자 내외로 요약하시오. (30점)
<해제>
요약 문제는 수험생들의 이해력,사고력,표현력을 평가하는 시금석(試金石)이다.
제대로 된 요약을 하기 위해서는 글을 읽으면서 표현의 껍질은 깨뜨려서 버리고 의미의 알맹이만 취해 오는 능력이 있어야 하는데,제시문의 외피와 핵심을 분별할 수 있다면 탄탄한 기본기가 다져진 상태이기 때문에 그 어떠한 유형의 논제가 출제되어도 적절히 해결할 수 있다.
이제 (가) 제시문의 겉껍질을 깨뜨리고 핵심 알맹이만 취해서 그 의미를 일목요연하게 정리해 보도록 하자.
주어진 제시문은 칸트의 글로서,'계몽이란~'이라는 문장으로 시작되어,'이 시대는 계몽 중인 시대이다'라고 매듭을 맺고 있으나,주된 논지는 자유에 관한 것이다.
계몽(啓蒙: Englightment)이든 계명(啓明)이든 이름을 무엇이라 부르건 간에 칸트는 우리가 '나아가야 할 바람직한 방향'에 관해서 이야기를 펼치고 있다.
나아가야 할 그 방향이 무엇인지를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자유'라는 해답이 나온다.
칸트는 우리가 자유롭게 사고하여야 한다고 말하고 있으며,자유를 바람직하게 향유하는 방식이 무엇인지 말하고 있다.
제시문 (가)에는 다양한 예시가 서술되어 있으며 주제를 단번에 파악하게끔 하는 직설적인 표현은 비록 없으나,글을 읽으면서 핵심을 간파하고자 노력한다면 칸트가 글을 통해서 전달하고자 하는 주요 의미가 두 개 덩어리로 응축된다.
첫째는 의타적인 상태에서 벗어나 주체적인 태도로 살라는 것이며,둘째는 자립적이고 주체적인 태도가 바람직하나 그렇다고 하여 사회적인 책임과 역할을 도외시하지는 말라는 것이다.
우선 칸트는 사람들에게 '의타적 상태'에서 벗어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자율적이고 주체적으로 자신의 이성을 사용할 것을 주문하면서,의타적 상태를 '나태와 비겁,무능력'이라고 표현하는 칸트는 개개인의 자유로운 사고 활동을 적극 장려한다.
이른바 '후견인'이라고 표현된 사회 기득권층의 구태의연한 견해에서 벗어나 자신의 독자적 이성을 활용할 용기를 가져야 한다는 것이 제시문 (가)가 전달하고자 하는 첫 번째 핵심 의미이다.
제시문 (가)의 전반부를 읽으면서 비판적 성찰을 할 수 있는 자주적 태도가 중요하며 또한 이를 위해서는 지성의 단련이 필요함을 설파하는 논지를 가감 없이 잘 찾아내야 한다.
그리고 칸트는 말을 이어 "따지지 말라"는 사회 각처의 소리가 계몽을 제한한다면서 비판적 성찰이 없는 순응이 해로움을 설명한다.
그러나 제시문 (가)는 이 즈음에서 새로운 논지를 전개하며 다른 물꼬를 튼다.
자율적으로 이성을 사용하는 것도 중요하지만,자유 이성을 바람직하게 사용하여야 한다면서 '이성의 공적인 사용'이라는 표현이 논의에 등장하는 것이다.
칸트는 장교와 과세 부담을 지는 시민의 예시를 상세하게 논하면서 '이성의 사적인 사용'보다는 '이성의 공적인 사용'을 권유한다.
그렇다면 '이성의 공적인 사용'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정확하게 독파하여야 하는데 칸트는 이에 관해서 꽤나 불친절하게 글을 서술하고 있다.
'한 사람의 학자로서' 이성 활동을 하여야 한다는 것이다.
'이성의 공적인 사용'이라는 다소 비유적인 표현에 관하여 정확한 설명을 기대하였으나,그에 관한 칸트의 설명은 더욱 더 비유적인 '한 사람의 학자로서'라는 불친절한 구절로 마감된다.
그렇다면 이러한 막연한 표현의 외피를 걷어내고 수험생 스스로 그 정확한 핵심 의미를 깔끔하게 정리하여야 한다.
