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시철을 맞아 일부 대학이 '학문적 성과'보다 취업률이나 웅장한 학교건물 등과 같은 '학문 외적 요소'의 홍보에 치중하고 있어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이런 현상은 지방에 위치한 대학에서 더욱 두드러진다.

대구 소재 Y대학 홍보자료는 '고위공무원,판검사,변호사가 꿈입니까? 의사,약사가 꿈입니까?'라는 노골적인 문구로 시작해 K신문사의 '[대한민국新 인맥]MB정권 정·관계 진출 증가한 Y대' 언론기사를 대대적으로 홍보하며 끝맺고 있다.

반면 Y대학의 연구 실적이나 학문적 성과,학문 분야와 관련된 미래에 대한 계획은 찾아보기 힘들다.

'공무원의 꿈,이곳에서 이루세요'로 시작되는 홈페이지를 가진 경북 소재 D대학은 아예 학교 내에 '공무원 사관학교'라는 부설기관을 만들어 이를 수험생들에게 대대적으로 홍보해오고 있다.

이곳 역시 학문적 성과에 대한 결과나 이에 대한 홍보는 찾아볼 수 없다.

물론 많은 우수 학생이 서울소재 대학을 선호하는 바람에 지방대학이 살아남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전문직이나 공무원 취업률 홍보에 나서고 있지만 그 정도가 지나치다.

이런 현상은 지방대학에 국한돼 나타나는 것이 아니다.

명문사학이라 불리는 K대,Y대,S대의 홍보책자를 살펴보면 최첨단 학교 건물,재학생들의 축제 모습,고시 합격생 수,졸업생의 사회 진출도 등으로 집중돼 있지 대학의 학문적 성과에 대한 홍보는 미미하다.

한국 대학의 경쟁력이 국력에 비해 낮은 평가를 받는 이유는 대학평가의 핵심 요소라고 할 수 있는 연구적 성과에 대한 관심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이런 현상의 원인이 대학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

대학을 진리 탐구의 공간이 아니라 좋은 직업을 갖기 위한 하나의 수단이나 사람을 평가하는 기준으로 생각해 온 사회의 인식 역시 큰 문제다.

지금껏 우리는 '불도저 총장' 아래에서 학교 건물의 확충 등 외적 성장만 힘쓰는 대학을 발전하는 대학으로,고시 합격생과 고위 공직자를 많이 배출한 대학을 좋은 대학으로 보았다.

이제는 외적 성장 못지않게 연구 중심의 내적 성장을 중시하는 대학을 명문 대학으로 바라보는 인식이 필요하다.

'대학은 인격을 도야하고,국가와 인류사회의 발전에 필요한 학술의 심오한 이론과 그 응용방법을 교수·연구하며,국가와 인류사회에 공헌함을 목적으로 한다.'

우리나라 고등교육법에 기술돼 있는 대학의 설립목적이다.

한국 대학들은 이제 본연의 목적인 진리 탐구와 인류에의 공헌에 좀 더 집중해야 한다.

대학의 진정한 가치는 학교 건물,고시 합격자 수가 아닌 학문적 성과에서 비롯된다.

하제영 생글기자(선덕고 2년) hajy1991@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