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ke Money] '증시 패닉'…멀리보면 지금이 주식 살 때?
증시가 속수무책의 급락세를 보이자 전문가들은 공포감이 지배하는 증시에서 살아남는 방법으로 △단기 매매 자제 △장기적 안목 갖기 △저PER(주가수익비율) 종목 피하기 △현금 풍부한 종목과 경기방어주 주목 등을 제시했다.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와 관련된 부실이 금융위기로 번져 전 세계 금융시장을 뒤흔들면서 그 여파로 글로벌 경제가 침체되는 것은 예견된 일이었다.

문제는 예상보다 빨리 불황의 그림자가 증시를 덮친 것이다.

당초 금융위기의 규모를 가늠할 수 없었던 것처럼 현재로선 경기침체의 폭과 깊이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져 단기 매매는 자제해야 한다.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불투명한 상황에서 두려운 마음에 비이성적 투매 양상에 휩쓸리지 말고 워런 버핏 등 투자의 고수들처럼 장기적 안목을 갖고 시장을 바라보는 노력도 필요하다.

워런 버핏이 1987년 매수한 코카콜라의 주가가 2000년대 초 IT(정보기술) 버블로 66% 이상 급락하는 동안에도 계속 보유한 것은 시사하는 점이 많다.

저PER 종목은 피해야 한다.

현재 실적은 좋고 주가는 많이 빠져 PER가 낮은 철강 조선 기계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 산업의 경기사이클이 정점을 지나고 있어 향후 실적부진이 불가피할 것으로 우려되기 때문에 PER가 낮은 게 큰 의미가 없다.

반대로 반도체 등 산업사이클이 바닥인 종목은 PER가 높지만 서서히 실적을 회복할 것으로 예상되므로 관심있게 지켜볼 만하다.

현금이 풍부한 종목과 경기방어주도 주목대상으로 꼽힌다.

불황 땐 빚을 안고 있는 종목은 피하고, 현금성자산이 많은 종목은 관심을 둘만하기 때문이다.

또 경기침체의 영향을 상대적으로 덜 받는 통신 제약 등 경기방어주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 펀드투자, 장기적으로 안정적 수익

위기상황에선 '투자의 기본'을 되새겨야 한다.

우선 단기에 좋은 성적을 낸 펀드보다는 장기에 걸쳐 안정적인 수익을 낸 펀드를 선택하는 게 첫 번째 펀드투자의 기본이다.

1∼6개월 단기 수익률은 펀드를 평가하는 데 큰 변수가 되지 않는다.

상승장 또는 하락장에서 일시적으로 나타난 결과이고 우연적인 요소도 많기 때문이다.

그러나 3년 넘게 꾸준한 성과를 낸 펀드라면 얘기가 다르다.

두 번째론 가급적 자산운용사의 대표 펀드를 골라야 한다.

자산운용사들은 투자자에게 자신들의 운용 능력을 확실히 인식시키기 위해 저마다 대표 펀드를 키우는 데 주력하고 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디스커버리''인디펜던스',한국투신운용의 '삼성그룹주펀드', KTB자산운용의 'KTB마켓스타',한국밸류자산운용의 '한국밸류10년투자주식',신영투신운용의 '신영마라톤주식'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 펀드는 해당 자산운용사의 대표 펀드매니저가 맡아 운용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더 나은 성과를 보일 가능성이 크다.

성과를 쉽게 파악할 수 있는 펀드가 낫다.

요즘 문제가 되는 파생상품 펀드처럼 수익구조가 복잡한 펀드는 투자자에게 불리하다는 것이다.

알고 손실을 보는 것과 모르고 손실을 보는 것은 나중에 대처 방법에서도 큰 차이가 있다.

수수료 및 총비용이 저렴한 펀드가 좋다.

같은 펀드라도 수수료 부과 방식에 따라 다양한 클래스로 판매된다.

1년6개월 이상 투자를 한다면 선취수수료가 없지만 판매보수를 받는 C형보다는 선취수수료를 받지만 판매보수를 떼지 않는 A형이 낫다.

또 인터넷에서 판매하는 E형은 판매수수료가 가장 저렴하기 때문에 고려해볼 만하다.

이와 함께 잦은 매매로 총비용이 높은 펀드들은 가급적 피하는 것이 좋다.

마지막으로 운용사를 보고 펀드에 가입해야 한다.

펀드 운용은 판매사가 아니라 자산운용사가 맡는다.

따라서 펀드수익률은 자산운용사의 운용 능력에 따라 결정된다.

해당 자산운용사가 얼마나 인프라를 갖추고 있는지 펀드매니저는 어떤 사람이고 어떤 투자철학을 갖고 있는지는 펀드의 성과를 좌우하는 중요한 요소가 된다.

⊙ 젊은 직장인은 '공격적 투자' 시도 가능

주식시장이 불안해지자 "주식은 너무 위험해"라며 주식투자 자체를 멀리하는 사람이 적지 않다.

하지만 이번 위기 국면이 지나면 증시는 다시 상승세를 보일 것이므로 주식과 펀드에 투자하지 않고 살아가겠다는 것은 결코 합리적인 선택이 아니다.

증시 전문가들은 흔히 '젊은 직장인은 공격적으로 투자하고,나이가 들수록 안정적으로 투자하라'는 조언을 한다.

여기서 공격적과 안정적 투자의 차이는 원금을 잃을 염려가 거의 없는 채권투자 비중이 얼마나 되느냐하는 점이다.

이 비중이 낮을수록 주식투자 비중이 많아서 더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물론 그만큼 더 큰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

그렇다면 젊은 직장인은 왜 공격적이어도 되는 걸까.

그 답은 매월 꼬박꼬박 나오는 월급에 있다. 예를들어 매월 200만원을 받는 직장인이라면,금리 연 7%를 적용할 경우 은행에 3억5000만원을 넣어두고 있는 사람과 같다.

다시말해 이미 3억5000만원을 채권에 투자하고 있는 셈이다.

또 젊은 직장인은 앞으로 적어도 20∼30년 정도 직장 생활을 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자신의 전체 투자에서 채권 비중을 적게 유지해도 된다.

반대로 나이가 들수록 남아있는 직장 근무기간이 줄어들기 때문에 채권 비중을 점차 높여야 한다.

장경영 한국경제신문 기자 longr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