고려대학교에서 발표한 채점 기준대로,'제시문을 참고하되,제시문의 문장을 거의 그대로 옮겨 적다시피 해서는 안 되며,제시문의 내용이 갖는 의미를 이해한 후 이를 자신의 표현으로 정리하여 활용해야 하는' 것이다.
비록 직접적인 설명은 없으나 예시를 통해서 상세하게 논의하고 있기 때문에 칸트가 '이성의 공적인 사용'과 '이성의 사적인 사용'에 대해서 말하고자 하는 바는 충분히 감지할 수 있다.
'이성의 사적인 사용'은 한 개인이 자신의 독자적 이성 활동을 앞세워 그가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수행하여야 하는 역할과 책임을 다하지 아니하는 경우를 의미한다.
칸트는 이를 애매하게 '개인이 자신에게 주어진 지위나 공직에서 이성을 사용하는 경우'라고 표현하고 있으나,앞뒤 문맥을 고려하면 그가 '이성의 사적 사용'이라는 표현을 통해 우려하고 있는 문제가 개인이 공공의 목적을 도외시한 극단적인 개인주의로 빠지는 것임을 알 수 있다.
칸트가 상정하는 개인과 사회의 이상적인 관계는,개인은 우선 그가 맡은 책무와 역할에 복종함으로써 사회의 질서를 교란시키지 말아야 하며,그렇다고 비판적 성찰이 없는 무조건적인 순응만 할 것이 아니라 사회의 질서와 자신의 의무를 존중하는 주체적이고 자율적인 비판 능력을 함양하는 관계이다.
또한 칸트가 '한 사람의 학자로서 독서 대중에게' 라는 표현을 통해 말하고자 하는 것은 각 개인이 자신의 자유롭고 주체적인 사고를 이유로 공적인 질서를 흔들어서는 안 되지만,사회의 다른 구성원들과 활발히 교류하고 공감함으로써 자율적 이성의 결실을 키워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요컨대,제시문 (가)를 요약하는 답안에는 크게 두 가지가 정리되어 있어야 한다.
독자적인 이성의 자유로운 활용,즉 비판적 성찰이 중요하다는 내용과 각 개인은 주체적인 사고를 통해 성장을 꾀하되 사회의 질서와 공동체 구성원으로서의 의무를 철저히 지켜야 한다는 것이다.
칸트가 비유적인 표현과 예시를 많이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이를 적절히 걷어내고 주요 의미만 깔끔하게 정리하여야 한다.
만약 주요 논지는 놓치고 지엽적인 예시나 비유적인 표현만 늘어놓는다면 적절하지 못한 요약 답안이 되고 만다.
홍보람 S·논술 선임연구원 nikebbr@nonsul.com
인문학적 접근과 사회과학적 측면이 서로 어우러져 다양한 논의가 전개될 수 있는 '자유'라는 큰 주제하에 다양한 제시문들이 나왔고,특정 상황에 관하여 논리적이고 수리적인 이해를 요구하는 뉴컴의 패러독스도 제시문으로 함께 등장하였다.
문제 유형을 보면 작년 기출시험과 지난 모의고사를 적절히 배합하였다고 평가할 수 있는데,이번 시험의 논제를 우선 살피자면 다음과 같다.
Ⅰ. 제시문 (가)를 500자 내외로 ‘요약’하시오.
Ⅱ. 제시문 (나)의 내용을 ‘바탕으로’ 제시문 (다)에 나타난 얼룩이와 초록이의 견해를 ‘비교’하고,제시문 (가) (나) (다)를 참고하여 자유에 관한 ‘자신의생각’을 논술하시오.
Ⅲ. 제시문 (라)의 상황을 두고,어떤 사람들은 당신이 (1)을 선택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다른 사람들은 당신이 (2)를 선택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자유의지의 문제와 관련하여 두 주장을 각각 뒷받침하는 논리적 근거를 ‘추론’하시오.
1번 문제는 고려대학교 논술시험의 부동(不動)의 넘버 원,요약문제가 변함없이 출제되었다.
2번 문제는 기출시험과 모의고사의 유형이 적절하게 배합되어 있는데,제시문 하나를 '바탕'으로 다른 제시문에 등장한 인물들의 견해를 '비교'한 다음,전체 주제에 관한 자신의 견해를 논하라고 하였다.
그리고 금년 모의고사 실시 이후 수리논술이냐 아니냐를 두고 말이 분분하였던 3번 문제는 수학 계산이 주가 되지는 않았지만,수리적 이해를 기반으로 하여 논리적으로 글을 전개할 수 있는 능력을 평가하는 논제가 나왔다.
