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이나 지수를 기초 자산으로 만든 파생상품

증시 변동성 커지자 거래대금 사상최고치 경신
[Make Money] 급등락 증시에 ELW가 뭐길래 돈이 몰리지?
주식워런트증권(ELW) 전성시대다.

증시 변동성이 극도로 높아지면서 주식이나 지수를 기초자산으로 발행되는 ELW의 거래대금이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등 매수세가 몰리고 있어서다.

증권선물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27일 ELW의 거래대금은 6584억원을 기록,유가증권시장의 총 거래대금(5조8719억원)의 11.2%에 달하며 ELW가 상장된 이후 사상 최고치로 뛰어 올랐다.

이날 하락세를 보이던 증시는 장 막판 연기금이 5000억원 이상 주식을 사들이면서 반등하며 마감되는 등 변동성이 극에 달했다.

종전 ELW 거래대금의 최고치도 한 달 전 25일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ELW 거래는 최근 들어 급증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 ELW란 뭘까

ELW는 말 그대로 주식연계증서(Equity Linked Warrant)이다.

증시에 상장된 우량주 200개를 묶어 만든 지수인 코스피200지수나 삼성전자 현대차 LG전자 KB금융 등 우량주를 기초자산으로 만든 파생상품의 일종이다.

최근에는 일본 닛케이225지수나 홍콩항셍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해외지수 ELW도 등장, 현재 거래 중이다.

상품이 어떤 방식으로 가격이 결정되는지 현재 거래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는 대신8412삼성전자콜의 예를 들어보자.

이 ELW의 기초자산은 삼성전자로 행사가는 57만5000원,만기일은 내년 3월3일,전환비율은 0.01이다.

다른 지표도 많이 있지만 이 세개만 보면 ELW의 성격을 한 눈에 알 수 있다.

지표를 풀어보면 이 ELW를 발행한 증권사가 삼성전자 주가가 내년 3월3일 57만5000원을 넘으면 보유한 ELW 한 주당 삼성전자 0.01주와 교환을 해주겠다는 조건이다.

물론 실제 주식을 교환하지는 않고 이 차액만큼 현금으로 지급하고 ELW는 만기일에 상장 폐지된다.

이처럼 주가가 행사가보다 높아야 수익이 나는 ELW를 콜이라고 하고, 반대로 주가가 하락해 행사가보다 낮아야 수익을 내는 것은 풋이라고 부른다.

이 ELW의 경우 ELW콜이기 때문에 이 ELW를 보유한 투자자는 삼성전자 주가가 내년 3월3일까지 57만5000원을 넘어야 수익을 낼 수 있는 것이다.

삼성전자 주가가 57만5000원에 미치지 못할 경우 이 ELW는 휴지조각이 된다.

내년 3월3일 삼성전자 주가가 60만원으로 평가됐다고 하자.

그러면 투자자는 60만원과 57만5000원의 차이인 2만5000원의 100분의 1(전환비율 0.01)인 250원을 ELW 한 주당 받게 된다.

1000주를 갖고 있었다면 25만원을 받는 셈이다.

11월5일 삼성전자 주가가 51만5000원인 것을 고려하면 현재로선 ELW 투자자는 한 푼도 손에 쥘 수 없지만 이날 ELW시장에서 이 ELW의 이론가격은 486원을 기록했다.

이는 만기일까지 115일이 남은 만큼 그 가능성을 시간가치에 반영해 가격을 매기기 때문이다.

요컨대 115거래일 동안 삼성전자 주가가 상승할 가능성이 더 높은 것으로 본다는 의미다.

⊙ ELW 거래는 어떻게

ELW의 매매는 일반 주식 거래와 똑같다.

증거금이 필요없다는 게 가장 큰 장점이다.

증권사 계좌를 다시 만들거나 신청할 필요도 없다.

투자자가 주가가 상승(하락)할 것으로 예상되는 종목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ELW콜(풋)을 인터넷 거래창인 HTS(홈트레이딩시스템)에 띄워 주문하면 된다.

특별한 종목이 없다면 코스피200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ELW를 사면 된다.

특히 지수형ELW는 지수가 하락해야 수익이 나는 풋 종목이 현재 365개나 나와 있을 정도로 증시가 하락할 것으로 예상될 때 투자하기가 쉽다.

이를테면 내년 2월20일까지 코스피200지수가 150선 아래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하는 투자자는 행사가가 150인 ELW풋을 사두면 되는 식이다.

150과 차이가 나는 만큼 수익을 내고,코스피200지수가 150선 위로 상승한다면 투자금은 모두 날리게 된다.
ELW 거래 수수료는 증권사마다 약간씩 차이가 있지만 통상 거래대금의 0.1% 수준으로 주식 거래 수수료보다 다소 낮은 편이며, 보유한 주식을 매도할 때 붙는 거래세도 ELW 거래시엔 붙지 않는다.

보통 100만원 단위도 많은 편이고 몇만원에서 몇십만원을 투자하는 경우가 많다.

ELW의 가장 큰 장점은 선물·옵션처럼 투자금 대비 수익률이 극대화되는 레버리지(지렛대 효과)가 큰 상품이지만 손실 규모가 정해져 있고 증거금이 필요없다는 점이다.

주식선물과 주식옵션은 투자시 투자원금보다 더 잃을 수 있기 때문에 1500만원의 증거금을 넣어놓고 주가가 예상과 반대로 움직여 증거금이 줄어들면 다시 채워놓아야 한다.

실제 투자시에는 위에서 언급한 세 지표와 함께 눈 여겨 봐야 할 것이 있다.

유동성공급자라 불리는 LP다.

LP는 ELW의 발행사인 증권사와는 별개로, ELW를 개인 투자자들에게 사고 팔아주는 증권사를 말한다.

LP들은 ELW의 만기 한 달 전까지 활동하고 이후 거래에 참여하지 않는다.

LP가 활동하는 기간에는 개인투자자들끼리 거래가 없더라도 기초자산의 주가가 변동되면 이에 따라 LP들이 거기에 맞는 호가를 제시하고 사거나 팔아주며 거래를 확대시키는 것이다.

문제는 LP에 따라 이 호가를 제시하는 빈도가 다르다는 점이다.

증권선물거래소는 이와 관련, 매 분기 호가 제시를 합리적으로 하고 있는 LP를 선정해 발표한다.

지난 3분기 17개 LP 가운데 높은 점수를 받은 증권사는 대신 대우 크레디트스위스 UBS 씨티 유진투자 맥쿼리증권 등이다.

김재후 한국경제신문 기자 h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