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은 힘들 때 힘이 되는 친구"…"두드려라 열릴 때까지"

지난 10일부터 12일까지 3일 동안 경희궁에서는'서울 북 페스티벌'행사가 열렸다.

이번 행사에서 '저자와의 대화'와 '책 읽어주는 시장님'코너는 청소년들의 호응이 컸다.

다음은 지난 11일에 있었던 한비야 작가, 오세훈 서울특별시장과의 인터뷰 내용이다.

<'서울시 독서아빠' 오세훈 서울시장>

- 제1회 서울 북 페스티벌을 개최하게 된 이유는.

"요즘은 사람들이 책을 잘 안 읽잖아요. 그래서 서울 북 페스티벌을 계획하게 되었습니다."

- '책 읽는 문화'를 위한 다른 사업이 있는지.

"사실 그동안 서울 시민들이 책과 가까워지도록 많은 노력을 해왔습니다.

제일 먼저 한 것은 '시가 있는 서울'계획이었죠.

재작년 취임 이후에 처음으로 했던 것인데, 요즘 지하철에서 시가 자주 보이지 않나요?"

- 시장님은 어렸을 때 책을 많이 읽는 편이었나요.

"하하…. 이거 북 페스티벌인데 많이 읽었다고 해야 하나?

지금 책 한 권을 들고 왔는데, '지금 알고 있는 걸 그때도 알았더라면'이란 책입니다.

류시화씨가 엮은 잠언시집이에요. 예전부터 외롭다거나 힘들거나 할 때마다 읽었던 책입니다.

제가 힘들 때 힘이 되는 책입니다."

- 변호사가 되고 싶어하는 청소년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변호사가 되려면 사법고시를 통과해야 합니다.

그런데 사법고시를 통과하는 데에는 법학 공부도 중요하지만, 책을 많이 읽어야 합니다.

책은 마음의 양식입니다. 청소년들이 가치를 손쉽게 얻을 수 있는 것도 바로 책이지요."

<'지도 밖으로 행군하는'여행가 한비야씨>

- '지도 밖으로 행군하라'는 세계 일주를 하던 여행가 한비야씨가 구호활동에 뛰어든 이야기인데, 이것에 대해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는지.

"세계는 분명 정글의 법칙이란 게 존재하죠. 강자는 약자를 누르고, 약자는 잡아먹히는.

그런데 실제로 구호활동을 해보니까 다른 것도 있었다는 거죠.

강자는 약자를 돌보며, 그 약자가 강자가 되면 다시 다른 약자를 돕는'사랑과 은혜의 법칙'이 있었다는 것을 알았어요.

그리고 이것이야말로 인간답게 사는 것이라는 것을 느꼈죠.

아이들이 탈수로 죽어나가는데, 800원짜리 약만 있으면 살릴 수 있었어요.

세계 일주를 하면서 그걸 눈으로 봤어요. 아마 제가 세계 일주를 하지 않았더라면 (구호활동을)못 했을 거예요."

- 청소년들에게 조언을 해준다면.

"'무엇이 가슴을 뜨겁게 하는지 생각하라'고 말해주고 싶네요.

그리고 흔들리고 고민하는 것을 당연하게 여기라는 것도요.

성장을 생각하고, 괴로워한다면 그것은 성장한다는 것입니다."

- 저서에서 강조하고 싶었던 진인사(盡人事)가 있다면.

"제가 가끔 신체적으로 과로를 하다 보면 피눈물을 흘릴 때가 있어요.

그런데 저는 피눈물이 나면 즐거워요. 제가 사디스트여서가 아니라(웃음) 내가 할 수 있는 만큼은 했다는 뿌듯함이 들어서이죠.

뭐든지 있는 힘은 다 써야 하잖아요. 성경에 '두드려라 열릴 것이다. '라는 구절이 있는데, 저는 살짝 패러디해서 '두드려라 열릴 때까지'로 바꾸고 싶어요.

여러분이 죽자고 두드렸을 때 문이 열리는 그 기쁨을 맛보았으면 좋겠어요.

나의 최선을 다했다는 임계점,그게 진인사인 거 같아요."

- 요즘 청소년들이 글로벌화를 많이 지향하는데.

"중·고등학생들이 반기문 사무총장과 같은 글로벌 리더십을 많이 꿈꾸더군요.

하지만 청소년들이 좀 더 세계화의 가치에 섞였으면 좋겠어요.

세계 위에 군림하는 게 아니라 건전한 글로벌 시민이 되어야 한다는 거죠.

세계의 사람들이 어떤 삶을 살고, 또 어떤 고민을 가지는지를 알아야 해요."

이은석 생글생글 기자(능곡고 2년) dldmstjr16@hanmail.net