지난 모의고사처럼 확률 계산이 위주는 아니었으나 그렇다고 하여 전년도 기출시험처럼 간략한 도표를 분석하고 논의를 전개하는 문제도 아니었다.
물리학자 윌리엄 뉴컴이 창안하여 뉴컴의 문제(Newcomb's problem)라고 알려진 유명한 패러독스를 다루고 있는 3번 논제는 고려대학교의 고심이 결실을 맺은 문제로서 수험생들의 통합적 사고를 평가하기에는 더할 나위 없이 적절한 논제였다.
합리성에 관한 모순된 기준을 두고 수식을 적절히 동원하면서 왜 두 가지 입장이 모두 나름의 타당한 논리적 근거를 가질 수밖에 없는지 추론하는 이 논제는 이번 시험에서 새로이 선보인 유형으로서 충분히 주목할 만하였다.
뉴컴의 패러독스는 기대효용 극대화를 위한 합리적 선택은 무엇인가를 물으면서,미래의 예측이라는 문제를 두고 선택/결정이라는 측면에서의 자유를 논한다.
이 예언 패러독스는 어떤 사람이 자유의지를 믿는가 안 믿는가를 나타내 주는 일종의 반응장치로서,2개의 상자를 선호하는 자유의지 신봉자들과 상자 하나만을 선택하는 결정론자들을 정확하게 구분 짓는다.
이번 논술시험의 제시문들을 타고 흐르는 전체 주제가 '자유'인데,수험생들은 뉴컴의 패러독스를 다루면서 자유의지론과 결정론에 대해서 논할 것을 요구 받았다.
논제의 유형을 떠나서 시험의 난이도를 평가하였을 때에는,이번 시험은 2007학년도와 2008학년도 시험의 중간 정도에 위치한다고 할 수 있다.
고등학교까지의 학업을 이수한 학생들에게 무리가 없는 제시문을 출제하되,작년의 제시문들과 비교하여 이번 연도의 제시문들은 '자유'라는 전체 주체의 훨씬 다채로운 측면들을 다룸으로써 각 제시문의 의미상 간격이 더욱 띄엄띄엄 멀찍하게 설정되어 있다.
수험생의 '통합적 사고력'을 검증하기에 적절한 문제였다.
이번 수시논술 시험이 치러진 이후 고려대학교는 '옳은 답안'에 대하여 획일적인 전범을 책정하여 제시하기는 곤란하지만,'그른 답안'이 어떠한 것인지는 충분히 제시할 수 있다고 말하면서 다음과 같은 논술 평가의 판단 기준을 발표하였다.
- 첫째,논제가 요구하는 바를 정확히 파악하고 그 요구에 따라 답안을 작성하여야 한다.
자신 없는 부분이라고 빼놓고 답안을 작성할 경우에는 답안 전체의 평가가 현저하게 낮아질 것이다.
- 둘째,논제에서 요구하는 바가 무엇인지를 정확하게 읽고,그에 대하여 분명한 답을 주어야 한다.
논제에서 요약을 요구하는 경우와 해설을 요구하는 경우,또는 설명이나 논술을 요구하는 경우가 각기 어떻게 다른지에 대해서 유의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 셋째,자신의 주장을 명확하고 설득력 있게 제시해야 하고,논리적인 체계와 일관성을 갖추어야 한다.
또한 상투적인 견해나 예를 드는 것보다는 주어진 제시문 및 논제의 이해에 기초하여 자신의 생각을 논리적으로 정리하는 것이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다.
- 넷째,제시문을 참고하되,제시문의 문장을 거의 그대로 옮겨 적다시피 해서는 안 된다.
제시문의 내용이 갖는 의미를 이해한 후 이를 자신의 표현으로 정리하여 활용해야 한다.
- 다섯째,원고지 작성법,맞춤법과 띄어쓰기,문장의 정확성,분량 등 글의 형식적 요건들을 충족시켜야 한다.
'통합논술'을 표방하면서 논술시험에서 수험생들의 독해 능력과 이해력,사고력,표현력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하고자 하는 고려대학교는 위와 같이 평가의 기준을 마련하고 객관성을 확보하려고 노력하였다.
그렇다면 고려대학교에서 발표한 판별 기준을 염두에 두고 각 논제를 풀어 나가 보도록 하자.
1번 논제와 해제
<제시문>
가 계몽이란 인간이 의타적 상태로부터 벗어나는 것이다.
의타적 상태에 처한 인간은 남이 이끌어 주지 않으면 자신의 지성을 사용하지 못한다.
그러한 상태는 그가 스스로 초래한 것이다.
의타적 상태는 지성의 결핍이 아니라 남의 도움 없이 지성을 사용하려는 결단과 용기의 결핍에서 비롯한다.
"과감히 알려고 하라!" "지성을 사용할 용기를 가져라!"가 바로 계몽의 구호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일생토록 의타적인 상태에 머물고 다른 사람이 그들의 후견인 노릇을 한다.
그러한 상태는 나태와 비겁에서 기인한다.
의타적 상태에 머무는 것은 매우 편안하다.
책이 내 대신 지적인 활동을 하고,성직자가 내 양심을 지키고,의사가 내 건강을 위해 식단을 짜 준다면,나는 굳이 수고할 필요가 없다.
돈만 낼 수 있다면 나는 생각하지 않아도 된다.
다른 사람들이 나를 위해 번거로운 일들을 기꺼이 떠맡을 것이다.
후견인들은 사람들이 성숙으로의 과정을 힘겨워할 뿐 아니라 매우 위험하게 여기도록 하고서는 그들의 감독자 역을 자청한다.
후견인들은 우선 피보호인을 입 다물게 한 후 잠자코 있는 그 피보호인에게 그가 보행기 없이는 한 걸음도 감히 떼어 놓을 수 없다고 분명하게 주지시킨다.
그러고 나서 후견인들은 피보호인이 혼자 걸으려고 시도할 때 당면하게 될 위험들을 알려준다.
그렇지만 후견인들의 강조와 달리 그 위험은 실제로 크지 않다.
몇 번 넘어지고 나면 혼자 걷는 법을 끝내 익힐 수 있다.
그러나 실패의 사례들이 제시되면 피보호인은 겁을 먹어서 더 이상의 시도를 하지 않게 된다.
개인이 의타적인 상태에서 벗어나는 것은 매우 어렵다.
그는 자신에게 거의 천성이 되어버린 의타적인 상태를 선호하게 되어 당장은 그의 지성을 정말로 사용하지 못한다.
그 동안 아무도 그에게 지성을 사용하도록 하지 않았던 것이다.
법령과 규칙들,개인의 타고난 재능을 합리적으로 사용하거나 잘못 사용하는 저 기계적 작용들은 의타적 상태를 영속화시키는 족쇄들이다.
누군가 그 족쇄들을 벗어 던진다 하더라도 그는 단지 좁은 도랑을 겨우 건넌 데 불과하다.
그는 아직 그런 유의 움직임에 익숙하지 않다.
무능력에서 벗어나 꾸준히 전진할 수 있도록 자신의 마음을 단련하는 데 성공하는 사람은 매우 드물다.
자유 이외에 계몽을 위해 필요한 것은 없다.
자유라는 이름으로 부를 수 있는 그 모든 것들 중에서 이성을 공적으로 사용하는 자유가 가장 중요하다.
그러나 사방에서 "따지지 말라"는 소리가 들린다.
장교는 "따지지 말고 그저 훈련하라"고,세무원은 "따지지 말고 그저 세금을 내라"고,성직자는 "따지지 말고 그저 믿으라"고 말한다.
도처에서 자유는 제한된다.
그렇다면 어떠한 제한이 계몽을 방해하고 어떠한 제한이 계몽을 촉진하는가?
나는 이성의 공적인 사용은 언제나 자유로워야 하며 그것만이 인간들에게 계몽을 가져온다고 대답하고자 한다.
그에 반해 이성의 사적인 사용은,계몽의 진전이 방해되지 않고도,크게 제한될 수 있다.
이성의 공적 사용이란 가령 개인이 한 사람의 학자로서 독서 대중에게 이성을 사용하는 경우를 일컫는다.
이성의 사적 사용은 그 개인이 자신에게 주어진 시민적 지위나 공직에서 이성을 사용하는 경우이다.
공공 조직에서 수행되는 많은 일들은 어떤 메커니즘을 필요로 한다.
조직의 구성원들은 그 메커니즘을 일방적으로 따라야 하므로,정부는 그들이 공공의 목적을 지향하도록 하거나 그렇지 않다면 적어도 그들이 공공의 목적을 망치지 못하도록 할 수 있다.
여기에는 다만 복종이 있을 뿐 논란의 여지는 없다.
그러나 개인은 공적 조직의 구성원이면서 세계 시민 사회와 전체 공동체의 일원이기도 하다.
그는 한 사람의 학자로서 저술을 통해 독서 대중에게 진술하기도 한다.
그 경우 그는 공적 조직원으로서 그가 맡은 책무를 침해하지 않으면서 논의를 펼칠 수 있다.
장교가 근무 중에 상관의 명령을 받고서 그 명령의 적합성이나 유용성 여부에 대해 따지는 것은 터무니없는 짓일 것이다.
그는 명령에 복종해야만 한다.
그러나 그가 학자로서 독서 대중에게 병역의 의무가 지닌 문제점들을 지적하고 설명하는 것을 막을 수는 없다.
시민은 납세의 의무를 거부하지 못한다.
할당된 세금에 대해 염치없이 불평을 늘어놓는다면 징벌의 수치를 피하지 못한다.
그러나 바로 그 사람이 학자로서 과세의 부당성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독서 대중에게 발표한다 하더라도 그는 시민적 의무에 반하는 행동을 한 것이 아니다.
누군가 "우리는 지금 계몽된 시대에 살고 있는가?"라고 질문한다면 아니라고 대답해야 한다.
우리는 지금 계몽 중인 시대에 살고 있다.
사람들이 여러 면에서 외부의 도움 없이 자신들의 이성을 확고하고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여건이 현재로서는 갖추어지지 않았다.
그러나 사람들이 자유롭게 활동할 수 있는 장이 열리고 있다는 명백한 조짐들을 우리는 본다.
계몽을 가로막고 의타적인 상태로부터의 해방을 가로막는 장애들이 조금씩 제거되고 있다.
이 시대는 계몽 중인 시대이다.
Ⅰ. 제시문 (가)를 500자 내외로 요약하시오. (30점)
<해제>
요약 문제는 수험생들의 이해력,사고력,표현력을 평가하는 시금석(試金石)이다.
제대로 된 요약을 하기 위해서는 글을 읽으면서 표현의 껍질은 깨뜨려서 버리고 의미의 알맹이만 취해 오는 능력이 있어야 하는데,제시문의 외피와 핵심을 분별할 수 있다면 탄탄한 기본기가 다져진 상태이기 때문에 그 어떠한 유형의 논제가 출제되어도 적절히 해결할 수 있다.
이제 (가) 제시문의 겉껍질을 깨뜨리고 핵심 알맹이만 취해서 그 의미를 일목요연하게 정리해 보도록 하자.
주어진 제시문은 칸트의 글로서,'계몽이란~'이라는 문장으로 시작되어,'이 시대는 계몽 중인 시대이다'라고 매듭을 맺고 있으나,주된 논지는 자유에 관한 것이다.
계몽(啓蒙: Englightment)이든 계명(啓明)이든 이름을 무엇이라 부르건 간에 칸트는 우리가 '나아가야 할 바람직한 방향'에 관해서 이야기를 펼치고 있다.
나아가야 할 그 방향이 무엇인지를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자유'라는 해답이 나온다.
칸트는 우리가 자유롭게 사고하여야 한다고 말하고 있으며,자유를 바람직하게 향유하는 방식이 무엇인지 말하고 있다.
제시문 (가)에는 다양한 예시가 서술되어 있으며 주제를 단번에 파악하게끔 하는 직설적인 표현은 비록 없으나,글을 읽으면서 핵심을 간파하고자 노력한다면 칸트가 글을 통해서 전달하고자 하는 주요 의미가 두 개 덩어리로 응축된다.
첫째는 의타적인 상태에서 벗어나 주체적인 태도로 살라는 것이며,둘째는 자립적이고 주체적인 태도가 바람직하나 그렇다고 하여 사회적인 책임과 역할을 도외시하지는 말라는 것이다.
우선 칸트는 사람들에게 '의타적 상태'에서 벗어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자율적이고 주체적으로 자신의 이성을 사용할 것을 주문하면서,의타적 상태를 '나태와 비겁,무능력'이라고 표현하는 칸트는 개개인의 자유로운 사고 활동을 적극 장려한다.
이른바 '후견인'이라고 표현된 사회 기득권층의 구태의연한 견해에서 벗어나 자신의 독자적 이성을 활용할 용기를 가져야 한다는 것이 제시문 (가)가 전달하고자 하는 첫 번째 핵심 의미이다.
제시문 (가)의 전반부를 읽으면서 비판적 성찰을 할 수 있는 자주적 태도가 중요하며 또한 이를 위해서는 지성의 단련이 필요함을 설파하는 논지를 가감 없이 잘 찾아내야 한다.
그리고 칸트는 말을 이어 "따지지 말라"는 사회 각처의 소리가 계몽을 제한한다면서 비판적 성찰이 없는 순응이 해로움을 설명한다.
그러나 제시문 (가)는 이 즈음에서 새로운 논지를 전개하며 다른 물꼬를 튼다.
자율적으로 이성을 사용하는 것도 중요하지만,자유 이성을 바람직하게 사용하여야 한다면서 '이성의 공적인 사용'이라는 표현이 논의에 등장하는 것이다.
칸트는 장교와 과세 부담을 지는 시민의 예시를 상세하게 논하면서 '이성의 사적인 사용'보다는 '이성의 공적인 사용'을 권유한다.
그렇다면 '이성의 공적인 사용'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정확하게 독파하여야 하는데 칸트는 이에 관해서 꽤나 불친절하게 글을 서술하고 있다.
'한 사람의 학자로서' 이성 활동을 하여야 한다는 것이다.
'이성의 공적인 사용'이라는 다소 비유적인 표현에 관하여 정확한 설명을 기대하였으나,그에 관한 칸트의 설명은 더욱 더 비유적인 '한 사람의 학자로서'라는 불친절한 구절로 마감된다.
그렇다면 이러한 막연한 표현의 외피를 걷어내고 수험생 스스로 그 정확한 핵심 의미를 깔끔하게 정리하여야 한다.
고려대학교에서 발표한 채점 기준대로,'제시문을 참고하되,제시문의 문장을 거의 그대로 옮겨 적다시피 해서는 안 되며,제시문의 내용이 갖는 의미를 이해한 후 이를 자신의 표현으로 정리하여 활용해야 하는' 것이다.
비록 직접적인 설명은 없으나 예시를 통해서 상세하게 논의하고 있기 때문에 칸트가 '이성의 공적인 사용'과 '이성의 사적인 사용'에 대해서 말하고자 하는 바는 충분히 감지할 수 있다.
'이성의 사적인 사용'은 한 개인이 자신의 독자적 이성 활동을 앞세워 그가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수행하여야 하는 역할과 책임을 다하지 아니하는 경우를 의미한다.
칸트는 이를 애매하게 '개인이 자신에게 주어진 지위나 공직에서 이성을 사용하는 경우'라고 표현하고 있으나,앞뒤 문맥을 고려하면 그가 '이성의 사적 사용'이라는 표현을 통해 우려하고 있는 문제가 개인이 공공의 목적을 도외시한 극단적인 개인주의로 빠지는 것임을 알 수 있다.
칸트가 상정하는 개인과 사회의 이상적인 관계는,개인은 우선 그가 맡은 책무와 역할에 복종함으로써 사회의 질서를 교란시키지 말아야 하며,그렇다고 비판적 성찰이 없는 무조건적인 순응만 할 것이 아니라 사회의 질서와 자신의 의무를 존중하는 주체적이고 자율적인 비판 능력을 함양하는 관계이다.
또한 칸트가 '한 사람의 학자로서 독서 대중에게' 라는 표현을 통해 말하고자 하는 것은 각 개인이 자신의 자유롭고 주체적인 사고를 이유로 공적인 질서를 흔들어서는 안 되지만,사회의 다른 구성원들과 활발히 교류하고 공감함으로써 자율적 이성의 결실을 키워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요컨대,제시문 (가)를 요약하는 답안에는 크게 두 가지가 정리되어 있어야 한다.
독자적인 이성의 자유로운 활용,즉 비판적 성찰이 중요하다는 내용과 각 개인은 주체적인 사고를 통해 성장을 꾀하되 사회의 질서와 공동체 구성원으로서의 의무를 철저히 지켜야 한다는 것이다.
칸트가 비유적인 표현과 예시를 많이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이를 적절히 걷어내고 주요 의미만 깔끔하게 정리하여야 한다.
만약 주요 논지는 놓치고 지엽적인 예시나 비유적인 표현만 늘어놓는다면 적절하지 못한 요약 답안이 되고 만다.
홍보람 S·논술 선임연구원 nikebbr@nons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